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 어느 여름,
세 명의 친구는 난생 처음 거제를 가자고 서울에서 ‘통일호’를 탔다.
제일 고급은 ‘새마을호’고 그 다음이 ‘무궁화호’인데 통일호는 ‘비들기호’보다 조금 나은,
에어컨도 없이 창문을 열고 그렇게 달렸다,
터널을 들어설 때는 재빨리 창문을 닿고,,, 그렇게 지루하게 여러 시간후 부산역에 내리니
얼굴엔 때가 죽죽 밀렸다. 여행의 경험이 있다면 여유 있게 세수도 하고 점심도 먹고 그랬겠지만
배를 놓칠까봐 서둘러 연안부두로 달려갔는데 막 출항하는 장승포행 ‘새마을’호가 있단다.
‘아무리 돈이 없어도 배라도 새마을호 타자...’
그렇게 장승포에 내려 알게 된 사실은 고급 공기부양선은 40분 걸리고
우리가 탔던 새마을 배는 1시간 30분이 걸리는 제일 서민적인 배란다...
그 시절부터 급속하게 조선공업지대가 된 거제는 오늘날 인구 25만의 거대한 도시가 되었다
거제는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해안선 700리를 자랑하는 섬으로 섬전 체를 보면 새의 모양이다
오른쪽 날개는 장목면으로 진해, 서부산방향으로 거제대교가 연결되었고, 왼쪽 날개부분은
학동 해수욕장과 해금강, 다대와 저구로 이어지는 멋진 풍광의 관광지역권이라면
꼬리부분은 부산과 가까운 장승포, 일운면 방향이고 머리 부분은 통영방향으로 거제대교로
육지와 연결되었다
거제하면 ‘포로수용소’가 생각난다. 1950년 11월부터 유엔군에 의해 현재의 고현동 일대에
총면적 12㎢ 규모의 수용소가 설치되었고, 1951년 2월부터 포로수용소 업무가 개시되었는데
북한 인민군 포로 15만, 중공군 포로 2만명 등 최대 17만 3천명의 포로를 수용하였고,
그 중에는 여성 포로도 300명이 있었다.
그러나 강제징집 등의 이유로 송환을 거부하는 반공 포로와 송환을 원하는 친공 포로 간에
유혈사태가 자주 발생하였고, 1952년 5월 7일에는 당시 수용소 소장이었던 도드 준장이
포로들에게 납치되었다가 석방되는 등 냉전시대 이념갈등의 축소판과 같은 양상을 띠고 있었다.
1953년 6월 18일 이승만 대통령의 반공 포로 석방으로 27,389명이 탈출하였고, 친공 포로의
소환 등을 끝으로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조인으로 인해 폐쇄되었다.
현재는 잔존건물 일부만 남아서 이곳에 당시 포로들의 생활상이나, 의복, 무기 등을 전시해 놓고
있으며, 최근 기존의 시설을 확장하여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으로 탈바꿈하여
전쟁의 역사와 산 교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1950년 12월 장진호 전투 등에서 패한 유엔군이 ‘흥남철수작전’
중 14,000명을 태우고 흥남부두를 탈출, 장승포에 도착한 가장 인류애적 사건은
‘크리스마스 기적’으로 불린다.
이렇듯 현대사의 가장 비극을 몸으로 이겨온 아름답고 아픈 섬, 거제!
작금의 조선경기 불황으로 시름이 깊지만,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다시금 조선공업의
중흥을 이루고 더욱 발전하기를 빌며,
어느덧 12월,
누군가가 몹시도 그리운 계절, 그 거제의 노자산, 가라산을 간다.
정겨운 임들과 함께...
▲ 어느덧, 12월이 시작되고
세월은 그렇게 빠르게 지난다. 한햇 동안 같이하신 정겨운 임들..
내년엔 정회원으로 가입해볼까 생각중인데..
받아 주기나 할련지...
▲한자로는 뭘 쓰는지 궁금했던 '부춘마을'
거제대로를 달리다 사곡3거리에서 우회전하여 거제면으로
그렇게 들어오는데
거기서 산행은 시작된다.
▲ '혜양사' 아늑한 절엔
단풍의 끝자락 흔적이 남아있고.
