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전라도

전북부안.내변산(內邊山, 남여치-쌍선봉-월명암-직소폭포-관음봉-관음전-내소사. 9K. 5H)

산꾼 미시령 2019. 3. 10. 22:35

리나라는 22개의 국립공원이 지정되어 있다.

 지리산을 비롯한 산악형이18, 한려해상등, 해상·해안형이 3,

그리고 경주과 같이 역사사적형이 1개이다.

 

 그 가운데 변산반도국립공원197112월에 전북 부안군 변산면 일대를 중심으로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가 수려한 자연경관, 다양한 육상해상 자연자원 및 역사문화자원의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1988611일 에 19번째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육상의 대자연과 해상의 청정함을 아우르는 우리나라 유일의

반도형 국립공원인데 내변산의 직소폭포, 의상봉, 쇠뿔바위와 외변산의 채석강, 적벽강,

고사포 해변 등 산과 바다를 아우르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매력적인 곳이다.

 

 지금은 서해고속도로가 달리지만 추억 속의 변산반도는 호남고속도로 정읍 IC를 나오면

동쪽으로는 정읍으로 하여 내장산을갔고, 서쪽으로 가면 부안군의 변산반도였다

지금은 고군산군도를 지나 군산까지 새만금 방조제가 건설되어 새로운 세상이 되었다.

 

 안쪽 산악지대를 내변산, 바깥쪽 바다주변을 외변산으로 구분한다.

내변산 중심은 변산반도의 최고보인 의상봉(509m)을 비롯하여 남서쪽의

쌍선봉과 낙조대, 월명암, 봉래구곡, 직소폭포 일대라 할 수 있다.

 

'호남 5대 명산' '지리산(智異山)' '내장산(內藏山)' '변산(邊山)' '천관산(天冠山)'

'월출산(月出山)'을 말하는데

 

봄이 오는 계절

정겨운 님들과 다시 거기를 간다.

어느덧 5년전 추억이 된 그 길을....

 

▲ 비오는 아침,

단출한 가족은 4시간을 달려

전북 부안군 변산반도 국립공원에 도착하였지요.

 

▲ A코스 10명은 '남여치'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남여치'는 옛날 부안현감등 높은 분들이 '남여'(지붕없는 가마)를 타고

직소폭포 구경하러 오다가 쉬던 고개.

 

계절별로 가장 아름다운 산을 선별해 부르던

'호남 4'이 있습니다.

 

▲  '모악춘경(母岳春景)'  '변산하경(邊山夏景)'

'내장추경(內藏秋景)' '백양설경(白陽雪景)'...

그러니 오늘 변산은 여름이 제격 이겠습니다.

 

▲ 쌍선봉 3거리...

쌍선봉에 올라 부안호수를 봤어야 하는데

출입불가 지역.. 아쉽습니다.

 

월명암 창건설화를 봅니다.

 '부설거사'는 두 명의 도반과 함께 불도를 닦기 위해 오대산으로 향하다

당시 백제 땅인 만경평야의 한 민가에서 하룻밤을 묵게 됩니다.

 

그 집에는 묘화라는 외동딸이 있었는데

스무 살이 되도록 말 못 하는 벙어리였고,  부설을 보는 순간 말문이 터지더니

 이는 3생에 걸친 인연이니 부부의 연을 맺어야 한다며 그를 붙잡았습니다.

 

부설이 이를 무시하며 민가를 떠나려 하자

묘화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 위로는 깨달음을 추구하고 아래로는 중생들을 구제하라)

 

하기 전에 나부터 구하라. 만일 그대로 문지방을 넘는다면

자살하고 말 것”이라고 애원했으니....

 

결국 부설은 묘화의 청을 뿌리지치 못해

부부의 인연을 맺은 이후 아들과 딸을 낳고 살았으나,

 

불도를 닦는 일만큼은 끊임없이 정진했고,

그 모습에 아내와 자식들 역시 불심이 깊어지고

결국은 승려의 길로 들어서.....

