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충청도

대전.장태산(長泰山306m/물통골-전망바위-안평산-질울재-떡갈봉-해태산-장태루팔각정-형제산–형제바위-자연휴양림-스카이타워-주차장/11K,5시간30분)

산꾼 미시령 2018. 12. 2. 21:01

(大田)!,

필자는 누님이 두 분 계신다.

나보다 23살이 더 많은 큰 누님은 키가 크고 미인이었다.

대전으로 시집가서 대전 누이’라 불렀다.

 

 청주에서 출발한 완행버스를 타고 비포장 도로를

달리면 신탄진을 지나 회덕에서 내렸다.

 

 허허 벌판 들판 길을 한참을 걸어 큰 강(갑천)에 이르러 노젓는 나룻배를 탔다.

요금을 달라하면 구즉면 원촌리사는 매형, ’신상0‘씨 집에 갑니다

그러면 요금이 면제되었다.

 

 거기는 우리 고향에 없던 큰 고압선이 지나가고, 멀리 산기슭으로는 시커먼 연기와

큰 굉음을 내며 열차가 지나갔다

 

 온 들판이 포도나무 천지였던 아련한 그 곳,,..

 지금은 그 대덕군도 대전광역시로 편입되었고, 버스를 내렸던 회덕은 경부, 호남고속도로가

갈라지는 교통의 요지가 되었다.

 

 나룻배 건너던 그 일대는 대전 엑스포이후 과학단지가 되어

상전벽해(桑田碧海)의 현장이 되었다.

 

 우리고향 청주에서 대전은 40K, 지금은 차로 몇 분이면 닿는다.

그런 아련한 추억이 서린 대전, 거기에 장태산(長泰山)이 있다.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 해야 하는 겨울의 문턱,

아련한 추억의 그 곳, 대전을 간다.

 

 거기서 동북쪽 하얀 구름이 머무는 그 곳을 보면

우리 고향 이리라 청주시 서원구 남일면 가중리...

 

 부모님 묘소도 거기 소재한다,

오늘도 구슬픈 소쩍새는 울거다. 

그 산 기슭에...

 

▲ 만차되어 달려왔지만

A코스 팀만 이렇게 기념 촬영을 합니다.

 

▲ 물통골,

나중에 안 일이지만 우측 안평산,  좌측 형제산 사이의

깊은 골.

 

▲ 그렇게 200여m를 걷다가

우측으로 산행은 시작됩니다.

 

▲ 40여분동안 얼마나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할지

아직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 날씨는 온화하고

햇살은 빛나기 시작하였으니.

 

▲ 첫 조망터 '전망바위'...

폼은 언제나 엉성 합니다.

 

▲거기에서 바라 본

'용태울 저수지'

 

▲ 그리고 그 윗쪽으로는

장태산 자연휴양림이 있습니다.

 

▲ '한 번 서 보시라!'

 너무 힘들게 오른 탓으로 영이 서지 않습니다.

 

▲ 건너편 전망대

나중보니 문재인 대통령내외께서 앉으셨던

 의자가 있었습니다.

 

▲ 그리곤 다시 한참을 올라야 합니다.

 

▲ 걸음에도 무게가 있을까?

마음에도 무게가 있다는데....

 

▲ 동북 방향을 봅니다.

여기서 30여K, 저기 어딘가에 우리 고향도,

부모님 산소도 있을 것입니다.

몰려드는 짙은 그리움.

 

▲...'생시에는 생각도 아니 하던 곳/

잠들면 어느덧 고향입니다/

 

조상님 뼈 가서 묻힌 곳이라/

송아지 동무들과 놀던 곳이라../

 

▲....그래서 거런지도 모르지마는/

아, 꿈에서는 항상 고향입니다/

(김소월, 고향 일부)

 

소월도 필자처럼 사무친 그리움 이었을까?

 

▲ 오늘 이런 '봉'들을 열 개 이상

넘나들어야 합니.

 

▲ '안평산'삼거리를 만납니다.

여기서 400m를 다녀와야 했지요.