▲노자산 까지 2.3K
그래도 그 길은 한참을 깊게 숨소리를 내야한다.
▲ 오늘은 여유있게 후미에 서서
아름다운 여인들을 캐어 해볼까?
교만한 소리다 내보다 늘 앞서는 분들이니..
▲ 한 걸음, 한 걸음,
그러나 왜 제자리 걸음하듯 그 자리에 있느냐고 .
그렇게 힘들어한다
▲ 아열대 기후에 가까운 따뜻한 거제 기후 탓일까?
그렇게 남아있어 환영하니..
▲ 숲은 깊은 겨울 준비에 들어간듯
고요하다.
▲ 며칠전만 해도
단풍이 참 아름다웠을 길인데..
▲ 그렇게 올라서면 첫 정자가 나오고
잠시 쉼을 갖는다.
▲ 드디어 조망이 시작된다.
거제면 방향, 뒤로 보이는 산줄기가 '계룡산(鷄龍山·566m)'
이다
그 너머에는 '신현'으로 시청 소재지이다.
▲그러나 다시 올라야 할 노자산 정상봉이
아직 아득하게 보인다
▲ 전망좋은 바위에서 멋을 부리며 사진을 찍는데..
저 멀리 거제시민의 식수원인 '구천땜'이 보인다.
땜이 있기전 구천계곡은 참 아름다웠다.
▲ 드디어 뵈는 아름다운 한려수도.
좌측 작은 섬이 '외도(바깥섬)'이고 그 안쪽섬이 '내도(안섬)'다
그리고 오른쪽 길게 뻗은 곳이 그 유명한 '해금강'인데..
▲흐린 날씨중에도 해금강 방향으로
노을처럼 아름답다
▲ 노자산 정상에 서서 우측 통영 방향을 본다
한산도, 장사도.. 섬, 섬, 섬..
▲노자산(老子山565m)
불로초와 절경이 어우러져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신선이 된 산이라 하여
노자산(老子山)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
이 산은 거제도의 동남쪽에 위치하여 동부면 구천,
부춘, 학동을 끼고 있으며, 가라산(585m)과 연결되어 있다.
▲ 통영방향, 이순신의 바다 남해에
한산도(오른쪽 뒤편)와 추봉도.. 이름없는 섬들이 즐비하다
과연 섬들의 잔치같다.
▲절경인 이곳에는 여러 종류의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특히 세계적으로 희귀조인 팔색조(천연기념물 204호)가 서식하고 있어
신비의 산으로 일컬어 지고 있다.
▲ 800m를 내려오면
2층의 큰 전망대를 만나는데
지붕이 날려가고 시급히 정비가 필요하다
▲ 그리고 우리를 막아선 거대한 암봉
선녀봉(490m·일명 뫼바위) ...
▲ 포근한 날씨와
정겨운 임들로 하여 꿈 같은 길을 간다
▲오늘 종일 조망으로 뵈는 '몽돌해수욕장'으로
유명한 동부면 학동리,
좌측으로 구조라해수욕장으로 가고,
우측으로는 해금강으로간다
뒷 노자-거라산 중턱엔 천연기념물 제233호 동백숲이 유명하고..
▲ 그 전망좋은 곳에서 한컷 담는다
어디가도 한가닥 넉넉할
든든한 임들이시니...
▲다시뵈는 바다의 금강 '해금강'이다
그 앞으로는 '바람의 언덕'인데...
▲이제 지나온 선녀봉도
어린아이 배꼽같이 보이는데..
그 시절 친구아이하나 배꼽이 저랬다
왜 그 시절엔 사타구니를 내놓고 다녔는지..
구멍이 뻥 뚫린 내복바지로..
편리함도 있었다. 놀다가 그냥 앉으면 어디나
뒷간이 되었다 옷도 내릴 필요가 없었으리..
▲ 아무리 전망 좋아도 우린
가라산으로 '가라'한다
▲ 세월은 천연 분재를 만들기도 하고
▲ 학동으로 내려가는 갈림길도
만나고 우린 가라산으로 간다
▲ 지나온 노자산..
그렇게 아쉼을 남기고....
▲ 여전히 통영과 연접한 섬들..
▲ 다시 학동해수욕장도 내려다 보고
중앙 작은섬 '외도'가 보인다.
