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골리앗’ 싸움으로 유명한,
‘다윗’은 기원전 천년(BC.1000) 사람이며 이스라엘의 두 번째
임금으로 통일 이스라엘을 이룬 왕이다.
목동(牧童)출신에서 왕이 된 인물이지만 그도 우리네처럼 죄도 많이 짓고, 심지어 임금이 되고
난 후에도 전쟁터에 나간 장수의 아내와 정을 통하고 임신이 되자 이를 숨기려 남편에게 특별휴가를
주려하다가 안되니 가장 치열한 전장에 출전시켜 죽음을 당하게 까지 한, 탄핵을 당해도 열 번은
더 당했을 그런 인물이다.
그래도 그가 ‘성군’이 된 것은 그런 부족함이 있음에도 그에게 한 가지 가 있었는데 그것은
매사에 ‘내 잔이 넘치나이다‘ 이 고백을 평생 동안 잊지 않았다.
자기가 누리는 권세, 명예, 자녀, 아내..등등을 대 할 때마다 이를 얻음이 당연하다거나,
겨우 이거냐 불평이 아니라, 내 능력에 비해, 내 인격과 됨됨이에 비해 얻은 왕권과, 받은 사랑과, 영광이,
그리고 내 노력에 비해 얻은 열매가 늘 넘친다고 감격해 하며 살았다는 것이다.
필자를 비롯하여 오늘의 많은 이들은 정반대로 산다. 오늘의 내가 너무 억울하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열심히 살았지만 겨우 이거냐? 그런 불평과 분노를 안고 살아가니 매사가 불평이고
짜증의 연속이리라.
새해를 맞이하고 정겨운 ‘오솔길’님들이 어머니의 품처럼 넓은 지리산 자락에 흩어진
수십 봉우리 중의 하나로, 영신봉(1652m)부터 낙남정맥을 따라 남쪽으로 길게 뻗은 남부능선
상의 최고봉 삼신봉(三神峯 1,284m)에서 한 해 동안의 무사 안녕한 산행과, 회원간 동고동락의
화목을 위하여 시산제를 갖는다.
무릎 튼튼하여 전국 100대 명산을 오르내리는 그런 건강, 그런 시간, 그런 여유를 누림에,
그리고 모든 인생의 나날에 ‘내잔이 너치나이다’란 감격으로 사는 것은 빌딩 수개를 소유하고도
‘겨우 이겨냐’ 그렇게 사는 이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이리라.
고운 올 실과 날 실이 옷감이 되듯, 우리네 인생의 모든 날들,
만나는 모든 이들과 누리는 모든 곳에
‘내 잔이 넘치나이다’ 감격으로 산다면 그리고 언젠가 맞이 할 나의 죽음의 날에
마지막 온 힘과 숨을 몰아쉬며 이 말을 남기고 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괜찮은, 감사한 인생이 아니겠는가?
▲ 청학(靑鶴)!
신선이 타고 다닌다는 전설의 새(鳥)입니다. 그래서 청학이
사는 곳을 청학동이라 하고 이 곳을 신선의 고장이라 했습니다.
거기에 다시왔습니다. 5개월 만에..
▲ 한 살씩 더 자신 정겨운 님들이
맑은 아침 햇살에 즐겁습니다
▲ 700여m의 가파른 아스팔트 길은
'차가 예까지 오면 안되나?'
조금은 불평으로 걷습니다
▲ 그렇게 가면 '청학동 탐방지원센터'가
나오고..
▲ 거기에서 산행은 시작됩니다.
경남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좌측으로는 김봉곤의 동네 '도인촌'으로 갑니다
▲ 뒤따르는 분들도 거의
도착합니다.
▲ '만고강산 유람할제
삼신산이 어디메뇨'..
▲ 삼신봉까지는 2.4K
열심히 오릅니다.
▲ 하늘은 맑고, 바람은 시원합니다.
눈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다 좋을 수는 없습니다.
