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경남.부산.울산

경남창원.광려산(匡廬山·752m), 대산(大山, 726m/광산사주차장~능선 삼거리~삿갓봉~광려산 정상~~대산 정상~임도-주차장( 원점회귀/ 11㎞.5H)

산꾼 미시령 2020. 4. 5. 17:08

한중록(閑中錄).

조선의 3대 궁중 수필이 있다. 하나는 인현왕후전이고, 어느궁녀가 쓴 계축일기,

그리고 1795(정조 19)에 혜경궁 홍씨(惠慶宮洪氏)한중록이다.

 

혜경궁 홍씨가 환갑 때 첫 편을 썼고, 그 후 세 권을 더 쓴 총 네 권의 수필집인데 후에

여러 필사본이 발간되어 한문용, 국문용, 국한문혼용등으로 출간되어 널리 읽혔다.

 

저자는 1735년생이니 지금 250살쯤 되었다. 영의정 홍봉한의 딸로 곱게 자랐으나 8세에

사도세자가 되었고, 시아버지 영조와 남편 사도세자와 비극적 갈등 속에 그 엉청난

정신적 고통, 그리고 27세 때 결국 남편 사도세자는 뒤주에 갖혀 8일만에 죽었다.

 

아들 이산과 함께 폐서인이 되어 쫓겨났으나 아들은 궁궐로 다시 돌아가 생이별 했다.

다행히 아들 이산이 왕위에 오르니 그가 정조 임금인데 효성이 지극했다.

 

혜경궁 홍씨는 환갑의 나이에 그 한 많은 지난 날들을 회상하는 회고록을 네 권 썼고,

그 한중록은 역사적 사료 가치뿐아니라 정치가의 길, 자녀양육의 여러 가지

교훈을 오늘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는 결국 아들 정조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야했다. 80세 순조15년에

한 많은 세상을 떠났다.

 

그 시절 서양을 보자 섹스피어는 저자보다 200년 앞선 사람이고, 베토벤은 35년 후에 태어났다.

괴테가 젊은베르테르의 슬픔을 출간한 것이 1774년이니 한중록은 그보다 20년 늦은 것이다.

 

에담스미스의 국부론1776년이니..하기야 영국의 산업혁명이 1760년이니 ....

 

숙종-경종-영조-정조로 이어지는 그 시절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며, 화창난 봄 날,

이 강산의 코로나19의 재난이 속히 흘러가기를 염원하며 혜경궁 홍씨의 가슴되어

 

광려산-대산, 거기를 걷는다.

봄빛이 짙어가는 그 곳을....

 

광산사(匡山寺)

내서읍 신목마을에 위치..

 

 광산(匡山), 중국의 고사에서 유래된 말로, 은둔자의 대명사인 광유(匡裕)

여산에 초당을 짓고 살았다 하여 붙여진 여산의 다른 이름입니다.

 

▲광산사 입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일주문 우측으로 길을 나섰지요.

 

▲ 앞을 가로 막은

저 산을 오르는 겁니다.

 

▲다리를 건너면 양지바른 사찰이 나오는데

반계사.

 

▲건너다 보면 수채화 그림이 나타나고

동쪽으로 우똑 솟은 저 산이 '대산'입니다.

 

▲화려한 봄 색깔은

한 주간 차이가 완연했고.

 

▲오리나무, 소사나무등이

먼저 잎을 틔웁니다.

 

▲그렇게 400m을 오르면

드디어 산행은 시작되는데....

 

▲누군가를 좋아하면 상대방의 낮은 물론이고

밤도 갖고 싶듯,

산은 언제나 훔치고 싶은 빛깔.

 

▲맑은 햇살에 빛나는

풍경입니다.

 

▲그렇게 700m를 땀흘려 오르면 능선 삼거리,

우측으론 상투봉으로 가고, 우린 좌측 삿갓봉으로 갑니다.

 

▲이제 진달래는

정상 능선으로 타 올랐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오늘 돌아 볼 봉오리들.

 

▲상대가 원하는 걸 해 주는 걸 사랑이라 하지만

그건 작은 사랑이야

큰 사랑은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일테니...

 

▲온 나라가 코로나19로 어수선하지만

이 강산에 봄이 오듯 다 지나갈 것이고.

 

▲전국의 산들을 소박하게 걸어 볼

시절이 곧 도래 하기를 바랬습니다.

 

▲같이 모여 아름다움이니

정겨운 산꾼들도 그래야 할테니....

 

▲그러니까 상투봉- 삿갓봉은 2.2K

작은 봉들을 여럿 넘어야 합니다.

 

▲산악회 소속되어 전국 산을 다니기 전,

부산 '국제신문의 근교산'은

제게 오랫동안 길잡이 안내자였습니다.

 

▲'민둥뫼 제비꽃'?

어디서든 아름다움입니다.

 

▲힘들여 삿갓봉을 닿습니다.

아무도 사진 찍어둘 사람들이 오가지 않아....

 

▲거기서 건너다 뵈는 상투봉.....

 

▲동쪽으로는 마산을 감싸 안은 무학산.

그 좌측으로는 천주산, 농바위,

그리고 청룡산이 저마다 키를 자랑하듯 합니다.

 

▲가야할 광려산

그리고 좌측으로 대산이 부드럽게 흐릅니다.

 

▲멀리 진동의 앞바다가

정겹게 다가오고.

 

▲여항산-한재를 지나온 낙남정맥은 

쌀재-무학산으로 흐르고...