 

▲ 오랜세월 잘도 버티었구나...

바위 위에 터 잡고...안아주고 싶었습니.

 

▲ 온화한 자리에 벤취가 놓이고

찬란해 보이는 삶도 그렇게 보일 뿐이듯이.

 

안평산(安平山/471m)

여러 방향에서 오를 수 있나 봅니다.

 

▲ 언제나 정겨운 아름다운 님들...

산으로 만나, 산에서 정을 나눕니.

 

▲ 선그라스를 써 보지 않은 필자도

자꾸 눈이 부시니,  한번 써보려 하지만,

폼이 나야지요 당최....

 

▲다시 삼거리에 되돌아 와

점심에 합류합니다.

막걸리, 맥주, 소주, 양주까지...

 

마셨다는건 아닙니다. 그렇단 얘기지요

산행중 음주는 법 위반이니..

 

▲ 12월의 햇살, 포근한 낙엽..

산에 누우면 이렇게 편안한 걸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듭니다. 먼 훗 날의 일...

 

▲ 거기서부터 엄청난 가파름 입니다.

 

▲ 어느덧 12월,,,

매년 느끼는 거지만 한 해가 바뀐다고

더 성숙해 지는게 아니라는 거...

 

▲ 분명 인생에서 경험하고

느끼는 것들은 늘어 가건만

인격, 인품...더 채워져 가지 못함이 부끄럽습니다.

 

▲ 굳이 무엇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나이에 맞춰지는 건 노화라는 것 뿐.

 

▲ 그렇게 세월만 가나 봅니다.

이 길 처럼...

 

▲ 여러 계절이 흐른 흔적...

'아니 오신듯, 다녀 가소서'

그 표현이 참 좋았습니다.

 

▲ 오늘 코스는 많이 찾는 길이 아닌듯합니다.

종일 만나는 이 하나 없으니....

 

▲ 어디든 어때?

 편하면 의자인 것을..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정호승의 '이별 노래' 일부)

 

▲ 세월은 냉정하고 무심한듯..

모든 것을 변하게 합니다.

 

▲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죽음으로 이끌고

기억에서 지워 버리기도 하니...

 

▲ 지금 뭐하는 모습인지는

알려하지 마십시오.

 

▲ 우리는 안평지맥을

걷는 것일뿐

 

▲ 밀려오는 세월에 휩쓸려

내가 변하듯

숲의 풍경도 겨울 채비를 합니. 고요 속에.

 

▲ 그러고 보니 오늘 긴 코스는

C자를 꺼꾸로 놓은 그런 코스입니다.

 

▲ '겨울 잠' ...

초목과 동물들이 겨울 잠을 자고나면 새 봄이듯

인생도 그렇게 겨울 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

 

▲ 겨울 잠을 자고 나면

주름진 얼굴도 청년의 얼굴이 되고

무겁던 마음도 말간, 아니 맑은 마음이 되면..

 

▲ 12월의 밤이 유독 길고 고독한 이유는

겨울 잠을 자듯 그 고독의 시간을 통해

나를 들여다 보라는 의미일까?.

 

▲ 식물학자야 '투쟁'이라고 하겠지만

'종'이 다른 두 나무는 '연리(連理)' 인듯합니다.

 

▲ 우리는 '떡갈봉'으로 갑니.

 

▲ '버섯을 땄는데 먹을 수 있는거냐?'

전화가 옵니다.

 

▲ 드디어 도착한 '버섯'

'500만원은 갈거다' 

웃었습니다. 그렇게.

 

▲ 최후의 낙엽처럼

세월은 가는데 우리의 마음도

말라가지는 말아야 할건데.

 

▲ 웬지 허허로운 마음이

쏴... 파고 듭니다.

 

▲ 떡갈봉을 막바지 오릅니다.

 

▲ 거대한 산 속 채석장을

놀라움으로 봅니.

 

 

▲ 깊은 산속, 산 하나를

다 헐어 내듯 합니다.

 

▲ 여긴 '떡갈봉/406m.

떡갈나무가 많아 이 이름일까?