▲ 늘 세밀한 사진 촬영과
그것을 프린트하여 나눠주는 일을
수 년째 하고 계시는 광산 선생님.
우측 분? 그 분은 잘 모릅니다 ㅎ
▲ 시끄럽던 소리는 좀 잦아졌습니다.
시끄러움도 힘이 덜 들때 말입니다.
▲ 이런 이정표는 그냥 지나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아주 잘 만들어진 이정표입니다.
세석까지 500m마다 14개가 세워졌고 두번째라는 표시가 14-2
입니다. 온 거리, 가야 할 거리, 지금의 높이등..
산행시 자기 위치를 확인하며 걷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잠시 더 쉬어 가자고 합니다.
죄측으로 '장수'의 직전회장님입니다.
나도 저 연세까지만... 늘 힘을 얻습니다.
▲ 아쉬운 눈... 그래도 그렇게 간간이 있어
다행입니다.
▲ 샘터에서 잠시 쉽니다.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광산선생님이
'해병대 예비역 대위' 시라는 것을....
대단합니다.
▲ 거기 샘물 맛을 봅니다
얼지 않은게 신기합니다.
▲ 푸른 산죽이 어느 곳엔 앙상하여
궁금증이 생깁니다.품종이 그런가?
가믐 탓일까?
▲ 아! 저기만 오르면 됩니다. 갓걸이재..
막바지 힘이 듭니다.
▲ 아쉽게 우측 '외삼신봉' 길은
여전히 막혀 있습니다. 낙남정맥 길입니다.
그리운 그 길...
▲ 청학동에서 2K를 왔고
삼신봉은 400m만 가면 됩니다.
▲ 찬바람속 삼신봉에 오릅니다.
좌측으로 지리의 주 능선 반야봉과 노고단이
하얀 눈속에 들어옵니다.
▲ 여기는 외삼신봉(1288m)!.
낙남정맥은 그렇게 뻗어갑니다.
▲ '우리들.. '의 박기봉 대장님.
닉네임이 '막걸리'이신데
늘 에너지가 넘칩니다.
닉을 좀 바꿨으면 좋겠단 생각도 혼자 합니다.
'운재(雲齋)'는 어떨까요?.
▲ 가야할 지리 남부능선
내삼신봉(1355m)도 건너다 보입니다
▲ 삼신봉(三神峯 1,284m)
지리산에 신(神)을 상징하는 봉우리가 셋이
남북으로 삼각을 이루고 있는데 내삼신봉, 외삼신봉,
그리고 세석고원 서쪽의 영신봉이 그것입니다.
▲ 거기서 병풍처럼 펼쳐진 지리 주능선을 봅니다.
좌측부터 세석평전, 촛대봉, 연하선경. 제석봉...
그리고 천왕봉(1915m)입니다.
▲ 좌측 주능선으로는 눈 속의 반야봉(1751m)과
그 우측으로는 토끼봉(1535m),
그리고
좌측으로 노고단(1502m)도 선명합니다.
▲ 그리고 삼신봉 아래로는
'난전골', 좌측 너머로 '빗점골', 우측으로 '대성골'
빨치산과 군경의 대치가 치열했던
아픈 역사의 계곡입니다.
▲ 그 주능선 중앙에 영신봉이 보이고
그 앞의 세석...
거기서 음양샘을 거쳐 9.5K뻗어 내려 와
여기 삼신봉에서 갈라집니다. 외삼신봉으로 하여 낙남정맥과
내삼신봉으로 쌍계사로, 형제봉으로 남부능선 길이...
▲ 거기서 시산제를 올립니다.
한햇 동안의 무사안녕한 산행을 빌며..
▲ 요즘이야 어디 '제밥'에만 관심이 있는 분이
있겠습니까?
어릴적 큰 집 제삿날은 간곡한
기다림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얀 쌀밥과 쇠고기 무우국를 기대하며..
