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경상북도

청도. 가지산(운문령-귀바위-상운산(1,144m)-쌀바위-가지산(1,240m)-백운산(891)-호박소/12K.6시간)

산꾼 미시령 2017. 10. 9. 04:29

 ‘70년대 말,

 서울 약수동에서 28번 버스를 타고 장충동, 동대문, 신설동, 안암동 방향으로 통학을 했다.

동대문과 신설동 사이, 창신동과 숭인동 건너에는 사람들도 별로 다니지 않는 길에

늘 굳게 닫힌, 무슨 사당인지 궁궐인지 옛 건물이 하나 있었다.

 

 이름하여 동묘’, 지금은 1호선 동대문과 신설동 사이에 동묘앞역이 신설되고 6호선도 생겨

 환승역이 되었다.

 

 ‘동묘정확히 말하면 관왕묘의 준말이다. 여기서 묘()란 사당보다 높임 말이다.

그럼 누구의 묘란 말인가 결론으로 말하면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關羽)’의 사당이다.

 

 삼국지의 영웅 관우는 실존적인 인물( ?~219)이다그의 사후 촉나라가 정식시호

장목후를 내렸고 그래서 관후라 불렸다.

 

  그 관후가 역사를 내려오며 중국인들이 가장 숭배하는 신이 되고 왕들도 그를 추앙하여

후대에는 왕으로 추대하여 관왕이 되고 더 나아가 황제로 하여 관황으로 모셨고,

그래서 그의 수급이 묻힌 낙양에 공자묘 수준으로 거대한 묘가 조영되었다

 

 우리나라는 관왕묘가 없었다. 그런데 임진왜란 당시 구원병으로 온 명나라 장수들이

여러 곳에 주둔했고 그들은 주둔하는 곳마다 먼저 관왕묘를 설치, 경배했는데

남대문밖 관왕묘, 동대문밖 관왕묘, 그리고 상주, 안동, 남원, 완도의 고금도등이다.

 

 그 후 숙종, 영조, 정조 고종시대를 오면서 한양의 서쪽에도,, 북에도 설치하였고

임금들은 자주 이 관왕묘를 참배 했으며, 일반 백성들도 전국 곳곳에 관왕을 섬기는

묘와 사당을 설치한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서울의 남, , 북 세 곳의 관왕묘를 없애고 그 유물을 몰아 동관왕묘에

보관하였다.

 

 1973년 이 곳을 동묘공원으로 정비하여 오늘에 이르는데 이 안에는 구리로 만든 2.4.

높이 2.5m의 관우상을 비롯, 여러 조형물이 있고 중국사신들과 우리 왕들이 자주 들려 남긴

귀중한 글, 편액들이 즐비하다.

 

 우리가 중국에 가면 안중근, 윤봉길의사 사당등을 감격된 마음으로 참배하듯, 유커들의

필수 관광,경배지가 되었다.

 

 중국인들은 어디를 가든지 집에도, 사업장에도 먼저 관왕을 신으로 모신다. 공자, 마오저뚱

보다도 더 관우를 추앙하여 확인된 전국의 관왕묘만 30만개라는데 실제 숫자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들이 어디를 가든 먼저 관왕을 모시는 것은 그 관왕신이 언제, 어디서든 나와,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신앙때문이다.

 이는 기독교에서 임마누엘이라하여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이고,

이는 불교등 여타 종교에도 있는 사상이다.

 

 지난 주간 추석으로 조상제사를 올렸지만 이것도 우리 조상이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고백이리라.

 

 신이 지금 나와 함께 하신다는 건 두 가지 고백이 있는데

하나는, 내가 그 어떤 환란 중에도 나를 버리지 않는다는 위로이고,

또 한 가지 는 함께 하시는 그 신 앞에 서듯, 매사 조심하여 부끄럽지 않은 마음자세로

살아가겠다는 고백이다.

 

 우리는 산행을 한다.

 산의 초목과 바위를 살아있는 인격체로 보고 힘든 삶 중에 산에 들어 엄마에게 이르며

통곡하듯 위로를 받고, 또 힘든 삶 중에 지은 잘못을 고하고 용서받는 그래서 산은 우리의

위로와 격려의 장소요 새 삶의 다짐 장소이다

 

 그래서 온화한 어머니 같은 산의 음성을 들으며, 아버지 같은 꾸짖음을 들으며

오늘도 산을 그리워하며 그렇게 간다.

 또한 삶의 처지와 상황은 각기 달라도 한 마음으로 산을 그렇게 사랑하는 산우들..

