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전라도

전남진도.동석산(銅石山·219m/종성교회-미륵상좌암굴-동석산-가학재-큰애기봉-세방낙조(7K,4H)

산꾼 미시령 2019. 3. 3. 21:56

느덧 여러 해가 흘렀다

 뜨겁던 여름, 전남 보성의 율포해수욕장에 작은 텐트를 쳐놓고, 날이 새면 전남 해안 일대를

답사했었다. 보성, 강진, 장흥, 해남, 완도, 목포, 진도, 영암,,,

 

 그 해안이 아름답고, 구릉 같던 황토 빛 들판이 다른 나라라도 온 듯 아련한 서정으로 남았다.

 

 정유재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배경으로 한 영화 '명량(鳴梁)',

15979, 12척의 배로 333척의 왜군 함대를 물리친, 세계 해전사에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어렵다.

 

 명량해협(鳴梁海峽)은 우리말로 '울돌목'.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와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 화원반도 사이의 해협으로 길이는 약 1.5, 가장 좁은 곳의 폭은 약 300m이다.

 

 밀물 때는 넓은 남해의 바닷물이 한꺼번에 명량해협을 통과해 서해로 빠져 나가기 때문에

조류가 초속 5m 이상으로 매우 빠르다. 물길이 암초에 부딪혀 튕겨 나오는 소리가 매우 커

바다가 우는 것 같다고 하여 울돌목이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어느덧 5년이 다가오는 세월호 침몰사고,

 2014416, 여기 맹골수도에서 발생한 세월호 사고는 수학여행 학생 325,

교사 14, 인솔자 1, 일반탑승객 74, 화물기사 33, 승무원 29명 모두 476명이 승선했다.

 

 칠몰전까지 172명이 구조되었지만 304명은 희생자로 남았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맹골수도(孟骨水道)는 진도군 조도면 맹골도와 거차도 사이에 있는

수도(水道)를 말한다.

 

 우리나라 해역 중 울돌목 다음으로 조류가 세다. 유속은 최대 6노트.맹골수도라는

이름은 맹골도(孟骨島)에서 유래했다.

 

 맹골도와 거차도의 지명은 이곳의 거칠고 빠른 물살에서 유래했다. 맹골도는 당초 '맹수처럼

사나운 바다에 떠 있는 섬'이라는 뜻에서 '매응골도(每鷹骨島)'라고 불렸는데,

1789년 인구조사 때 주변에 뾰족 바위가 많아 맹골도로 개칭했다. 거차도는 '거친 바다'라는 뜻이다.

 

 그 아픔의 바다 진도, 거기를 간다.

안타까운 모든 이의 가슴에 위로의 바람이 불기를 소망하며

거기를 걷는다

 

▲ 4시간을 달려 도착한

'진도군 지산면 하심동 마을'.

 

한반도 남서쪽 끝자락

진도군 지산면 심동리에 위치한 산.

 

▲ 훈훈한 봄바람에

한결 가벼워진 옷차림.

 

▲ 이정표가 맞겠지요.

오늘 코스는 절반은 바위 길, 절반은 흙 길입니다.

 

▲ 어린시절 고향 교회 '주일학교'가 생각난

종성교회.

교회는 마을 아래로 새로지어 이전한듯 합니다.

 

▲ 짧지만 짜릿하고

아름다운 길입니다.

 

▲ 수만리 푸른 바다를 건너온 봄.

 

▲ 시작하자마자 가파른 길은

이어지고.

 

▲ 몇년전까지만 해도 달랑 밧줄로 이어져

목숨을 내놓고 오르거나, 옆 천종사 코스로만 올라야 했던...

 

▲ 이제는 안전 펜스가 설치되었지만

그래도 후들거립니다.

 

제주도, 거제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섬

 전남 진도...

 

▲   진돗개로 유명하고, 

남도 특유의 전통적인 멋과 흥이 넘실대는 평화로운 섬이었던...

 

▲ 그러나 2014년,

세상에서 가장 슬픈 섬이 되었습니다.

 

▲ 삼동리 저수지도

말없이 거기 있습니다.

