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작고하신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법정’스님하면 떠오르는 화두는 단연 ‘무소유’(無所有)였다.
어렴풋이 생각나는 그 글 하나를 보면,
난(蘭) 하나를 선물받아 애지중지 키우던 일과, 그 난을 친구에게 주고 난 다음에 오는 해방감과
홀가분함을 경험으로 ‘버릴 때 진정한 자유와 평안을 얻을 수 있다‘고 역설하였다.
그의 글을 풀어 잠시 보자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의 역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국가간, 개인간 보다 많은
자기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所有慾(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소유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不辭(불사)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중략)
우리들의 所有觀念(소유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자기의 분수까지도 돌볼 새 없이 들뜨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한 번은
빈 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 이육신마저 버리고 홀홀이 떠나갈 것이다. 하고많은 물량일지라도
우리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無所有(무소유) 의 또다른
의미이다(逆理)..‘
어느덧 가을 한 복판이다.
넷째주마다 몇 사람의 동호인을 모시고 근교산을 답사하는데 오늘은 창원 북면의
백월산(白月山·428m). ‘흰 달이 비친 산’ 야트막하다.
그러나 정상에 서면 주변에 더 높은 산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모든 산이 발아래에 놓인다.
전망이 그만큼 뛰어나다. 북면과 동읍, 멀리 진영과 수산그리고 창녕이 한 눈에 들어오는
그 산을 간다.
▲창원 북면의 4차선 국도가 마치는 무렵
우회전하여, 작은 '마산교'다리를 건너면 바로 마산리 입구이다.
▲ 우측으로는 '마산마을', 좌측으로는 동읍 방향의 도로가 있는
그 지점에 작은 사찰이 있다.
▲ 원점회귀의 오늘 코스는 가족이나
산행초보자도 즐겁게 다녀올, 짧지만 아기자기한 산이다.
▲ 계절은 칡에도 꽃을 피우고
겨울 준비를 하고..
▲ 마치 '삼태기' 모양 백월산이 아늑하게 둘러친
마산마을은 좌우 산록이 모두 단감나무 천지였다.
▲ 오늘의 산행은 적당한 오름도
푹신한 산길도 참 좋다.
▲ 짧으니 천천히 가자하여도
어디 갈 곳이 따로 있는 사람모양 빠르고
정신없다
▲백월산은 글자 그대로 '흰 달을 닮은 산'이다.
옛날 중국 황궁의 한 연못에 달을 닮은 암봉이 비쳤고,
이를 괴이하게 여긴 황제가 어디에 있는 산인지를 알아보라고 명령했다.
▲경사가 심해진다
. 이를 감안한 듯 100여m의 된비알에
계단과 밧줄 난간을 설치해 두었다.
이를 다 오르면 다시 평평한 길이 나오고
▲ 떡갈나무의 포근한 길이
푹신하다
▲당시 왕궁 주변에는 산이 없었다
. 신하들은 중국을 다 찾았지만
그런 모양의 산은 찾지 못했는데
그 와중에 우연히 경남 창원에서 그 암봉을 찾았다
▲이후 그 산을 '백월산'으로 불렀다고 하는데.
보름달이 훤할 때 달빛에 비친 백월산 정상의 암봉이
또 하나의 달처럼 보였던 건가?
▲ 계절이 지나면 작은 들풀도 꽃을 피우고
작은 씨라고 생성시켜 날려보내며 자기 할 도리를 다 하는데
이룬것 없는 나의 생이 부끄럽다.
▲ 세 번 정도의 된비알은 짧지만 흠뻑 땀을 흘리게하여
오늘의 산행의 즐거움이다.
▲당나라 황제가 대야나 연못이나 산의 그림자를 보고
중국전체를 찾다가 우리나라까지 와서 찾았다는 전설은 이 백월산 말고도
여러산이 있었다..
▲ 전남 고흥의 '팔영산'도 중국 위왕이 대야에 담긴 물에 비친
8개의 암봉 모양을 보고 신하에게 그 산을 찾으라 한 후,
고흥에서 결국 찾아내자 '여덟 개의 그림자가 비쳤다'
하여 팔영산(八影山)이라 불렀다고 하고
.
