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전라도

전남여수.봉황산(鳳凰山·460m/죽포마을~봉황산,전망대~갈림길~임도~흔들바위~산불초소~율림치~금오산~금오봉~향일암~임포마을버스승강장. 11K. 5H)

산꾼 미시령 2019. 1. 6. 23:29

 내가 만일  여수, 순천 사람이라면 참 억울한 이름의 역사 사건이 있는데, 그것은

여수·순천사건’(麗水順天事件)이다· 지금은 이렇게 부르지만 오랫동안

여순반란사건으로 불렸다 꼭 여수,순천 사람들이 반란을 이르킨 듯..

 

 이 사건의 성격을 진보나 보수의 입장에서 달리 평가하지만 객관적인 개요을 보면,

194810, 전남 여수에 주둔 중이었던 14연대 군인들에게 제주 4·3 사건 진압을 위한

출동 명령이 내려진다.

 

 그러나 이 14연대 군인들은 이 명령을 거부하고 친일파 처단, 조국통일 등을 내걸고

반란을 일으켰다. 반란군은 여수를 점령한 뒤 순천으로 이동했으며 이후

전라남도 일대를 점령하기도 했다.

 

 이승만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한 뒤, 5개 연대를 투입하고 미군의 협조로 진압에는

성공했으나 진압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당했고,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확인된 사망자는 3,400여명, 행방불명자는 800여명, 추정 사망자는 1만여명으로 밝혀졌다.

역사는 그렇게 흘러 이 사건을 계기로 각계 각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이 제정되고, 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한 무제한적인 탄압을 제도화시켰다.

 

 옛 역사뿐 아니라 근세나 최근까지도 내 의견과 다른 비판을 하면

저 놈은 반역자다, 빨갱이다

역사는 그렇게 흘렀다.

 

 일제 강점기에 경찰이나, 군인으로 독립운동가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던

친일 앞잡이들이 해방된 조국에서도 여전히 득세를 하니, 이건 아닌데 하는 비판을 하면

그는 좌익으로 몰렸고 빨갱이가 되었다.

 

 지금도 참 애국자, 참 항일운동가는 죄인이 되고, 친일세력은 국가유공자가

되어 있는 그런 일이 허다하다.

 

 2019,

새해 그 여수를 간다.

한반도의 영원한 평화와 바른 역사가 이어지기를 기대하면서...

 

이순신대교(李舜臣大橋)

여수와 광양을 잇는 2.26km의 현수교.

  길이도, 높이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길고, 높은 다리..

 

▲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로  건설되었으며,

200710월에 착공, 2013년 2월에 개통하였습니다.

 

▲ 인구 30만의 여수(麗水)

이순신 장군이 근무했던 전라좌수영 본영인 진남관(국보 제304)

한려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오동도' 등이 있습니다.

 

1998년 여수시, 여천시, 여천군등 삼려(三麗)가 모범적으로 통합되어

전국 지자체 통합의 모델이 되었지요.

 

▲ 새해 첫 산행, '장수산악회'

 만차되어 달려와

종주 코스는 여기 '죽포'에서 시작합니다.

 

▲ 여수시는 2009년말 돌산도의 8개 산을 잇는

'돌산종주 코스'를 개발했는데.

 

돌산대교에서 돌산공원을 지나

소미산(208m)~대미산(355m)~무술목~본산(273m)~수죽산(300m)~

갈미봉(331m)~봉황산(460m)~금오산(320.6m)~향일암을 잇는 32코스입니.

 

빠른 걸음으로 가도 11시간 이상 걸리고

 바다와 맞닿아 오르내리기를 15차례 이상 하는

힘들지만 아름다운 코스입니다.

 

▲ 고향의 풍경.

저마다 '음매-'를 따라들 해 봅니다.

 

▲ 출발지 '죽포'

초등학교, 교회, 농협등이 있는

너른 들판의 풍요로은 마을인듯 합.

 

▲ 여기는 돌산도...

'갓'의 주산지 답습니.

 

▲ 들판을 가로 질러

이제 본격적인 산행은 시작되고.

 

▲ 봉황산 까지의 길은

가파른 오름의 연속입니.

 

▲ 먼저 도착한 이들은 벌써

 한 잔들 하고 입맛을 다십니다.

 

봉황산(鳳凰山·460.3m)

오늘 종주의 최고봉 이지만

여기서 20여m 전망대가 정상인듯 합니다.

 

▲ 오늘 걸어야 할 돌산종주코스..

저 끝이 금오봉입니다.

 

▲ 그 전망대에서

여러 섬들을 봅니다.

 

▲ 서쪽으로는 백야도, 횡간도, 화태도가 멀리

고흥반도의 팔영산과 함께 보입니.

 

▲ 필자도 서 봅니다만

겨울의 차림은 더 볼품이 없습니다.