▲ 5년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세월호 침몰 대참사로 촉발된 비통함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 사고이후 보여준 진도사람들의 헌신이

온 국민이 크게 감동했지만

 

진도는 관광객 대신 추모의 현장이 되어

생업에 많은 지장까지 받고 있습니.

 

▲ 다시 위로의 훈풍이 불고

진도사람들의 그 헌신과 사랑

.

▲ 특히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과 아픔을 나누며

희생과 봉사를 아끼지 않았던 분들께

다시 희망의 위로가 피어 올랐으면.

 

▲ 출발지 하심동 마을...

평화롭습니다.

 

해발 고도로는  낮은 산이지만,

 다도해국립공원을 내려다보는 거대한 바위봉우리로 이뤄진 동석산.

 

그 빼어남이 가히 으뜸,

천하일경 이라 해도 되겠습니다.

 

▲ 발 아래도 아찔하고

건너편 길도 그러합니다.

 

▲ 화산암으로 이뤄진 아름다운 바위산

 

▲  바위성곽으로 이루어져

독특한 풍광을 자랑합니다.

 

▲ 시원한 봄 바람이 다행입니다.

 

▲ 세찬 겨울 바람이거나

뜨거운 뙤약볕이라면 힘들겠습니다.

 

▲ 청명한 날이라면

다도해의 수려한 절경을 조망 할수 있는데

 

완도,보길도,구자도,추자도 조도

우이도,신안군도...

 제주도와 흑산도까지 보인다는데..

 

▲ 오늘은 비가 오지 않는 것만으로

 미세먼지 '나쁨'의 아쉼을 잊어야 합니다.

 

주옥같은 섬들의 파노라마

 

▲ 여기저기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 가야 할 곳은 저리 이어집니다.

 

속세를 떠나 선계랄까,

천상의 세계랄까?

 

▲ 좌측으로 까마득히 내려

건너다 뵈는 저기를 가야합니.

 

▲ 진도지맥앞 잘 정돈된 들녘.

 

▲ 뜨거운 정열이 푸른 바다를 연모해

몸부림 쳤나?

 

남도땅 뒤흔드는 저 용틀임!

 

▲ 날카로운 암릉으로 이뤄진 칼날능선들.

 

▲ 배경의 풍광이 아니면

별로 일테지만...

▲ 피할수 없으면 즐겨야지요

감정까지도.

 

▲ 내가 걷고 있는 길이

내 길이 맞거든.

 

▲ 흔들리지 말고 계속 걸어가자고

흔들리지 않고....

 

▲ 남은 길, 가야 할 길도 바라보면서.

 

▲ 오늘도 멘토, 이회장님과

산을 골라 자유로이 가자고 그리하자고...

 

▲ 그물에 얽매이지 않는 바람처럼,

단호하게 과감하게 내려 놓자고.

 

▲ 우측으로는 천종사에서 시작하는

코스입니.

 

▲ 아래로 아득한 천종사.

 

▲ 결별하지 못하고 아파하고

목놓아 울게 했던 슬픔들도

 

▲ 이 암릉들은 기억하겠지요.

 

▲ 누가 그랬지 '현실성 없는 풍광'

바로 여기를 두고 한 말인듯합니다.

 

▲ 길을 갈수록

짜릿함은 더 하고

 

▲ 칼날능선 길은

식은 땀이 납니다

 

시 한편을 봅니다.

한 사람을이라는 김재진의 시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한 사람을 아파하는 것이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한 사람의 생애를 온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꽃 한 송이 필 때 우주가 함께 피듯/

대양의 무게와 부피가/

한 방울의 물/

 

한 조각의 소금으로 늘어나듯/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하나의 별, 하나의 지구가/

사랑하는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다/

 

진실한 사랑은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아니하니/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의 우주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 시인 분들이 존경스러운 것은

어디서 그런 시어들을 가져오는 걸까?

 

▲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은 것..

고백은 아무리 늦어도 빠른 것.

 

▲ 좋아하는거는 머리로 하는 거지만

사랑은 가슴으로 한다지 않던가!

