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번 이발소를 간다.
밤가시 같던 머리는 풀이죽어 주저 앉고
가만두면 머리칼은 온통 파뿌리 천지여서 단장을 해야해서다.
어느 날, 그 날 이발소 TV에서는 정겨운 부부가 작은 버스를 캠핑카로
개조하여 전국을 여행다니는 다큐가 재방영 되고 있었다.
‘저 부부는 참 금슬이 좋고 취미가 맞는가 보다. 우리는 여행 다니면
하루 정도는 몰라도 이틀째는 꼭 싸우는데...‘
그러자 이발하던 말 많은 이발사 왈,
‘샘은 참 대단하십니다. 하루를 안 싸우고 다닌다니요?
우리는 2시간입니다. 2시간만 지나면 꼭 싸웁니다. 그래서 여행계획은
왕복 두 시간 이내로 잡아야 합니다.‘
그러자 이발사에게 머리를 맡기고 뒤로 누웠던 손님 왈,...
‘두 시간이요? 참 대단합니다. 우리 부부는 만나기만하면 만나자마자
싸웁니다‘
그렇게 한바탕 웃었다.
동행....
그렇게 오랜 경력은 아니어도 맘 맞고 발 맞는 산악친구들을 만나
전국의 산을 헤메었다.
주저앉고 싶을 만큼 힘들 때, 요란한 빗줄기 속을 걸을 때
그리고 세찬 눈보라 속도 그랬고, 먼 지리종주 길도 그랬다.
어느덧 한 해가 덧없이 흘러갔지만
이 아름다운 강산에 다시 일상의 평범함이 찾아와 그렇게 동행할 날을
염원한다.
삶의 무게가 너무도 버거울 때......
차 한잔 마음으로 마실 그런 동행자를.
기다려본다...
지난주 ‘창원시계종주’길에 이어
오늘은 ‘진해시계종주길’에 나선다.
아득한 추억이 된 그 시절을 그리며....
▲'마진터널'
옛 마산에서 진해로 가는 유일했던 길..
산행은 우측으로 올랐지.(06:20)
▲1979년 8월 25일 찾아온 태풍 ‘주디호’ 영향으로
마진터널을 지키고 있던 해병대 소속 검문소 장병 8명이
순국한 현장.
▲능선까지 200m...
조용한 아침풍경.
▲200m, 능선을 만나지만
여기서부터 장복산까지
1.2K는 가픈 숨소리를 숨길 수 없는데.
▲드디어 장복산을 만나고...
어제 종일 내린 비 때문일까
짙은 안개.
▲장복산(長福山 / 592.2m)
군항, 진해의 명산임에 틀림없다.
▲거센 바람속에 살며시 들어난 여좌동 일대...
아래로 드림랜드와 내수면연구소,
구민회관등이 신기루처럼 다가오고.
▲쏟아지는 햇살이
환상적이었다.
▲장복산에서
덕주봉까지는 1.5K.
▲해가 달처럼 떠오르고.
▲조롱조롱 거미줄에 옥구슬
대롱대롱 풀잎마다 총 총....
홀로 동요도 불러보고...
▲장복산에서 안민고개까지는 4K.
안민고개에 차를 두고
왕복하는 사람들이 있을듯.
▲짙은 안개는 서서히 물러가고
지나온 길은 그리움으로 남았지.
▲덕주봉은 저렇게
멋진 풍광으로 다가오고
▲그러나 정상은 완전히 막혀있었네.
▲이제 안개는 물러가고
진해 서부 지역의 모습.
▲건너편 높은 곳에 앉은 여인이 하도 멋진 모습이라
올라가 여기를 찍어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여기서 거기를 찍어야 했고
▲그래도 그 여인은 내려오는 모습까지 덤으로
찍어줬으니....
▲얼마나 멋진 풍경이런가!
▲진해중심부..
진해루도 보이고
우측으로 속천항구도 고요했다.
▲이제 안개는 완전히 걷힌듯,
지나온 길은 꿈 속 같은 길이었으니...
▲진해는 옛 중심지 서부에서
부산방향, 동쪽으로 계속 확장되어 가는듯.
▲우측은 창원, 좌측은 진해....
그렇게 황홀한 트레킹 길.
▲ 창원시내도 모습을 드러내고.
▲바위에 앉아 요기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20여년 만에 보는 진해는
완연히 새로운 모습이었다.
▲안민고개를 지나고.
▲안민고개....
창원과 진해를 오가던 고개.
전설도, 아름다운 스토링텔링도 왜 없을라구..
