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장 존경하고 배우고 싶은 한 ‘불로그’ 여인이 있습니다
“효빈, 길을 나서다”란 불로그인데 서울 어딘가 사시는 듯하고
전국의 산을, 특히 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다니면서 산행기를 올립니다.
수준높은 사진하며, 글도 얼마나 재밌고 맛깔스레 잘 쓰는지 늘 탄복합니다
특히 해박한 산야초 이름이 줄줄 이어지는 걸 보면, 늘 혀를 내두르기에 충분합니다.
그가 산행기를 올리면 댓글이 300개 이상 달리고, ‘Daum’의 불로그 대문에는 늘 그의 글이
대표 글로 뜹니다.
그 분이 가끔 부족한 필자의 블로그를 방문하여 격려해 줍니다.
그 날은 종일 기분이 둥둥 떠 다닙니다.
그런 그 분이 지난 가을 다녀갔습니다 ‘지리산 서북능선’을 ,,,
밤 10시,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구례행 버스를 타고, 구례에 도착하여서는 2시간 여를
기다렸다가 화엄사를 경유하는 성삼재행 시내버스를 타고 성삼재에 도착합니다.
새벽4시 40분, 산행을 시작하여 반야봉, 노고단을 실루엣으로 건너다 보며
‘작은고리봉’을 오르고,
‘만복대’에서는 지리의 주능선 위에 떠오른 일출을 보며, 그렇게 가을 갈대가 흐드러지게 피어난
그 서북능선을 따라 정령치, 고리봉 ,세걸산, 그리고 구인월로 그의 행적을 경외의 눈으로 본적이
있습니다
가까이 산다면 한 2년, 그 분을 졸졸 따라 다니고 싶습니다
타고 난 글 솜씨야 이제 어쩌랴만, 그 기막힌 사진 기술과, 감성적 포착,
그리고 해박한 야생화 지식은 조금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입니다.
하긴 가까이 산다고 허락할리 만무하지만...
만복대는 해발 1,433미터의 서북능선 상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입니다
전북 남원시 산내면과 전남 구례군 산동면을 접하고, 만인에게 복을 나누어 준다는
행운의 땅.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곳. 반야봉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하염없는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거기를 갑니다. '지리산 서북능선'...
멋진 친구 ‘효빈’님이 밟았을 길을 따라
그를 봤을 나무를 올려다 보며,
정겨운 님들과 함께 거기를 갑니다..
▲ 당초 계획은 '성삼재'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정령치'까지 평안한 능선 길을 계획했지만
두 곳 모두 겨울철 차가 오르지 못한답니다.
만차되어 달려왔지만 사진 촬영엔 모이지를 않습니다.
▲ 성삼재에 차가 오르지못하니
할 수없이 여기 당동마을에서 힘들게 오르고,
상위마을로 내려와야 합니다.
'당동마을'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
봄 날같은 날씨에 그 곳에서
산행은 시작합니다.
▲ 그렇게 500m 정도를 오르면 본격적인 산행 시작입니다.
자욱한 구름에 조망은 기대할 수 없고..
▲ 이 포근한 날씨에 뭔 눈이 있겠습니까?
왜 지리만 들면 날씨가 이런가? 울고 싶습니다.
▲ 백두대간 능선 길, '당동고개'까지는 2.5K
제법 힘든 길도 있지만 좋은 길입니다.
▲ 지리의 노고단(1507m)에서 서북쪽으로 누운 성삼재~만복대~정령치~
고리봉~바래봉 능선을
흔히 그 방향에 따라 ‘서북릉’이라 부릅니다.
능선 길이만도 20여km를 넘는데다 1000~1400고지의 봉우리들이 연이어 포진해
웬만한 준족들도 하루에 끝내기 힘든 곳 중 하나이죠.
▲ 서북릉 중간에 위치한 정령치(1172m)를 기준점으로
북쪽인 바래봉~팔랑치 일대는 봄철 철쭉이 유명하고,
남쪽인 만복대~묘봉치 구간은 가을 억새가 그럴싸해
계절에 맞춰 절반씩 끊어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렇게 울고 싶던 가슴에 비까지 떨어지니
말없이 오릅니다.