 

▲ 북쪽으로는 너른 저수지와

그 너머로 소미산-대미산이 보입니다.

 

▲ 우측으로는 금오도가 길고 

 선명합니다.

 

▲ 삼거리를 만납니다. 우린 죽포에서 출발하여

 봉황산 정상을 지났고

향일암 방향으로 갑니.

 

▲ 금오도를 갔을 때도 섬 전체가 소사나무 군락 이였는데

여기도 종일 그러합니.

 

▲ 중간 중간,

 임도를 만나기도 합니다.

 

▲ 어느덧 2019년이 되었고

좀 더 소박한 마음으로 열심히 산행하려 합니다.

 

▲ 되돌아보면 멀리 봉황산이 보입니다.

C자 코스롤 걸어왔습니.

 

▲ 중간중간 전망 바위는

바다와, 파란 하늘과 그리고

가슴 울렁이는 처녀적 추억도 뵈는 모양입니다.

 

▲ 양지 바른 곳에 있는 밀양박씨, 함안 윤씨 묘소,

후손들의 눈물겨운  정성이 가득합니.

 

▲ 김중식의 '완전무장' 시..

낙타는 전생부터 지 죽음을 알아쳐렸다는듯/

두 개의 무덤을 지고 다닌다/

 

▲ 고통조차 육신의 일부라는 듯/

육신의 정상에/

고통의 비겟살을 지고 다닌다/

 

.. 올 한 해 자신의 책임을 다하겠지요 모두들...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 흔들 바위를 지납니다.

설악산 것과 비슷한 크기입니다.

 

흔들리는 것이 어디 바위 뿐이겠습까?

봄이 오면 가슴도 그리 흔들리겠지요.

 

▲아래로 소율마을이 아늑합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도

1982년 처음 나왔던 스필버그 감독의 E.T도...

 

오늘 중요한 것은 필자처럼 그 분도

'찌릿' 전기가 왔었는지 여부입니다.

 

▲ 율림치로 가다가 내려다 본 소율마을...

뒤는 여기 높은 산이요 좌우로 바람 막아주는 산..

그리고 앞의 작은 섬....참 아늑한 마을입니다.

 

▲ 멀리 건너로 남해의

설흘산도 보입니다.

 

▲ 거기 비닐 쉘터도 필요치 않은

따뜻한 곳에 앉아

 정겨운 식사를 합니.

 

▲ 같이 밥을 먹었으니 한결 친해진듯..

'거기 서 보시라' 했습니다.

 

▲ '남정네들은 방 빼시고! '

대신 필자도 서 봅니다.

 

▲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향기나는 여인들만 서야 아름답지요.

 

▲ 우리,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며 삽시다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정답 일테니...

 

▲ 자신에게 조금 너그러워 집시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즐기는 여유로움 일테니.

 

▲ 내가 걷고 있는 길이, 갈 길이 맞거든

흔들리지 말고 계속 걷자고

새해는 그러자고.

 

▲ 율림치로 내려가는 길은

제법 가파릅니다.

 

▲ 저 아래 '율림치'가 보입니다.

좌측 능선을 따라 풍력발전 옆으로 하여

금오산으로 오를겁니다.

 

▲'율림치'

거기에 성두주차장이 너르게 있습니다.

 

▲ 필자보다 복 있게 생기지 않은 것 같은데

저런 호사가 어디서 올까?.

무슨 꿈을 꾸었길래...

 

▲ B코스는 여기부터 금오산-임포삼거리-향일암..

그렇게 갔습니다.

 

▲ 향일암 까진 2.9K

여러 봉을 오르내려야 합니다.

 

▲ 나에게 솔직했고

내 감정에 충실했다면...

오늘도 이 길은 잘 가고 있는 것이리니.

 

▲ 금오봉을 오르는 길은

다시 등줄기에 땀이 흘러야 합니다.

 

금오산(金鰲山/323m)

 전국에 금오산이 서너 곳 있습니다.

 

▲ 구미 금오산(金烏山·976m)은 고려 말 충신 야은 길재가

 조선건국을 계기로 말년에 낙향해 스스로 자신을

금오산인이라 칭하며 기거한 곳이고.

 

하동 금오산(金鰲山·849m)

일출을 정면에서 맞을 수 있다 해서 오행의 하나인 ()’

 큰 자라 ()’를 써 금오산으로 불렀습니다.

 

▲ 여기 돌산도의 금오산(金鰲山)도

 하동 금오산과 비슷한 전설을 갖고 있습니다.

 

경전을 등에 지고 바다 속으로

막 잠수해 들어가는 '금거북이의 형상'.

 

남서쪽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

 화태도, 월호도, 대횡간도, 소횡간도, 금오도, 개도...

 한려수도와 올망졸망한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 병풍바위.

