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충청도

충북 보은.속리산 묘봉(妙峰)(운흥2리-미타사-절골지능선-북가치-묘봉-상학봉-통천문-상모봉-진터골-운흥1리(8.4K/6시간)

산꾼 미시령 2017. 6. 11. 22:35

 속리산(俗離山/1,058m)!

 우리 고향, 충북인들에게는 아련한 고향의 서정이 서린 산이다.

청주에서 속리산 법주사까지는 120K쯤 되는데 터널등이 없던 그 시절은 훨씬 더 멀었으리라.

초등학교 시절부터 소풍이나, 이성친구가 생기면 놀러가는 코스는 속리산이었다.

 

 비포장 도로로 말티재를 넘자면 차에서 내려 밀어야 했고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 옆을

지나 경이로운 맘으로 법주사를 갔다

 

오리숲를 지나 법주사에 도착하면 팔상전’, ‘석연지’, ‘쌍사자석등’ ‘추래암등 문화재와 보물이

가득하였다

 

 문장대까지 올라 입석대로 돌아내려오는 산행은 무지무지 힘든 길 이었다

고교시절엔 예쁜 여학생과, 대학시절엔 서울에서 또 다른 여자 친구와 그렇게 여러 번 올랐었다

속리산은 단풍이 아름다운 산이다 우리 산악회에서는 10월쯤 답사코스로 잡아 볼 예정이다

 

 이 충북 보은의 속리산 산줄기는 경북 상주시와 경계를 이룬다 그 백두대간 문장대에서 서북쪽으로

가지를 친 암릉을 속리산 서부능선이라고 부른다.

 

 이 서부능선 상에는 관음봉(985m)~두루봉(887m)~묘봉(874m)~상학봉(834m)~토끼봉(748m)~

매봉(593m)~미남봉(656m)등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고 있어 속리산에서 가장 경관이 뛰어난

구간으로 알려진 곳으로. 충북알프스의 마지막 4구간이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기암괴석들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묘봉에 서면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인 조망이 또한 압권이다, 동쪽으로 관음봉을 지나 문장대에서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속리산 주능선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고, 서쪽으로 보이는 묘봉능선의 암릉미에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암벽에 길게 늘어진 로프에 매달리고, 날씬한 사람이나 겨우 통과할 수 있는 개구멍을

지나기도한다.

 

 그 아름다운 산 속리산 묘봉, 상학봉 토끼봉..거기를 간다

언제나 정겹고

그리운 님들과 같이 거기를 간다..

 

▲ 가믐에 애타는 계절이지만

어쪄랴 산행은 해야하지...

 

만차되어 3시간을 다려온 즐거운 임들...사진 찍을 땐 늘 시끄럽습니다.

'경북 상주시 화북면 운흥2리'에서 출발하고..

 

▲ 2년 전엔 '마셔라 부어라'가 선명했는데

세월은 허수아비까지 늙게 만드는가 봅니다.

 

▲ 뜨거운 들판을 1K여 걸으면

이제 절골 지능선을 따라

본격적인 산행은 시작됩니다

  

▲ '미타사' 사찰 우측으로 하여 오릅니다.

계곡의 물은 말랐어도 햇살과 6월의 녹음은 싱그럽고..

 

▲ 한 동안 편안했던 숲 길은

'북가치' 전 600m부터

제법 가파릅니다.

 

▲ 거대한 바위가 굴러가지 못하게 지팡이로

괴어놓고...

그렇게 즐거움으로 서 봅니다.

 

▲ 그렇게 오르면 안부 '북가치'

령, 재, 치, 티...다 고개를 이르는 말입니다.

 

▲ 이제 묘봉은 우측으로 600m,

좌측으로는  관음봉, 문장대를 가지만

막혀있습니다.

 

노란샷스의 사나이(앞)는 오늘도 기운이 펄펄 납니다.

 

▲ 거기서 오이등을 나누며

시원한 바람에 쉼을 갖습니다.

 

▲ 이제 그렇게 오르면 오늘의 가야 할 봉들이

나타나고..

 

▲ 본격적으로 철 계단도

시작됩니다.