▲ 이 당동마을 코스는 고개까지 올라, 서북릉으로 갈 수도 있고
우측으로 가면 성삼재와 천왕봉까지 이어지니
참 좋은 코스 같습니다.
▲ 추적한 마음은 모두 같을까..
실없는 유머로 달래 봅니다.
▲ 비가 제법 떨어지니 할 수없이 우는 마음으로 우비를 갖춰 입고..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중턱에 이르니
포근한 날씨에 기대못했던 비가 눈으로 바뀝니다.
▲ 조망이 없어도, 이제 괜찮습니다.
올 처음 눈을 맞아보니 말입니다.
▲ 세월은 가도 동심의 마음이야 어디 가겠습니까?
눈 맞은 소년,소녀들..
가슴도 환해지고, 무지 시끄러워 졌습니다.
▲ 강원도 사람들은 웃긴다고 그러겠지요
이게 눈이라고 시끄럽냐고..
▲ 올라가면 눈이 없으면 어쩌나?
자꾸 찍어 둡니다.
▲정겨운 풍경과 몽상적인 숲 길...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합니다.
작은 눈으로 이렇게 변했습니다.
가득한 행복감으로..
▲ 거기서 아이젠을 신습니다.
지리의 장중한 아름다운 조망은 아니여도
이 곳에서 첫 눈을 맞아보니
이만하면 감사한 날이지 말입니다.
▲ 드디어 '당동고개'에 도착합니다.
아! 백두대간 길... 가슴이 벅찹니다.
▲ '마한' 시절 세 성씨 가진 이들이 지켰다는 성삼재(1090m)는
오른쪽으로 500m입니다.
우리고향 충북도민의 노래에는
'~ 마한의 옛 땅.'이란 가사가 나옵니다.
▲ 비 맞은 나무가지들 끝에
작은 고드름이 달리기 시작하지만
어디 '상고대'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 그렇게 백두대간 길을 오르내리면
작은 '고리봉'(1248m)을 만납니다.
큰 고리봉(1305m)은 만복대 너머 정령치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 거기서 바라보는 반야봉(1732m),노고단((1507m)의
눈 앞에 흐르는 활홀한 풍경은
그렇게 마음의 눈으로만 건너다 봅니다.
▲ 작은 고리봉에서 깊히 내려옵니다.
북쪽 산록은 포근한 눈 길이 남아 있습니다.
▲ 그 눈이 아까워 세워봅니다.
이제는 사진사는 빼고
자기들만 찍는 걸
미안해 하지도 않습니다.
다리만 나오게 찍을 뻔 했습니다.
▲ 시장합니다. 벌써 1시가 가까워옵니다.
불편한 자리에서 라면을 끓입니다.
떡국 떡도 몇개 더 넣었습니다.
▲ '묘봉치'
표식이 없어 누군가 새겨 놓았습니다(1100m)...
여기서 만복대는 2.2K,..
다녀 되돌아 와야 합니다.
▲ 눈 발은 세차지고, 이러다 만복대도 못 가 보는가?
마음이 급해 집니다.
▲ 아! 상고대..
추위와 습도와 바람이 조화가 되어야 만들어 집니다.
▲ 올라 갈수록 풍성 해지는 상고대..
바다 속 산호초 군락과 닮은 모습이란 생각이 듭니다.
▲ 소복히 머리에도, 배낭에도 눈이 쌓이고
펑펑 내리는 눈 속을 걷습니다.
행복합니다.
▲ 찬바람 눈보라 속, 자욱한 안개 길은
어깨 높히,
아니 어느 곳은 사람 키를 능가하는
산죽 밭을 지납니다.
▲ 봄 날이면 이 곳은 진달래, 철죽의
터널이 되겠지요.
▲ 그렇게 만복대 막바지 길에서
오늘 처음으로 보는 바위를 봅니다.
▲ 요정이 따로 있겠는가?