▲ 천왕봉을 당겨봅니다,
갑자기 그리움이 물밀듯 몰려옵니다.
청학이 있다면 날아오르고 싶지만
청학이야 신선만 태워 주신다니...
▲ 그 삼신봉 아래에서
정성을 다하여 소원을 빕니다.
▲ 필자는 산행대장으로 '산악인의 선서'를 하였습니다.
산악악인의 선서
산악인은 무궁한 세계를 탐색한다.
목적지애 이르기까지 정열과 협동으로
온갓고난을 극복할뿐 언제나 절망도 없다.
산악인은 대자연에 동화되어야 한다.
아무런 속임도 꾸밈도 없이 다만 자유 평화
사랑의 참세계를 향한 행진이
있을 따름이다.
2017. 2. 12. 마창오솔길 산악회 회원일동.
▲ 올라온 청학동 마을도 봅니다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 그 너머로 남해바다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좌측 지리의 남부능선은 내삼신봉,상불재, 불일폭포를 거쳐
멀리 형제봉까지 이어지는
근 1백여리에 가까운 장대한 능선으로서 지리산 주능선에 버금갑니다.
▲ 이제 제는 끝났으니
각종나물로 만든 비빔밥과 떡, 과일,
생선, 수육등으로 배불리 먹습니다.
준비위원들의 정성과 헌물자들의 공입니다.
▲ 이제 가야합니다.
상불재까지는 4.1K 입니다.
▲ 이런 바위도 넘고
▲ 기묘한 바위들이
상불재까지 여럿 있습니다.
▲ 골바람이 찹니다.
얼음이 있고 위험합니다.
▲ 그렇게 1K를 가면
'내삼신봉'을 만납니다. 해발 1354.7m로 세 봉중에
제일 높습니다.
▲ 제일 아래 능선이 세석에서 뻗어온 남부능선 이고
그 너머로 천왕봉 넘어 써리봉에서 구곡산으로 이어진 황금능선
그 너머로 고달픈 빨치산들이 이름붙인 달뜨기 능선...
그리움이 물려옵니다.
▲ 방금 시산제를 올린 삼신봉을
당겨봅니다.
▲ 영신봉에서 흘러내린 남부능선
그 중앙에 음양수가 있습니다.
1953년 여름, 토벌대에 쫒긴 전설적인 여성 빨치산 김점분과
15명의 여성 빨치산들은 음양수에서 포위되어 더 피할 곳이 없자
모두 권총으로 자결하였습니다.
음양수는 반란의 역사 격전지였던 곳 중 하나입니다.
▲ 그 음양수는
손가락만한 두개의 구멍에서 따로 따로 샘솟아
큰바위 아래 돌웅덩이에서 하나로 합치는 샘물입니다
두 줄기 샘물이 하나로 합쳐져 음양수라고 부릅니다.
돌 웅덩이를 넘쳐흘러 작은 실개울을 이루고 그 실개울이 흘러
오랜 세월동안 깎아 빚은 지리산에서 가장 길고 깊은 계곡 대성골의 발원지입니다.
▲ 건너 와
그 내삼신봉을 다시 건너다 봅니다.
▲ 천하의 3대 길지라고 하는 청학동...
허물 많은 필자도 그 곳에 들어가면 신선이 될까?
지리산 최남단 산기슭에 일 년 내내 햇볕이 마르지 않는다는
악양(岳陽)이라는 지명으로 이어집니다.
▲ 이 곳은 주위의 산세와 수세가 거의 완벽하다 할 정도로
모든 조건들을 충족하고 있습니다.
이 고을은 산속의 거대한 평온입니다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주 무대인 평사리 민속마을도 이 속에 함께 묻혀있고..
▲ 디딜 곳이 없는 이 코스가 가장 힘든 곳입니다.
몸이 날씬하면 뒤 바위 틈으로 내려와도 됩니다.
▲ 푸른 산죽은
사람 키를 능가합니다.
▲ 송정굴입니다.
