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구름에게, 그 덧없는 풍부함에 대해 /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할까?’
그랬다.
어린 시절엔 누구나 하늘을 봤다.
그렇게 파란 풀밭이나, 꽃 밭에 누워 시린 눈으로 구름을 올려다 본 추억과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산다.
산들 바람의 풀밭에 누워 하염없이 멍하니 구름을 바라보는 걸 좋아했다.
지금도 정신없이 내달리는 산행이 아니라면 하늘 잘 보이는 바위에 배낭을 큰 베개삼아 구름을 본다.
양떼 모양도 되었다가 토끼 모양도 되었다가 백조 모양도 되었다가
어릴적 황백이 우리 소의 모양도 되었다가...
그리 순간순간 활동사진 마냥 모습을 바꾸었다. 졸리운 눈을 잠시 감았다 뜨고나면
새로운 구름들이 눈 앞에 밀려와 자기도 봐 달라곤 했다.
돼지가 15도 이상 머리를 쳐들지 못해 하늘을 못 보다가 뒤로 넘어진 죽검되어 하늘을
처음 본다는 거기에 비하면 이렇게 하늘 구름을 보며 살아갈 수 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이던가!
그 어린 시절 바라보던 그 구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정현종 시인은
‘내가 잃어버린 구름이 / 하늘에 떠 있구나’라고 했다.
이런 시인들의 표현을 보면 참 부럽다 그 가슴 구름보다 내 가슴속 구름이 다르지 않을진데
난 그리 표현을 못한다. 누구보다도 구름을 사랑하는 이라고 자부하는데...
난 시인들을 존경한다. 시인이라고 하는 이들치고 구름을 노래한 적이 없는
시인은 없을 것이기에...
보들레르는 구름을 ‘신이 증기로 만든 움직이는 건축’이라고 했다던가?.
그 보들레이에게 무엇을 가장 사랑하냐는 질문에 그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
그리고 미인도, 억만금도, 조국도, 아닌
“난 구름을 사랑해. 저기 흘러가는 구름…”이라고 대답했다.
노벨 문학상을 받았고 우리에겐 ‘시가 나에게로 왔다’로 유명한
칠레의 시인 ‘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1904~1973)’
그는
‘우리는 구름에게, 그 덧없는 풍부함에 대해 /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할까?’
그랬다.
‘뜬 구름 잡기..과연 덧없는 것까?
놀며놀며 구름을 보며 그렇게 다시 진해 뒷산 종주길...
덧없이 걸었다.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 -파블로 네루다
당신은 해질 무렵
붉은 석양에 걸려 있는
그리움입니다
빛과 모양 그대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름입니다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부드러운 입술을 가진 그대여!
그대의 생명 속에는
나의 꿈이 살아 있습니다
그대를 향한 변치 않는 꿈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사랑에 물든 내 영혼의 빛은
그대의 발 밑을 붉은 장밋빛으로
물들입니다
오, 내 황혼의 노래를 거두는 사람이여,
내 외로운 꿈 속 깊이 사무쳐 있는
그리운 사람이여,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그대는 나의 모든 것입니다
석양이 지는 저녁
고요히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나는 소리 높여 노래하며 길을 걸어갑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내 영혼은
그대의 슬픈 눈가에서
다시 태어나고 그대의 슬픈 눈빛에서
다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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