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여러 해가 지났지만 어느 가을 ‘경남신문’에 한 기사가 났다. 기억되는 내용은
중산리에 사는 70세 노인 아무개가 천왕봉을 올랐다는 내용을 사진과 함께 보도한 기사였다.
그 기사를 읽으며 ‘70세 노인이 천왕봉에 오르다니 대단하다’ 공감을 했다.
세월은 흘러 그 노인 나이가 가까워온다. 내게도....
마음은 아직 먼- 나라 이야기 같은데 몸에 새겨진 나이야 어쩔 수 있겠는가? 이제는
전국 어느 산을 가든 당당히 다시오리라 보다는 살짝 몇 번이나 더 여기를 오겠는가!
그런 종말론적인 생각이 지배한다.
천왕봉! 내게는 어머니 품속 같은 지리, 거기에 오르면 살아온 세월이 감사하고
오늘이 과분하며, 내일이 저 멀리 어린아이 엉덩이 모양 아득한 반야봉처럼 선명히 우뚝하여
좋다.
어떤 이는 중산리-천왕봉-장터목-중산리 그 코스를 하루 3번 연속하여 걷는 이도 있고
어떤 이는 천번을 천왕봉에 올랐다고 현수막을 들고 행사를 하는 이도 있으며,
남명 조식은 얼마나 천왕봉을 사랑했는지 그 천왕봉이 바라다 보이는 시천에 산천제를 짓고
거기서 살다 거기서 죽었다.
그러면서 ‘萬古天王峯 天鳴猶不鳴(만고천왕봉 천명유불명/만고의 천왕봉은 하늘이 울려도
오히려 울지 않는다)했다.
내게 천왕봉은 지리 종주시마다 큰 감동을 받은 이래 천번은 아니라도 수십번은 올랐으리라.
2016년 추석이었으니 어느덧 7년 세월이 흐른 모양이다.
세석에서 1박을 하고 장터목-천왕봉을 왕복하고 백무동으로 내려가려는 계획이었는데
새벽부터 주룩주룩 비는 오고, 엄청난 바람에 그냥 장터목에서 아쉽게 발 길을 돌린
아픈 추억이 있었다.
좀처럼 연휴 시간을 내기 어려운 형편인지라 기회를 보던 차
그 코스 그대로를 이번 설에 홀로 걸어 보려 계획했다.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를 맞아 가장 아쉬웠던 것 중 하나는
대피소를 이용할 수 없던 3년이었고, 지난 추석부터 조금씩 해제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산을 사랑하여 오늘도 산에 오른다.
‘어머니 품속’같은 지리산,
2만여 젊은이들의 역사의 상흔을 간직한 채, 오늘도 이런 가슴, 저런 가슴을
말없이 품에 안는 위대한 그 꿈 속이 그리워
이 겨울에 다시 거기를 간다....
▲오늘 시작은 '백무동'
100명의 무당이 거처하던 골짜기라 하여 백무동(百巫洞)이 와전되어
백무동(白武洞)으로 변했다고도 하고.
▲ 안개가 뒤덮고 있다고 하여 백무동(白霧洞)으로 일컫기도
한단다(경남 함양군 마천면 강청리)
▲좌측으로는 장터목(5.8K)으로 오르고,
우측으로는 한신계곡을 거쳐 세석(6.5K)으로 오른다
▲오늘은 한신계곡으로 하여 세석으로 6.5K,
그리고 3.4K의 장터목으로..
▲ '한신계곡은 여러 설화가 있다
신라화랑 '한신'이 농악대를 이끌고 세석으로
가다가 급류를 만나서 떼죽음을 당했는데
그 이후로 비가 내리면 혼령들 꽹과리소리가 들린다고도 하고. .
▲ 또 다른 설은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낀다 해서
한신계곡 (寒身溪谷) 이라고도 하며,
▲또한 옛날 중국의 장수 '한신'이
잠시 몸을 피했던 곳이라 해서
한신계곡 (漢信溪谷) 이라고도 한다.
▲ 이 계곡은 '첫날들이 폭포', '가내소폭포',
'오층폭포' '한신폭포'등이 있다
▲아름다운 한신계곡은
2010년 국가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이 되었다
▲가내소의 전설
먼 옛날 한 도인이 12년 수행의 마지막 시험으로 가내소 양쪽에 밧줄을 묶고
눈을 가린 채 건너가고 있었다.
▲이를 본 지리산 마고할멈의 셋째 딸 지리산녀가 심술을 부려,
도인을 유혹해 물에 빠뜨렸다. 이에 도인은
“에이~ 나의 도는 실패했다. 나는 이만 가네.”
하고 탄식하며 떠났다고 한다.
그 후 사람들은 이 곳을 '가내소'라고 불렀다고 한다.
▲ 그렇게 떨어진 사람들이 어찌 그 도인뿐이겠는가?