나도 한번 해 봅니다. 요술공주처럼..
▲ 경남 의령출신으로 마산무학여고 교사 '백남오'는
그의 책 <지리산 빗점골의 가을>에서
만복대를.
“해발 1,433미터의 서북능선 상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전북 남원시 산내면과
전남 구례군 산동면을 접하고,
만인에게 복을 나누어 준다는 행운의 땅.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곳.
반야봉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하염없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중략) 남원평야 뒤로 멀리 구름바다에 봉우리만 뾰족이 내밀고 있는,
백두산맥의 파노라마가 그리움으로 부른다.”라고.
표현했습니다.
▲ 거기서 막 내려오는 동료 분들을 만납니다.
날렵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선한 웃음이 늘 정겹습니다.
▲ 바람이 세찹니다.
이제 저기가 '만복대'입니다.
▲ 거기서 직전 회장님도 만납니다.
늘 자애로움이 말투에, 미소에, 가득 배어 있습니다.
올 해도 건산하시길 빕니다.
▲ 거기서 '정령치' (1172m)는 2K입니다.
'마한'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해 '정장군'으로 하여금
그 곳을 지키게 했다하여 '정령치'라 한답니다.
지리는 예나 지금이나 역사의 한 가운데 있는듯 합니다.
▲만복대(萬福臺)(1438m)
전북 남원시 주천면 과 산내면, 그리고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 걸쳐
있습니다.
만복대라는 이름은 만인에게 복을 나눠준다는
지리산의 많은 복을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 백두대간을 걷는 이들은 반듯이 거져야 할 봉우리입니다.
반야봉과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하염없는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이지만...
▲ 이제 올랐던 길을 되돌아
내려오기 시작합니다.
▲ 그리고
동심의 세계로 누워 봅니다.
▲ 행글라이더의 활공장 같은 너른 평원에
봄의 철쭉과, 가을의 끝없는 갈대는 여름푸른 기와집이 갈색 볏짚으로
다가 올겁니다.
▲ 오래 전에는 이 봉우리 한 쪽에 스물을 갓 넘기고 떠난 한 사내의 비목과,
30대 중반의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등진 한 여인의 마지막 숨결도 있었는데
찾을 길이 없습니다.
“내 만일 죽어 사라지더라도 내 이름만은 기억해주오 /
내 만일 죽어 사라지더라도 내 모습만은 기억해주오 /
내 만일 죽어 사라지더라도 내 진심만은 알아주오 /
이제 여기 어머니의 품, 지리산에서 편히 잠들어라”
그랬었습니다.
▲ 먼저 간 이의 죽음에 대해,
그리고 언젠가 나에게도 닥칠
그 숱한 쓸쓸함에 대해 조용히 되짚게 되는 비목...
다시 세워지길 기대해 봅니다.
▲ 하긴 너도나도 사연적어 비목을 세운다면
그 것 또한 통제 할 길이 없겠지요.
무수한 전설과 사연들은 어느 가슴에나 가득한거니...
▲ 여러 해 산행을 해도 오늘 같은
이런 행운을 만나기는 그리 흔치 않은 일 입니다.
▲ 산호초 군락 같기도 하고
'누들프 사슴' 뿔 같기도 합니다.
▲ 늦었고 갈 길은 먼데
자꾸 발 길을 잡습니다.
사진을 촬영한다면 일부러 웃는데
오늘은 진심인듯 합니다.
▲ 그 광활한 능선 길에 화려한 눈 꽃이 쌓이고
짙푸른 산죽의 싱그러움이 같이 이니
참 감사한 산행 길 입니다.
▲ 출발 때의 비내리듯 속상했던 가슴에
이런 풍경을 선물로 받으니
참 인간의 변덕스러움이 부끄러워집니다.
▲ 크고 작은 눈송이들은
화려한 봄 날의 쌍계사 벗꽃 길 꽃잎처럼
날립니다, 꿈결 같이...
▲ '순백의 세계'
더 좋은 언어가 없고 표현력의 한계를 절감 합니다.
