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2009년 2월 9일, 대보름 맞이 화왕산 억새태우기 축제를 하던 중 갑자기 불어온 돌풍과
바싹 마른 억새로 인해 거세어진 화재로 6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부상당한 사고..
3만명 가량이 모였었으니 그만도 다행이었다고 할까?
그 사고 후 억새밭 태우는 행사는 폐지 되었다
‘화왕산 억새제’는 수 년 동안 ‘화왕산 갈대제’라 했었다.
여러 해가 지난 후 갈대가 아니라 억새라는 이의 제기로 억새제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처럼 억새와 갈대는 혼동하여 쓴다.
인류 최초의 악기 중에 피리가 있었다. 그 피리는 갈대 줄기를 잘라서 만들었는데
이는 그리스 신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은 자연 가운데서 가장 약한 하나의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하는 갈대다.’ 프랑스의 수학자 파스칼이 “팡세”에 쓴 유명한 글귀이다.
성경에도 나온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 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바벨론에 끌려가 고통에 신음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그리 말했다
또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킨(Exodus) 사건의 주역, 모세와 '갈대상자' 이야기는
유명하다. 갈대가 없었으면 모세도 존재할 수 없었지 않았을까?
어디 그뿐이랴 여자의 마음을 갈대라 했다
‘바람에 불리는 갈대와 같이 항상 변하는 여자의 마음’
가극 ‘리고레토’ 제 3막중의 여자의 마음(La Donna e Mobile) 가사다.
60년대, 박일남은 ‘사나이 우는 마음을 그 누가 아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의 순정/
사랑엔 약한 것이 사나이 마음 울지는 말아라/ 아~아~ 갈대의 순정..’ 노래했다.
그 억새와 갈대의 계절이 돌아온다.
그 억새의 물결 속 영남 알프스 신불산!
거기를 다시 다시간다.
정든 님들과 그렇게 걷는다.
이름하여 ‘하늘 억새 길’...
▲ 오늘 산행은 언양 '작천정' 위 '등억온천단지'에서 출발합니다.
마침 국제 산악영화제와 클라이밍 대회가
성대하게 열립니다.
▲ 영남 알프스..
가지산(迦智山. 1,241m으로부터
용틀임을 시작한 영남알프스는
배내고개를 기점으로 두 팔을 벌려 ..
▲ 한 쪽은 능동산(982m)- 천황산(1189m)-재약산(1018m)을 이루고
다른 한 쪽은 배내봉(966m)-간월산(1083m)- 신불산(1209m)- 영축산(1059m)을
뽑아 올리면서 염수봉으로 이어졌습니다
▲'홍류폭포'
33m의 거대한 직벽 물폭탄은
큰 볼거리였습니다.
▲ 세찬 물살 위로 무지개가 뜬다하여
이 이름이 붙었다네요.
▲ 거대한 모습뿐 아니라
귀가 멍멍할 정도의 폭포 소리는
땀을 저절로 식힙니다.
▲ 정상까지 4K여...
중간중간 우회길이 있지만 그 날카로운 칼날능선은
각오해야 하는 길.
▲ '등억리'는 산간마을이란 의미인데
등억은 '산등어리'를 말합니다.
▲ 계속되는 2시간여..
숨이 턱턱 막히는 된비알.
▲ 바람없는 습한 날씨는
여러번 쉬어야 하였지요.
▲ 신불산 칼등이 날카로움으로 소문이 났고
간월산 칼날능선은 무딘 도끼로 찍어낸듯
거칠기로 유명합니다.
▲ 여러번 밧줄을 잡고
기어올라야 합니다.
▲ 기어오림에 발도, 손도 견딜만 하지만
문제는 숨이 가파 주저앉고 싶음이 어려움이었지요.
▲ 우회하는 길이 있지만 여기서는 직벽을
올랐습니다.
▲ 여러번 고비를 넘었나 싶었는데
이제부터는 칼등을 걸어야 합니다. 아찔한 경험.