 

▲ 이젠 우린 휴양림 방향으로

가파르게 내려갑니.

 

▲ 숲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

이별은 누구나 힘들지

뒤돌아 떠날 수 없는 마음.

 

▲ 사락 사락 그 낙엽의 종일 길이

마음에도 들리고 귀에 들리듯

내 사랑이 체념하는 소리.

 

▲ 네가 지금 외로울 것이라는

순전한 나의 오해

내게 연락하지 않으려고 엄청 힘들게 애쓰고 있다는 착각.

 

▲ 당신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겠지만

세월은 그렇게 가는 거지.

 

▲ 그렇게 12월의 단상으로 오르내리다 보면

'해태산(341m)'를 만납니다.

 

▲ 海苔山...

바다 해 자에, 이끼 태 자를 쓰는 것이

신기합니다.

 

▲ 숲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서로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고,

늘 생존에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 누군가가 문득

자기가 하던 일을 멈추고.

아니, 가던 길을 멈추고.

 

▲ 나를 그리워 해 주는 것까지는 바래지 않고

그냥 생각해만 준다면.

 

▲ 그것은 참 감동이겠지요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니...

 

▲ 누군가 하던 일을 멈추고

나를 생각해 준다?...

참 기적같은 일이려니....

 

▲  누군가를 위해

마음의 발자국을 한 발짝

내 디디어 주는 일... 그리 귀한 것이려니.

 

▲ 갈림길을 만납니다.

'숲속의 집' 방향이냐, '전망대'로냐?

 

▲ 그래도 전망대를 가 보자고

그래야 한다고 마음을 모으고.

 

▲ 800m 남짓...깊게 내렸다가

올라야 합니다. 전망대는...

 

▲ 이제 깊히 내려 오르는 일이야

종일의 길 이었으니 익숙하고.

 

▲ 숲으로 가 본 이만 알겠지요

초록으로도, 그린으로도, 갈색으로도

담을 수 없는 색이 있다는 사실을.

 

▲ 전망대로 가는 길은

데이트 하는 젊은이들까지 하여 복잡 해 집니.

 

▲ 거기에 8층 석탑이 나오고

좌측은 전망대 오르는 길, 우측에 대통령의 발자취가 남겨 졌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중

여기를 찾으셨다는 안내판..

 

▲ 우리도 그렇게 앉아 보자고

崔 회장님을 앉혔지만, 제가 우측에 앉아야 했습니다.

 

▲ 그렇게 잠시 프리지던트가 되어 봅니다.

뒷 분을 경호실장으로 임명했더니

자세는  충성이 부족한듯 합니다.

 

▲ 거기서 내려다보는 '용태울 저수지'

어느 지도는

장안동(壯安洞)에 소재한다하여 '장안저수지'라 표기합니다.

 

▲  좌측으로 가파르게 오르면

전망대 '장태루'.

 

▲ 건너로는 오늘 첫 산행의

안평산 방향이 보입니다.

 

▲ 저렇게 가파르게 올라야 했던 것을

처음부터 알았다면 여러사람 포기 했을 겁니.

 

▲ 볼수록 멋진 풍경입니.

 

장태산(長泰山; 306m), 대전시 서구 장안동과

충남 금산군 복수면에 걸쳐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장()씨 성을 가진 사람이 난을 피해서

형제산(302m) 장군봉 밑에 있는 베틀 굴에 숨어서 베를 짜며 살다가

 

전쟁이 끝나자, 지금의 원장안동으로 내려와서

터를 잡으면서 장안동이라는 마을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옵니다.

 

▲ 오늘 여러봉중 마지막 봉 '형제산 302m'에

도착합니다.

 

▲ 이젠 우리는 '형제바위'방향으로

내려섭니다.

 

대둔산과 안평산등 깊은 계곡에서 발원한 시냇물이

 용태울 계곡을 거쳐 용태울저수지로 흘러들면서

휴양림과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형제바위'

여기서 바라보는 석양의 노을은

 

붉은 낙조가 산아래 용태울 저수지와 어우러져

형용할 수 없는 장관을 이룹니다.

