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아! 지리산

아! 자리(음정마을-연하천3거리-벽소령-형제봉-3각고지-연하천-음정마을(17K)

산꾼 미시령 2023. 9. 25. 15:16

 다시 지리를 간다.

어느덧 가을이 깊어간다. 옛 처럼 하루 36K를 내달리던 지리 종주길에 비하면 짧은 거리지만

18K를 걸어야 하는 길이다.

 

 바람도 음미하고 산새, 풀벌레 소리도 귀 기우려 가며, 무엇보다도 벽소명월을 다시 보려

추석연휴에 벽소령을 예약했다가 취소했었다.

 

 많이는 아니여도 그래도 비탐 지역 말고 정규 지리 산행 길은 모두 걸어봤지만

음정에서 벽소령을 거쳐 연하천으로 걷는 길은 그 동안 기회가 없었다.

 

 홀로 걷는 길이 외롭겠지만 새벽일찍 길을 나섰다

지리산이 그리울 때면 걷는 길,

그렇게 걸어보려한다.

▲아침 6시,

음정마을에서 1.4K를 걸으면

만나는 입구.

▲거기까지

승용차 1,2단으로 좁은 길을 오르면

입구를 만날 수 있겠다.

▲먼 곳에 능선으로 나타난.

▲ 벽소령대피소 300m 전 입구까지

작전도로가 개설되었.

▲ 그 급한 한국전쟁 전후, 공비토벌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피땀으로 이 도로가 놓였을까?.

▲ 그 렇게 편안하게 오르면 연하천 삼거리를 만난다.

오늘은 벽소령으로 올라, 우측 길로 내려 오려고.

▲짙은 가을의 풍경 속,

시원한 폭포도 만났다.

▲가을의 대표적인 꽃,

용담도 색이 짙고.

▲그렇게 마지막 도로를 만나면

우측으로 벽소령을 오른다.

▲거기서 10여분 가파르게

300m를 오르면 되는 거다.

▲아!, 벽소령 대피소...

지리 종줏길 능선.

▲ 지주 종주 시절마다 

쉼을 허락해 준 고마운 장소.

▲거기도 짙은

가을의 빛깔이다.

▲여기서 노고단은 14.1K,

세석은 6.6K, 천왕봉은 11.4K다.

▲남쪽으로는 하동의 의신마을,

어느 시절 거기서 올라 세석으로 대성골로 하여

의신까지 25여K를 길게 걸었다.

▲ 짙은 안개로 전망은 없고, 

벽소명월의 추억의 대피소...

거기서 보는 보름달은 꿈결 같았지.

▲시설도 좋아지고 산뜻 해졌다

65명을 수용하는 대피소.

▲어느 시절 1박하며

다시 종주길에 나서야겠.

▲의신마을까지는 6.8K, 

따분한 길이지만 길은

조용하고 평안한 길이.

▲세석으로 가는 길,

맑으면

선비샘까지라도 다녀오려 했지만..

▲종주 때마다의 추억에

서성 거렸다. 한참을

▲노고단 방향으로나, 천왕봉 방향으로,

다 떠나간 자리

조용하게 혼자 앉아 라면을 끓인다.

▲어느 홀로 걷는 여인에게 부탁했더니

여러 방향에서 담아줬.

▲잉여의 시간,

건강과 편안함 마음이 감사했다.

▲바람속에 있는건

비바람속 무지개가 들어 있기도 하듯

흰 구름도, 짙은 안개도 추억이 있는거니..

▲코펠도 새로 사자

버너도 새로

'있어 보이게' 갖춰보자

▲그래서 오늘처럼 훌훌

어느 시간이라도 나서 보자

이제부터.

▲거기를 떠나려 하니

안개는 더 짙어지고...

그리움처럼

▲거기를 떠난다.

곧 다시  오려니..

▲이제부터 지리 종주길,

그 꿈 길을 걷는다.

