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전라도

전북무주, 덕유(설천봉-향적봉-중봉-백암봉-동엽령-안성/ 9.4K.4시간30분)

산꾼 미시령 2018. 12. 31. 16:12

서동요(薯童謠)..

 가장 극적이고 화려한 인생을 살다 간 백제 제30대 임금인 무왕의 이야기다.

무왕은 왕이 되기 전 마를 캐서 파는 가난뱅이 였고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마를 파는 아이라는 의미로 서동(:마 서,:아이 동)’이라고 불렀다.

 

 서동은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 공주가 몹시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는

선화 공주와 결혼하기로 결심하고는. 신라로 가서 아이들에게 마를

공짜로 나눠주며, 노래를 가르쳐다.

 

  “선화 공주님은 남몰래 바람나서, 밤마다 몰래 서동과 만난대요~.”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는 마침내 왕의 귀에까지 들어갔고. 화가 난 왕은

선화 공주를 궁에서 쫓아냈고. 왕비는 그래도 선화 공주를 불쌍히 여겨 황금을 주어보냈다.

 

 쫓겨난 선화 공주 앞에 마침내 서동이 나타났지.

저는 백제의 가난한 백성 서동입니다. 공주님과 결혼하고 싶어서

거짓 노래를 퍼뜨렸습니다. 용서하시고 저와 결혼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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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세월은 흘러 마침내 서동은 제30대 무왕이 되었다

 

 어느덧, 한 해가 흐르고, 새로운 2019년을 맞는다.

새해을 맞으며 금연, 금주, 다이어트, 단어 5개씩 외우기, 경전1독하기등등..다짐을 한다.

 

 그렇게 결심하지만 대다수는 작심3로 끝나고 한 해,한 해 덧없이 세월이 흘렀다.

그러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꼭 이룰 수 있는 비결은 없을까?

 힘들여 지리나, 설악에 올라 일출을 보며 다짐하기도 하고, 어떤 노름장이는 손가락를 자르기도 한다.

 

이처럼 참 어렵다.

이 어려운 결심을 꼭 이루는 비결중 하나를 생각해 본다.

이름하여 서동요 작전’.

 

주변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나의 끔과 계획을 소문을 내는 일이다.

일단 말부터 뱉어놓고 행동으로 옮기는....

 

한 해가 간다.

열심히 살아 온 한 해...

그리고 살아갈 한해, 서동요 작전으로 사람들 앞에 서원해 본다.

 

▲ 겨울 스키장.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雪川面)

 

무주 리조트에서 곤드라를 타고

설천봉까지 오릅니다.

 

▲ 겨울 인산인해 속에

주최측 산악회는 12시 예매 밖에 안되어

늦게 출발합니다.

 

▲ 매표소 앞에도,

탑승장 앞에도 긴 줄은 이어지고.

 

▲ 여러번 인내심을

시험하는듯 합니.

 

▲ 어느덧 12월이 되고

연말이 하루 남아 있었으니.

 

▲ 남의 시선에서 조금만 떨어져 있어도

내 삶은 많은 부분에서 달라질 수 있을텐데.

 

▲ 눈 없는 덕유

무주 리조트에서 곤드라를 타고

설천봉까지 오릅니다.

 

▲ 지난 여름 7월 30일,

시원한 바람의 별천지였던 설천봉.

 

! 드디어 설천봉(1,500m)에 오르면

장쾌한 조망이 열리고...

 

▲ 파란 하늘에

 붓 끝이 지난 간듯.

 

▲ 바람없는 날의 

 설천봉의 상제루.

 

곤도라 상부승강장,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600m를 오릅니다.

 

▲ 벌써 멀리 남덕유-서봉, 그 뒤로

그리운 지리능선이 아련 합니다.

 

▲  벌써 1시는 가까워 가고

9.4K 안성까지 가려면 서둘러야 합니다.

 

▲ 눈과 상고대가 아쉽지만

중간 중간 어젯밤 약간의 눈이 온듯합니.

