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경상북도

청송.신성계곡녹색길(방호정~한반도지형교~자암단애~새마을교~반딧불농장~백석탄계곡길~고와리~목은재 휴게소(솔고개)(10.6K)/공룡발자욱

산꾼 미시령 2017. 11. 26. 20:56

즘도 고교에서의 과학과목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그리고  지구과학이다

대부분 학생들이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과목이다. 다만 '지구과학'은 지구와

우주에 관한 이야기로 흥미를 갖고 접근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그럼 지구의 역사’(History of the Earth)를 보자

 종교, 과학이 얽혀 주장하는 바가 다 틀리지만 간단히 살펴보면 지구의 나이는

45억년 이상으로 상당히 긴 역사를 자랑한다.

 

 먼저 태양계가 형성되기 시작한 시점을 보자 태양계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이는 빅뱅, 대폭발로 우주가 탄생했다고 말하고, 어떤 이는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창조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어쨌든 특정한 과정에서 우주와 태양계, 그리고 지구가 탄생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지구에는 원시 대기와 바다가 만들어졌고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물론 그 생명체의 탄생도 다양한 이론을 제시하며 논란을 벌이고 있는데 어쨌든 박테리아와

같은 생명체들이 등장하면서 지구는 원생누대로 접어 들었고, 이 원생누대는 약 25억년

전부터 54,200만년 전까지, 20억년의 기간을 의미한다

 

 이 기간에는 지구의 대륙이 점진적으로 확장되었으며 산소가 풍부한 대기가 나왔다

이에따라 단세포 생물 뿐만 아니라 다세포 생물도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혹독한 빙하기가 몇 번 찾아왔으며 빙하기가 끝나 생물의 다양성이 증가했다.

 

 그런 원생누대가 끝나고 현생누대가 새로이 찾아왔다

이 현생누대는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나누는데.

고생대는 현생누대 가운데 가장 길었던 시기로 54,200만년전 ~ 25,100만년전까지,

3억년 간을 의미한다.

 

 이 때 처음으로 식물과 동물이 출현하였는데, 화산폭발과 같은 자연현상으로 인해

멸종하는 경우도 있었다.삼엽충, 절지동물 화석이 이 시대 것이다.

 

 중생대25,100만 년전 ~ 6,600만 년전 사이의 기간으로 트라이아스기,

쥬라기, 백악기로 나눌 수 있는데. 중생대가 시작되면서 대량의 멸종기가 도래하였고

지구상의 90% 이상의 생물이 멸종했다. 우리가 알고있는 대표적인 공룡, 암모나이트,

시조새의 화석이 이 때 것이다.

 

 신생대6,600만년전 ~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시대를 말한다.

 공룡이 멸종한 시기에 일부 포유류와 조류는 살아 남아 생존해 나가게 되고 500만년전,

인류가 등장하여 지구의 주인을 새롭게 변모시키고 인간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런 장구한 흔적들이 화석이나 암석등 지질로 남아있어 흥미를 가지고  탐구 한다.

 벌써 한 해가 저문다

 가을이 간다.

 세월은 그렇게 흐른다.

 

 그 장구한 세월이 만든 화석등 지질의 역사를 찾아 길을 간다

 청송, 신성계곡으로...

 

▲ 이 사진과

아래 사진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 그 차이는

필자가 있고, 없고의 차이입니다. 그래도 아랫사진이 좀 낫지요?

 

▲ 오늘 출발은 '방호정교'이고

그 끝은 '고와리'입니다. 10.6K...

 

▲ '청송'하면 주왕산, 달기약수 이지만

'청송 제1경'은 신성계곡 입니다.

 

'방호정(方壺亭)

' 조선중기학자 '조준도'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리며 세운 정자라는데....

 

▲ 오늘의 업저버 '오솔길'은

아홉명이 동행하였습니다.

 

▲ 지질공원이니

그 정자의 터가 된 퇴적암.. 1억년 이전의 것이랍니다.