바람이 불고 추운 날에는 점심 먹기 제격 이겠습니다.

정겨운 님과 함께라면 더 좋을 것이고

 

▲ 뒤로 금오도 방면을 배경삼아

아름다운 여인들을 세웁니.

 

▲ 같은 자리인데 필자와 일행들이 서면

풍경이 아깝단 생각은 어쩔 수 없고.

 

▲ 세찬 바람의 날에는

설흘산 가는 암릉구간 같겠습니.

 

▲ 이제 부터 길은 달라집니다.

높거나 낮은 바위, 기묘하거나 비범한 암릉들....

 

▲ 사람의 두 발 이라는 것이

참 대단하단 생각...

다녀온 봉황산도 저리 멀리 보이니.

 

▲ 우측으로 2년전 '오솔길'이 정기산행으로 걸었던

금오도.

거기엔 비렁길도 조성되어 있습니다.

 

▲ 스스로 선게 아닙니다

카메라 맨의 아이디어 입니다.

 

▲ '우로 봣!'

카메라맨의 권한이 아니면

필자가 무슨 당당함으로 저리 명

 하겠습니까?.

 

▲ 저 너머로 남해의 여러 섬들이 보입니다

설흘산, 금산....

 

▲ 삶이란 애초부터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 한 것이려니...

 

▲ 그러니 상처에 집착하지 말고

상처로 부터 자유로워 지자...

 

▲ 이제 향일암 뒷산을 향하여 길을 갑니다.

여기서는 저리 아늑한 산인데...

 

▲ 기묘한 굴 앞에도

서 보시라 했고.

 

▲ 방금 내려왔던

금오산도 저리 보입니다.

 

▲ 우측으로는 섬들이 점.점 떠 있고

그 너머로 긴 고흥반도도 보입니.

 

▲ 향일암 뒷 봉우리를 향하여

이제 힘을 냅니다.

 

▲ 수향도, 금오도를 배경으로

서기도 했고.

▲ 섬들의 이름들에게도

갖은 사연이 있겠지요...

 

▲ 좌측으로 안도, 연도,

중앙으로 수향도. 금오도

앞 소횡간도...

 

▲ 금오봉이라고도 하고

금오산 전망대라고도 합니다.

 

▲ 거기에 서면 누구나

신선.

 

▲ 브레히트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겠어요' 시는

이렇게 말합니다.

 

▲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갔어요/

어떤 희생이 따를지 따져보지 않겠어요/

...

▲ 그것이 잘한 일인지 생각지 않겠어요/

그가 나를 사랑하는지 묻지 않겠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겠어요.../

 

▲ 이제 오솔길의 회장직을 물려주고

마음으로 홀가분한 이 회장님.

이 풍경 앞에는 그도 도인이 된듯.

 

▲ 여기가 거북의 몸 부분에 해당한 탓인가

바위도 거북등 답습니다.

 

▲ '경전을 등에 지고 바다 속으로

막 잠수해 들어가는'

 금거북이의 형상의 머리부분이 보입니다.

 

▲ 거북의 왼쪽 발에 해당하는 '임포마을'엔

관광버스 주자창이 조성되었고.

 

▲ 그 바위에 서면

발 밑으로 시퍼런 바다가 일렁입니다.

 

▲ 아무리 봐도 신기한 거북 등판모양..

얼마나 많은 세월, 바닷속의 퇴적이 만든 모양일런지.

 

▲ 발을 벌려 양 옆 바위을 딛고 서지만

약간의 두려움은 어쩔 수 없고.

 

▲ 어디서나 아름다운 여인은

그림이 됩니다.

 

▲ 자, 이제 향일암을 향하여

내려가야 합니다.

 

▲ 서기 644년, 신라 선덕여왕13년에

원효대사가 '원통암'으로 창건한 암자.

 

▲ 거북 머리 부분에 올라가는 도로를 낸

 모습이 크게 거슬립니다.

 

향일암은 낙산사의 홍연암, 남해 금산의 보리암

그리고 강화의 보문함과 함께 우리나라 4대 관음 기도처랍니다.

 

▲ 여기 금오산이

경전을 등에 지고 바닷 속으로

막 잠수해 들어가는 거북의 형상이라면.

 

▲ 향일암이 선 곳이 거북의 몸체가

되겠지요.

 

▲ 늘푸른 산악회..

율림치에서 시작한 B코스에

이런 아름다운 여인들이 가득했으니...

 

필자도 B코스를 갈 것을

아주 잠깐 부러워도 합니다.

누가 봐주기나 하랴만..

 

▲ 가파른 암릉 길이지만

덱 시설이 잘 되어 있습니다.

 

▲ 평생을 자꾸자꾸 변화의 삶을 추구하며

열심히 살아온 필자는

요즘들어 그런 생각을 합니다.