 

▲ 거기서 드론를 날려 촬영하는 학생들이

많이 부럽습니다.

 

▲ 겨울철 하얀 눈이 온 천지를 덮을 때

여기에 올라 본다면 참 장관 이겠습니다.

 

▲ 이제 마지막 하이라이트,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갑니다.

 

장태산 일대 약30만 평에

자연휴양림을 조성한 이는 건설업으로 재산을 모은

송파 임창봉(林昌鳳; 1929~ 2002)선생인데,

 

그는 땅과 나무는 속이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30여 년 동안 미국에서 들여온 메타세콰이어와.

 

▲독일에서 들여온 가문비나무 등을 가꾸면서

19942월 자연휴양림을 개장하여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국내 최초의 사유 자연휴양림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2003년 경매절차에서 대전시로 소유권이 넘어 갔고.

 

▲  그 후 대전시에서 약 2년간

 리모델링을 한 뒤, 2006년 봄에 시립자연휴양림으로 재개장되었는데.

.

장태산휴양림은

국내 유일하게 40년이 넘은 메타세콰이어 숲이 울창한

 

이국적 풍경, 숲속 어드벤처,

생태연못 등 전국 최고의 산림환경을 갖추고 있는

자연휴양림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메타세콰이어 숲 그늘에서

벤치에 앉거나 돗자리를 펼쳐놓고 삼림욕을 하거나

.

혹은 독서를 할 수 있도록

간이도서실도 만들었는데.

본래 나무나 풀 등 식물은 제각각 특유한 냄새를 공기 중에 내뿜으니,

.

이것이 피톤치드(Phytoncide)의 일종으로

강한 살균작용을 한다고 합니다.

 

▲  높이 27m, 타워 정상의 넓이 175규모인 전망대

스카이타워는 입구에서부터 숲 체험 스카이웨이, 스카이타워입니다.

 

스카이타워를 올라가는 램프 둘레 160m

자연스런 데크로드로 올라가면서

 장태산자연휴양림 자연환경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겠습니다.

 

▲ 거기서 내려다 보는 메타세콰이어

노란 단풍철의 모습은 장관이겠습니다.

 

▲ 이젠 기다리는 일행을 위해

급히 내려 와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 필자도 인물만 된다면

오늘 같은 날, 멋 없는 긴 종주 산행 말고

이런 예쁜 님들과 같이 휴양림을 걸었어야 합니다.

 

▲ 그러나 그렇게 끼기 위해서는

너무 세월이 많이 흐른듯 합니다.필자에겐..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는 대못을 박았습니다. 2,000년 전에.

 

이런 아름다운 님들과 함께 하루였다면

그깐 피톤치드(Phytoncide)가 대수겠습니까?

 

▲ 남쪽 지방에서야 오기 힘든 곳이지만

가족단위로, 연인과 함께 방갈로에서 하루를 묵을 수 있다면

환상적 이겠습니다.

 

▲ 그렇게 휴양림에서 유유자적 멋진 하루를 보낸

부러운 님들을 다시 만나고

 

알맞게 마른 과메기를 미역, 노란배추,

미나리, 쪽파에 돌돌 말라 한 입 넣으니....

아! 행복한 하루여라. 감사한 시절 인것을...

 

▲ 그렇게 산행 지도에도  나오지 않은 길을

찾고 찾아 걸어 온,  꿈 같은 길...

 

왜 힐링(Healing)이란 말이 있는지

실감한 하루.

 

▲ 그렇게 고향 30K 앞에서

정겨운 님들과 함께한 하루...

갑작기 울컷 눈물이 납니다.

 

언제가 끝이 될지 모르는 삶,

뜨거운 심장과 튼튼한 무릎이 함께 해 주신다면

이렇게 감사한 시절 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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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울어예는/박목월 시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써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 아아 너도 가고 또 나도 가야지

 

 

한낮이 지나면

밤이 오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또 나도 가야지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 두고

홀로 울리라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또 나도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