 

▲ 어쨌던 부설거사는

계룡산 남매탑 설화의 스님보다

불심이 덜한듯 하단 생각을 하였지요.

 

부설거사가 아내를 위해 낙조대 아래 묘적암(妙寂庵)을 짓고,

아들 등운(登雲)을 위해 월명암 뒤에 등운사를 세우고

 

, 딸 월명을 위해 월명암을 지어

일가족 네 사람이 각기 다른 암자에서 수도에 힘써

불도를 깨우쳐 널리 폈고 이 때부터 변산에서 불교가 크게 융성하게 되었답니다.

 

▲ 썩 맘에 드는 현수막...

산행을 하며 남을 배려하지 않고 뽕짝 노래를 크게 틀고 다니는 이를 보면

한 대 패주고 싶던 마음.

 

▲ 암릉과 낙조대의 조망은

혼미한 마음을 갖기에 충분하고.

 

▲ 조망이 아쉬웠으나

비가 그쳐 준것만으로도 감사한 날이니.

 

▲김용택도

 '봄 날'이 그리 좋았나?

나/ 찾다가/ 텃 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 예쁜 여자랑 손 잡고/

매화꽃 보러 간 줄 알아라/.

 

▲ 그런 시를 남겼습니다.

이 시를 보면 '김용택 시인은 참 배부른가보다.

예쁜 여자를 찾고'...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안 예쁘면 좀 어떠리...

 

▲ 좌측으로 가면 내변산 주차장,,,

5년전 내소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여기로 내려왔습니다.

 

▲ 오늘은 5년전 코스를 역순으로 하여

내소사로 향합니다.

 

▲ 변산 바람꽃을 아무리 찾아도

아직 지난 주 진도보다 늦는 모양.

 

▲ 산중호수 직소보.

세상에 향기나는 여인이 없다면

남정네들 끼리 어찌 살았을까?.

 

▲ 가랑비를 피해

임시 천막을 치고 점심을 나눕니다.

 

▲ 산중호수 직소보는

왜 물 빛을 코발트 비치 같다하는지 실감합니다.

 

▲ 점심먹던 건너 사진 촬영 명소.

 

▲ 그 길은 아늑하고

정겹습니다.

 

▲ 그 곳엔 엄청난 고기 떼가

유유자적.

 

▲ 드디어 직소폭포가 보입니다

채석강과 함께 변산반도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절경이지요.

 

▲ 육중한 암벽의 단애에서

30m 하얀 포말을 쉼없이 쏟아집니.

 

▲ 그 생성과정을 지구과학적 논리로

잘 설명해 놓았습니.

 

▲ 깊은 소가 있고

다시 밑으로 가며 작은 폭포들을 만들고, 직소보로 흘러갑니다.

 

▲ 매창 이계생(1573~1609)과

촌은 유희경(1545~1636), 그리고 이 직소폭포는

 ‘부안삼절(扶安三絶)’로 불립니다.

 

▲ 두 연인, 매창은 시 잘 짓고, 거문고 잘 타던 기생이고,

촌은도 시라면 뒤지지 않는 대쪽 같은 선비,

 

. 첫 눈에 서로를 알아본 두 사람은 깊은 사랑에 빠지는데...

 조선 중기의 일입니다.

 

▲ 안도현의 직소폭포 시가

참 재밌습니다.

 

직소폭포/ 안도현
    ' 저 속수무책, 속수무책 쏟아지는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으면 필시 뒤에서 물줄기를 훈련시키는 누군가의 손이 있지 않고서야 벼랑을 저렇게 뛰어내릴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드오

물방울들의 연병장이 있지 않고서야 저럴 수가 없소 /
  

▲ 저 강성해진 물줄기로 채찍을 만들어 휘두르고 싶은 게 어찌 나 혼자만의 생각이겠소

채찍을 허공으로 치켜드는 순간,

채찍 끝에 닿은 하늘이 쩍 갈라지며 적어도 구천 마리의 말이 푸른 비명을 내지르며

폭포 아래로 몰려올 것 같소... 