아름답게 조경된 외도,
거제를 오면 누구나
한번쯤 들리는 곳이다.
▲ 이제 가야할 가라산이 저렇게
뵈고.
▲'바람아 너는 알겠다'..
청마는 거제와 통영이 경쟁적으로 기념한다
거제가 출생지라고 ...
그래도 이영도를 만난 통영의 청마를 나는 좋아한다.
그 가슴저린 사랑이야기를..
▲ 오늘 여러 곳에서 산성을 본다
대마도! 일본 본토는 140K지만,
부산을 비롯 남해안은 50K였으니...
쌀이 없는 대마도의 왜구들은 남안안을 그렇게 괴롭혔다...
▲ 학동 뒷산동백숲 사이로
마지막 화려한 단풍이 남아 있음이
감사했다.
▲ 중앙 너머로 '통영이 보이고, 좌측으로 한산도
1592년 7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은 이곳 한산섬에서
왜적을 섬멸하는 전공을 세워 세계 해전사를 다시 썼다.
구름처럼 밀려오는 왜적선을 한산도까지 유인한 뒤
이른바 학익진으로 역습, 일본 수군 수 백명과 적선 70여척을 수장시켰다.
▲'일휘소탕 혈염산하(一揮掃蕩 血染山河)'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이다’
장군은 왜적의 피로 온바다를 붉게 물들이겠다는 비장함을 칼에 새겼다.
▲다시 오른다 마지막 800m 오름의 길은
거제지맥의 최고봉 다웠으니...
▲ 이제 가라산 정상이 코앞이다.
노자산에서 4.2K를 넘나들었다.
늘 여러 회원들을 가슴으로 품는 前 회장님.
사진찍을 때마다 비스듬히 서는데
오늘은 기둥을 붙잡으시라 했다.
▲ 벌써 봄을 준비하는가
아니면 눈속에 꽃을 피우는 나무인가!
하여간 추운 바람 잘 이겨 내기를 빌고..
▲가라산(加羅山/585m)
거제의 최남단 해변에 위치한 가라산은
거제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그러니까 학동마을 뒷산은 노자산이고
다대마을 뒷산은 가라산이다.
▲ 가라산이란 지명의 유래는 서기 503년대의 가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금관가야의 국경이 북으로는 해인사 가야산,
남으로 거제도의 남쪽 끝 산까지 였는데,
남쪽의 가야산이 가라산으로 변음 되었다는 말이 구전 되고 있다.
▲ 조금은 서러운 산이다
거제의 최고봉이면서도 다른 봉에 비해 조망이 덜하다
그래도 거제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남해안의 다도해,
멀리 남해를 비롯하여 고성만과 한려수도가 그림같이 펼쳐진다.
남서쪽은 한산도 비진도, 매물도,가오도,대소병대도 등
많은 섬들이 파도에 춤추며 밀려 오는듯하다.
▲ 거기 아늑한 자리에서 점심을 나누고,
망산까지 가보자고 홀연히 홀로
길을 재촉하였다
▲ 앞에 봉 너머로 저구 3거리가 나오고
가장 뒷 오른쪽 봉이 '망산'이었다
▲ 산 아래로 다대포구와 마을이 있고
바다 끝 삿갓같은 봉이 '천장산'이란다.
▲ 해금강 방향 갈곶리,
그 너머 작은 섬이 명승 제2호 '해금강'이다
바다의 금강...
▲ 내려오면서 다시보는 오른쪽 '저구'..
그 앞으로 통영의 '장사도'가 희미하다.
여기서 배를 타고 갈수도 있다.
갑자기 장사도의 '천송이'의 그리움인가,
낙엽진 가을산의 허전함인가
뜻 모를 그리움이 사무친다
▲ 그러나 망산으로 향하는 급한 마음에
길은 가파르고..
▲ 해안을 따라 자라고 있는 후박나무와 자작나무는
목재의 재질이 월등해 과거 팔만대장경의 원목으로 활용됐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판각한 팔만대장경이
천년이 지난 지금까지 뒤틀리거나 변형 없이 보관될 수 있었던 이유다.
▲ 다시 이중 삼중으로 지어진
다대산성..
고단한 조상님들의 삶이 보이는듯하고...