▲ 구름이 몰려와 캄캄하기도 하고
신비스럽게 열리기도 했지요.
▲ 오금이 저린 길을 잘들 갑니다.
바람없음이 얼마나 다행이었던지.....
▲ 이제 700m...그러나
클라이막스 다운 길이었으니.
▲ 되돌아 보면
어찌 넘었나 아찔하고.
▲ 가야 할 길은
아득합니다.
▲ 유격 훈련을 하는듯
그렇게 나아갑니다.
▲ 되돌아보면
힘들었던 과정은 금방 잊어버리고.
▲ 옛 정상석,,,
새 천년이 시작된 2000년에 세워진 모양입니다.
▲ 저 아래로 신불재가 이어지고 잡힐듯 건너로는
통도사의 뒷산 영축산(1081.1m), 우측 뽀족봉이 죽바우등...
그 너머로 어득한 부산의 금정산, 백양, 구덕, 송학산이 이어집니다.
▲ 신불재 방향의 운무.
▲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신불산 긍지와 사랑이 대단합니다.
▲ 신불산(神佛山 1,209m
임진왜란과 한국전쟁때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 거기 너른 곳 시원한 바람속에
점심을 나눕니다.
▲ 저기 서쪽으로 500m떨어진 '서봉(1159m)',
정상보다 60Cm 낮습니다.
▲ 멀리서 여기를 보면 두 봉이 비슷한데
그 60Cm 때문에 존재감이 미약합니다.
▲ 다시 뒤돌아 보기도 하고.
▲ 출발지 등억리도 내려다 봤지요.
▲ 아, 이제 바람도 쉬어가는
'간월재'갑니다.
▲ 힘들게 올랐던 신불공룡능선.
▲ 신불산에서 간월재로 가는 곳곳에
좋은 전망대가 있습니다.
▲ 아래 간월재와
그 위로 간월산.
▲ 그렇게 수많은 계단 1.5K를 내려오면
간월재입니다.
▲ 은빛 군무의 일렁임은 아직 절정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을의 감성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지요.
▲ 그 많던 가을 인파가
어디로 갔을까?
▲ 2018년 10월,
올랐을 때의 풍경입니다.
▲ 거기 한적한 곳에서 쉬는 동안
4명은 서둘러 간월산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 거기 휴게소에는
여러 간식, 음료등을 판매 합니다.
▲ 커다란 돌탑 앞에
간월재라는 빗돌이 있습니다.
▲ 여기서 신불산(1.5K)으로도 가고
등억 온천단지는 임도를 따라갑니다.
▲ 간월재 시를
한 참을 읽어 봅니다.
▲ 백동마을과 선리마을 사람들이
언양을 오갈 때 넘어야 했던 고개.
짐을 이고, 진 분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는듯합니다.
▲ 간월재, 그리고 그 너머 신불재...
소 장수, 소금 장수..., 장꾼들의 고단한 삶의 길 이었겠습니다.
▲ 이제 피기 시작하는 억새...
한 달후면 은빛 파도가 그리움되어 일렁이겠지요.
▲ 간월재는 국내에서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억새 평원입니다.
▲ 간월산 까지는 900m,
가파른 길을 오르며 되둘아 봅니다.
▲ 올랐던 신불공룡능선은
어찌 올랐던가 놀라운 풍광입니다.
▲ 규화목.
중생대라니 2억년이 넘은 세월입니다.
▲ 규화목은
'나무가 돌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 간단히 말하면 퇴적물에 묻힌 나무줄기에
이산화규소가 스며들어 만들어진 화석.
▲ 소중한 지질 유산입니다.
▲ 오르다 되돌아 동쪽을 보면
출발지 등억 온천단지.
▲ 배내고개서 서쪽으로 뻗은
능동산- 천황산- 재약산도 손에 잡힐듯 보입니다.
▲ 배내고개에서 동쪽 줄기를 따라
배내봉을 4K를 이어오면 여기에 닿았지요.