유혹말고, 진실한 사랑의 밧줄이 항구에 배를 대듯
그렇게 어느날 불가항력으로 던져진다면
그 줄 한번 잡아도 되지않을까?
▲ 또하나, '가내소'는 기우제를 지냈던 곳으로
기우제를 지낼 때면
여인들이 목욕를 하여 여인들의 목욕탕이라는데
그 목욕은 속치마만 입고 한다던가?
▲그렇게 5.2K의 긴 계곡을 오르내리며
여러다리를 건너면서 탄성을 지르다 보면
본격적으로 1.3K의 가파른 길을
힘들게 올라야한다
▲ 아직도 하늘의 끝자락은 아주 높은 곳에서 가물거리고
1박의 짐은 산행중 가장 무겁다
점점 길은 절벽같다.
▲ 아! 이 나무,
이제 나무 계단 조금만 오르면 세석이겠다
▲아 '세석'
이 일대를 세석평전(細石平田)이라 부르는데
‘평’은 ‘坪’의 와오(訛誤)일 것이요,
‘전’은 ‘坪’을 다시 한번 더 역(譯)한 것이리라.
▲ 지리 종주길이다
수 많은 이들이 감격의 가슴을 안고
오가는 길.
여기서 장터목까지는 3.4K,
'거림'은 6K이다
▲세석평(細石坪)이라 쓴 것이 옳겠다
‘세석’이란 것은 지금 속(俗)이 ‘잔돌밭’이라 하니
세석은 분명히 세석이겠지마는
실제에 있어서 ‘잔돌’이라고는 없다니
그 원뜻이 자못 의심스럽다
▲거기 예쁜 서양 외국인이 라면을끓이고 있었다.
'아엠쏘리, 포토 포토'
▲홀로걷는 길은 때론 쓸쓸했고
1박 배낭은 무겁다.
▲새로운 시설도 들어서고
240명 수용 시설의 대피소는 지리산 대피소중 가장 규모가 넓다.
▲백무동에서는 6.6K, 3시간 반이 걸리고,
여기서 장터목은 3.4K. 놀며놀며 걷기좋다.
의신마을로도, 삼신봉으로 하여 청학동으로도 걷던 추억...
▲저기는 '영신봉(1652m)'
지리산 고봉 70여 봉우리중 가장 영험하단다
백두대간이 여기 영신봉에서
낙남정맥으로 갈라져 삼신봉으로, 외삼신봉으로
김해 신어산까지 흘러간다..
▲촛대봉 오르는 곳, 습지,
어느 추석무렵 거기에 너른 데크에 누워 하늘을 봤다
달, 별도 빛되어 우수수 떨어지는.
▲촛대봉으로 오르는 지리종주 길...
여러번 이 길을 내달렸던 그리운 길
▲ 촛대봉에서 내려다 보는 세석평전..
어느 가을 야생화가 화려했고, 지리 종주 때마다 황홀했던 곳.
▲ 거기에 눈이 내린다.
건너 위는 영신봉,
거기서 벽소령 향뱡 1.7K는 칠선봉이었지.
▲ 여기를 지날 때마다 잘 있었느냐
나만 알고 내가 이름 붙인 '복 돼지' .
▲ 촛대봉(1703m)
여기에 오르면 천왕봉이 눈앞에 있는듯 떠 오르고
남으론 멀리 진주, 광양바다도,
북쪽으로 마천까지 거침이 없는 곳이었는데,
▲수 많은 종주 길손들이 오갔던 길...
짙은 그리움이다.
▲ 이런 눈 속을 길을 내며
간 이들도 있을거고
▲연화봉을 오르며 되돌아본
좌측 촛대봉, 우측 영신봉..
▲ 지리 종주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화선경(煙霞仙境)'이 펼쳐진다.
'연기가 노는 듯한 풍경을 의미'한다고 하지만
나는 선녀들이 노는 곳 같다.
저 멀리 천왕봉도 보이는 길.
▲ 연화선경 길...
어느 가을 천국가는 길 같은 야생화가 만발한 그 곳을
빗속에 걸었던 아련한 추억.
▲ 진달래 아롱지던 봄의 종주 길에도,
시원한 바람의 여름, 가을 야생화 천국 길이던 그 곳을 걷는다.
▲ 연화봉 고개를 넘는다. 추억의 길을
▲ 연화봉(1721m).
여기에 서니
유치환의 '바위'가 다시 생각난다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黙)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黙)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 아름답던 야생화는 힘들게 여문 씨앗을 날려 보내고
겨울 바람에 흔들린다. 그 모습이 위대했다
▲ 어느 종주 시절 진달래 화려했던
그 나무도 다시본다.
▲ '일출봉'에서 되돌아 본 우측 연화봉,
저 멀리 촛대봉-영신봉
▲ 그렇게 돌고 돌아
3.4K의 '장터목' 대피소.