 

▲ 향적봉은 저리 가까이 뵈고.

 

덕유산德裕山! 주봉인

향적봉(香積峰 1614m)

 남한에서 4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향적봉(1614)에서 남덕유(1507.4m)까지

주능선 길이만 14.8km

 

양쪽 정상까지 오르는

산행 길이를 합치면 30km에 이릅니.

 

▲ 백암봉에서 좌측으로

백두대간은 흐르고.

 

▲ 멀리 노고단-천왕봉

지리 주능선도 선명히 들어옵니다.

 

향적봉 아래

향적봉 대피소가 아름답습니다.

 

▲ 지난 2016년 5월 30일

덕유종주 때의 모습입니다.

 

▲ 2016년 2월, 안성에서 여기로 올라

백련사-무주구천동으로 걸었을 때의 눈 세상.

 

▲ 바람 센 그 곳도 오늘은 매서운 기온은 여전하지만

햇살이 좋습니.

 

▲ 조금 더 가다

점심을 먹어야 하겠습니다.

 

주목과 구상나무,

구분하기가 늘 어럽습니다.

''부터 다름을 다시 느낍니다.

 

▲ 하늘의 X구름.

설마 '너는 안돼!' 겠습니까?

'염려하지 말라' 겠지요.

 

▲ 그래도 아이젠 차림이 부끄럽지 않을

눈이 반가웠습니다.

 

▲ 덕유 종주길의 매력은

지리, 가야산뿐만 아니라

 

거창, 함양, 장수, 진안등 전.남북과 경남 일원의

수 많은 고산준령을 한 눈에 바라보며

산행할 수 있습니다.

 

살아 천년, 죽어서 천년

주목을 흔히 그리 부릅니다.

 

▲ 수고했어

너는 한 해 열심히 살았어! 대단해.

 

▲ 언제나 여기를 오면

포토포인트인 걸 느낍니다.

 

▲ 2016년 2월의 모습입니다.

 

▲ 밤새 고민을 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냥 마음이 이끄는대로 맡겨보는 것.

 

▲'자네는 지난 일과 다가올 일을 너무 걱정하고 있네

이런 말이 있다네....'

 

▲ '어제는 역사요, 내일은 미스터리

하지만 오늘은 선물이라,

그래서 오늘은 선물이라는 걸세'.

 

▲ 영화 쿵푸 팬더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 반가운 그 모습...

생과 사, 상관 없는듯

 거기 그렇게 있었습니다

.

 

▲  덕유 종주길을 아고산대라 부릅니다.

 해발고도가 비교적 높은 지역(1500~2500m)으로

 

바람과 비가 많고 기온이 낮으며

맑은 날이 적어서 키가 큰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없는 곳.

 

향적봉에서 흘러내린 장쾌한 덕유평전.

   그 줄기는 송계계곡으로도 가고,

거창군 여러 고을을 적십니다.

 

▲ 멀리 무룡산-삿갓봉-남덕유-서봉-육십령...

종주 길은 그렇게 선명합니다.

 

▲ 중봉에서 다시 봅니다.

앞은 백암봉- 그너머 동엽령-무룡산(1492m), 더 가면 삿갓봉(1419m),

 

▲ 여기 좌측으로는 지난 여름 내려 갔던

오수자굴- 백련사- 구천동.

 

▲ 중앙 멀리 남덕유(1507.4m),

그 우측 서봉 (1,492M).그렇게 육십령으로 백두대간은 흐릅니.

 

▲ 덕유 종주길은 오르내림이 심하여

지리종주 길보다 더 힘들었던 기억.

 

▲ 이것은 2016년 2월의 모습이었습니.

 

▲ 그 날에 비하면 오늘은

따스한 햇살, 온순한 바람.

 

▲ 바람이 말합니다 지금 내게

'괜찮아 괜찮아....'

 

▲ 풍경이 아쉬워 다시 보고, 또 보고.

그리운 그 길들...

 

▲ 지난 여름의 여기 풍경입니.