▲하룻길 종줏 길로  달릴 때마다

세밀히 볼 기회가 없었고

바람 냄새도 맡을 여유가 없었지.

▲혼자로도 이렇게 잘 살아간다

짙은 향도 빛깔도 품으면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참 서 있었다

필요한 것은 필요한 순간에

반드시 주어지는 거니.

▲단순하게 자족하자,

살아보니 살아지는거라잖아.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은

삶을 살아보려고

소유의 삶이야 기껏 하루만 참으면 되는 거니까.

▲손에 무얼 넣으려고

안달 복달하던 시절이

이제는 멀게만 느껴진다.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삶은 그렇게 고단하지 않는 거니까.

▲나 때문에 마음을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그 다친 마음을 내가 되받아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하루 내 입술의 2,000 단어가

기왕이면 긍정이면 좋겠다.

▲거기, 종주 때마다 여기에 서면

멀리 천왕봉도, 촛대봉도,

영신봉에서 흘러내린 남부능선도 보였는데.

▲안개 걷히기를

한참을 기다려도 여전 했으니.

▲사람과 사랑이 아무 관계가 없다면

사랑이 사람을 당길 일도 없었을 것.

▲아! 거기를 만난다

형제봉.

▲종주하며 여기에 서면

거리상으로는

노고단과 천왕봉 사이 딱 절반인거.

▲그 짙은 추억의 곳에

사람이 지나간다 어김없이 한 컷,

부탁했으니.

▲조그만 바람이 힘이 있다면

그 아련한 종줏 길이 보일테지만.

▲남서, 저 멀리

광양만 방향으로만 열렸.

▲아련한 가을 빛...

거기를 다시 걷는다.

사랑과 이별은 언제나 같은 곳에서 시작하고 끝나듯.

▲오가며 종주의 안전을 빌던 쉼터...

아련한 추억의 자리이다.

▲가을은 어느덧 쑥부쟁이,

구절초를 전령사로 다가왔.

▲세상에서 가장 슬픈건

내가 원하는 네가

나를 원하지 않는 것.

▲나를 원하는 백명이 내 주위에 있다해도

내가 원하는 단 하나의 네가

나를 원하지 않는 것.

▲그게 가장 슬픈 것이려니...

이 길이 좋다

이 사색의 시간이.

▲이제는 좀더

너그러워 지자

남에게도 특히 나에게.

▲우유도, 요구르트도

1+1은 사지말고 고급것으로 사자.

▲가장 좋은 것으로만 먹고

가장 따뜻하게 목욕하고

가장 온화하제 눕자.

▲삼각고지 삼거리를 만난다.

연하천 대표소를 갔다가

여기로 다시오는거다.

▲그 700m는 꿈결같은 길.

▲종주길중

연하천- 벽소령 3.6K 길이

가장 무난한 길이었.

▲문득, 나이들어 돌아보니

나를 어디에 두고 온 걸까.

▲평화로운 연하천대피소..

성삼재에서 4시 출발하면 여기는 8시 반쯤 도착을 한다.

앉을 자리가 없었다.

▲조용한 대피소...

여유있게 돌아본다.

▲스쳐 지나치기 바빴던 시절...

지리 종주는 그런거였다.

▲마음 편안하고, 그래도 건강하여

정규 탐방길은 다 걸어본 샘..

▲자세한 안내판을 한참을 본.

▲시원한 샘물...

지리 종주길은

2시간마다 충분한 물이 있었다.

▲그 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

▲삼도봉-화개재-토끼봉-명선봉에서

여기로 내려오면 연하천이다.

그대로 성삼재로 달리고 싶었다.

▲햇살은 따뜻하고 고요했다.

한 잔 커피믹스에 평안이 온다.

▲계절마다 만나는 야생화들...

그를 보러 달려오는거다.

▲남녀 탈의실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여기 대피소만 추억이 없다.

▲지리산의 눈으로

지리의 가슴으로

그리고 지리산의 가르침으로.

▲이제 거기를 떠난다.

