山行..그리움따라 459

아! 설악(오색-대청봉-중청-소청-희운각-비선대-소공원/18K.12H)

아! 다시 설악(雪嶽)을 간다! 다복했던 아이들 어린 시절 들었던 설악의 골골들, 대학 졸업여행 때 감격으로 올랐던 대청의 여운과, 가슴 아린 연인과 걸었던 백담사 단풍 길,.., 아스라이 먼 듯한 기억들이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손가락처럼 설악의 어느 자락 언저리에 닿기만 하면 전율처럼 솟아나 골골마다 새겨진 추억들이 영화처럼 흘러간다. 먹먹함으로.. 설악은 마등령- 공룡능선-대청봉-한계령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을 깃점으로 동쪽, 그러니까 설악동 방향을 ‘외설악’이라 하고, 서쪽 ‘백담사’방향 인제군 쪽을 ‘내설악’이라하며, 남쪽 ‘오색’방향을 ‘남설악’이라 한다. 또 설악은 대청봉에서 분기한 거대한 4개의 능선이 있는데 제일 오른쪽 '화채봉-칠성봉- 집선봉- 케블카 타고 오르는 권금성'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대구 달성. 도동서원(道東書院), 그리고 곽재우 장군 묘

도동서원(道東書院) 도동서원은 도산, 옥산, 병산, 소수서원과 더불아 조선5대 서원으로 조선 5현(五賢)중 1위인 한훤당(寒暄堂) 김굉필(金宏弼)을 모신 서원이다. 김굉필은 무오사화 때 김종직의 제자라는 이유로 유배되고 갑자사화 때 사사(賜死)당한 사림파의 문인인데 스승이 김종직, 벗이 정여창, 김일손등이며 제자로 조광조, 이장곤등 쟁쟁한 개혁가들이다. 그의 집안은 원래 황해도였으나 증조부가 현풍 곽씨와 결혼하며 현풍으로 내려와 현풍 사람이 되었고 그의 할아버지가 개국공신 조 반의 사위가 되어 서울 정동에 살게 되면서 김굉필은 단종2년(1454)에 서울 정동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적부터 호탕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를 못하던 그는 19세에 순천 박씨와 결혼하면서 합천군 야로에 살게 되는데 개울 건너에 한훤당..

경남사천. 와룡산(臥龍山801.4m/ 와룡마을 – 도암재- 새섬바위- 민재봉-기차바위-와룡마을 8K. 5H)

어느 날 우연히 TV를 보니 사천 와룡산을 소개하면서 리포터의 하얀 셔츠에 매직으로 王자를 써주었고, 그리고 사천이 왕의 고을임을 여러가지로 보여줬다. 이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보니, 고려태조 왕건은 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에 전국의 호족세력을 규합하는 수단으로 여러고을에서 무려 29명의 부인을 얻었고 아들 25명, 딸 9명, 총 34명의 자식을 낳았다. 그 중 한 왕자가 왕욱(王郁)이고, 그의 아들 ‘왕순’은 훗날 6대왕 현종이 되었는데 사천의 고자실(학촌) 마을과 왕욱(王郁)에 얽힌 전해진다. 신라와 고려시대는 권력을 남에게 내주기 싫어 근친혼이 성행 했는데 헌애 왕후가 자식이 없으므로 궁궐을 나가 사가에 살았고, 이웃에 살던 왕욱(王郁)과 자주 왕래하다보니 정분이 났다. 이 일로 왕욱은 두 달된 아들..

창원 천주산(天柱山·641m/ 산정마을-구고사-농바위-천주산-금강계곡3거리-예곡삼거리-산정마을/9K. 4H).