그립고 아픈 혈육을 정을 느끼며 그렇게 오늘도 동행하자...

 

▲ 석 달만에 다시 찾은 '운문령(640m).

울산 언양에서 경북 청도로 넘어가는 고개..

 

예적, 울산,경주등에서 소금, 해산물을 짊어지고 대구,창녕등으로 넘나들던

구름도 넘지못하고 문을 이룬 고개입니다. 

 

▲ 여기서 우측은 '문복산'으로 가고 우린 좌측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 임도와 임도를 가로지르는 산 길.

40여분을 고되게 올라야 합니다.

 

▲ 이제 어려운 코스는 다 올랐습니다.

'상운산'은 우측, 산 길로 접어듭니다.

 

▲ 귀바위.

손 올리는 것도, 서는 다리 모습도,

 각기 독득한 정해진 폼이 있습니다 언제나,.

 

▲ 거기에도 단풍은 시작되고.

 

▲ 귀바위는 저 아래, 석남사에서 보면 귀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조망이 참 좋은 곳이죠.

 

▲ 가을, 가을입니다.

 

▲ 구름 사이로 아래 석남사도 보입니다.

운문사와 더불어 웬지 슬픈 낭낭한 비구니들의 도량입니다.

 

상운산(1,114m)

여기서 배너미재로 하여 내원봉, 지룡산등으로도 갑니다.

 

구절초/김정희

 

사람아

먼 사람아

엇갈린 길목에서

봄여름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더니

 

이 가을

풀 초롱 들고

어느 결에 왔느냐

 

▲ 이제 내려 와

1.4K의 쌀바위 방향으로 향합니다.

 

▲ 약간의 오르내림도 있으나

걷기 좋은 아늑한 길입니다.

 

▲ 다시 석남사, 언양 방향도 보고.

 

▲ 전망대에 섭니다.

임도에 있습니다.

 

▲ 울산 광역시 울주군에 속하는

언양...

 

▲ 쌀바위에 닫습니다.

오래전 여기를 들렸다가 휴게소의 개에게 물린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쌀바위(米岩) 전국에 쌀바위와 이에 대한 전설이 많습니다

부여에도, 진안에도...

▲ 오직 수도 정진만 하라고 쌀이 나왔고

지금까지 욕심많은 스님이 더 쌀을 얻기위에 바위틈을 쑤셨는 줄 알았는데

스님은 말렸지만 융년 속의 주민들이 그랬답니다.

 

▲ 하긴 황금알을 낳는 암닭의

배를 가르는 것이 인간의 조급한 욕심이니...

 

▲ 내려온 상운산도 뒤돌아 보고.

▲ 쌀바위를 오르다 추모비도 발견.

명복을 빕니다...

 

▲ 좋은 풍경 위에 자리잡은 추모비

산새. 바람. 계절.. 외롭지 않겠습니다.

▲ 이제 우리는 가지산으로 향합니다.

 

▲ 운문산 방향도 봅니다.

 

▲가지산은 경남 밀양, 울산 울주, 경북 청도의 경계를 이룹니다

  영남알프스의 모든 맥은

이 가지산으로 연결될 정도로 가지산은

영남알파스의 간판이고, 맏형이자 최고봉입니다.

 

▲ 그러니 가지산에 오르지 않고서는

 영남알프스를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지산은 영남알프스의 축이다.

▲ 막바지 오릅니다. 힘은 들지만

모두들 열심입니다.

 

▲ 오르기 전, 전망 좋은 곳은 포토라인이 되고

즐거움은 배가 됩니다.

 

▲ '영남 알프스'

백두산 천지에서 발원되는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척추가 되고

그 마지막 영남땅에 마지막 힘을 쏟아..

 

▲ 해발 천m 이상의 봉우리를 열 개 이상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가지산(迦智山.1240m) 신불산(神佛山.1209m) 천황산(天皇山.1189m)

운문산(雲門山,1188m) 재약산(載藥山.1108m) 간월산(肝月山.1083m)

취서산(鷲捿山) (영축산1059m)(고헌산(高獻山,1033m)

문복산(文福山.1015m) 상운산(1114m) .....

영남알프스의 맏형, 가지산(1241m)

여인의 날씬한 다리보다 더 매끄러운 암봉이 황홀하고

어머니 품 속보다 더 그윽한 계곡이 이제 가을을 준비합니다.

 

▲ 오르는 길은 만만치 않으나

큰 기대감으로 이깁니다.