 

▲ 종일 보게 될 바위들도

보이기 시작하고.

 

▲ 아! '문장대'가 보입니다

꿈속의 문장대가...

 

좌측부터 관음봉, 문장대(1,054m),문수봉,신선대,입석대,비로봉,,

우측으로 천황봉(1,058 m)...

언제나 그립고 추억어린 속리산의 장엄한 백두대간 줄기입니다.

 

▲ 이 가믐에 '우리들 산악회'에서

열 분이나 동참해 주셨습니다.

감사한 맘으로 회장님 사진을 올려봅니다.

 

▲ 다들 멋진 소나무에 오르길래 한번 서 봅니다만

'수난'의 현장같아서 미안하기도 하네요.

 

▲ 묘봉에서 바라본 가야 할

855봉, 상학봉, 765봉..구분이 어렵습니다.

 

▲ 저 멀리 낙영산, 백악산도 보이고

아래로 출발지 운흥리도 보입니다.

 

▲ 충북 보은과, 괴산, 경북 상주와 문경...

내노라 하는 산들이 겹겹이 즐비합니다.

그 한 가운데  속리산(俗離山·1057.7m)이 있는겁니다.

 

묘봉(妙峰·874.0m)

그 앞에 오솔길의 한 '호프'를 앉힙니다.

어젠나 그 앞에 서면 필자는 늘 작아집니다.

 

▲ 그 입구에  '고상돈'추모비가 있는데

이제 글자하나도 뵈지않습니다.안타갑게..

 

고상돈高相敦 ! 1948년 제주에서 태어나지만 청주에서 초,중를 나오고

청주상고 청주대학교를 나온 우리 청주사람들의 긍지입니다.

 

1977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를 등정한 최초의 한국인,

세계에서 여덟 번째였습니다.

 

그러나 1979년 북아메리카 최고봉인 알래스카 매킨리(6,191m)원정대 대장으로 참가하여,

우리나라 최초로 정상을 정복하였으나 하산하다 빙벽에서 추락,

 

'이일교'과 함께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제주도의 한라산 해발 1,100m 고지에 묘소가 있다

 

 

▲ 묘봉을 지나면 이제 깊게 내려가고 올라감의

연속입니다.

 

▲ 속세를 떠나 세속을 내려다 보며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은근한 여유,

속리산의 매력입니다.

 

▲ 855봉, 그 가운데 상학봉(862), 765봉 ...

비슷 비슷한 봉들이 즐기하고...

 

▲ 수십미터의 직벽을 로프와

계단으로 오르내립니다.

 

▲ 되돌아 보면 그 곳에서는 보지못한

또 다른 모습을 봅니다. 우리 인생처럼.

 

▲ 하도 오르락 내리락 하느라

체력이 부침을 실감하기도 합니다.

 

▲ 암릉구간을 표시했는데

봉 이름들을 알려주면 더욱 좋겠습니다.

 

▲ 벼랑으로 솟아있는 암봉들..

때로은 '개구멍'을 몸을 움크리고 통과해야합니다.

 

기기묘묘(奇奇妙妙)한 바위들...

 '우리 산, 땅의 자취 답사기산에도 역사가 있다(부산대출판부)'책에 의하면

 

 속리산 문장대는 마그마가 지하 수에서 서서히 굳어진 화강암이며

방사성 연대측정 결과 그 나이가 대략 9000만 살에 이른답니다.

 

▲ 그러니 속리산은 금정산(6500만-8000만 살) 보다 형님이고

월악산(1억 살), 북한산(1억8천 살) 보다는 동생입니다.

 

 

▲ 이런 연세를 잡수신 산과 바위에 100살도 안먹은 인간이

이기려합니다

산에서는 작은 바위, 나무 하나 앞에서도 겸손해야 하겠습니다.

 

▲ 사방으로 보면 고요한 파도처럼

산들이 이어지고...

 

'속세와 이별한다'는 뜻을 지닌 속리산(俗離山·1057.7m)

장닭의  벼슬인가 용 등뼈런가...

저 멀리 이어집니다.