70년대 말, 서울에서 공부하던 나는 '충남 공주군 유구면'에 사시던 외조부께서 장수하시다가 별세하셨다는 부음을 듣고 그 곳으로 달려갔다. 여러 날 옛 방식의 장례절차를 마치고 비포장 고개를 힘겹게 넘는 시외버스로 상경하고 있었지. 어느 고갯마루을 넘던 길, 안내양이 소리쳤다. '기사님 잠깐만요' 버스는 섰고 졸고 있던 몇 안되는 승객들은 무슨 일인가 창 밖을 내다 보았고, 얼굴이 예쁘고, 하얗 안내양은 비탈진 산을 향에 기어 오르기 시작했다. 뭐 볼 일이 급한가? 잠시 오르던 안내양은 한 아름 연분홍 진달래를 꺾어 안고 돌아왔고 버스가 그리 대기하고, 안내양이 그리 다녀와도 누구하나 불평하는 이가 없었다. 오히려 다들 본인들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부러움, 아마 그런 것으로 바라보며 이해하고 흐뭇해 했..

전남여수.영취산(靈鷲山·510m/ 돌고개주차장-개구리바위-진례봉-도솔암-봉우재-흥국사 4K, 3H)& 여수 오동도.

봄 바람이 불어오고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는 것은 앞 다투어 피는 꽃들이리라. 광양의 매화부터 시작해 구례의 산수유, 그리고 여러 해안가의 동백, 하동의 벚꽃까지 온갖 꽃들이 우리의 산야를 봄으로 덮는다. 이 꽃들 못지않게 산에서 만나는 봄은 노란 생강나무와 뒤이어 전국의 산들을 물들이는것 봄 산의 주인공은 진달래다.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가 만개하는 사잇길로 걸어가노라면 사람이 꽃 길을 걷는다는 말이 무엇인지 실감한다. 우리나라엔 진달래로 유명한 산이 많다, 창원 천주산, 마산 무학산, 거제 대금산, 대구 비슬산 등에 진달래 군락지가 있고 창녕 화왕산도 진달래 산행지로 이름난 곳이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봄 산의 진달래 산은 전남 여수의 영취산(靈鷲山·510m)이다. 그 규모는 1등이 아닐지..

전남 구례의 오산(鰲山·542m/ 죽연마을-사성암-오산 왕복/ &천은사, 화엄사, 쌍계사벚꽃 십리길, 운조루)

4년전, 오늘처럼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S라인 섬진강과 사무치게 그리원 지리산, 그리고 백운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남 구례의 오산(鰲山·542m)~둥주리봉(690m) 그 진달래 꽃 능선 길을 잊지 못해 하루전 근교산 예정을 변경하여 그 전남 구례의 사성암-오산(鰲山·542m)으로 달렸지. 거기에 올라서면 봄 빛 짙은 섬진강 품에 안겨 지리, 백운산이 아련하고 그 너른 평화로운 구례 풍광을 하염없이 멍 때리며 조망할 수 있으니... 어찌 그 뿐이랴! 금강산의 보덕암을 닮은 사성암, 드라마 ‘추노’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아침 일찍 나선 발걸음은 비록 하동 그 멋진 옛 길들이 4착선 확포장과 터널등으로 사라진 아쉼을 달래며 쌍계사 십리 길을 ‘드라이 스루’처럼 되돌아 왔다. 어디서 그리 인산인해로 몰렸는..

경북 고령. 개경포 너울길(개경포공원-개호정- 개산잔 시비- 전투 전적지~어목정 유허지-부례관광지-임도-청운각-개경포전망대-개호정/11㎞, 4H) & 고분군, 박물관, 우륵박물관.

오래전 ‘살아있는 한국역사 스페설’ 30시간 원격연수를 받은바 있는데 그 중 ‘팔만대장경’에 관하여 아주 감동적으로 공부한 경험이 있다. 지금부터 750년전, 고려사람들은 목판 8만여 장에 글자 수 ‘5천만자’로 깨달음의 진리를 새겨 넣었는데 정식 명칭은 ‘고려대장경’이지만 경판 수가 8만여 장에 달한다하여 흔히 ‘팔만대장경’이라고 부른다. 8만장의 경판. 이것이 얼마나 엄청난 분량일까? 경판 한 장의 두께는 4cm, 따라서 8만장을 전부 쌓으면 그 높이는 3,200m에 달하며 백두산(2744m)보다도 훨씬 높은 셈이다. 글자 수를 한번 보자! 경판엔 漢字가 빼곡히 앞 뒷면에 모두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한 면의 글자 수는 대략 300자 정도, 전부 합치면 5천만 자나 된다. 흔히 우리가 뜻을 생각하면서..

