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지리를 간다.
어느덧 가을이 깊어간다. 옛 처럼 하루 36K를 내달리던 지리 종주길에 비하면 짧은 거리지만
18K를 걸어야 하는 길이다.
바람도 음미하고 산새, 풀벌레 소리도 귀 기우려 가며, 무엇보다도 벽소명월을 다시 보려
추석연휴에 벽소령을 예약했다가 취소했었다.
많이는 아니여도 그래도 비탐 지역 말고 정규 지리 산행 길은 모두 걸어봤지만
음정에서 벽소령을 거쳐 연하천으로 걷는 길은 그 동안 기회가 없었다.
홀로 걷는 길이 외롭겠지만 새벽일찍 길을 나섰다
지리산이 그리울 때면 걷는 길,
그렇게 걸어보려한다.
▲아침 6시,
음정마을에서 1.4K를 걸으면
만나는 입구.
▲거기까지
승용차 1,2단으로 좁은 길을 오르면
입구를 만날 수 있겠다.
▲먼 곳에 능선으로 나타난다.
▲ 벽소령대피소 300m 전 입구까지
작전도로가 개설되었다.
▲ 그 급한 한국전쟁 전후, 공비토벌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피땀으로 이 도로가 놓였을까?.
▲ 그 렇게 편안하게 오르면 연하천 삼거리를 만난다.
오늘은 벽소령으로 올라, 우측 길로 내려 오려고.
▲짙은 가을의 풍경 속,
시원한 폭포도 만났다.
▲가을의 대표적인 꽃,
용담도 색이 짙고.
▲그렇게 마지막 도로를 만나면
우측으로 벽소령을 오른다.
▲거기서 10여분 가파르게
300m를 오르면 되는 거다.
▲아!, 벽소령 대피소...
지리 종줏길 능선.
▲ 지주 종주 시절마다
쉼을 허락해 준 고마운 장소.
▲거기도 짙은
가을의 빛깔이다.
▲여기서 노고단은 14.1K,
세석은 6.6K, 천왕봉은 11.4K다.
▲남쪽으로는 하동의 의신마을,
어느 시절 거기서 올라 세석으로 대성골로 하여
의신까지 25여K를 길게 걸었다.
▲ 짙은 안개로 전망은 없고,
벽소명월의 추억의 대피소...
거기서 보는 보름달은 꿈결 같았지.
▲시설도 좋아지고 산뜻 해졌다
65명을 수용하는 대피소.
▲어느 시절 1박하며
다시 종주길에 나서야겠다.
▲의신마을까지는 6.8K,
따분한 길이지만 길은
조용하고 평안한 길이다.
▲세석으로 가는 길,
맑으면
선비샘까지라도 다녀오려 했지만..
▲종주 때마다의 추억에
서성 거렸다. 한참을
▲노고단 방향으로나, 천왕봉 방향으로,
다 떠나간 자리
조용하게 혼자 앉아 라면을 끓인다.
▲어느 홀로 걷는 여인에게 부탁했더니
여러 방향에서 담아줬다.
▲잉여의 시간,
건강과 편안함 마음이 감사했다.
▲바람속에 있는건
비바람속 무지개가 들어 있기도 하듯
흰 구름도, 짙은 안개도 추억이 있는거니..
▲코펠도 새로 사자
버너도 새로
'있어 보이게' 갖춰보자
▲그래서 오늘처럼 훌훌
어느 시간이라도 나서 보자
이제부터.
▲거기를 떠나려 하니
안개는 더 짙어지고...
그리움처럼
▲거기를 떠난다.
곧 다시 오려니..
▲이제부터 지리 종주길,
그 꿈 길을 걷는다.
▲하룻길 종줏 길로 달릴 때마다
세밀히 볼 기회가 없었고
바람 냄새도 맡을 여유가 없었지.
▲혼자로도 이렇게 잘 살아간다
짙은 향도 빛깔도 품으면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참 서 있었다
필요한 것은 필요한 순간에
반드시 주어지는 거니.
▲단순하게 자족하자,
살아보니 살아지는거라잖아.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은
삶을 살아보려고
소유의 삶이야 기껏 하루만 참으면 되는 거니까.
▲손에 무얼 넣으려고
안달 복달하던 시절이
이제는 멀게만 느껴진다.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삶은 그렇게 고단하지 않는 거니까.
▲나 때문에 마음을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그 다친 마음을 내가 되받아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하루 내 입술의 2,000 단어가
기왕이면 긍정이면 좋겠다.
▲거기, 종주 때마다 여기에 서면
멀리 천왕봉도, 촛대봉도,
영신봉에서 흘러내린 남부능선도 보였는데.
▲안개 걷히기를
한참을 기다려도 여전 했으니.
▲사람과 사랑이 아무 관계가 없다면
사랑이 사람을 당길 일도 없었을 것.
▲아! 거기를 만난다
형제봉.
▲종주하며 여기에 서면
거리상으로는
노고단과 천왕봉 사이 딱 절반인거다.
▲그 짙은 추억의 곳에
사람이 지나간다 어김없이 한 컷,
부탁했으니.
▲조그만 바람이 힘이 있다면
그 아련한 종줏 길이 보일테지만.
▲남서, 저 멀리
광양만 방향으로만 열렸다.
▲아련한 가을 빛...
거기를 다시 걷는다.
사랑과 이별은 언제나 같은 곳에서 시작하고 끝나듯.
▲오가며 종주의 안전을 빌던 쉼터...
아련한 추억의 자리이다.
▲가을은 어느덧 쑥부쟁이,
구절초를 전령사로 다가왔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건
내가 원하는 네가
나를 원하지 않는 것.
▲나를 원하는 백명이 내 주위에 있다해도
내가 원하는 단 하나의 네가
나를 원하지 않는 것.