  

▲직소폭포에서 1.5km 가면 재백이재에 서고,

거기서 부터 오르막은 다시 시작됩니다.

 

▲ 드디어 건너로

마당바위가 나타나고.

 

▲ 변산의 산 봉들과 암릉들.

 

▲ 힘들게 오르고 나면

숨이 막힐 멋진 절경이 이어지고.

 

▲ 변산은 불교 성지지만 원불교 성지이기도 합니다.

 소태산(少太山) 박중빈(朴重彬·1891~1943)이 젓갈과 소금장사하다가 ..

 

▲ 내소사 청련암 스님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만든 종교가

원불교랍니다.

 

▲ 그러니 변산은 원불교의 출발 성지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내변산(內邊山)이라는 이름은

198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변산반도 국립공원이 바깥변산(外邊山)과

안변산(內邊山)으로 구분되어 불리는데서 기인합니다.

 

▲ 드디어 건너로

관음봉이 보입니다 까마득히.

 

▲ 외변산이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바깥 부분을 말한다면

 내변산은 변산 안쪽에 있는

남서부 산악 지역을 이릅니다.
.

▲ 관음봉 오르는 길은

마치 월악의 영봉을 오르는 길처럼 헐떡이게 되고.

 

▲ 마지막 힘을 냅니다.

 

▲ 힘들면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았지요.

 

▲ 점심을 먹던 산중의 호수

 

▲ 드디어 관음봉 정상에 이릅니다

호남의 소금강, 변산은 최고봉 의상봉(508m), 옥녀,쌍선,관음봉등을 거느립니다.

 

▲ 맑은 날엔 최고의 조망터가 이겠습니다.

웅영조대(雄淵釣臺)

 

▲ 줄포에서 시작하여

곰소만으로 길게  서해로 이어지는 제1경.

 

▲ 제 3경, '소사모종(蘇寺暮鐘)',

한자로 표기를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 보일듯 말듯 보려면 어서 내려오라는 내소사의

저녁 종소리가 제 3경이랍니다.

 

▲ 제 2경, 직소폭포.

변산의 경관중 으뜸이지요.

 

▲ 직소폭포와 산중호수는

이탈리아 지도 같기도 하고 여인의 부츠 같기도 하고...

 

▲ 변산의 8경을 정리해 보면

제 1경은 웅연조대(熊淵釣臺)/ 제2경은 직소폭포(直沼瀑布)

  제 3경 소사모종(蘇寺暮鐘) 이었다면

 

▲ 제4경은 '월명무애(月明霧靄)

월명암에서 바라보는 변산의 구름바다에서 떠오르는

달을 쳐다보는 경치..

.

 

▲ 제 5경은 서해낙조(西海落照)

변산의 낙조대에 서면 멀리 서해에 점점이 떠 있는

고군산도와 위도의 나조가 최고겠습니다.

 

 

 ▲제6경은'채석범주(彩石帆舟)

억겁의 세월을 파도에 씻겨 온 바위는 지쳐 깎이고 씻겨

해식단애의 아름다운 절벽을 이루고,    절벽은 다시 씻겨 동굴을 이루었습니다.

 

 

▲ 제7경은 '지포신경(止浦神景)'

 지포에서 쌍선봉으로 향해 오르노라면

  수많은 봉우리들 사이로 서해의 선경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 제8경은'개암고적(開巖古跡)

 변산의 상징인 울금바위 아래에 자리한 천년고찰 개암사,

  백제 유민들이 부흥운동을 전개한 본거지이기도 합니다.

 

▲ 우리는 서둘러 청련암 방향으로

험하게 내려갑니다.

 

▲ 세봉으로 가는 길은 가파르고

험합니.

 

▲ 관음봉을 이룬 거대한 암릉들.

 

▲ 관음봉을 건너에서 다시 되돌아봅니다.

 

▲ 이제 선명하게

내소사가 정갈하게 보입니.

