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비 내리던 날
모든 산행 계획이 취소되고
언젠가 홀연히 비오는 날 걷겠다던 거기를 나섰다.
‘우포늪’
람사르 협약으로 더 유명해졌다.
까마득한 1억 4천만년 전의 원시습지, 축구장의 210배. 여의도의 4배..
전체 면적 8.54㎢, 물을 담은 습지 면적 70만 평.
그래서 창녕 우포늪은 늘 여행자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국내 최대의 자연늪인 우포늪은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늪지대로,
수 많은 생물들의 보금자리요 가시연꽃등이 4계절 서로 다른 모습으로 밑둥을 반쯤
늪 아래로 담겨 있는 나무는 아마존 원시림에라도 들어선 듯한 신비와 경이로운
풍경을 나타낸다.
특히 해질녁 노을이 우포늪을 감쌀 때, 비가 오거나 눈이올 때면
믿을 수 없는 이상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
비오는 날 와 봐야겠단 오랜 바램을 따라 다시 거기를 간다.
아스라이 안개라도 피어 오르기를 기대하며
태고적 신비를 그리며....
▲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
거기 너른 주차장도, 생태학습관도 있지요.
비가 오는데... 이 계절에 비오는 날의 색깔은 어떨까?
마음이 바빴습니다.
▲싸리 나무도 하얗게
봄이 되었고.
▲제1전망대 오르는 길을 마다하고
'따오기복원센터' 방향으로 갑니다.
▲지난 여름 큰 기대를 가지고 여기를 왔는데
징검다리 가는 길에 물이 잠겨 헛탕을 쳤지요.
▲철새는 다시 가고
그리움만 남아...
▲노랑섞인 연두는 어느덧
녹색으로 짙어져 갑니다.
▲이 나무를 볼 때면
고향 마을이 한없이 그리워 지고.
▲늪 이란 무엇일까?
'물도 아니고, 뭍도 아닌 일종의 '물 웅덩이..'
재미없는 사전의 해석.
▲너도 혼자냐?
너도 그립겠지.....
▲ 늪은 저수지나 호수와
무엇이 다를까?
▲저기는 창녕군이 심혈을 기우리는
따오기 복원센터.
▲습지 관련 협약인 람사르협약은
늪은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간조(물이 완전히 빠진 상태)시
물의 깊이가 6m 이하여야 한답니다.
▲까마득한 1억 4천만년 전의 원시습지,
축구장 210배. 여의도의 4배..
전체 면적 8.54㎢, 물을 담은 습지 면적 70만 평....
▲ 람사르협약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논이나, 사막의 오아시스도 늪에 속하겠습니다.
▲ 또 사전에는
'늪은 수심이 얕아서 바람에 의해 물이 교란되기 때문에
여름에도 정체되는 일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 지난 여름 물이 차서 여기를
통과하지 못했던 아쉼.
▲어디를 눌러도 그리운 색
'노랑섞인 연두'...
오기를 참 잘했다 여러번 생각을 했지요.
▲우포의 청아한 풍경을 보고 있으면
언제나 마음이 편안해지고.
▲어른 키 보다 더 컸던 갈대들도
이제 올라 올 새싹을 위해서 눕혀진걸까?.
▲사초굴락지의 싱싱함은
청량감을 더해주고.
▲태고적 신비감이 들던 왕버들...
거기에도 생명의 빛깔은 아름다웠지요.
▲ 인생은 말이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산타클로스를 믿다가, 어느 땐 믿지 않다가,
결국은 내가 산타클로스가 되어가는게 인생이니....
▲거기 있어 언제나 찾아와도
반겨주는 자연....
▲원래 여기는 자연이 주인인거지
인간이 잠시 빌려쓰는...
▲이룬것 없는 삶은 이 나무를 볼 때마다
경외스럽고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비오는 그 곳에서
한참을 서성였지요. 그리움에 잠겨.
▲누군가를 그리워 하는 마음을
종이에 적으면 글이 되고
그러한 심경을 선과 색으로 옮기면 그림인 것을....
▲그리움을 품지않고 사는 이는 없을거야
닿을 수 없는 인연을 향한 아쉬움,
하늘로 떠나보낸 부모와 자식에 대한 애뜻한 마음....
▲결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아득한 세월에 마음속 깊게 박힌 그리움...
▲ 그리움의 활동 반경이 유독히 커지는 날
오늘 처럼 비가오는 안개 자욱한 날이면
여기에 와 꺼이꺼이 울고나면 좋겠단 생각...
▲목놓아 노래로 그리움을 토해내듯,
일기장에 그렇게 그려내듯....
▲비오는 날 여기를 걷습니다.
그리운 이여...
▲ 악어는 안 나올까?.
▲ 오호 흐린 세월의 늪 헤쳐/
깨끗한 사랑하나 닦아 세월/
날랜 연인아 연인들아.../ 그런 시가 있지요.