▲그게 가장 슬픈 것이려니...
이 길이 좋다
이 사색의 시간이.
▲이제는 좀더
너그러워 지자
남에게도 특히 나에게.
▲우유도, 요구르트도
1+1은 사지말고 고급것으로 사자.
▲가장 좋은 것으로만 먹고
가장 따뜻하게 목욕하고
가장 온화하제 눕자.
▲삼각고지 삼거리를 만난다.
연하천 대표소를 갔다가
여기로 다시오는거다.
▲그 700m는 꿈결같은 길.
▲종주길중
연하천- 벽소령 3.6K 길이
가장 무난한 길이었다.
▲문득, 나이들어 돌아보니
나를 어디에 두고 온 걸까.
▲평화로운 연하천대피소..
성삼재에서 4시 출발하면 여기는 8시 반쯤 도착을 한다.
앉을 자리가 없었다.
▲조용한 대피소...
여유있게 돌아본다.
▲스쳐 지나치기 바빴던 시절...
지리 종주는 그런거였다.
▲마음 편안하고, 그래도 건강하여
정규 탐방길은 다 걸어본 샘..
▲자세한 안내판을 한참을 본다.
▲시원한 샘물...
지리 종주길은
2시간마다 충분한 물이 있었다.
▲그 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
▲삼도봉-화개재-토끼봉-명선봉에서
여기로 내려오면 연하천이다.
그대로 성삼재로 달리고 싶었다.
▲햇살은 따뜻하고 고요했다.
한 잔 커피믹스에 평안이 온다.
▲계절마다 만나는 야생화들...
그를 보러 달려오는거다.
▲남녀 탈의실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여기 대피소만 추억이 없다.
▲지리산의 눈으로
지리의 가슴으로
그리고 지리산의 가르침으로.
▲이제 거기를 떠난다.
바람이 시원했다.
▲내 인생에서 지리산을 만난 건
행운이고 축복이다.
▲100K, 2시간여 달려오면
언제고 어느 자락이라도 들수 있으니.
▲다시 삼각고지 지킴이 터를 만나고
▲이제는 능선길을 이별하고 음정마을로 향했다
짙은 아쉼으로.
▲삼거리에서 연하천 삼거리 까지 2.5K.
그 중 2K여가 가파른 내리막 길.
▲그냥 그랬다
산부인과적 상상은 한 순간만이다.
정말이다.
▲수천년 지켜온 땅 끝에서서/
수만 년 지켜 갈 땅 끝에 서서/
꽃밭에 바람일 듯, 손을 흔들게/.
▲마음에 묻힌 생각/
하늘에 바람에/
뛰어 보내개,,
김지하 시가 갑자기 생각난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계속 된 돌 계단
어느시절 어느 손길이 이 길을 놓았을까.
▲만들어진 길을 걷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말이야.
▲거기 삼각고지 쉼터가 있었다.
'나는 빈의자...' 라는 노래가 실감난다.
아무나 앉으시게.
▲이름대로 도도히 흘러
바람 가는 길을 걷는다.
▲한 계절이 네게로 몰려
아득한 풍경 속에서.
▲이윽고 아침에 지났던 연하천 삼거리를 만난다.
이제부터 트레킹 길 같은 작전도로.
▲그리움 두고서 능선 길을
올려다 보고.
▲가을꽃은 짙은 향기를 흘려
참 고움으로...
▲모여서 아름다운 도도한 이름도
없는 꽃들처럼.
▲이제 길은 끝이 나는가 보다
정오를 지나고 오후로 접어들무렵.
▲멀리 출발지가
반가이 다가왔다.
▲6시 출발했던 그 곳에
6시간 만에 도착을 했다.
▲곰을 만나면 침착해 질수 있으려나?
급소를 보호하래
최후의 순간에는.
▲아 음정마을, 저 능선 너머는
백무동 그리고 한신계곡이다.
▲아름다운 삼정리
음정마을.
▲출발지 음정마을...
가을 햇살에 더욱 빛났다.
▲저 능선, 그 그리움 두고서
거기를 떠난다.
지금 나는 어느 시절을 살아가고 있는건가.
문득 3시에 잠이 깼다.
지리산 가자
부랴부랴 짐을 챙겨 4시 고속도로 IC에 들어섰다.
2시간만에 음정마을에 도착하고
그렇게 그렇게 그리운 그 길을 걸었으니...
감사한 하루...
가보면 가볼수록 더욱 그리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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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랑 /이문세 노래
남들도 모르게 서성이다 울었지
지나온 일들이 가슴에 사무쳐
텅 빈 하늘 밑 불빛들 켜져 가면
옛사랑 그 이름 아껴 불러보네
찬바람 불어와 옷깃을 여미우다
후회가 또 화가 나 눈물이 흐르네
누가 물어도 아플 것 같지 않던
지나온 내 모습 모두 거짓인가
이제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내 맘에 둘 거야
그대 생각이 나면 생각난 대로 내버려 두듯이
흰 눈 내리면 들판에 서성이다
옛사랑 생각에 그 길 찾아가지
광화문거리 흰 눈에 덮여가고
하얀 눈 하늘 높이 자꾸 올라가네
이제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내 맘에 둘 거야
그대 생각이 나면 생각난 대로 내버려 두듯이
사랑이란 게 지겨울 때가 있지
내 맘에 고독이 너무 흘러넘쳐
눈 녹은 봄날 푸르른 잎새 위에
옛사랑 그대 모습 영원 속에 있네
흰 눈 내리면 들판에 서성이다
옛사랑 생각에 그 길 찾아가지
광화문거리 흰 눈에 덮여가고
하얀 눈 하늘높이 자꾸 올라가네
'山行..그리움따라 > 아! 지리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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