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나는 우리나라를 그릴 때 경북 동해안부터 호미곶으로 내려와 부산과
남해안을 그려가다 서해안으로 올라가는 그런 지도를 그린다.
부산에서 목포까지 남해안 해안선을 그릴 때 혹부리 영감의 혹처럼 툭 돌출된 다섯을
그려야 하는데 그 첫 번째가 거제도, 그 다음이 남해도, 그리고 그 건너 여수반도,
네 번째가 고흥 반도, 다섯 번째가 진도부근의 다도해 지역이다.
오늘 우리는 그 네 번째에 해당되는 고흥반도를 간다.
고흥(高興)!
반도로 돌출된 고흥반도는 23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이며, 60년대는 인구 25만을
자랑하지만 최근은 6만5천 인구에, 산과 바다와 드넓은 들판과, 갯벌은 나더러
전라도 땅에 살라면 꼭 고흥에 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고흥반도의 끝에는 한 많은 이들의 아픔을 간직한 소록도가 있으며,
최근에 거금대교로 연결된 거금도가 아름답다.
근래에 외나로도에는 나로우주센터가 세워져 우주를 향한 꿈이 실현되고 있으며,
우주에 대한 체험학습공원이 자리한다.
이 지역 출신 인사를 보자.
우리가 어릴적 영웅이었던 박치기 왕 김일, 2002 월드컵축구 때 코뼈 부상으로 유명한
김태영 선수, 그들의 이름을 딴 체육관과, 축구장이 세워졌다.
이 밖에도, 소록도의 천사, 마르안느와 마가렛..
오스트리아 출신인 이들은 1962년과 1966년 소록도를 찾아 각각 43년 9개월,
39년 1개월 동안 한센병 환자를 돌봤다.
진물이 나는 환자 상처를 맨손으로 치료하는 등 헌신적으로 인술을 펼치며 몸과
마음으로 사랑을 전해 ‘소록도 할매 천사’로도 불렸다. 이들은 어떤 보상도 받지 않고
살다가 나이가 들어 환자에 대한 진료 활동이 여의치 않자 2005년, 편지 한 장을
남긴 채 홀연히 섬을 떠났다.
정부는 두 사람의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 2017년 11월 마리안느·마가렛 노벨 평화상
범국민 추천위원회를 만들었다. 추천위원회는 지난해 4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사연을 소개하는 등 두 간호사가 노벨 평화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국내외에서 힘을 모으고 있다.
이런 아름다운 땅, 고흥..
거기를 간다.
짙어가는 푸르른 날에 정겨운 님들과 거기를 간다.
▲ 고흥반도의 팔영산,
1998년 전남도립공원이 되었다가, 2011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편입.
▲ 짙어가는 봄,
정겨운 오솔길은 그렇게 달려왔습니다.
▲ 주차장에서 능가사 까지는 200여m.
▲ 즐비한 상가 대신
소박한 길이 좋았습니다.
▲ 뙤약볕 길 가보다
참 아이디어가 좋다는 생각도 하고.
▲ 능가사..
하산 때 돌아보기로 하고, 좌측 길로 진행합니다
▲팔영산(八影山)이란 이름의 유래와
8봉의 이름에 대한 설명입니다.
▲ 저 멀리 8개의 공룡알을 올려 놓은듯
여덟 봉들은 위용을 자랑합니다.
▲ 팔영 야영장이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조성되었고.
▲ 장수산악회의
회원님들도 동행하셨지요.
▲ 우린 좌측, 절골 등산로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 그 코스는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습니다.
▲ 2K지점, 흔들바위 앞 쉼터에서
목도 축였고.
▲ 흔들바위를 흔들어도 봤습니다.
▲ 이제 제1봉 유영봉은 600m.
▲ 팔영산(八影山)이란 이름은 중국 위왕이
세숫대야에 고인 물에 비친 여덟 봉우리의 그림자를 보고
▲ 신하들을 시켜 고흥 땅에서 이 산을 찾아냈고.
이러한 유래로 팔전산이라 불리던 산 이름을
팔영산(八影山)으로 고쳐 부르게 됐다고...
▲ 고흥반도를 대표하는 봉우리인 팔영산은
특히 멀리서 보는 산세가 절묘하기로 유명합니다.
▲ 여덟 개의 봉우리들은
기러기가 나란히 날아가는 모양이라는데...
▲ 8개의 봉우리마다
이런 설명판이 있었습니다.
▲ 맑은 날이면
참 좋았을 기막히 조망.
▲ 고흥의 속살을
속속들이 볼 수 있습니다.
▲ 여덟개의 봉우리에서
지리의 주능선, 광양의 백운산
광주의 무등산, 장흥의 천관산..선명하게 볼 수 있지만 오늘은...
▲ 제1봉 유영봉(儒影峯.491m),
'유달은 아니지만 공맹의 도 선비레라 ...
▲ ...유건은 썼지만 선비풍체 당당하여.
선비의 그림자 닮아 유영봉이라네'.