▲이국적인 풍취에 가슴은 멍멍하고
그 속을 알 수 없는 우포의 풍경에 처연함은 더하고...
▲수 많은 생생들이 봄을 맞았고
그 빛깔은 각양각색 이었지...
▲종종 만나는 안내 지도판에
지금 내가 선 자리를 확인도 합니다.
인생의 노정도 그러겠지요.
▲괜찮아
이젠 괜찮아.. 위로를 받습니다.
▲좌측은 '목포'
뚝.뚝 .. 비가 내립니다
한 방울 한방울...모든 것을 살찌우겠지요.
▲ 약간 가파른 언덕을 오르면
제2 전망대... 멀리 복원센터도 좌측으로 보이고.
▲거기서 지나온 길들도
건너다 봅니다.
▲비를 맞고 있는 명품 소나무,
부부일까? 부자일까?.
▲단출한 문장 한 줄이
상처를 보듬고 삶의 허기를 달래듯..
그런 문장력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포의 식생은 알수록
더 모르는 부분이 커갑니다.
▲ 그냥 '저기 두루미 있다'
그 소리밖에 할 줄을 모르니....
▲국제멸종희기종 따오기...
복원을 위한 창녕군의 노력은 대단합니다.
▲소목마을 주차장으로 향하는
숲탐방로 제3길...
▲소목마을은 소가 물을 먹는 형상이라는 '우항산(82m)
그래서 '우포'라 했고 그 중 소의 목부분에 해당하는 마을입니다.
▲영화촬영지로도 유명한 소목 나루터..
자연과 함께 살아온 소목 마을의 상징입니다.
▲어디 물로만 채워졌을까 다양한 수생식물이 어우려져
늪이 되었으니, 1억4천 만년전부터...
▲종종 편안한 벤취와 휴식의 자리가 있던
주매제방을 건넜지요.
▲거기 아담한 정자에
현액대신 우포의 4계가 게시되었고.
▲봄기운이 바람타고
여러 꽃들도 왔습니다.
▲탱자나무, 울타리로 친근한 나무지만
이 나무의 가장 비극적인 쓰임은 위리안치(圍籬安置)..
귀양 보내 주거지를 제한하는 형벌로써 집 주위에 탱자나무를 심어 출입을 못하게 했지요.
▲무릉도원도, 도원결의도
이 꽃의 아름다움과 함께 했습니다.
▲고향 땅 어느 밭에 가는 길도
이런 풍경이겠습니다.
▲힘들게 살아왔을 소나무.
좀 우람한 자태이면 앉아보겠는데
그러기엔 많이 미안했습니다.
▲우포의 전경이 다 뵈는 햇살 좋은 언덕에
영화 한편 찍을수 있는 풍경입니다.
▲이 언덕에서 바라다 보는 우포..
반대쪽은 모레가 많다는 이름 '사지포'입니다.
▲ 토평천 잠수교를 건너 오르면 대대제방 끝부분입니다
멀리 화왕산이 보이기 시작하고.
▲대대제방...
예비군 훈련 생각이 나는 이름이지만 대대리란 마을 이름이라 그리 붙었겠지요
자전거를 대여하여 달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1인용 3,000원, 2인용 4,000원.
▲우포늪은 1998년 3월 람사르 협약에 등록했고
2008년 10월, 제10차 람사르총회시 공식 탐방습지였지요.
▲우포는 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등
4개의 늪을 총칭하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대대 제방에서 바라본 왕버들 군락...
어디서 저 그리운 색, 노랑섞인 연두가 왔을까요?.
▲ 우포는 창녕군의 유어면, 이방면, 대합면,대지면등
4개 행정구역에 걸쳐 있고.
▲안내판은 '늪은 수심이 얕아서 바람에 위해 물이 교란되기 때문에
여름에도 정체되는 일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 별로 볼품없는 폼에
바람 불고 비가 오고, 춥기도 하고, 덥기도 한 날의 옷차림은
신경 쓸 여유가 없지요.
▲멀리 아름다운 산 화왕산, 좌측이 정상입니다.
아래는 가야시대의 역사의 유적문화의 고장 창녕읍.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그렇게 뜨거운 날 말고 조용히 비가오는 날 걷기가 최고겠습니다.
▲ 그렇게 시계방향으로 돈 답사 길..
아쉬움은 여전합니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힐링의 고장 창녕군,
안녕과 발전을 빌며 거기를 떠나려 합니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출발지 생태학습관 주차장...
꿈속 길을 다녀온듯 행복한 길이었지요.
▲경이로운 원시의 늪에 감탄하고
청아한 비경에 빠져든 하루...
거기서의 하루는 짙은 그리움이되고
다시 올 날을 기약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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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에서/이연희
새하얀 새벽
안개가
공룡의 입김 같아
새벽을 가르며
푸아푸아
걸어 올 것 만 같아
좀개구리밥 꽃잎이 깜박 폈다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