 

▲ 그 멀리 앞으로로 곰소만의

그림같은 풍경은 이어지고.

 

옅은 안개는 시야를 흐릿하게 하지만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 작은 반도속에

어느 깊은 산속의 풍경을 자아내니...

 

▲ 오늘 종일 동행한 광산선생님.

그 분의 헌신과 수고로움을 늘 기억합니.

 

▲ 높다란 곳에 위치한 청련암.

우린 우측 비탐지역을 미끄러지며 내려갑니.

 

▲ 왜 비탐지역인지

아찔한 암릉을 겁에 질려 주저 앉아 기어갑니.

 

▲ 비가 오거나 눈이 살짝 내린다면

절대 출입금지이겠습니다.

 

▲ 그래도 가을의 남은 풍경과

봄의 풍경이 공존한듯한 길.

 

▲ 변산바람꽃을 종일 찾아도 아직 없습니다.

바람꽃은 바람이 잘 부는 곳에 자라는 들풀이라서
주로 산이나 숲에 많이 자라는데

 

▲  변산바람꽃은 변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은 이름입니다

 변산 이외에도 지리산과 마이산, 한라산에도 자랍니다.


▲ 관음전의 작은 마당에서,

내소사가 내려다 보이는 시원함이 좋습니다.

 

▲ 관음전, 웅장한 암벽을 병풍삼아

거기에 있고.

 

▲ 내소사 경내에도

매화를 필두로 봄이 와 있었으니...

 

▲ 우리 마음도 우리 몸도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그렇게 봄이 오면 좋겠습니다.

 

내소사(來蘇寺)

 돌병풍에 둘러싸인 호젓한 백제 고찰,

.천왕문을 들어서자 1,000년 된 느티나무 당산나무가 고찰 분위기를 돋워 주고

 

▲ 백제 무왕 34년(633년)에 혜구두타 스님이 창건했답니다.

 내소사가 가장 번성했을 때에는 큰 절은 대소래사, 작은 절은 소소래사가 있었고.

 

▲ 그 후 대소래사는 불타 없어지고 현재의 내소사는

소소래사가 전해져온 것이라고 ...임진왜란 때 모든 전각이 불타 없어졌다가

 인조 11년(1633년)에 중건.

 

▲내소사가 보유한 성보문화재는

 국가지정문화재 4점과 지방 유형문화재 2점이 있습니다.

 

▲ 간결한 역사소개도 좋고

이 곳에 다녀가면 모두 새롭게 소생하여

'래소사'의미라니...

 

▲ 그 앞 길의 전나무,

향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 그 아래 멍석을 깔고

하루쯤 누워 있으면 좋겠단 생각도 했지요.

 

▲ 400년 전 부터 자란 나무들,,

가을 풍경도, 설경도 환상적 이겠습니다.

 

▲ 오늘 처음 만난 야생화

지난 주 지천이던 진도보다 늦은 모양입니.

 

▲ 우리나라 22개 국립공원중 19번째로 지정된

변산반도 국립공원, 어느시절 그 환상적 드라이브,

모든 이들에게 권합니.

 

▲ 관음봉등 기암이 돌병풍처럼 빙 둘러싸고,

전나무숲이 들머리를 장식하는  아름다운 산사, 내소사.

 

능가산(楞伽山), 일주문 현판에 적힌

 그 곳에 이르기 어렵다는 의미의 범어.

 

.

일주문부터 대웅보전에 이르기까지 거리가 짧고

거의 평지를 이루고 있습니다.

 

▲ 줄포에 돌아와 저녁식사를 하고

유명한 곰소 젖갈시장도 드릅니다.

 

 

▲ 남여치를 출발하여

걸었던 아름다운 답사 길..

힘은 들었지만 모두들 행복한 산행이었으니...

 

▲ 이제는 서해고속도로가 관통하여, 새만금 방조대를 따라

고군산도와 군산으로 이어진 변산반도....

오래오래 그 부안군의 발전을 빌어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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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는날 만나자/ 정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 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 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