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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거창,함양 월봉산(남령-월봉산-은신치-용추계곡) 그리고..

산꾼 미시령 2016. 11. 7. 06:25

 

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 편은 에는

 거창 민간인 학살 사건(居昌良民虐殺事件)’이 소개된 바가 있다.

 

 ‘거창은 남덕유산을 등에 지고 동쪽으로는 가야산, 서쪽으로는 지리산을 멀찍이 벌린 채

남쪽 저 멀리 황매산을 내다보며 한들이라 불리는 넓은 들판을 터전으로 삼고 있다.

 

 그런 거창에 6.25 동란은 양민학살이라는 엄청난 비극을 안겨주었다. 거창군 신원면 과정리는

거창 읍내에서 40km 떨어진 캄캄한 산골로 합천.산청.함양과 경계를 이루는 또 다른

하늘 아래 끝동네였다.

 

 19512, 국군은 공비 토벌을 명목으로 4일간에 걸쳐 신원면 4개 마을 719을 죽이고

마을을 불질렀다. 그 작전 이름은 "견벽청야(堅壁淸野)" ..

적의 근거가 될 곳은 말끔히 청소한다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이다.

 

 그 때부터 거창 사람들은 양민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끝없는 투쟁을 벌인다. 관계자 처벌,

빨갱이의 누명을 쓴 원혼들의 명예회복, 그리고 정부의 공식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정말로

외롭고 억울하고 피눈물 나는 저항을 대를 이어가며 오늘날까지 계속하고 있다.

 

 신원면 과정리, 산청으로 빠지는 길목 뒷산엔 두 개의 작은 봉분에 박산골에서 죽은

517명의 뼈를 묻은 합동 묘소가 있다. 543년간 방치했던 유골의 뼈를 남자.

여자.어린애로만 분류해 19구의 남자 합동지묘, 183구의 여자 합동지묘,

그리고 225구의 소아 합동지묘(아이는 묘를 쓰지 않는다)를 만든 것이다.

 

 19604.19혁명으로 자유를 얻게 되자 이들은 합동묘소 앞에 노산 이은상이 쓴 위령비를

세웠다. 그러나 615.16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이 비석은 글자가 으깨진 채

땅속에 묻히고 말았다.

 

 그리고 27년 뒤인 88년 다시 민주화 바람이 일자 거창 사람들은 땅속에 묻힌 이 비석을 꺼내

받침대에 비스듬히 걸쳐놓았다. 그리고 정부에 요구했다. 이 비석을 너희 손으로 세우라고.

 

 결국 거창 사람들이 이겼다. 96년 국회는 '거창 사건 등 관련자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켰고, 지금은 피해보상을 위한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슬프도록 작고 쓸쓸한 합동묘소 건너편에는 무려 40만평 규모의 으리으리한 위령관과

위령탑이 세워졌다. 그러나 합동묘소의 비석을 세울 사람은 아무도 없어 지금도

그렇게 누워 있다.

 

 사실 양민 학살이 자행된 곳은 거창만이 아니었다. 산청에도, 함양에도, 또 어디에도 있었다.

그러나 끝까지 싸워 신원(伸寃)을 이룬 곳은 거창 신원(神院)뿐이었다. 그 용기가 어디에서

 나왔을까. 나는 동계 선생과 면우 선생으로 이어지는 뿌리깊은 거창의 정신 이외엔

답을 구할 수 없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산 좋고 골 깊은 거창, 함양 !

남강기맥의 월봉산(1279m), 거망산(1184m), 황석산(1192m)..

만추의 바람과  안개속에 정겨운 님들과

거기를 간다...

호국영령들과 전쟁의 참화에 희생당하신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빌며

 

 

 

▲'남령'

895m 높이의 고갯마루다

 영각사를 거쳐 함양군 서상면과 거창군 북상면의 경계를 이루는 남령...

산줄기는 남덕유에서 뻗어내려 월봉산으로 흘러간다

 

 

▲출발전 자리를 함께 해 보고

찬 바람에 모자를 눌러쓴다.

 

 

▲ 오늘 가장 예쁜분들도 담아보고

 

 

고갯마루엔 거창 주요관광지

안내판과

 

 

월봉산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 시작하자마다 급격한 오름이

계속되고

 

 

▲ 벌써 계절은 만추를 지나

겨울채비에 들어가는데..