 

▲ 수 많은 바위중 이 바위는 누구나 이름을 맞춥니다.

스핑크스 바위.

 

▲ 그렇게 상학봉(862m)에 도착하고..

 

▲ 거기서 보는 풍경은

진경산수화를 옮겨 놓은듯 합니다.

 

▲ 간간이 위험구간을 로프에 의하여 내려오면

작은 안부를 만나고..

 

▲ 세월은 잔인하게

예뼜던 우리 누나를

할머니로 만들기만 하는게 아닙니다.

바위를 쪼개고.. 이런 모습까지 만들어 놨습니다.

 

왜라서 필자는 이런것만 봐도 남여상열비사를 생각하는지...

큰 일입니다.

 

 

 

▲ 많은 나무가 고사목이 되어가는 와중에도

고고함을 잃지 않는 모습도 경이롭고..

 

▲ 나무의 수난일까? 바위의 수난일까?

아니면 그냥 공생이라고 봐줄까?

 

▲ 다녀온 묘봉, 상학봉이 저렇게 있습니다.

그 너머로 문장대도 여전하고...

 

▲ 그 너럭바위에 앉아

남쪽으로 구병산까지 이어간 충북 알프고 산줄기를

바라봅니다 혼미하게...

 

▲ 산정에 마르지 않고 괸 물들도 신기하고

가야산 상황봉이던가 거기엔 올챙이도 봅니다.

 

▲ 오늘은 일행들이 모여 함께하기가  힘듭니다

오르내림의 가파름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마다 사진과 감상으로

통제가 어렵습니다.

 

▲ 토끼봉 입구까지 개구멍을

5개 통과해야 했습니다.

 

▲ '방앗간' 경험많은 우리 여 총무님은

 이런 곳을 통과 할 때는

뽀뽀를 연상하고 하자고 합니다.(저에게 말고)

 

난 좌우 사방에서 바위가 옥줘오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 천 길 낭떨어지, 굴 바위,,,

통천문인듯  널다란 바위굴이 많습니다.

 

▲ 뭘 '디다'보는게 아닙니다.

여기를 통과해야 합니다.

겸손은 스스로 해결되고...

 

▲ 선계(仙界)에 들어선듯...

눈 길 가는 곳마다 빼어난 암봉이 기다리고...

 

▲ 험준함은 점점 더해갑니다.

 

▲ 그러나 

 짜릿함은 훨씬 더 큰 즐거움입니다.

 

▲ 저기 토끼봉이 보입니다.

자세히 보면 머리에 쓴 모자같아서 '모자바위'라고도 하는데

비탐지역으로 위험구간이 많습니다.

 

▲ 지나온 봉들을 다시 되돌아 봅니다.

 

▲ 낙영산, 백악산, 그 멀리 문경의 여러봉들이

그림처럼 이어집니다.

 

▲ 방금내려온 봉들...

수백직벽으로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기암들이

 

수백년 세월의 노송을 머리에 이고

한폭의 동양 산수화를 보여줍니다.

 

▲ 오늘 토끼봉을 갈 수 없음이 좀 타깝습니다.

산행가이드를 맡는 다는 것,

 앞으로 붙었다, 뒤로 붙었다

 

기다리다, 안전무전을 쳤다가...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닙니다.

 

▲ 그 토끼봉을 가면 토끼굴같은 굴을 통과하여 오름도 짜릿하고

거대한 첩탑바위를 눈 앞에서 볼 수 있음도,

바위 위 벤취바위와 공깃돌 바위도 눈에 어른 거립니다.

 

▲ 수십 미터의 직벽, 통천문 같은 석문.

한 사람 겨우 빠져갈 수있는 개구멍...

오늘 종일 이어진 짜릇함입니다.

 

▲ 그래도 잘들 오르내립니다.

총 12개 암봉을 넘어야 합니다.

 

▲ 저 멀리 충북알프스의 구병산이 바라보는 곳에

그림같은 남,여... 서로 눈을 보는건 아니겠지요

산을 보겠지요 설마.

 

누구인지는 알 필요가 없습니다.

알면 더 주눅듭니다.

 

▲ 지나온 봉들을 이제 마지막 보는가 봅니다.