▲대구 달성의 현풍 비슬산 정상인 대견봉 역시
중국 당나라 태종의 대야속 물에 비친 산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계절을 잃은 '산벗'꽃
고달픈 여름에 잎을 잃은 아픔인가
짠하기도 하고
▲ 가을 빛이 완연한 '참 빗살나무'를 지나면서
어릴적 할머니 곱게 머리빗는 이야기와
'이'잡던 참빗, 호롱불에 내복을 뒤집어
그을리며, '이' 잡던 이야기로 한바탕 웃기도 하였다
▲이제 전망 바위를 오르며
오늘의 정상 부근도 올려다 보고..
▲이제 이곳만 오르면
전망이 탁 트일 것이니 힘을 내자.
▲ 거기에 낭떨어지 전망바위만 있었는데
적절한 벤취가 설치되었다
확트인 조망, 멀리 낙동정맥 의 끝자락, 태백의 구봉산부터
백두대간에서 갈리어
다대포의 몰운대까지 400K를 내 달려왔다
▲ 그 아래로 낙동강이 흐르고
오른쪽은 진영, 그 너머 봉하마을,
앞에는 '주남저수지'가 시원하다.
왼쪽으로는 창원 대산과
강건너 수산과 밀양이 조망된다
▲ 산세가 험하지 않고 오르막 내리막도 많지 않다
가족 산행지로 부담이 없고 ..
▲ 조용한 오솔길은
사색의 길이기에 충분하다
▲ 이제 마지막 여기를 오르면
삼거리를 만난다.
▲ 북면에서 동읍으로 넘어가는 '화양고개'에서 조망좋은 길을 따라 오르내리면
여기서 만난다.
그 코스는 원전회귀가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
겨울에 주남저수지의 철새를 조망하기에 그만이었다
▲ 이제 정상이 가까우면 반대쪽 마금산 온천지대를 조망한다
바둑판 같은 들녘엔 가을이 완연하고
▲ 산아래 마산마을이다 이렇게 한바퀴 도는거다.
멀리 옥녀봉과 마금산, 그리고 천마산이 아름답다
▲ 포근한 산길은 유난히 버섯도 많고
▲ 정상은 작지만 봉우리가 셋이다
그래서 '삼산'이라고도 불렸다한다.
지나온 첫봉이
정상석 선 봉보다 약간 높은듯하다.
▲백월산(428m)
정상에 산에 얽힌 이야기를 안내판에서 읽을 수 있는데,
너무 길고 장황하다
▲요약하면
바로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남사(南寺)와 관련돼 있다.
물론 지금의 남사가 아니라 터만 남겨 놓은 옛 남사다.
▲ 남사는 신라 경덕왕 때 창건된 창원 최초의 가람으로 알려졌다.
당시 노힐부득, 달달박박 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수도승이
▲ 이곳에서 도를 닦았고
, 그 결과 미륵불과 아미타불로 성불했다고 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남사를 지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세번째 봉을 오른다
밧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암봉을 오른다
▲그렇게 멀리 동읍 들판을 마지막으로 보고
이제는 내려가야 하는거다
▲ 좌측으로 구름속에 우뚝 솟은 봉우리, 낙남정맥의 주요 봉우리이자
창원의 대표적 산 가운데 하나인 정병산(精兵山)이다
일제강점기때 일본군이 이곳에 병참기지를 두고 군사훈련을 한 곳이라고 해서
그들 마음대로 '정병산'이라 이름 붙이고
군사지도에도 그렇게 표시했단다.
▲옛 이름인 봉림산(鳳林山)으로
불러야 하겠다 이제는
▲ 우측 산아래가 '화양고개'이다
거기서 봉들을 넘나들며 정상으로 오기도 한다.
▲ 거기 산불 초소가 있고
아마도 감시원이 쌓은듯 싶다
얼마나 외롭고 무료했겠는가..
그 정성이 아름다웠다
▲ 흐린날씨지만 하늘의 모양은
가을을 그려내고 있고..