지리 바래봉(1165m/팔랑마을-팔랑치-삼거리-바래봉 원점회귀 왕봉8K/ 그리고 천년고찰 실상사)

바래봉! 철쭉으로 유명한 산이다. 그 명성으로 매년 5월이면 몸살을 앓는다. 스님들이 탁발을 할 때 사용하던 바리를 엎어놓은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바래봉. 바래봉 철쭉은 1972년 호주에서 들여와 방목했던 양떼의 유산인데 먹성이 좋은 양은 풀과 어리고 작은 나무를 가리지 않고 먹지만 독성이 있는 철쭉은 먹지 못했다. '머뭇거릴 척, 머뭇거릴 촉'을 사용해서 '척촉'이라 불리던 것이 발음이 변하여 '철쭉'으로 된 것이라니 양이나 염소가 철쭉을 먹지 못하고 그 앞에서 머뭇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다른 해석은 어여쁜 꽃이 나그네의 발걸음을 머뭇거리게 한다고 해서 그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그 바래봉은 겨울 풍경으로 뭇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눈 보기 어려운 올 겨울, 다..

부산.가덕도(加德島)연대봉(烟台峰·459m)새바지항-희망정-어음포-어음포초소-연대봉-지양곡갈림길-새바지항& 대항마을(6.2K)

동해와 남해에 걸쳐있는 부산의 바다에 섬들이 얼마나 되랴만 이젠 다리가 놓여 섬이란 개념조차 희미한 현실을 감안한다하더라도 부산의 몇 안되는 섬중 가장 큰섬이 가덕도이다. 영도의 1.5란다. 오래전 여름 수련회로 학생들과 함께 가덕도를 갔을 적에는 진해에 속한 용원이라는 곳에서 배를 타고 갔던 곳 이였는데 최근엔 부산 신항과 더불어 육지로 연결되고 2010년 거가대도가 개통된 후로는 육로교통이 편리해져서 많은 인규가 유입되었다. 최근에는 김해공항을 대체할 국제공항을 가덕도에 건설하려하고 있으니 이보다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 있겠는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 높은 산이 많고, 대부분 급경사를 이루는데 최고봉은 동쪽 연대봉(459m)이고, 북서쪽으로는 삼박봉(311m)과 웅주봉(339m) 등이 솟아 있다..

진해시계종주길2(안민고개-웅산-시루봉-수리봉-천자봉-대발령 (10K.6H)

‘우리는 구름에게, 그 덧없는 풍부함에 대해 /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할까?’ 그랬다. 어린 시절엔 누구나 하늘을 봤다. 그렇게 파란 풀밭이나, 꽃 밭에 누워 시린 눈으로 구름을 올려다 본 추억과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산다. 산들 바람의 풀밭에 누워 하염없이 멍하니 구름을 바라보는 걸 좋아했다. 지금도 정신없이 내달리는 산행이 아니라면 하늘 잘 보이는 바위에 배낭을 큰 베개삼아 구름을 본다. 양떼 모양도 되었다가 토끼 모양도 되었다가 백조 모양도 되었다가 어릴적 황백이 우리 소의 모양도 되었다가... 그리 순간순간 활동사진 마냥 모습을 바꾸었다. 졸리운 눈을 잠시 감았다 뜨고나면 새로운 구름들이 눈 앞에 밀려와 자기도 봐 달라곤 했다. 돼지가 15도 이상 머리를 쳐들지 못해 하늘을 못 보다가 뒤로 넘어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