▲ 이제 내려온 가라산도 되돌아본다
'별들이 비단을 펼쳐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보였다'고
붙여진 이름답다
▲ 동백숲...
역시 동백은 바닷가에 있어야 한다.
그 잎의 반짝거림이
광을 낸 구두닦기의 구두빛 같다.
▲ 바람은 차가워도 따뜻한 거제가 아닌가
견디어 붉은 빛으로 맞이해 줌이 감사했으니...
▲이제 아쉽게 내려온 길들을
되돌아보고..
▲그렇게 4.2K를 내려오면
저구3거리를 만난다.
▲ 저구 삼거리.
저구, 명사, 그리고 해금강 방향등으로 가는 길목이다
▲오후 2시, 망산을 너머 명사해수욕장까지는 좀 무리인듯하고
일행분들도 가지말자하고...
그냥 망산을 포기, 다음으로 미룬다
▲ 거기서 한참을 뒷 회원님들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거제의 여러곳을 회상해 본다
▲ 거제는 진해만과 부산방향은
조선공업과 함께 거대한 도시화가 되었고
남부와 동부, 그리고 거제면 방향으로는 멋찐 풍광이 잘 보존되었다
게속 그렇게 보존되었으면 좋겠다
▲ 처음으로 햇살이 나고
저구리의 풍광이 빛난다
▲ 그리고 해안선을 따라 1K내려오면 '명사해수욕장이다'
그 조용하던 작은 해수욕장은 거대한 인공 구조물들로 실망을 했다
앞에 우뚝 솥은 봉이 방금 내려온 가라산이다
▲ '섬집아이' 노래가 들릴듯 한
명사초등학교.
▲ 관광객을 위해선 좋은 구조물이나
'참 우리나라 돈 많다'
작은 불평도 섞인다.
▲ 다음으로 미룬 '망산 (375m)'이다.
거제 말고도 망산이 여럿 있는데 망(望)은 바라본다는 의미이니.
망자가 붙은 산은 우선 조망이 시원하다. 또 대부분 주변의 풍광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한산도의 망산(294m)이 그렇고 여수 금오도의 망산(343.6m)이 그렇다.
▲그 바닷가에서 회원들을 기다리는동안
옆 산악회에서 짬짬하는 우리가 불쌍히 보여
어묵 한그릇을 보시한다.
그것으로도 즐거움은 충분한거니...
▲ 거가대교를 건너고
용원 회센타로 회를 만들러 간 동안
아름다운 미녀들과 촬영을 한다.
샘내시는 분들이 여럿이리라.
(내가 먼저 찍자고 못한다 그런 주변머리가 없다)
아! 5년 전만해도 주름이 없었는데...
꽃밭에 불청객이 되었다. 세월 탓이려니.
▲ 그렇게 헤드라이트를 켜 놓고
한적한 공원에서 회를 먹는다
좀 불쌍해 뵈지만 큰 즐거움이면 되는거다.
▲ 그렇게 좋은 분들과 함깨한 하루
다시 추억이 되고 언젠가 진한 그리움으로 회상하겠지.
▲ 이렇게
우리나라 최고의 바다 조망인 한려수도가 발밑에서 펼쳐지고,
그 푸른 바다를 압도할 정도로 큰 암봉이 산마루에 우뚝 솟았던 하루
거제지맥을 따라 노자산과, 거제의 최고봉 가라산을 걷던 날
송구, 그리고 새해 기운을 흡입하는 데 최적의 시간들 이었으니...
모든 분들께 감사한 날....
...............................................
거제의 노래(김기호 작, 김수현 곡)
거제의 노래섬은 섬을 돌아 연연 칠백리
구비구비 스며배인 충무공의 그 자취
반역의 무리에서 지켜온 강토
에야디-야 우리 거제 영광의 고장.
구천 삼거리 물따라 골도 깊어
계룡산 기슭에 폭포도 장관인데
갈고지 해금강은 고을의 절승
에야디-야 우리 거제 금수의 고장.
동백꽃 그늘 여지러진 바위 끝에
미역이랑 가시리랑 캐는 아기 꿈을랑
두둥실 갈매기의 등에나 실고
에야디-야 우리 거제 평화의 고장.
'山行..그리움따라 > 경남.부산.울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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