 

파란 실루엣으로 다가온 웅장한 산그리메는

그리움을 더하고..

어느 훌륭한  산객이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을

옮겨, 같이 배워 봅니다.

가지산 산정은 돌덩이 입니다.

계단 모양으로 각이 잡혀 발 딛기가 좋습니다

 

  예전에 '갓뫼산'으로 불렸는데, 국문학자 양주동 박사는 ''을 '처음, 시작'으로 풀었고

 하늘 아래 첫 산인양 유달리 돌올한 멧부리 덕에 그런 이름이 붙었나 봅니다

 

가지산의 한자는 원래 절 가()와 부처이름 가()를 썼는데,

 불교를 싫어하던 조선의 유자들이 지금의 가()로 바꿔 불렸답니다

 

▲ 경남 밀양과 경북 청도, 그리고 울산의 '삼도봉'이다보니

청도, 울산에서 경쟁적으로 정상석을 세웠습니다.

합의하여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 좌측은 중봉, 석남터널 방향으로 갑니다.

 

▲ 후미팀을 기다리며 20여분 여유있게 사방을 둘러보며

조망을 즐깁니다.

오늘 걸어 온 상운산 방향입니다.

 

▲ 우측으로 가야 할 백운산도 보이고

아래 깊은 골은 호박소로 이어지는 용수골입니다.

 

▲좌측으로는 중봉(1,167m)으로 뻗어

몰운대까지 이어지는 낙동정맥입니다.

▲ 저 멀리 상운산. 쌀바위등도 다시 봅니다.

 

▲ 운문 방향입니다.

우측으로 멀리 운문호도 보입니다.

이 방향으로 맑은 날이면 창녕 화왕산,  그리고 지리산까지 보입니다.

▲그렇게 원없이 정상에 앉아

영남알프스를 봅니다.

경상남,북도와 울산시를 경계로 울주,경주,청도,밀양,양산

5개 시,군에 그 넓이만도 수천만 평입니다.

 

▲ 과연 영남의 지붕이요

'영남 알프스'라 불리기에 충분합니다.

▲내려오는 길에 작은 대피소도 있는데

있을거면 좀더 깔끔 했으면 합니다.

▲ 내려와 바람 시원한 헬기장. 거기에서

점심을 나눕니.

 

▲ 동쪽 울주, 양산방향도 시원합니.

 

▲ 정상을 다시 올려다 보고.

 

▲ 이제 백운산을 향하여 길을 떠납니다.

 

▲ 가는 길은 호탕한 조망터가 여럿 이어집니다.

 

하얀 구름이 산 허리에 걸려 있다는 뜻을 가진 '백운산'

 강원도 경기도 등 20여개가 되며.

우리 인근 지역에 만도

광양과 함양에 백운산이 있고 여기 밀양에도 있습니다.

▲ 마음은 즐겁고

행복하고, 감사한 날입니다.

 

▲ 산을 휘돌아 저 아래  터널이 생기기전

밀양과 울산을 넘나들던

길까지 내려가야 합니다.

 

▲ 제법 여러번 오르내리지만

길은 좋습니다.

 

▲ 누구인지는 구별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연과 하나' 됨을 실감합니다.

 

▲ 오늘 선두에서 안내 이정표를 놓으며 간 김경환님.

언제나 그 앞에 서면 주눅이 듭니다.

▲ 정상 길은 가을이지만 뜨겁고

행복은 발걸음마다  흠뻑 배입니다.

 

▲ 버스에서 산행의 의미, 산우들의 정겨움에 대하여

8분 강의를 했습니다.

어젯밤 꿈에도 가이드를 했습니다.

산행대장은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닙니다.

 

.

 

늘 사진으로 헌신하시는 광산선생님은

이 쪽을 촬영하기 위하여 거기 계십니다

▲ 아직도 백운산은 가운데

저렇게 가을 햇살 속에 있습니다..

 

▲ 운문산과 백운산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앉아 봅니다

여기서 운문산은 1.3K의 아랫재를 깊히 내려가 다시 올라야 합니다

 

 

▲ 그 삼거리에서 깊게 내려옵니다.

 

▲ 우측으로는 밀양 산내의 삼양리

너른 들판이 아름답습니다.  얼음골 사과의 주산지입니다.

 

▲ 좌측 호박소방향으로 B코스를 보내고 나면

백운산은 700m 남았는데

여러번 쉬며 올라야합니다.