▲ 거기서 바라본 출발지
능가사 부근...
▲ 한 봉을 넘을 때마다
가파른 스릴의 암릉길.
▲ 바위를 타는 스릴과 더불어
시원스런 조망이 참 경이롭습니다.
▲ 비를 맞아가며 좀더 견뎌 봐야하나
우의를 입어야 하나 갈등입니다.
▲ 오르다가 뒤를 보면
다녀온 1봉은 저렇게 빛나고.
▲ 그 뒤로 펼쳐진 고흥의 산과 들은
점점 짙어져갑니다.
▲ 한 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여러 계단을 넘나들어야 하는데.
▲ 발 아래 아기자기한 고흥의 해안선과
상쾌한 바다 풍광은 팔영산 산행의 즐거움.
▲ 동북쪽에 멀찍이 떨어져 있는 독립 암봉,
선녀봉(仙女峰·518m)
저기서 여기를 보면 참 좋겠단 생각을 합니다.
▲ 그 선녀봉은 제1봉과, 2 봉 사이에서
다녀올 수 있는데 다음으로 미룹니다.
▲ 제2봉 성주봉(聖主峯.538m),
'성스런 명산주인 산을 지킨 군주봉아 ...
▲ ...팔봉 지켜주는 부처같은 성인바위
팔영산 주인되신 성주봉이 여기로세'.
▲ 독득한 봉마다의 이름과 설명이
참 재미있습니다.
▲ 제 3봉 생황봉(笙簧峯.564m)
'열 아홉 대나무통 관악기 모양새로...
▲...소리는 없지만 바위모양 생황이라
바람결 들어보세 아름다운 생황소리....
▲ 그러고 보니 모양도 생황같고
그 가슴을 저미게 하는 생황 소리도 들리는듯 합니다.
▲ 가면서 좌,우
풍경에 여러번 탄성을 자아냅니다.
▲ 제4봉 사자봉(獅子峯.578m)
'동물의 왕자처럼 사자바위 군림이여.....
▲...으르렁 소리치면 백수들이 엎드리듯.
기묘한 절경속에 사자모양 갖췄구려...
▲ 철계단등 안전시설을 많이 갖췄지만
더 많이 보완되어야 하겠습니다.
▲ 제 5봉 오로봉(五老峯.579m)
'다섯명 늙은 신선 별유천지 비인간이....
▲ ...도원이 어디메뇨 무릉이 여기로세.
5신선 놀이터가 5로봉 아니더냐.'
▲ 5봉과 6봉 사이,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탈출로가 있고
6봉은 저렇게 아득히 올라야 합니다.
▲ 비를 맞은 바위는 미끄럽고
위험스런 순간을 견뎌야 합니다.
▲ 그래도 그 절묘한 곳에서의
아름다운 진달래
▲ 변화무쌍한 산세의 바위봉우리가
이 산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 오르는 길도 내려가는 길도
저렇게 가파릅니다.
▲ 저기를 올랐다는 것도
저기를 내려왔다는 것도 스스로 신기해 합니다.
▲제 6봉 두류봉(頭流峯.596m),
'건곤이 맞닿는 곳 하늘문이 열렸으니...
▲'하늘길 어디메뇨 통천문이 여기로다.
두류봉 오르면 천국이 통하노라'..
▲ 그 바람 억센 곳에서
어떻게 저리 아름답게 피워낼까?.
▲ 이런 계단을 설치하고
오르고 내리며, 암릉을 구경다니는 인간의 능력이
대단한듯 합니다.
▲ 통천문 아래서 잠시 쉬어갑니다.
맑은 날이면 동쪽으론 여수 바다가
남쪽으로는 나로호를 발사했던 나로도가 보이겠지만..
▲ 마지막 8봉은 저렇게 버티어 있고
▲ 통천문
두류-칠성봉으로 가는 길에 버티고 있는
말 그대로 하늘로 통하는 문.
▲ 양쪽에 거대한 암반 버팀목이 있고
그 위에 바윗돌 하나가 엇비슷하게 얹어져 있었으니...
▲ 우측으로 마지막 8봉이 보이고
좌측으로는 정상, 깃대봉이 보입니다.
▲제 7봉 칠성봉(七星峯.598m)
'북극성 축을 삼아 하루도 열두 때를...
▲...북두칠성 자루돌아 천만년을 한결같이
일곱게 별자리 돌고도는 칠성바위.
▲ 제 8봉을 향하는 길은
꽃 길, 진달래 길.
▲ 구름도 휘돌아 가고
길은 양탄자 같은 길이 잠시 이어집니다.
▲ 마음이 가는대로 가슴이 시키는 사랑을 하자고
이 계절에는 그래야 한다고 .
▲ 이 계절엔 그리움에 물을 주자
그리움도 자라나는 것일테니
무덤덤은 던져버리고...
▲ 발을 디딜 곳이 있어서 딛고 올라서는 게 아니라
내가 발을 딛는 곳에서
그 곳에서 올라서면 될테니까.