 

▲ 봄이오고 강산의 암릉에 여기저기 철쭉이 필적에

누가알아 홀연히 사랑이 찾아올런지..

 

▲ 동행자를 만나

지금부터는 걸음이 좀더 짜릿할듯.

 

▲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그를 생각하면 머릿속이 텅빈듯 하던 시절..

 

▲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멍한 시절...

그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뚫린 것처럼

 

 

▲ 아니, 백지영이 말한 총 맞은 것처럼

휑하던 시절..

 

▲ 식은 땀이 나는 길인듯 연출을 해 보려고

 

▲ 내려갔다 오르는 연출을 하는 것입니다.

 

▲ 이제는 아찔한 암릉길도

잘들 기어오릅니다.

 

 

▲ 진도지맥의 잘 정리된 들판,,,

저 너머로 통곡의 땅 팽목항이 있습니다.

 

▲ 참 오랜만에, 10여년은 된듯한

아름다운 여인도 만났지요.

 

▲ 좌측으로 뵈는 봉암저수지.

거기도 말이 없습니다.

 

▲ 괜찮아

인생은 그렇게 오르내리는 거니까

 

▲ 가다보면 진실은 아름답고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려니..

 

▲ 언제가 끝이 될지 모르는 삶.

뜨거운 심장과 두 발에 꼭꼭 담아 걷는 인생 길.

 

▲ 위험한 칼날능선은 우회를 합니다.

 

▲ 그렇게 여러번 오르고 내리고

 

▲ 바람이 없어 다행이라고

그 길을 걸으며 그랬지요.

 

▲ 이제 저 앞으로 정상석이 보입니다.

 

동석산(銅石山·219m)

진도군 지산면 삼동리.

 

▲ 바다의 마이산처럼

기묘한 바위가 웅장한 산세로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 아직도 가야 할 길은

저리 이어지고

 

▲ 조금은 시끄러움으로 

점심을 나눕니다.

 

▲그리고는 다시 길을 갑니다

 

▲ 요긴한 밧줄,

 

▲ 우회하는 길은 한없이 내려갑니다.

 

▲ 냉정한 겨울 바람의 날들도 잠시

 

▲ 참 감사하게도

흔들림없이 봄이 또 와 주었으니...

 

▲ 예전에는 바늘처럼 얋게 나오는 펜이 좋았는데

지금은 굵은 펜에 손이 자주갑니다.

 

▲ 얇은 펜은 떨림이 고스란히 드러나지만

굵은 것은 떨림을 두루뭉실하게 감싸 주니..

 

▲ 올 봄은 작년보다 일 밀리미터만

더 뭉툭하게 살아봐야 겠습니다.

 

▲ 한 여인이 겁도 없이 또 오로고

 

▲ 나는 카메라맨이 됩니다

조심스럽게.

 

▲  이 회장님은 벌써

저 끝에 가 있고

 

▲ 나도 부지런히 저 길을 갑니다.

중간에 후회도 했지만.

 

▲ 오늘의 산행은

짧지만 모두들 만족한 마음.

 

▲ 반대 쪽을 올려다 보기도 하고

 

 

▲ 후들 거리는 칼날봉에 서기도 하고

 

▲ 사진사가 되어 주기도 했지요

 

▲ 우측 작은 점이 필자입니다.

 

▲ 여인들이 봐주니 저기를 기어 오른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 겨우 말리기는 했지만..

 

.

▲ 돌아보면 아쉽고

아름다웠던 길.

 

▲ 힘든 오늘의 삶도

먼 훗날 그리 보이겠지요.

 

▲ 오늘 넘나든 길들...

용뜨림의 형상입니다.

▲ 폼을 잡아 보지만

얼굴에 패인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고.

 

 

▲ 다시 지나온 길을 아쉽게 되돌아 보고

 

▲ 이제부터 조금은 편안해지는 길을 갑니다.

 

▲ 암릉길도 이젠 끝자락.

 

▲ 내가 한참을 망설여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고.

 

'좀더 친한척 합시다!' 

 이 소리는 제가 한게 아닙니다.

 

▲ 편안해진 길..

좌우에 난들이 자라고.