▲간월산(肝月山), 1083.1m
여인 두 분을 간곡히 요청하여
함께 섰습니다.
▲ 저 멀리 중앙에 '가지산(迦智山. 1,241m).
좌측 함지박 엎어 놓은듯한 운문산(雲門山, 1188m).
우측으로 쌀바위 뒤쪽으로 상운산, 문복산(文福山 1,015m)
더 우측으르 거대한 산이 고헌산(高獻山 1032.8m).
▲ 서쪽으로는 능동산-천황산(天皇山)- 재약산(載藥山 1108m)
더 좌측은 향로산 이겠지요.
▲ 1,000m이상 산이 9개나 이어지는
'하늘억새 길'
5개 구간으로 조성되었습니다. 배내고개~간월재(달오름길),
간월재~영축산(억새바람길),
▲ 영축산~죽전마을(단조성터길), 죽전마을~천황산(사자평억새길),
천황산~배내고개(단풍 사색길).
▲ 신불산 정상과 우측 서봉.
▲ '영남 알프스'(영알)
영남 동부지역에 위치한 해발 1,000m 이상의 산악군을
유럽의 알프스 산맥에 빗대어 그리 부릅니다.
▲경북 경주와 청도, 울산광역시 울주,
경남 밀양과 양산.. 5개 시군에 걸쳐있습니다.
▲ 정상아래 간월공룡능선이 시작되는 지점.
그러나 길은 풀들로 무성하고
▲ 빗길에 미끄럽고
길이 험하니 도로 올라와 간월재로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 이해인 수녀님의 시 한편을 봅니다/
가을 편지..
'하늘 향한 그리움에/
눈이 맑아지고/
사람 향한 그리움에/
마음이 깊어지는 계절.....
▲순하고도 단호한/
바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삶을 사랑하고/
사람을 용서하며/
산길을 걷다 보면...
▲툭, 하고 떨어지는/
조그만 도토리 하나/
내 안에 조심스레 익어가는/
참회의 기도를 닮았네/
▲ 혹 '설레임'을 먹으면 설레일까?
4개를 사서 돌렸습니다.
▲ 아름다운 여인이 함께하여
훨씬 덜 힘들었지요.
▲ 그렇게 임도와 계곡길을
지루할 만큼 내려왔습니다.
▲ 이제 곧 단풍의 계절이 오겠지요
단풍은 눈에 담고, 은빛 억새는 마음에 담아야 한다는데...
▲ 이렇게 관조의 상념에 허우적 거린 하루,
올 마지막이 될 알탕을 시원하게 했으니.
▲ 하루의 힘듦과 땀들이
시원하게 씻깁니다.
▲ 출발지 영남알프스 산악문화관에
도착합니다.
▲ 세계 산악문화제가 성대하게 열리고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 행사 규모에 놀라고
닷새의 행사를 위해서 설치한 거대한 시설들에 또 한번 놀랍니다.
▲ 그리움을 불러오는 코스모스,
언제나 고향도, 옛 향수도,
어느 골에서 늙어갈 친구들을 생각나게 하는 꽃입니다.
▲ 그렇게 은빛 억새 군무는 좀더 시간이 지나야 했던
신불-간월 그 꿈 같은 길...
곧 온 산을 화려하게 물들일 단풍의 계절도
달빛 아래 은은히 유혹하는 억새풀꽃의 군무도
오겠지요.
오늘은 오늘대로 추억이 되고 그리움이 되고..
그리운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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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의 순정/박일남 노래
♪사나이 우는 마음을 그 누가 아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의 순정
사랑엔 약한 것이 사나이 마음
울지는 말어라
아~~ 아~~~~
갈대의 순정♭
♫말없이 보낸 여인이 눈물을 아랴
가슴을 파고 드는 갈대의 순정
못잊어 우는 것은 사나이 마음
울지는 말어라
아~~ 아
~~~~
갈대의 순정♬
'山行..그리움따라 > 경남.부산.울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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