 

▲ 방호정, 작지만 정갈하여

조준도의 효심이 절로 느껴집니다.

 

▲ 북쪽으로 흐르는 '길안천(川)'

이 계곡 물이 안동시 길안면으로 이어져

 '길안천'이라 부른답니다.

 

▲ 그러니까 영천댐 상류의 이 물이 북으로 휘돌아

 비경을 만들고

안동댐으로 흐르니 낙동강 상류가 되는 것인데....

 

▲ 구비구비 계곡 길은 퇴적, 융기, 침식 이라는

학창시절 배웠던 지구과학의 용어을 생각나게 합니다.

▲ '참나무' ...

 뽕나무와 대나무가 싸울 때,  '참아라' 했다는 것만 아는데

종류가 이렇게 많군요.

 

▲ 회양목이 많습니다.

도장 만드는 '도장나무'라고도 하는....

회양목은 석회암 지대의 대표 식물입니다.

 

▲ 오늘 코스중 유일한 산 하나를 넘습니다.

억년을 휘도는  길안천이 만들어 낸  한반도 지형,

그 지형의 백두대간 격인 길을 오릅니다.

 

▲ 그 한반도 숲 속에 들어 와 있으니

볼 수는 없고... 건너 산 위에서 이 곳을 봐야 보이겠습니다.

 

▲ 이 길은  녹색의 계절에 와야 하겠습니다.

'신성계곡 녹색 길'이니...

가을이 갑니다. 쓸쓸하게...

 

▲ '사행천' ... 배운 기억이 아득합니다.

급류가 휘돌아 점점 물이 빠른 바깥쪽은 계속 침식이 일어나고

물이 느린 안쪽은 퇴적작용으로 점점 넓어 진다던가...

 

▲ 군데군데 눈이 내린 흔적이 남아있고

그러나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 그렇게 한반도 지형의 산을 넘어오면

다시 계곡길로 접어듭니다.

 

▲ 가을의 흔적은 열매로 남아있고

 

▲ 두루미인가 왜가리인가..백로인가?

황새는 아닐테고...

그냥 외로워 보입니다.

 

나태주 시인이 그랬습니다 '가을이다 아프지 마라'고.

▲ 어느 밭 하나도 사과밭 아닌 곳이 없습니다.

'청송 사과' 그 규모에 다시 놀랍니다

 

▲ 여러번 징검다리...

황순원의  '소나기'가 종일 생각납니다

필자가 중 3때 배웠고, 그 소설이 나온게 1953년이니

필자보다 더 나이가 많습니다.

 

▲  꽃돌 원석....신생대의 '구과상유문암'이라는...

가공하면 숨어있던 꽃이 살아납니다.

 

이런 큰 징검다리가 아니였습니다.

작은... 그래서 소녀가 앉아 있으면 건널 수 없어 소년은 기다렸고...

그래서 소녀는 조약돌을 던졌습니다 '이 바보' 라면서...

 

▲ ..그  잠결에 소년은

'윤 초시네도 이제 문을 닫는거라, 그 손녀는 약도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더군...

분홍색 스웨터와 함께 묻어달랬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소나기가 내렸고 원두막으로 뛰었고

업어 물을 건넜지요. 그 분홍 스웨터에 소년의 자취가 남았었고...

 

▲   그러다가 까무룩 잠이 들었는가 하는데,

  ", 참 세상일도……."

마을 갔던 아버지가 언제 돌아왔는지,

 

"윤 초시 댁도 말이 아니야, 그 많던 전답을 다 팔아 버리고,

대대로 살아오던 집마저 남의 손에 넘기더니, 또 악상까지 당하는 걸 보면……."

 

남폿불 밑에서 바느질감을 안고 있던 어머니가,

 "증손(曾孫)이라곤 계집애 그 애 하나뿐이었지요?"

 

"그렇지, 사내 애 둘 있던 건 어려서 잃어버리고……."

  "어쩌면 그렇게 자식복이 없을까."

 

"글쎄 말이지. 이번 앤 꽤 여러 날 앓는 걸 약도 변변히 못써 봤다더군.