▲ 안민고개에서 웅산-시루봉-천자봉을 거쳐
대발령 고개까지 11.2K를
'시루봉 누리길'로 조정해 놓았네.
▲친절한 이정표,
산악 자전거 길도 잘 조성되었으니...
▲종일 진해시내를 조망하며
서쪽에서 동쪽으로 도는 길.
▲홀로 걷는 길은 사람만 만나면
염치불구 한 컷을 부탁했다.
▲아래로 석동, 좌측으로 자은동...
군 골프장도 보이고
▲호쾌한 해병대의 혼, 시루봉이
내게는 여인의 젖가슴 모양
솟아 있었으니...
▲산 아래로
다시 새로운 도로가 건설되고
▲지나온 길,
그리고 우측 창원, 좌측 진해.
▲반바지를 입고 올 것을...
무더운 여름날씨.
▲진해는 아파트 단지가
엄청 많이 조성되었다.
▲웅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번 쉬어야 했고...
여기는 석동에서 오르는 길.
▲뜨거운 여름..
웅산은 저 높이 있었다.
▲지난 주 창원시계종주길에 올랐던 불모산,
통신시설들 아래 노을 전망대가 정겨웠다.
▲우측으로 시루봉,
저 멀리 천자봉까지 흐른다.
▲거북 한 마리가 보이는 것은
더딘 발걸음 탓일까?
▲삼거리....불모산에서 1.3K,
안민고개에서는 4.25K.
▲웅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길..
▲웅산(熊山)
곰메, 즉 곰산으로 산 정상에 위치한
바위의 형상이 하늘을 향해 포효하는 곰과 같다고 하여 그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지난주 22K를 달렸던
정병산-비음산-대암산-불모산...
▲호쾌한 조망이 한참을 앉아있게 했으니..
▲이제는 시루봉을 향한다
▲불모산도 멀어지고
▲시루봉-수리봉-천자봉
그렇게 흘렀지
▲출렁다리도 지나고
▲자은동에서
오르는 길도 만났다.
▲시루봉을 만나기 전
그 가슴 뛰던 길..
▲해병대 출신들은
훈련병 시절의 고된 추억이 있겠다.
▲거기서 천자봉은 2.7K
▲거기서 바라보는
오늘 지나온 길.
▲한 바퀴를 돌아보고
▲해병대훈련소가 포항으로 간 1980년전까지....
그런 추억이 있나보다.
▲이제 거기를 떠난다.
▲긴 데크 길을 내려와야 한다.
▲이제 가야 할
천자봉은 저리 보이고.
▲자은동에서 오르는 길도 만났지.
▲숲속 화장실도 멋진것 같고
▲이제 시루봉도
저렇게 멀어져 간다.
▲뜻 밖에 한 암릉길을
기어오르는데
▲거기서
웅천 방향도 호쾌하고
▲시루봉- 불모산 방향도
▲진해 전체의 풍광도
▲수리봉(502m)은
그렇게 오늘 최고의 조망터가 되었다.
▲아찔한 아래로
암류가 흘러내리고
▲ 그렇게 수리봉은
모르고 스쳐가는 이들이 많겠다.
▲천자봉(天子峰)
천자가 이 산에서 나왔다고 하여
'천자봉’ 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거기서 STX조선소도
아래로 보이고
그 너머로 명동 '창원솔라타워'도 빛났다.
▲시루봉에서 내려올 때 모양,
데크는 길고 아득했지.
▲이제 숲속에 앉아 한참을 쉬다가...
대발령으로 하산한다.
▲그 길은 편안하고
아름다웠으니...
▲진해에서 부산을 향할때 만나는 큰 고개,
대발령...
거기에 만남의 광장이 있었으니....
콜택시를 불러 안민고개까지 15,000원.
▲그렇게 20여년만에 홀로 올랐던 길...
그 '진해시계종주길'은
짙은 그리움을 남기고 추억이 되었으니..
진해! 그리고 진해사람들의 영원한 영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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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최성수
♪아직도 내겐 슬픔이
우두커니 남아 있어요
그날을 생각하자니
어느새 흐려진 안개
빈 밤을 오가는 마음
어디로 가야만 하나
어둠에 갈 곳 모르고
외로워 헤매는 미로
누가 나와 같이 함께
울어줄 사람있나요 ♬
누가 나와 같이 함께
따뜻한 동행이 될까
사랑하고 싶어요
빈 가슴 채울 때까지
사랑하고 싶어요
살아있는 날까지
누가 나와 같이 함께
울어줄 사람있나요
누가 나와 같이 함께
따뜻한 동행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