 

▲ 삶은 단 한번

우리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고 살아야 하는데....

 

▲ 자꾸만 가슴의 울림을 외면하고

머리의 계산이 우리를 지배합니.

 

▲ 중봉에서 배암봉으로 내려오다

되돌아 본 길...

 

▲ 지리의 연하선경 길이

그리워집니.

 

▲ 거기서 요기를 하고

길을 서둡니다.

내가 꿈꾸었던 어른이 된 나의 모습과.

 

▲ 현재의 내가 너무 달라 때로는 절망하고

초라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 한 여인이 간이 썰매를 타고 내려갑니다

뒤에 앉고도 싶습니다. 허리는 안잡아도 좋으니....

 

▲ 썰매를 타며 넘어져도 즐거운듯

우리의 삶도 상처가 조금은 있어도 괜찮은 거일테니...

 

▲ 되돌아 본 중봉

우측 오수자굴-백련사로 내려가는 능선.

 

▲ 백암봉에 닿습니다.

 

고된 찬 바람을 딛고 서 있는

백암봉 안내판.

 

  지리에서 달려온 백두대간은

여기로 하여 방향을 꺾습니다.

 

▲ 여기서 북동쪽 방향으로

백두대간은 뼈재-삼봉산(1,254m)으로 흐릅니다.

 

향적봉-중봉은 1.1K

다시 중봉에서 백암봉까지는 1K.

 

▲ 오늘 조망의 마지막 인듯합니다.

아! 백두대간 덕유 종주길...

 

▲ 목 놓아 울게 했던 슬픔도

흘러가는 세월후에는 무뎌지고 잊혀지는것 일테니.

 

▲ 사랑하는 사람,

기쁘게만 하려해도 세월은 너무 짧은거니.

 

▲ 내 온통 그리움이 그대가 아니신가!

자꾸 보고 싶고, 그대만 생각나는가!.

 

▲ 시간은 여전히 같은 시간 그대로 인데

그대가 없으면 하루가 천년같고.

 

▲ 그대와 함께라면 만년이 한 날 같으니...

 

▲ '니가 그리운 날엔 니가 그리운 날엔

함께한 기억을 가슴에 새긴다

 

그립다는 말이 얼마나 아픈지

널 잊고 살아가는게 얼마나 힘든지...'

 

▲박상민의 노래 가사

니가 그리운 날엔 .. 울립니다.

 

두 눈을 감아도 보여

두 귀를 막아도 들려

 

어떡해 니가 그리운 날엔

니가 그리워서 오늘도

 

니가 보고파서 오늘도

가슴 한 가득 네가 차올라...

 

▲ 이제 동엽령은 1K.

3시까지는 도착해야 합니다.

5시까지 하산 하려면..

 

요즘이야 강을 만나면 다리를 놓고,

산이 막으면 터널로 뚫고 그렇게 달리지만,

 

▲ '백두대간은 뚜렷이 이 땅의 경계선 역할을 해왔습니다.

고을과 고을을 가르고

지방과 지방을 잇고..

 

▲ 그렇게 '동엽령(冬葉嶺)'에 닿습니다.

'경상도와 전라도 지방의 토산품을 교역하기 위해 넘나들던 고개.

 

▲ 여기서 계속 오르면 무룡산에 갑니다.

2016년 12월, 안성에서 올라

동엽령-무룡산-삿갓재-황점을 갔었습니다.

 

'동엽령(冬葉嶺)'

여기로 오르는 병곡 대하골(현재 거창군 북상면 병곡리)에는

 

옛날 동업이재를 넘나들던 나그네를 위해

술을 빚어 팔았다고 하는 주막 터가 있습니다.

 

▲ 거기는 너른 휴식터가 있지만

오늘은 조용합니.

 

동엽령을 넘나들던

보따리 장수들은 민가를 지날 때면 밥 한 끼를 구걸 했겠습니다.

 

더러는 면박을 당하기도 했을 것이고.