. 여기서 천왕봉은 1.7K..
▲장터목... 산청의 시천사람들과,
북쪽 함양의 마천사람들이 여기서 만나 장터가 되었다
고단했던 시절이 아프다.
▲내일 아침 천왕봉 일출을 봐야하니
오늘 여기서 묵는다.
▲ 구석으로 부탁했던니 2층 구석을 배정받았다.
아직 사람들이 오기전 모습
▲좌측 건물이 취사장,
서서 허겁지겁 먹기들 바쁘다
산행중 먹는 것은 체력보충용 산행 일환이란 생각
▲거기에 소복히 눈이 쌓인다.
그렇게 별 안뵈는 밤은 시작되었다.
▲아침 누룽지를 끓여 먹고
일출 두시간 전인 5:30 장터목을 떠나
제석봉에 닿는다.
▲아직 아무도 걷지 않은 눈 길...
곰인지 염소인지 지나간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500m전 통천문...
한 시간 20분이면 충분할 것을
너무 일찍 온듯하다.
▲ 캄캄한 계단을 여러개 오르면
이제 저기가 천왕봉.
벌써 중산리 쪽에서 오른 이들이 와 있다.
▲ 아래 중산리..저 멀리 진주,
사천 시내들이 깜빡 거렸다.
▲천왕봉(1,915m) 거기에 선다.
▲지리 종주시마다 감격으로 섰던 그 곳,
언제나 그리움이다.
▲ 천왕봉을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다.
중사리에서 칼바위 코스로 5.3K, 장터목에서 1.7K,
여기서 치밭목- 유평-대원사 방향으로는 11.7K.
▲ 언제 어떤 마음, 어떤 사연으로
찾아가도 품어주는 위대한 지리....
▲구름바다가 아쉽긴 하지만
일출을 구름 위에로가 아닌
똑바로 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랴!
▲거기에 서 보기도 하고....
시린 손가락에 사진을 부탁하기도
여간 미안한 일이 아니다.
▲ 어두워 얼굴도 못 본 여인,
정성껏 찍어준 여인이 고마웠다.
▲40여분을 기다려
7:32쯤.
▲ 이 순간을 위해 어렵게 오른 이들.
▲ 법계사 방향도
이제 환하게 들어오고
▲ 아득한 지리 종주 길도 들어온다.
멀리 어린 아기 엉덩이 같은 반야봉!
그 좌측으로 삼각봉이 노고단이다.
▲그 노고간 고개에서 여기까지 25.5k,
꿈 같은 그 그리운 종주 길이다.
▲- 천왕봉-(문효치·시인)
산은
冠을 쓰고
의젓하게 앉아 있더라.
수많은 풍상이
할퀴고 지나갔지만
▲ 산은 꿈쩍도 아니한 채
잔기침 몇 번으로
꼿꼿하게 앉아 있더라.
▲ 기슭에 가득
크고 작은 생명들을 놓아기르며
수염 쓰다듬고
앉아 있더라.
▲ 긴 장죽에
담배 연기 피워 올리
스르르 눈감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더라.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 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 지리산 시인 이원규가 노래한
'행여 지리산에 오르려거든'
그렇게 시작한다.
▲ 지리 십경중 제 1경을
이 아침으로 본다 가슴으로.
▲ 그리운 이들, 고마운 이들,
존경하는 분들.. 다 영광 있으시기를....
▲ 나로하여 절망한 이들,
나로하여 고난을 당한 이들..
모든 분들께도 위로의 한 해가 되시기를....
▲나에게 향하는
갚을 길 없는 고마운 님들께도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 그렇게 바람찬 아침
천왕봉에 큰 짐을 지고 앉아 기도했으니....
▲이제 내려가야지
장터목 방향으로 다시.
▲내 다시 오리니..
되돌아보면서.
▲내려가는 길...
저 멀리 종주 길로 내달리고 싶었으니..
▲ 저 멀리 남해바다 쪽으로도
햇살이 비친다.
맑은 날에는 물고기 비늘처럼 바닷 빛깔이 아롱진다.
▲어둠에 올랐던 그 길은
아침 햇살에 빛나고.
▲ 그 때 올라오는 이들은 어젯밤 동서울에서 12시에 출발하여
백무동에서 3:30에 시작했는데
30분이 아쉬웠다네.
▲ 아름다운 아침 풍경...
이 풍경을 보여주는 날씨가 년중 몇번이랴!
중앙 저 멀리 반야봉.
▲햇살이 '찬란하게 빛난다'는
표현이 실감난다.
▲올려다 본 방금 내려온 길.
▲구비구비 지리종주길..
아련한 추억의 길이다.
▲카이로스를 기다리며 크로로스의 때를 살자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며.