▲ 까마득한 절벽,
거기서도 살아가는 소나무의 강인함도 아름답다
▲ 우측으로 함안의 무릉산과 작대산
그리고 농바위와 천주산의 천주봉과 용지봉..
그 길은 깊히 오르내려야 하는 종주길 이었다
▲ 좌측이 '무릉산'이고
그 앞으로 마금산, 천마산
그리고 북면 온천지구가 아름답다
▲ 그 오른쪽 북쪽으로 눈을 돌리면
낙동강 건너 창녕 영산의 영취산, 그 멀리 화왕산도 조망되고..
▲ 이제 내려가야한다
내려가는 길은 몇 군데의 내리막길 외에는
편안한 숲길이다
▲ 여유있게 좌우도 살피고
▲ 적송의 아름다움과
향기도 좋다
▲ 자세히 보면 뭐가 보이는가?
'벌집'이다...
요즘의 벌들은 그 독이 무서운 계절이니.
▲ 바쁘게 내려가는 이들은 저렇게
앉아있고
▲ 포근한 마사토와
푹신한 길이 참 좋다
▲ 종착 지점이 다가올수록
아쉽고 더 걷고 싶은 길이다
▲ 우측으로는 마산마을로 좌측으로는
월산마을로 가지만 우린 곧장 나아간다
▲ 알밤이 되어 떨어진 밤들도 주워
모아보기도 하고..
▲ 그렇게 내려서면 마산마을이니..
▲ 탱자나무
그 향기도, 그 가시로
다슬기 속 파먹던 추억이 생각나고..
박화목 시도 생각난다...
▲ 언제나 볼 때마다 아름다운 마을 보호수
320년 되었단다.
▲모과..
벌써 얼굴 찡그리며
입에 침이 고인다...
▲며느리밥풀꽃..
밥이 잘되었나 맛보다
시어머니구박으로 죽었다는 안타까운 전설을 가진 꽃이다
▲ 하루를 접으려 한다
여유있게 자연도 보고, 하늘도 보았던 하루..
▲ 이런 꽃도 있었고
▲ 저런 열매꽃도 보았지...
아름다웠던 하루와 이 시절이
그리고 동료들이 감사하고...
▲ 그 아름다운 시간을
접어야 한다
마음을 볼수 있다면 이 모습이려니..
▲ 그렇게 마산마을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
백월산...
북면사람들의 정신적 고향이리라
오래 오래..
시 한편을 보자
서두에서 소개한 '무소유'의 정신을 담은
..........
‘추강에 밤이 드니’/월산대군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들이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
'월산대군'은 조선 제8대 왕인 예종의 뒤를 이어
왕위 계승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예종이 죽은 뒤, 한명회의 농간에 의해 월산대군을 제치고
막내 성종이 왕위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월산대군은 욕심을 내거나 분란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속세를 떠나 자연 속에서 은둔하며 여생을 보냈다.
먹을 것, 입을 것, 정말 많은 것을 가졌지만
언제나 마음이 헛헛한
이계절 나에게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이 어떤 것인지 말해 주는 듯하니..
'山行..그리움따라 > 경남.부산.울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남거창,함양 월봉산(남령-월봉산-은신치-용추계곡) 그리고.. (0) | 2016.11.07 |
---|---|
경남양산.천성산.하늘릿지.공룡능선(주진소류지-화엄사-하늘릿지-잔치봉-원적봉-천성2봉-집북재-공룡능선-내원사계곡-주자장(12Km.7시간) (0) | 2016.10.02 |
거창 호음산(윗칡목재-소남봉(867m)-시루봉(960m)-927m봉-호음산(930m)-황산저수지-수승대(13.2K/5시간) (0) | 2016.09.04 |
경남산청.이방산(삼장체육공원 -상사바위-굴바위 -이방산 –깃대봉 -삼장생활체육공원) (0) | 2016.07.10 |
경남산청.석대산(진자마을-석대산-수리봉-상투바위-한재-청계산장, 8K,4시간) (0) | 2016.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