바람이 시원했다.

▲내 인생에서 지리산을 만난 건

행운이고 축복이다.

▲100K, 2시간여 달려오면

언제고 어느 자락이라도 들수 있으니.

▲다시 삼각고지 지킴이 터를 만나고

 

▲이제는 능선길을 이별하고 음정마을로 향했다

짙은 아쉼으로.

▲삼거리에서 연하천 삼거리 까지 2.5K.

그 중 2K여가 가파른 내리막 길.

▲그냥 그랬다

산부인과적 상상은 한 순간만이다.

정말이다.

▲수천년 지켜온 땅 끝에서서/

수만 년 지켜 갈 땅 끝에 서서/

꽃밭에 바람일 듯, 손을 흔들게/.

▲마음에 묻힌 생각/

하늘에 바람에/

뛰어 보내개,,

 

김지하 시가 갑자기 생각난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계속 된 돌 계단

어느시절 어느 손길이 이 길을 놓았을까.

▲만들어진 길을 걷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말이야.

▲거기 삼각고지 쉼터가 있었다.

'나는 빈의자...' 라는 노래가 실감난다.

아무나 앉으시게.

▲이름대로 도도히 흘러

바람 가는 길을 걷는다.

▲한 계절이 네게로 몰려

아득한 풍경 속에서.

▲이윽고 아침에 지났던 연하천 삼거리를 만난다.

이제부터 트레킹 길 같은 작전도로.

▲그리움 두고서 능선 길을

올려다 보고.

▲가을꽃은 짙은 향기를 흘려

참 고움으로...

▲모여서 아름다운 도도한 이름도

없는 꽃들처럼.

▲이제 길은 끝이 나는가 보다

 정오를 지나고 오후로 접어들무렵.

▲멀리 출발지가

반가이 다가왔.

▲6시 출발했던 그 곳에

6시간 만에 도착을 했.

▲곰을 만나면 침착해 질수 있으려나?

급소를 보호하래

최후의 순간에는.

▲아 음정마을, 저 능선 너머는

백무동 그리고 한신계곡이다.

▲아름다운 삼정리

음정마을.

▲출발지 음정마을...

가을 햇살에 더욱 빛났다.

▲저 능선, 그 그리움 두고서

거기를 떠난다.

지금 나는 어느 시절을 살아가고 있는건가.

 

문득 3시에 잠이 깼다.

지리산 가자 

부랴부랴 짐을 챙겨 4시  고속도로 IC에 들어섰다.

 

2시간만에 음정마을에 도착하고 

그렇게 그렇게 그리운 그 길을 걸었으니...

감사한 하루...

가보면 가볼수록 더욱 그리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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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랑 /이문세 노래

 

남들도 모르게 서성이다 울었지

지나온 일들이 가슴에 사무쳐

텅 빈 하늘 밑 불빛들 켜져 가면

옛사랑 그 이름 아껴 불러보네

 

찬바람 불어와 옷깃을 여미우다

후회가 또 화가 나 눈물이 흐르네

누가 물어도 아플 것 같지 않던

지나온 내 모습 모두 거짓인가

 

이제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내 맘에 둘 거야

그대 생각이 나면 생각난 대로 내버려 두듯이

 

흰 눈 내리면 들판에 서성이다

옛사랑 생각에 그 길 찾아가지

광화문거리 흰 눈에 덮여가고

하얀 눈 하늘 높이 자꾸 올라가네

 

이제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내 맘에 둘 거야

그대 생각이 나면 생각난 대로 내버려 두듯이

 

사랑이란 게 지겨울 때가 있지

내 맘에 고독이 너무 흘러넘쳐

눈 녹은 봄날 푸르른 잎새 위에

옛사랑 그대 모습 영원 속에 있네

 

흰 눈 내리면 들판에 서성이다

옛사랑 생각에 그 길 찾아가지

광화문거리 흰 눈에 덮여가고

하얀 눈 하늘높이 자꾸 올라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