지금 같아서 윤 초 시네도 대가 끊긴 셈이지.……

 

그런데 참, 이번 계집앤 어린 것이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아.

글 쎄, 죽기 전에 이런 말을 했다지 않아?

자기가 죽거든 자기 입던 옷을 꼭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고……."

 

▲  그냥 울컷한 상념이 그 부분을 필사해 봅니다

 '소나기' 소년소녀 때문일까?

늦 가을의 서정일까...

 

▲ 그렇게 '만안자암단애'를 지납니다.

'만안'은 이 동네 이름이고' 

자암(紫巖)'이란 붉은 바위라는 뜻,

그리고 '단애'는 거대한 적벽(赤壁)을 말함이니....

 

 

▲ 남겨 둔  밭주인의 마음일까?

그냥 보고만 가라는 것일까....

미안하지만 밭에 굴러다니는 사과만 주워도 배 부르겠습니다.

 

▲ 억년의 세월과 '길안천'의 침식으로

오늘의 모습이 되었겠지요.

▲ 청송군은 군 전체가

금년 5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제주도 (2010년)다음으로.

 

▲ 지나온 자암단애...

길이 300m, 높이 50m에 달하는 붉은 암벽..

그 앞 새마을교 아래에는 8월이면 다슬기 축제가 열린답니다.

 

 

▲ '가을이 지나가는하늘에는

가을이 가득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아릴듯 합니다.'

27세에 순국한 윤동주의 시입니다.

 

▲'반딧불 농장'에 도착하여

안내도를 봅니다.

 

▲ 이 마을에 이른바 천렵 비슷한 풍습이 있는데

그것을 '푸질'이라고 한답니다

 

▲ 친절한 주인의 배려에

근사한 상이 마련되고 '오솔길'의 성찬은 즐거움이 되었지..

 

▲ '족구' '피구'는  '오솔길'에 못 당해도

'먹는것 만큼은' 언제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우리들...'

오늘도 한 시간을 먹고도 남습니다.

 

▲ 이 신성계곡 녹색길에 대한 긍지가 대단하여

친절한 안내와 여러가지 배려에 큼 감동을 받은 반딧불 농장....

 

▲ 그 친절하고, 해박하며

예쁘기까지 하신 주인장 '장연실님'의 고마움을 기억합니다.

 

▲ 포만감으로 즐거워진 일행은

그 반딧불 농장을 이제 떠나려합니다.

 

▲ 처음부터 끝까지 사과밭으로 이어지고

서리가 내린, 그래서 추수가 끝난게 다행이지 

종일 사과을 욕심내지 않기가 힘 들겠습니다.

 

▲ 불현듯 찾아오는 소년 소녀의 순수한 사랑처럼...

그 시절이 다시 필자에게는 오지 않겠지마는...

그 순수함도 잊은지 오래이고....

 

▲ 추억의 징검다리는 작아야 합니다.

 비가 조금 오면 물에 잠기고 ...

그 시절 빗 속에, 

 우리는  책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건넜었지요.

 

▲ 그렇게 황순원의 소나기는 영화로, 연극으로, 무지컬로...

그렇게 만들어졌고

 

오늘 그 서정이 종일

하늘을 자꾸 보게합니다. 여러번...

 

▲ 기계화와 과학영농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농장의 정연함이....

 

▲ 그렇게  이 신성계곡의 하이라이트인 '백석탄'이

멀리 보이고 그 좌측,  산밑 길을 걷습니다.

 

▲ 그 길은 정비되지 않은 길,

건너엔 포장된 '신작로'가 있지만

이 길을 갑니다.

 

▲ 발 아래로는 물을 머금은 이끼와

부처손들이 지천입니다.

백석탄(白石灘)

 흰돌이 반짝이는 여울이란 뜻입니다

  계곡 1구간에 하얀 바위가 분포해 있는.

 

석영과 장석의 함유량이 많아 바위가 밝은색을 띠는데

포트홀(Porthole)도 볼 수 있습니다.