길이20m, 폭10m, 높이 1.5∼2m의 다소 널찍한 관통굴인데.
송정 하수일선생의 피난처였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 다시 길을 나서
신선대의 절경을 오르내립니다.
▲ 겨울 산행은
여름엔 뵈지않던 골골이 보인다는 잇점도 있습니다.
▲ 오늘 대거 참석하신 '장수' 회원들 입니다.
산행생활중 이 분들을 만난 건
필자에게 넘치는 축복입니다.
▲ 이제 쇠통바위에 도착합니다.
▲ 쇠통바위.. 청학동마을의 자물쇠바위를 이 구멍에 끼우면
세계평화가 열린답니다.
▲ 그러나 이 이름을 모르는 우리학교 여샘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니
남녀가 부비부비 하는거 같다하였습니다.
쇠통바위라 이름이 없다면 수십개의 창의성이 발휘되겠지요
▲ 그렇게 오르내리며
길을 갑니다.
▲ 그리운 천왕봉도
다시 뵈지 않을까하여 자꾸 돌아보고
▲ '오솔길'의 늠늠한 선두 그룹도
서 보시라 합니다.
▲ 가지가 붙어 하나가 됩니다.
사람도 너무 붙으면 사고가 난다고 웃자
한 회원은 사촌끼리 결혼을 했다는 이야기도 전합니다.
혼인신고가 되나? 군의원에 잘 떨어졌다... 시끄럽습니다.
▲ 사과 한 입을 얻어 먹을까 하여 바라보니
벌써 앞뒤로 이미 ....서운합니다.
어릴적 누가 쫒아 오면 빨리 침을 발랐던 생각이 납니다.
예쁜 '보라돌이'님이야 일부러 사과를 그리 하진 않았을 겁니다.
▲ '하동독바위'입니다.
동부능선 쑥밭재 북쪽엔 '산청독바위',
그 너머 더 북쪽엔 '함양 독바위'가 있습니다.
▲ '상불재' 여기서 우린 좌측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여기서 2.6K를 더 가면
지리산 10경중의 하나인 불일폭포가 있는데
깊은 숲에 가려 신비를 더하고 있습니다
. 60여m의 높이에서 쉴새없이 흘러내리는 내리는
시원한 폭포수 소리만으로도 용이 승천하는 듯합니다.
▲ 그 상불재에서 삼성궁은 2.3K 입니다.
▲ 편안한 길이지만
얼음에 여러번 넘어집니다.
▲ 이제 이 바위를 지나면
평온해 집니다.
▲ 아직 이 계곡은
한 겨울 입니다.
▲'지리산 청학선원 삼성궁'입니다.
이 고장 출신 강민주가 1983년 고조선 철기시대의 소도를 복원했답니다.
만여평에...
▲ 그렇게 내려와 손을 씻는 중에
한 편의 시를 발견했습니다.
▲ 그리고 시천면 어느 식당에서
한 상차리니 즐거움은 더합니다.
▲ 그렇게 함께한 정겨운 님들과의 한루..
따뜻한 햇살도, 맑은 하늘도, 시원한 바람도
'내 잔이 넘치나이다' 고백과 함께
또 한번의 지리의 아련한 추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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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일폭포/정호승
떨어져 죽어야 사는 것이다
물보라를 이루며 산산조각으로
떨어지고 또 떨어져 죽어야
사는 것이다
떨어져 죽어도 울지는 말아야 하는 것이다
떨어져 죽어도 뒤돌아보지는
어머니를 부르지는
더더욱 말아야 하는 것이다
저 푸른 소에 힘차게 뛰어내려 죽지 않으면
저 검푸른 용소에 휩싸여
한 천년 부대끼며 함께 살지 않으면
흐를 수 없는 것이다
흐르는 물처럼 살 수 없는 것이다
산과 들을 버리고
밑바닥이 되어 멀리 흘러가지 않으면
흐르는 물처럼 언제나 새롭게
살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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