수단 좋은 이들은 주막에

숨겨 놓은 여인도 있을 것이니.

 

▲ 우측 안성으로 내려가는 길

4.2K을 가야합니다.

 

▲ 향적봉에서 4.3K를 왔고

여기서 남덕유는 10.5K를 더 가야합니다.

 

▲ 그리고 종주길은 여기서부터가 더 힘든

오르내림 이었습니다.

 

▲ 안성에서 여기로 오를 때

마지막 600m가 끝없는 오르막 이었지요.

 

▲ 참샘.

안성에서 오를 때 그 샘물은 시원하고

새 힘의 원천수가 되었습니다.

.

이 곳에 눈이 덮히고,

내년 봄 날까지 이 얼음은 겨울 속에 있겠습니다.

 

산 중에서 보따리 장수끼리 마주치면

'동업'(同業)을 만났다며 반가워했을까?

래서 '동엽령'이 되었나?.

 

지게를 지고 올랐을

민초들의 고단함이 한으로 남았겠습니다.

 

▲  지난 2년간 '오솔길'(매주 둘째주 산행)

산행대장을 맡아  100대 명산을 답사 해보려 했고.

 

▲ 신의 도움심으로 25개 산행을

완료했습니다

쇠무릎의 건강를 주신 신의 도우심을 감사했습니다.

 

▲  겨울은 깊히 잠들어 있고

한 해는 저물어 갑니다 아쉬움 속에.

 

▲  그렇게 눈 세상였던 계곡엔

얼음만 덮여가고...

 

▲ 지혜의 마음이라는 것은

비어 있는 만큼이라는데...

 

▲ 빈 방이 쓸모 있는 물건을 채울수 있듯...

이 모진 세월이 지나면 이 숲에도

각양 아름다움으로 채워지겠지요.

 

▲ 백년을 살지 못하면서

천년의 근심을 알고 사는 우리.

 

▲ 잘 사는 것(Well-Being)도, 잘 죽는것(Well-Dying)도

다 잘 내려놓음(Well-Down)에서 비롯 된다는데...

 

▲ 새해는 좀 더 가볍게

나무가 끛을 버리듯, 강물이 강을 버리듯...

 

▲ 그러니 안녕!

감사한 2018년, 그  세월이여...

 

 ▲ 어느 세월 그 날이 오면

더 말해줄 걸, 이렇게 끝날 줄 알았다면

사랑한다고....

 

▲ 동심의 먼 고향의 골짜기 모습처럼

고드름을 보며 그리움에 물을 준듯

아픔이 아려옵니다...다 잘 살고 있겠지.

 

▲ 칠연폭토 갈림길에 닿습니다.

여기서 안성 탐방센터는 임도 같은 길 1.2K.

칠연폭포는 가파른 뎈 길 왕복 600m.

 

'칠연폭포(七淵瀑布)'

울창한 수림 사이의 비단결 같은 암사면을 타고

 

쏟아지는 물줄기에 패인 일곱 개의 못이

한 줄로 늘어서서 칠연을 만들었습니다.

(사진은 2016년 12월 모습)

 

옥같이 맑은 물이 일곱의 못에 담겨

잠시 머물다가 미끄러지기도 하고 쏟아지기도 하면서

일곱 폭의 아름다운 폭포를 만들어 갑니다 오늘도...

 

▲ 그렇게 서둘러 4시 30분

산행을 마칩니다.

 

▲ 곤도라를 11시쯤만 탔어도

좀 더 그 능선길을 다시 보며 여유있게 걸었을 것을.

 

▲ 실시간 영상은

설천봉의 석양모습을 아름답게 비췹니다.

 

▲그렇게 도착한 안성탐방지원센터에서..

.

송구영신(送舊迎新),

이제 잊고 싶은 것들은 보내고

남기고 싶은 것만을 남기며

 

다가올 더 기쁜 세상을 바라보며

또 다시 새해를 맞고 싶습니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나와

함께 스쳐 지난 인연들

그리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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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김시천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