장구한 세월, 물과 모래가 소용돌이 치면서

 바위에 만들어낸 구멍...

  이밖에 줄무늬 셔츠 같은 처럼 무늬가 확연한 층리’,

 

바위가 굳기 전 생물체가 지나간 흔적이 또렷한 생물교란구조’ ...

살아있는 자연교과서입니다.

 

▲ 돌개구명, 남근바위등 기묘한 바위가 많습니다

세월의 아득함에 숙연해 지고.

 

▲ 미끄러운 숲 길을 지나면 이제

'고와리' 잠수교가 보입니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 '고응척 장군'이 전투에서 패하고

이 곳에 도착해서 잠을 깨니 백석탄의 비경이

천당 같아 놀랐다는 전설을 안내해 놓았습니다.

 

 바위도 곱고 사람 마음도 고와서 '고와리'라고 했답니다.

 

▲ 마지막 여섯번째 징검다리를 건넙니다.

서로에게 꾸밈없이 마음을 표현하고

 

그 마음을 소중하게 간직할 줄 아는것....

그게 진실한 사랑이겠지요.

'소나기'가 알려주는....

 

 

▲ 이제  오늘 드레킹의 마지막 '고와 2교'가 보입니다.

그 좌측엔 솔고개에 있는 묵은재 휴게소...

저 다리를 건너면 안동입니다.

 

▲ 종일 길안천 우측으로는

깎아지른듯한 퇴적암층이 보이고

50년전 광산 흔적의 굴들도 있습니다.

 

▲ 유유한 길안천과 수직으로 쩍쩍 치솟은 암벽들...

종일 그리움으로 그 길을 걸었습니다.

 

▲ 거기서 버스를 타고

우리는 공룡발자국 화석을 보러왔습니다.

 

▲ 거기는 출발지 '방호정'의

방호교 건너 편이었습니다.

 

▲ 2003년, 추석무렵이었죠

태풍 '매미'....

그 영향으로 산사태가 일어 나면서 드러난 희색점점의 공룡발자국...

 

▲ 중생대 쥬라기 공룡은 백악기 초반에  멸종했고

대신 커다란 새로운 종류의 공룡그룹이 생겼지요.

 

▲ 그 백악기 공룡은 뿔달린 공룡, 오리주둥이 공룡, 갑옷 공룡

그리고 육식공룡류의 수각아목 공룡이 있습니다.

 

▲ 이 곳의 발자국은 400여개랍니다.

발이 큰 초식공룡과 육식공룡이 다닌 흔적이 뚜렷합니다,

 

▲ 1억년전..

백악기 시절 이야기입니다.

 

 

▲ 그 공룡 발자국 건너에는

오늘 출발지 방호정과 방호교가 보입니다.

 

▲ 그렇게 돌고돌아 '현동면'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니....

가을이 그렇게 갑니다.

 

▲ 언제나 고맙고 정겨운 님들이

정성을 다한 '우리들...'의 준비된 과매기,

정갈한 김과 잘 다듬은 쪽파, 미나리, 마늘, 풋고추, 초장과의  한 잔 즐거움...

일어설 줄을 모릅니다.

 

 

▲ 그렇게 가을의 빛깔이 완전히 사라진

서러운 계곡에서의 하루...

 

세월이라는 것, 억년이라는 지질역사의 길 위에서 

오늘, 그리고 나의 작음을 겸손함으로

다시 돌아 본 그런 날....

 

그 만추의 길처럼 우리의 인생 길도 그렇게 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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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박제형

 

가을에는 잠시 여행을 떠날 일이다

그리 수선스러운 준비는 하지 말고

그리 가깝지도 그리 멀지도 않은 아무 데라도

가을은 스스로 높고 푸른 하늘

 

가을은 비움으로써 그윽한 산

가을은 침묵하여 깊은 바다

우리 모두의 마음도 그러하길

 

가을엔 혼자서 여행을 떠날 일이다

그리하여 찬찬히 가을을 들여다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