 

▲그 삿갓봉은

사방 조망이 아름답습니다.

 

▲우측 아래로 진북 산업단지,

우측으로 오르는 도로는 한재를 넘어

함안으로 갑니다.

 

▲우측 넘어로 여항산이 보이고.

 

▲가야할 광려산은 우뚝했지요.

 

▲모진 겨울 바람을 맞으며

이겨낸 찬란함.

 

▲삿갓봉은 멀어져 갑니다.

 

▲ 광려산을 오르는 길...

누군가 같이이면 더 좋았을 것을.

 

광려산(匡廬山·752),

중국의 명산인 여산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창원시 마산회원구와 마산합포구,

함안군의 경계를 이루고

무학산을 사모하듯 바라보고 있지요

 

▲ 멀리 여항산과 좌측으로 서북산,

우측 아래로는 함안시내입니다.

 

▲'좌우봉원'이라 했던가?

맞닥뜨리는 사물과 현상을 잘 헤아리면

공부의 원천인거지.

 

▲ 어디서든 봄은

여러 모양으로 솟아나오는데...

 

▲내려온 광려산도

저리 보입니다.

 

▲ 난 도도하게 빗어올린 모리모양인데

왜 이 꽃을 훌러덩 걷어올린

'바람난 여인'의 치마로 봤을까?

 

▲아래로는 출발지

신목마을 전경이지요.

 

▲무학산 산 허리에 언제 저리 임도를 냈는가?

영 보기 싫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앗, 대산아래

진달래 군락지가 왜 저렇지?.

 

▲광산사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납니다.

거기서 산맥등산클럽 11명 회원들을

반갑게 만났고

 

▲우측으로는 어느 해 올랐던

진북방향에서 오르는 길도 있지요.

 

▲ 그리 화려했던 진달래 군락지는

여러 품종들이 섞인건지..진한 아쉬움.

 

▲그래도 훌쩍 키를 넘은 진달래..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절정보다 더 아름다운건

정점으로 치닫는 모습일 수도 있으니.

 

▲그래서 송나라 시인 소옹은

'좋은 술 마시고 은근히 취한뒤 예쁜꽃 보노라

반쯤 피었을 때'.

 

▲산야는  초록으로 물들어 갑니다

그리운 빛깔 노랑섞인 연두.

 

▲다시 돌아봐도 진달래 군락지는 아쉬웠고.

 

▲ 저 아래 추곡저수지,

우측 진북의 외추마을에서 시작하여 산등성이를 따라 여기를 올랐다가

중앙 산정으로 내려가 저수지 좌측길로 원점회귀 한적이 있었지요.

 

▲아쉽게 이제 대산 정상으로 향합니다.

 

▲ 거기서 만난 오솔길 전양태 총무님 일행.

반갑기 그지없어 내려사 국밥을 사겠다 맘을 먹었지요.

 

대산(大山, 726m)

퍽 오랜만에 왔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빨리 흘렀지요.

 

▲ 대산은 우리 '장수산악회'의 어머니 산...

매년 여기에서 시산제를 지내며

한 해의 안전 산행을 기원하지요.

 

▲거기서 건너다 보는 무학산의 위용,,,

우측은 대곡산...

 

▲ 다시보는 남쪽 방향...

아득합니다.

 

▲ 그렇게 아쉼을 남기고

하산하려합니다.

 

▲눈물은 눈에만 있던가..기억에도 있고

또 마음에도 있는게 눈물이려니...

 

+

▲ 무학산 아래에는 누군가의 눈물겨운 고향...

'릴케'던가요?

'들판에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 그렇게 내서읍 삼계지역을 품고 있는

무학산과 광려-대산.

 

▲ 햇살 좋은 곳에 자리잡아

즐거운 점심을 나누고.

 

▲ 그 사이로 무학산 넘어 '내 고향 남쪽 바다'의

이은상이 봤던

마산 앞바다, 돝섬..

 

▲ 미끌어지듯 한참을 내려오면

임도를 만납니다.

 

▲지는 벚꽃이 아쉬운 것은

짧디짧은 우리네 인생과 닮았으려니....

 

▲ 조용한 숲길.. 혼자걸은

그 길을 다시 더듬어 봅니다.

 

▲ 아침 출발하였던 계곡도

다시 건너다 보면

오후 햇살에 빛나고....

 

▲그렇게 연분홍 빛깔따라 걸었던 길...

혜경궁 홍씨의 삶을 기억했던 길...

때로는 무상무념.. 생각도 없이 그렇게 하고 싶던 하루.

 

시간은 공평하게 흐른다지만

꼭 그렇지만은 아닌듯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성급하게 흐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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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노래/ 박인걸

소리가 들린다
봄바람이 산 넘어 오는 소리가
봄의 노래를 부른다
바다 건너 오는 새들이

그토록 떨게 했던 겨울이
가슴의 체온을 앗아갔던 설한이
막강한 봄기운에 쫒기어
저 멀리 도망치고 있다

악사여 트럼펫을 불어라
카펠라여 봄의 왈츠를 연주하라
무희들이여 춤을 추어라
오게스트라여 봄을 합주하라

잉태되는 생명체들과
피어나는 꽃들을 위해
긴 고통을 딛고 일어서는
불굴의 사람들을 위하여

그대여 가슴을 풀어 제치자
어깨춤을 신나게 추자
설움을 모두 씻어내고
봄이 오는 들판으로 달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