 

 

▲ 올라온 남령 고개를 되돌아본다

오늘 조망은 아쉽게 이것이 전부였다

우측으로 남덕유, 삿갓봉 무룡산...그 광활한 덕유 종주길이 보여야 하는대...

 

 

▲ 오르내림이 심하고

여러번 밧줄을 잡아야 했으니..

 

 

 

▲ 여기저기서 요즘 가을 날씨가 왜

이러냐고  궁시렁 해보지만 어쩌랴..

 

 

 

▲ 첨 만나는 이정표,

600m를 계속 급한 경사로 오른거다

 

 

 

▲ 운무 속을 다시 오르고

 

 

 

▲다시 급히 내려가고..

이슬 흠뻑 먹은 돌길은 미끄럽다.

 

 

 

▲얼마나 다시 오르려고 이렇게

내려가냐고 걱정도 하며

 

 

 

▲ 마음은 급하지만 속도가 붙지않고

긴 호흡이 필요했다

 

 

 

▲ 눈부신 햇살에 여기를 오른다면

얼마나 좋으랴

 

 

 

▲숨이차다 ..오늘 19K를 포기하고 15K코스를 걷자

100m의 칼날봉을 다녀오자..

 

 

 

▲'칼날봉(수리덤)' 1167m

그러나 이슬은 안개 비처럼 떨어지고

 

 

 

▲ 조망은 안된다.

그냥 내려가자.

 

 

 

▲ 긴코스를 포기하고 나니 마음도 여유롭고

그렇게 간다 회장님을 비롯 넷이서..

보리밥 먹던 이야기

버스 차장 이야기로 추억을 이야기하며..

 

 

 

 

▲ 바위 봉우리를 수없이 넘고

 

 

 

 

▲ 조금더 춥다면

고드름도 달리고 상고대도 피어나겠지..

 

 

 

▲ 누군가 갖다놓은 나무 한 개

사다리 역활을 톡톡히 한다.

 

 

 

▲ 낙엽은 지고 조망은 없지만

늦 가을의 고요함도 좋다.

 

 

 

▲ 지역마다 산악 훈련장을 세우고

가장 기본적인 기초훈련의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도 했다

 

 

 

▲인물을 찍으려 한게 아니다 나무를 보자

나무가 바위를 쪼갰는가? 쪼개진 나무에 뿌리를 내렸는가?

잡기도, 밟고 오르기도 송구 스럽다.

 

 

 

▲ 눈앞만 뵈는 조망속에도

간간히 우람한 바위들에 놀래고..

 

 

 

▲ 그렇게 오르고 내리고..

마산 수출지역 여공들 이야기. 창원 한번 가려면

택시가 안가려햇던 7-80년말 꿈 같은 이야기도 하며...

 

 

 

 

▲ 그러다 지치면 쉬면 되는거다

동료의 작고 빨간 사과 하나가 달콤했다

 

 

 

▲ 어이쿠!, 움!... 소리가 절로 나는 길를 

오르고

 

 

▲ 눈 덥힌 겨울은 참 위험하겠단 생각을 한다

 

 

 

▲ 좌우는 깊은 낭떨어지..

 

 

 

▲ 바람이 없어

여간 다행인게 아니다

 

 

 

▲ 이럴 때는 몸이 작고

날씬함을 자랑한다

 

 

 

▲ 오늘 산행은 정겨운 이름들이 많다

수망령, 은신치...

 

 

▲ 오늘 종일의 길은

왼발은 거창군, 오른발은 함양군을 밟는거다.

 

 

 

▲ 내려가고

벌써 풀벌레 소리는 깊은 겨울 속에 잠겼다

 

 

 

▲ 휘돌기도 하고

그렇게 간다

 

 

▲ 세월이 빚은 자연 분재..

어디서 모래와 흙이 날려오고 낚엽이 쌓이고..

오래 살아남기를 바래본다

 

 

 

▲ 오르내림은 계속된다

 

 

 

▲ 한달후면 여기에도 포근한

하얀 눈이 덥히겠지

 

조영남 이런가?  낚엽은 지는데...

마른잎 굴러 바람에 흩날릴때..

생각나는 그 사람 오늘도 기다리네...

 

 

 

 

▲이제 겨우 3K여를 온거다

월봉산이 지척인데..