종일 같이한 관음봉, 문장대....

그 문장대 코스는 10월의 산행에 꼭 다시 가 볼겁니다.

법주사까지...

 

▲ 오늘 제일 '시끄러운 팀' 이라고

레포팅합니다.

여러번 방귀소리도 분명 이 분들중  한 명이 범인입니다.

 

▲ 당겨봅니다 '토끼봉',

 좌측으로는 거대한 첨탑바위입니다.

 

▲ 그 토끼봉 가는 길은

이 '가평이씨 묘소'를 지나 80여m가면

765봉에서

비탐지역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 다시 우러러보는 아름다운 봉에

비도 오고, 단풍도 들고, 눈도 날리는 계절이 있겠지요..

문득 뜻 모를 그리움이 솟습니다.

 

▲거기 시원한 바람앞에

햇살처럼  정겨운 임들이 벗하여 서고...

 

▲ 가을 하늘같은 청명함의 하루를

감사했으니...

 

▲ 신석정이 그랬습니다

'다시 우러러 보는 이 하늘에

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

 

오는 봄에 분수처럼 쏟아지는 태양을 안고

그 어느 언덕 꽃덤불에 아늑함 안겨보리라'...

 

▲ 동행한 두 분이 초등학교 친구분들 이랍니다.

앞선 헌신과 산행의 날렵함, 

그리고 어쩌다 보면 남매 같기도 한 이미지..

 부러운 분들입니다.

 

▲ 충북 앞프스 마지막 구간의 584봉, 매봉은

저렇게 뻗어가고

우린 안부에서 우측 진터골 방향으로 하산했으니...

 

▲ 언제 다시 역순으로 이 길을 걷고 싶습니다.

 안개 자욱한 그 모습도 좋겠습니다.

 

▲ 이제 운흥1리는 1.5K

아늑한 숲 길로 이어집니다.

 

▲다시 비가 와서 계곡에도 생기가

되살아나기를 기워해 보며..

 

▲ 이제는 아늑한 숲 길....

성난 파도처럼 넘실대던 암봉의 파노라마을 넘어 온 까닭일까?

홀로 남겨진 외로옴이 몰려듭니다.

 

▲ 가슴 설레는 우리 고향 충북의

속리산(俗離山·1057.7m)...

그 자락에서 함께 했던  감사한 하루....

 

▲ 내려선 운흥1리에서 오늘 코스를 올려다 봅니다.

병풍처럼 둘러친 묘봉....

 

▲ 음식점인 '묘봉두부마을'

거기 시원한 느티나무 아래서 두부 정식으로

하루의 즐거움을 나눕니다.

 

▲ 어찌하여 이 시절에들 태어나 

구비구비 사연을 안고 남쪽의 한 도성에 살아가는 임들...

 

산행의 즐거움을 취미로 간직한 것만으로 소중한 인연들입니다.

오래오래 같이 이길 바래봅니다.

 

▲ 오늘 들머리 운흥2리와, 날머리 1리는 1.5K,

경북 상주시 화북면 운흥리입니다.

주민들 말투가 보은쪽 말투인 것에 웃음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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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김광규

 

바위가 그럴 수 있을까

쇠나 플라스틱이 그럴 수 있을까

수많은 손과 수많은 팔

모두 높다랗게 치켜든 채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빈 마음 벌거벗은 몸으로

겨우내 하늘을 향하여

꼼짝 않고 서 있을 수 있을까

나무가 아니라면 정말

무엇이 그럴 수 있을까

 

겨울이 지쳐서 피해 간 뒤

온 세상 새싹과 꽃망울들

다투어 울긋불긋 돋아날 때도

변함없이 그대로 서 있다가

 

초여름 되어서야 갑자기 생각난 듯

윤나는 연록색 이파리들 돋아 내고

벌보다 작은 꽃들 무수히 피워 내고

앙징스런 열매들 가을내 빨갛게 익혀서

 

돌아가신 조상들 제사상에 올리고

늙어 병든 몸 낫게 할 수 있을까

대추나무가 아니라면 정말

무엇이 그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