▲ 이 계절은
누구나 그래도 되는 것일 테니까.
▲ 드디어 제8봉 적취봉(積翠峯.591m)
'물총새 파란색 병풍처럼 첩첩하여...
▲'초목의 그림자 푸르름이 겹쳐쌓여
꽃나무 가지엮어 산봉우리 푸르구나'
▲ 맑은 날이면 장흥 천관산, 보성 제암산,
나로도 봉래산, 나로도 연륙교 등이 보일테지만.
▲ 팔영산이 명산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다보니
옛날에는 무속인들이 진을 치면서 신(神)들을 모시는
무속신앙의 본거지가 되었고,
▲ 난(亂)이 발생하면 피신지로 산 속 깊이 숨어들었으며,
70년대는 한 사이비교주가 신도들을 현혹시켜
▲사회적으로도 큰 물의를 일으켰던
그런 곳이기도 합니다.
▲ 아쉽게 내려온 8봉을 올려다 보기도 하였지요.
▲ 비호 같은 빠르기의
'장수'팀들은 쉘터로 바람, 비도 막고 점심을 나눕니다.
▲ 우린 빨리 깃대봉을 다녀오기로 했으니
▲ 짙은 안개가 넘나들고
지금까지 조망이 희미하다고 말한 것이 얼마나 호강이었는지.
▲ 깃대봉에 서서
그 너른 고흥의 230개 섬들을 바라봅니다.
▲ 거기에 복잡한 통신 시설이 있어
정상석으로 폼이 나지 않습니다.
▲ 지난주 중국 태산 산행을 강행한 멘토.
그 열정에 혀를 내두릅니다.
▲ 거기서 바라본 여덟봉들의 실루엣.
신비로운 천상을 다녀온듯 합니다.
▲ 규모는 작지만
'설악 공룡'을 연상시키는 암릉길.
▲ 문득 설악의 그리움에
치를 떨기도 했지.
▲ 그렇게 그 풍경 다시 돌아보고
헬기장으로 다시 돌아와 점심을 나눕니다.
▲ 지난 주에 이어 텃밭 노지 상추, 곰보배추..
고소한 봄을 맛 봅니다.
▲ 이렇게라도 보여지는 조망이 감사할 따름.
언제 해질 무렵 물드는 낙조를 볼 수 있다면...
▲ 다도해에 물드는 석양의 경탄을
느껴 볼 날이 ...
▲ 약간 느지막이 내려올 각오로 일정을 잡아
안전한 봉우리에서 낙조를 보고 하산하는 ...
▲ 아름드리 숲도 지납니다.
▲ 그렇게 내려오면 탑재.
▲ 6봉과 7봉 사이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납니다.
▲ 나무마다 노랑섞인 연두로
새 잎이 돋아나고.
▲ 4월은 자인한 달...
초목을 보고 있노라면
왜 인간은 저리 다시 새순으로 돋아나지 못할까?
▲ 그 시원한 계곡에서 씻었습니다.
범칙금 낼 사람들 이름도 적어 놓고.
▲ 그렇게 내려오면
오전에 올랐던 곳을 만납니다.
▲ 능가사.
원래 이 절은 신라 눌지왕 때(419년) 아도화상이 세웠다고 전해집니다.
▲송광사·화엄사 등과
어깨를 나란히한 전라도 대사찰 중 한 곳입니다.
▲ 대웅전은 지방유형문화재 제95호,
조선 숙종 때 제작한 범종,
신라 눌지왕이 능가사를 창건하였음을 알리는 사적비 등이 유명합니다.
▲ 신라시대 10대 사찰에 들 정도로 큰 규모였던 이 절은
임진왜란때 전소된 후 인조 22년(1644년)에 재건하면서
능가사로 바뀌었다고.
▲ 임시 산행대장되어 버스 5분 강의로
고흥에 대하여 설명했습니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김일, 김태영 선수등 유명인사들...
▲ 한센인들을 치료하며 43년을 봉사한
소록도의 천사, 마르안느와 마가렛..
꼭 노벨 평화상이 수여 되기를 응원해 봅니다.
▲ 아름답고 평화로운 땅 고흥...
오래오래 빛나는 땅으로 남아 주길.
▲ 자연이 빚어낸 조화가
새삼 신비롭게 느껴지는 팔영산
그리고 고흥반도의 섬들과 해안, 그 빛나는 땅...
▲ 여덟개의 봉들과 깃대봉까지...
그렇게 걸었으니 감사한 날입니다.
▲ 먼 우주에서 나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다는게 신기합니다.
▲ 해발 고도는 높지 않지만
병풍처럼 늘어선 능선에 8개의 크고 작은 암릉산행의 길,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수 많은 섬과 바다를 조망할 수도 있습니다.
▲ 한센병 환자 한하운 시를 읽으면
늘 마음이 숙여해 지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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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길 - 소록도로 가는 길에 / 한하운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도
쑤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름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 또 한 개 없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 먼 전라도길.
'山行..그리움따라 > 전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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