 

 

 

▲ 맑은 날이면 좌우의 거창 들녁과

함양 산야가 신비롭겠다.

 

 

 

▲ 우람한 바위들은

아기자기한 자세로 거기 있고

 

 

 

 

▲ 지리, 남덕유를 이어 온 산죽길은

운무속에 신비롭다

 

 

 

▲ 큰 바위앞에 서서

잠시 감탄도 하고

 

 

 

月峰山(해발1,279m)

거창군 북상면과 함양군 서상면 경계에 있는 산이다.

 

 함양305번 삼각점과 정상 표석이 설치되어 있다.

사방으로 조망이 좋은 곳이지만...

 

 

▲ 이정표엔 [남령3.6km 수망령 3km]라 적혀있다.

 덕유산부터 금원산....황석산 그 뒤로 멀리 지리산 능선..

영취산과 장안산.. 잠시 쉬며 상상으로 조망한다..

 

 

 

▲ 그리고 급한 니리막길..

다시 조영남의 노래..

바람이 불면 오신다던 당신

만날수가 없구나 낚엽은 지는데..

 

 

 

 

'큰목재' 사거리를 지난다.

이정표에는 [월봉산1.3km 거망산4.85km

수망령 1.32]라 적혀있다.

왼쪽 수망령으로 가면 금원산, 기백산으로 간다

 

 

 

▲ 그렇게 한참을 오르내려 12시가 지날무렵

정겨운 임들도 만나고

 

 

 

▲ 몰려오는 구름속에 잠간, 

 아주 잠깐 함양 서상면의 방향이 조망되는데

 

 

 

▲ 우리도 밥을 먹자 12:09분이니....

그렇게 넷이서 밥먹을 자리를 찾을 즈음...

 

아! 길에 산우 한 분이 반듯하게 누워있었다

 

 

 

▲ 상태를 보니 맥이 없고 숨이 없다

119신고를 부탁하고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20여분 땀흘려 실시한다

긴박하게..

아 너무 시간이 지났나 보다...

 

 

 

▲ 신고자의 위치추적으로 찾아오면 될거를 수없이 여러곳에서 다시 전화오고

묻고. 좌표 지도를 보내란다..

지도를 검색하고, 스크린 삿으로 지도를 보내고...

1시간만에 헬기가 와서는 엉뚱곳에서 헤맨다...

불을 피워 연기를 올리고....

 

 

 

▲ 그렇게 보내고 내려와 그때서 허기를 느낀다

잠시 요기를 하니 또다시 헬기가 뜬다

우리나라의 구조 체계의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은신치'

여기서 거망산(擧網山 1,184M)과 황석산(黃石山1,190M)를 모두 포기하고

거기서 좌측 '은신골'로 내려간다

 

 

 

▲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아쉽고 아픈 마음을 안고 말없이 간다

 

 

 

▲ 모두가 처연한 발걸음이다

산마루 따뜻한 곳에  잠시 햇살이 나올 무렵

바람과 새소리도 조용한 곳에 잠든 당신이여..

 

 

 

▲그 은신골은

그 유명한 함양의 '용추계곡'으로 4K여 이어진다

깊은 골, 자연휴양림등이 아름다웠지만...

 

 

 

▲'장수사 일주문'

용추계곡 주차장 위쪽에 일주문이 덩그렇게 서 있다.

 한국전쟁 때 소실된 천년고찰 장수사는

 이렇게 일주문만 홀로 남아 어딘가 애처롭다.

우리들 마음처럼

 

 

 

▲그렇게 용추계곡은

거망산과 황석산, 월봉산, 그리고 기백산과 금원산의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이 폭포를 이루고 계곡으로 흘러든다.

여름철이면 피서인파를 불러들이는 넉넉한 계곡물은

 유장하게 흘러가 남강에 합류한다.

 

 

 

▲그렇게 장수사의 아픔 이력도 읽어보고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

 

 

 

▲긴장과 놀람이 함께 했던 하루.

그렇게 진한 아쉼이 더한 하루...

 

산행은 반드시 2-3인이 함께 움직어야한다.

심폐소생술은 4분이 지나면 생존율이 50%이하로 떨어진다

 

그리고 이제는 산행을 너무 길게 하지말자 

다짐도 하고...

그렇게 하루가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