▲냉정한 겨울 바람에 치이는 동안
돌아가고 싶은 적은 없었는지
그만두고 싶은 적은 없었는지.
▲참 감사하게도 흔들림 없이
굿굿이 살아온 세월이 감사한 것이니.
▲이겨 낼 수있다고 하지 않을께
너라면 할 수 있다고 격려도 않을께
그냥 가만히 있어줄께.
▲내가 발을 딛는 곳에서
발걸음은 시작된다.
▲눈물이 나려는지 마음이 꼬몰꼬몰했다
그냥 감사했고 그냥 그리워서.
▲ 통천문,
그 앞에 다시 서 본다.
여기에 설 때마다 내 마음의 보온병.
▲되돌아보며 언제나 이 순간,
이 장면을 그리워 할거다.
▲ 새벽엔 불빛으로도 못 찾았던 그 소나무
여기를 지날 적마다 그 안녕을 빌어본다.
▲지리는 10경을 이야기 한다.
1경 - 천왕일출(天王日出)
2경 - 피아골단풍(직전단풍,稷田丹楓)
3경 - 노고운해(老姑雲海)
4경 - 반야낙조(般若落照)
5경 - 벽소명월(碧宵明月)
6경 - 세석철쭉(細石躑躅)
7경 - 불일현폭(佛日顯瀑)
8경 - 연하선경(煙霞仙景)
9경 - 칠선계곡(七仙溪谷)
10경 - 섬진청류(蟾津淸流)
▲제석봉(1808m) 거기를 다시 지난다.
▲최치원, 김종직, 그리고 남명 조식
지리산을 무척이나 사랑한 학자들.
▲거기서 제사를 지냈다는제석봉,
거기다 젯상을 차리면 천왕봉이 저리 보일테니
▲다시보는 지리종주길,
반야봉(1732m), 노고단(1507m)은 좌측.
▲다시 내려선 장터목, 여러번 묵은 추억의 대피소...
화장실이 좌변식으로 바뀌고, 방바닥은 따뜻했으나
꼬골이 분수통들이 문제였으니..
▲오늘은 저 멀리 반야봉도 선명하고..
여기서 장이 섰다는 전설같은 이야기지만
지리 골골에 그리 사람들도 많이 살았겠으니..
▲다른 이의 장단에도 휘둘리지 말고
때로는 내 감정에도 쉽게 놀아나지 말자
▲이제 5.8K이 장터목으로 내려가자
▲어느 가을 심한 비바람에
천왕봉을 포기하고 빗 속을 걸었던 그 길
▲ 이제 찬바람이 불고
서서이 구름이 몰려들었다
▲그래도 예쁜 길...
3시간이면 내 갈수 있으니
▲모든 나무들이 스스로 벗어 나목이 될었을 때
그 쓸쓸한 길에는 찬 바람이 지나갔다
▲그냥 그 자리에서 늘 당당한 모습으로
자신이 사랑했던 그 모습으로
▲더 이상 아무것도 피하지 않아
이 세상 견뎌 낼... 임재범의 비상이 생각났으니
▲소지봉... 중산리 코스의 법계사 같은 곳...
여기까지 올라오는 길이 힘 들었었다.
▲거기서 요기도 하고
커피도 한 잔하고
여기부터는 끝없는 돌계단.
▲그래도 수 많이 올라가는 이들이 위대해 보였다
여름날 이 계곡은 각종 이끼류등 원시림 같던 길...
▲'참샘'을 만난다.
지리의 여러코스는 샘물이 풍부해서 좋다
▲ '하동바위'
함양 원님과 하동 원님이 산 좋고 물 좋은
지리산상의 장터목 장날을 둘러보기 위해 나섰다가
내기 장기를 두게되고
함양 원님이 져서 이 바위를 하동 원님에게 줬다던가?
▲ 설마 바위를 가져갈 수 있겠는가?
머리를 썼겠지만 하동 원님은 이에 뒤질세라
고맙다며 그 자리에서
이 바위를 하동의 지명을 따 하동사람들의 바위란 뜻으로 「하동바위」로
요즘말로 '등기'했나보다
그래서
함양 땅에 있으면서도 산 너머
하동바위가 되고 만 것이다.
▲ 이제 그렇게 오랜 꿈의
'지리에서의 하룻밤'을 마치려한다
다시 큰 그리움으로...
▲ 그렇게 5.8K를 내려 와
출발지 '백무동'에 닿는다.
뜨거운 감사한 마음을 안고..
▲아! 지리산..
여전한 감동과 감사가 가득했던 겨울길 길...
1967년 12월에 제 1호의 국립 공원으로 지정되었으니
다시 봄 오고, 또 다시 신록의 향연이 되고,
그렇게 그리움으로 이어지겠다..
'내 다시 오리니...' 내 다시 오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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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 몸이 달아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려거든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山行..그리움따라 > 아! 지리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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