 

▲ 200m를 앞두고 안부에 앉아

오래 쉬어야 했고

.

▲ 이제 저렇게 백운산 정상이 보이고

이제부터 계속 아찔한 암능 길 입니다.

 

▲ 우측 운문산은 저리 우람하고.

그 운문산 아래에는 운문사가 있습니다.

 

▲ 후둘거리는 두려움은

어쩔수 없습니다.

 

▲ 저 멀리 가지산 정상,

지나온 길을 올려다 봅니다.

 

▲ 누가 올려다 놓은듯 합니다.

빙하시대에 떠내려오다가.. 과학적 설명은 재미 없습니다.

 

▲ 여러번 밧줄을 잡기고 했지...

 

▲ 눈, 비, 바람 없음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 건너는 천연기념물 224호

밀양얼음골로 유명합니다.

 

밀양 백운산(891m)

 바위와 육산의 조화를 이뤄

여타 산을 압도할 만큼 화려한 풍치를 자랑합니다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되어 있고

 크랙과 슬랩이 주류를 이루는데. 난간처럼 돌출된 바위틈에는

분재같은 소나무가  즐비합니다.

 

▲ 건너 아래로는 가지산 터널을 빠져 나온

언양, 밀양간 24번국도가 시원합니다

거창의 현성산, 창녕 관룡산, 단양 도락산을 닮았지만

설악산 울산바위나

속리산 암릉 한 부분을 옮겨놓은 것 같기도 합니다.

 

▲ 얼음골 케이블카 국내 최장길이 1751m이며

탑승인원은 50명으로

10분이면 천황산 7부능선에 도착하여

 

천황산 사자봉, 재약산 사자평원, 능동산 정상등으로

수려한 영남 알프스를 만킥합니다.

그래도 산악에 케이블카 설치는 적극 반대합니다.

 

▲ 하산 길은 후들거리지만

황홀경입니다.

 

▲ 건너 산들을 보기도 하고.

 

▲ 누군가의 조형같은

명품 소나무도 즐비합니다.

 

▲ 저녁 햇살을 받은 화강암 덩이에서 빛이 납니다

 능선 좌우로 전망이 시원하고.

능선 왼쪽으로 백운산의 허연 암장들이 드러납니다.

▲ 건너다 보이는 봉들은

 설악의 어느 곳 같기도 하고.

▲ 밧줄과 발 디딤판이 아니면

내려갈 수 없는 길 입니다.

 

▲ 거기있어 아름다운 소나무

오래오래 건강히 살아가길 빌어봅니다.

 

▲ 하얀 백옥같은 화강암,

건강한 남성의 육체미 자랑일까 

요염한 여인네 가슴일까?

 

▲ 내려 온 길도 올려다보면 아찔하고

참으로 신비롭고 선명한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입니.

 

▲ 이제 저 아래 삼양교,

끝이 보입니다. 어디선가 노래자랑 소리도 들려오고

 

▲ 각도가 대단하여

 너무 가파른 철계단도 내려옵니다

 

역광에 빛나는 화강암은 더욱 희어서 눈이 부시고

소나무는 더욱 초록이 짙어 청량감을 줍니다.

 

높이 100m는 돼 보이는 사면의 슬랩지대는

가끔 암벽 등반가들의 훈련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바위틈에 자라는 소나무들은

형태가 일그러진 채 기묘하게 자라고, 어떤 소나무는 바위틈을 벌려놓기도 합니다

 말라죽을 수 있는 환경임에도 기특하게 왕성한 세력을 자랑합니다.

 

▲ 마지막 내려서는 곳까지

스틱을 맡기고 긴장해야 합니다.

 

▲ 삶의 자리와 환경은 달라도

산을 통해 위로를 얻으며 산을 그리워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산우님들....

 

▲ 오래오래 그렇게 걸어가길

다짐합니다.

 

▲ 영남 알프스,

 영남 산꾼들의 '영원한 노스탤지어'.

커다란 독수리가  마음껏 비상하는 

그 모습을 보며 긴 연휴의 마무리를 짓는 날에

걸었던 그리운 길...

다시 깊은 추억이 되고  행복과 감사한 마음으로 하늘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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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박인술

 

아버지는

일거리가 없을 때

하늘을 쳐다봅니다

 

어머니도

궂은 일이 생기면

하늘을 쳐다봅니다

 

저도 숙제가 너무 많아

답답할 때면

하늘을 쳐다봅니다

 

셋방살이 방 하나

우리 집 식구들은

하늘을 보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