 

▲ 가학재에 닿습니다.

 

▲ 정상에서 1.7K를 왔습니다.

 

▲ '선자고'랍니다.

재주 많은 제게  야생화 이름은 영 안됩니다.

 

▲ 나태주 시인이 그랬지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그 시를 이렇게 바꿔 읽었던 적이 있지요

 

언뜻 보아야 예쁘다/

잠깐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풍광 좋은 다도해를 보며

커피 한잔을 마십니다.

신선이 된듯...

 

▲ 아래로는 가학마을.

 

▲ 그 앞으로 각흘도, 납도, 우측으로 장두도.

 

거친 숨소리를 내뱉는 진도 바다의 통곡소리도

들리는듯 합니다.

 

▲ 지나온 길은

미세먼지속에 갇혔습니다.

 

 

▲ 노루귀.

그 빛깔이 환성적입니다.

 

▲ 작은 애기봉에서

건너다 본 큰 애기봉.

 

▲ 콩란이랍니다.

이름이 참 예쁘단 생각.

 

▲ 여기서 가파른 100m,

큰 애기봉을 다녀와야합니다.

 

▲ 큰 애기봉에서 내려다 본

아픈 바다 진도.

 

▲ 좀 간결했으면 좋겠단

생각은 여전하고.

 

▲ 거기서 조망을 봅니다 마지막으로

 

 

바다 풍광이 훨씬 입체적으로 조망되는곳..

 세방리 일대의 아기자기한 해변은 물론, 멀리 신의도까지 손에 잡힐 듯...

 

▲ 오늘의 산행은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 계단이  불편한

동백숲

 

▲ 동백 군락이 놀랍습니다.

 

▲ 임도를 만나고.

우린 세방낙조전망대 방향으로 갑니다.

 

세방낙조전망대로 오르는

평화로운 길.

 

세방낙조전망대,

 진도 최고의 노을 전망대입니다.

 

세방낙조는 진도 서남쪽의 지산면 가치리

세방마을에서 보는 일몰을 말합니다.

 

섬과 섬 사이로 빨려드는 붉은빛 일몰이 장관을 이뤄

기상청이 한반도 최남단 제일의 낙조 전망지로 선정했습니다.

 

전망대 바로 앞으로는

각흘도·곡섬·불도 같은 작은 섬들이 떠있고...

 

▲ 데크 간격이

좀 불편 하기도 했습니다.

 

▲ 세방리 출신 시인의

시가 아름답습니다.

 

▲그렇게 내려선 세방낙조마을...

 

▲ 왕복 8시간을달려도 아깝지 않은 산행..

그렇게 저물어 갑니다.

 

▲ 다큐 영화가 있었지요 '봄이 가도'...

딱 하루, 딱 하루만이라도 보고 싶다고...

그 부분에서 배우도 울고 나도 울고...그랬습니다.

 

다시 봄이 오면 이 땅에 찾아 올,  5주기...

아픈 가슴마다 위로가,

하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길 빕니다.(사진: 김봉규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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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최성준

처음이거나 마지막 여행

소풍처럼 먼저 와서 나비처럼 날아간다

 

조금만 기다려 조금

맹골 물길 위로 희망을 물고 날아온 새들은

머리도 다리도 잘리어 나간 날개만 날고 날아와

노을이 길게 울고 있는 모항에서 따뜻한 잠을 잔다

 

새로운 보금자리가 필요했던 민달팽이도

여리고 순한 속살을 물속에 숨기운채 꿈을 꾼다

피리 소리를 따라 바다로 간 아이들은

술래가 싫어서 꼭꼭 숨어 숨바꼭질 놀이를 한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어느 먼 나라 성인이 바다를 가른 기적처럼

절망은 썰물처럼 희망은 밀물처럼 흐르고 흘러

날아온 새는 펄펄 날아서 꾀꼬리 노래를 하고

 

길 떠난 새는 훨훨 날아서 천국의 보금자리를 지켜라

노란 나비는 봄날을 바닷 속으로 날았다

 

너의 외로움을 생각하니,

그 누구와 함께 돌아가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