▲ 문득 '그리움'이란 말에
풍경이 있다면 이와 같을 것이란
생각도 합니다.
▲ 눈 없는 고장에 사는 복 없는 이들은
그져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 나무는 춥겠지만 우린 행복합니다.
이 또한 이기적인 느낌이란 미안함도 공존합니다.
▲ 언제 다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눈 내리는 속에서..
▲ 우리의 삶도 이렇게 이어 지겠지요
갈등의 우리 조국도
문제가 다 해결되고 ...
▲ 어느 빛 좋은 가을 날에
그리고 짙은 철쭉의 봄 날에 다시 걸어 볼 것입니다.
정겨운 님과 같이라면 더 좋을 것입니다.
▲ 그리고 더 세월이 지나면
헤드랜턴을 의지하여 일출의 희망을 가지고
어둔 새벽 길을 다시 오르겠지요
효빈님처럼.
▲ 위대한 '지리'의 능선은 구비구비 골짜기를 만들고
그 골짜기는 자락자락 마을을 품습니다.
▲ 가던 길 멈춰
바람을 이겨 가는 멋진 소나무 앞에 서 봅니다.
▲ 하얀 백설의 나무 아래
얼룩진 파스텔 그림 같은 꼬불꼬불한 길은 이어지고..
▲ 다시 2.2K, 꿈같은 상고대 터널 길을 되돌아
'묘봉치'에 도착합니다.
어디든 지리의 산행 길 안내도를 보면
설렘과 그리움에 가슴 벅찹니다.
▲ 여기서 '상위마을'로 내려섭니다.
3K , 그 길은 급경사가 많습니다.
▲ 내려가면 다시 못 볼 풍경이 아쉬워
자꾸 되돌아 봅니다.
▲ 그 길은 많이 가파르고, 멀고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 너머 정령치로 가지 못함이
아직도 많이 서운하고..
▲ 그렇게 내려서면 눈 세상이 어디 있었나?
꿈 속을 다녀온듯 합니다.
▲ 입춘의 계절은 벌써 골짜기에
봄이 내려 앉았습니다.
▲ 고개를 말하는 '령(嶺), 현(峴), 치(峙), 재..'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엄격한 기준에 의해 고개를 구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령(嶺)은 규모나 통행량의 면에서 큰 지역을 나타내며 지역간 통행의 중요한 통로를
현(嶺)은 령보다는 한 단계 아래의 고개로.
치(峙)는 고개가 통과하는 산지가 다소 험준한 느낌을 주는 곳이며,
재와 고개는 우리말 지명으로 민간에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 그렇게 내려서면 '상위마을' 입니다.
구례군 산동면 위안리..
집집마다 산수유가 지천이고 마당 헛간마다 고로쇠 박스가
쌓여 있습니다.
▲ 올랐던 능선 길을
오늘 처음 조망으로 올려다 봅니다.
▲ 그렇게 정겨운 님들을 태운 만차는
돌고돌아, '함양 생초'의 한 식당에 도착하고
뜨거운 메기탕이 몸과 마음을 행복하게 하합니다.
▲ 분홍색 길은 오늘 우리 코스가 아닙니다.
어느 계절 성삼재에서 만복대. 정령치로 하여 세걸산을 넘어
인월로 내려 가 보려합니다.
존경하는 '효빈'님이 그리 걸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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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
한적한 오솔길의 이름 모를 꽃들은
마음속의 그리움을 바람 등에 실어 놓고
서쪽하늘 곱게 물든 저녁노을만 머금고 사는가
밤하늘의 별을 담아 초록꿈 엮어 가며
그대와 함께 부른 아름다운 노래는
내 작은 마음밭에 그리움으로 쌓인다
당신보다 당신을 더 사랑하는 내가 있고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당신이 있음에
영원을 수놓는 아름다운 동행이어라
당신보다 당신을 더 사랑하는 내가 있고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당신이 있음에
영원을 수놓는 아름다운 동행이어라
[황덕식(1943~前마산고 교장)]
'山行..그리움따라 > 아! 지리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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