 

▲ 앞으로는 인생이 지금에 비해

확연히 달라지는 건 없는건가?.

스무 살에는 세상을 변화 시키겠다는 꿈도 있었는데...

 

▲ 이제는 변화보다는 올해도 지난 해 처럼만 ...

그렇게 안주하는 모양이니...

 

▲ 이제는 '꽃들에게 희망을'의

한 애벌레가 되었는지 모를 일입니다.

 

▲ 때론 귀하고 아름다운 인생의 선물이라

감사하다가도

문득 문득, 서글픈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 인것을.

 

▲ 향일암은 여러개의 바위 틈 길을 통과하고 

세워졌습니다.

 

▲ 원효대사가 '원통암'으로 창건한 것을

고려 광종9년(958년) 윤필대사가

'금오암'으로 개칭해 불러오다가.

 

▲ 남해의 수평선에 솟아오르는 광경이 아름다워

조선 숙종41년(1715년), 인묵대사가

향일암(向日庵)이라 명명해 오늘에 이른답니다.

 

▲ 푸른 바다와 뒤로는 아득한 바위들...

그 바다를 배경삼은 동백나무 숲등...

 

▲ 향일암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풍광은  일출의 아름다움을 상상하게도 합니다.

 

▲  암릉과 수목 속에

아기자기한  '원통보전'을 비롯한 당우들의 배치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

 

▲ 원통보전..

작지만 참 아름답고, 뒤로의 암릉이 대단합니.

 

▲ 그 많은 사람들이 시원하게 마시는

약수의 원천은 어딜까도 궁금하고.

 

▲ 화려하고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여느 사찰과

확연히 다른 모습에 반합니다.

 

▲ 여러 개의 좁은 바위 사잇길을 뚫고 

어떻게  암자를 세웠는지 신기할 따름.

 

▲ 컴컴한 그 길은 선그라스를 쓰고서는

통과가 어렵습니다.

 

▲ 많은 소원들이 주렁주렁 달리고

그 꿈들의 성취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들 살겠지요.

 

▲ 엄기탁 시인의 '향일암에서'

절 마당은/

무량(無量)의 바다로 이어지고/

 

무어라고 지껄이는 갈매기 소리/

알아들을 수가 없다./..

 

바다를 지우며 달려온 눈보라가/

기와지붕을 지우고/

탑을 지우고/

목탁(木鐸)소리마저 지운다./.....

 

▲ 우람한 나무들이

역사를 증언하는듯합니다.

 

▲ 이제 마음으로 그 풍경들을 담고

서둘러 하산해야 합니다.

 

▲ 많은 설명보다

확연히 교훈주는 예쁜 모습.

 

▲ 연초 탓일까? 휴일의 일상일까?

답사객들은 인산인해..

주차장까지는 한참을 내려가야합니다.

 

거북이가 바다로 들어가는 형상이어서

장수하는 거북이를 상징하여 마을 이름을 '장성포'라 불렀는데.

 

 왜구들이 이 마을에서 거북이처럼 힘센 장사가 태어날 것 같다하여

이를 막기 위해 거북이를 잡을 때 사용하는 깨를 의미하는

 

들깨 ()’자를 붙여서 '임포마을'로 붙였다'...

 

 정말 그랬다면 지명을 바꾸는 것도 생각해 볼일입니다.

 

▲ 그렇게 여수시내로 돌아와

비싼 '게장정식'앞에 앉으니

쪽쪽 빠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빠세빠세 쪽쪽빠세'는 여기서 필요한 건배사인듯.. 

 

▲ 세월은 흘러 어느덧 2019년!

계절따라 변하는 아름다운 자연의 현장을 접하며

건강하게 잘 걸을 수 있다는 것,

 

나이를 초월한 좋은 분들과 벗되어

 내가 가고 싶은 대로 맘껏 걸을 수 있다는 것,

 자유롭게 움직이고 걸을 수 있다는...

 

이 얼마나 큰 축복이며, 감사한 세월인지...

올 한 해도 더 즐겁고 더 활기찬 산행으로

 멋진 한 해가 되려니.

모든 정겨운 님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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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向日庵)에서/ 엄기창 시인

 

절 마당은

무량(無量)의 바다로 이어지고

 

무어라고 지껄이는 갈매기 소리

알아들을 수가 없다.

 

바다를 지우며 달려온 눈보라가

기와지붕을 지우고

탑을 지우고

목탁(木鐸)소리마저 지운다.

 

지워져서 더욱 빛나는

관음상 입가의 미소처럼

 

나도 눈보라에 녹아서

돌로 나무로 바람으로 지워지면

갈매기 소리 알아듣는 귀가 열릴까.

 

겨울 바다는 비어서 깨끗하다.

비어서 버릴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