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統營)!
1970년대 초, 고교 2학년 열 학급 600명은 청주역에서 열차를 타고 조치원역에서 내렸고,
경부선으로 갈아타고, 부산역 내려, 거기서 다시 갈아타고 ‘해운대역’에 도착하니
캄캄한 밤이었다.
거기 해운대에서 1박을 한 후, 다음날 아침 해운대해수욕장에 나간 나는 난생 처음으로
바다를 봤다. 영화에서 말고 실제 바다를.... 그 감격은 훗날 백두산 천지를 첨 보던 날의
감격 이상이었으리라!.
조반후, 해운대에서 열차를 타고 부산역에 내려 걸어서 ‘용두산 공원’ ‘자갈치 시장’을 구경한 후,
오후에 다시 열차를 타고 삼랑진으로 하여 마산역에 내렸고, ‘마산화력발전소’를 둘러봤던
일이 있는데, 그때 봤던 그 발전소가 지금 어디쯤인지 모르겠다
늦은 오후 관광버스를 타고 통영으로 갔다.
남망산공원, 해저터널, 세병관, 충렬사등을 둘러본 후, 두 번째 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통영에서
배를 타고 당시 가장 인기 높던 ‘남해대교’ 밑을 통과하여 ‘여수’로 가, 오동도 갯바위에서
바닷물이 정말 짠지 몰래 맛을 봤던, 그런 꿈같은 수학여행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추억으로 깊게 인상 남은 통영!,
1995년 충무시와 통영군이 통합되어 통영시가 되었고. 최근의 대전통영고속도로 개통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심부에 있어 한국 제1의 해상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임진왜란 때 한산대첩 등 해상전투의 격전지였던 이순신의 바다와, 한산도를 중심으로
충무공과 관련된 유적이 많고 해양관광자원이 풍부하며, 청정해역으로 특히 굴 양식과
멸치잡이가 활발한 인구 15만의 아름다운 동양의 나폴리이다.
막연히 고교시절의 추억 때문인가? 아니면 장사도의 ‘천송이’ 때문인가! 아니면 세월이 갈수록
텅 빈 가슴과 그리움이 사무치는 그런 아름다운 통영 여인이 있었던가?
그렇게 통영에 가면 가슴 먹먹함은 그 원인을 모르겠다
유치환, 김춘수, 윤이상, 김상옥, 전혁림, 박경리..모두 통영 출신이다. 원래 자연에 동화되는게
인간지 않는가?
코흘리개 시절부터 아름다운 미항, 통영항과 한려수도의 절경이 그들의 뇌리에 뿌리깊게 박혀
미술이 되고, 음악이 되고 시가 되고, 문학이 되었으니..
그 통영의 아름다움이 예술혼의 근원이자 작품의 모태 역할을 톡톡히 했으리라.
어느덧 저물어 가는 2016년!
정겨운 ‘오솔길’의 정기총회의 날이다.
한 해 동안의 건강한 산행을 감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경건한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걷는다 그 아름다운 미륵산으로...
▲'오솔길'
'산악회'라는 존재를 몰랐던 나는, 홀로 근교산을 여러해 다니다
광고를 보고 전화를 했고, 그래서 처음 오솔길과 정들기 시작했다.
▲산행은 천년고찰 '용화사' 광장에서
관음사, 도솔암 방향으로
시작되고..
▲ 총회와 나중 오리탕 생각 때문인지
즐거움으로 시끄럽다.
새소리,벌레소리 숨죽인 고요함 탓일까?
▲ 통영항에서 배를 타고 나갈 땐
이 거북등대가 있었다.
▲'도솔암' 운치있는 터위에 세워진 대웅전과 동국선원이
산속 수도처의 정숙함이 배어난다.
▲ 젊은 여인도 좋지만 젊은 총각도 좋다
꿩대신 닭이란 말이 있잖은가!
둘을 '꼬셔' 좀 길게 타보려 '현금산'코스로 셋은 올랐다
선한 웃음이 아이돌 '저리가라'다.
오골길 가입하시라 졸라 보려한다
▲ 현금산을 올랐다가 되돌아 내려와
정상을 향한다
▲ 미륵재가 400m 남을 무렵
돌탑이 인상적인 '작은 망(望)'정상으로 간다.
▲ 탑을 만나면 비로소 시원하게 북쪽 방향의
조망이 열린다.
▲ 오른쪽 발 밑으로는 아늑한 마을이
올망종망 겨울 햇살에 빛나고..
▲ 미륵산은 사방으로 연결되어
어디서든 오를 수 있는
통영 사람들의 안식처인듯 하다.
▲ 방금 다녀온 '현금산'
정상석도 없고 밋밋했다.
그 너머로 삼천포 와룡산, 고성방향의 벽방산, 거류산, 구절산등이
시원하고..
▲ 한려수도의 섬들이 바다에 웅크리듯 앉아있다. 여기저기..
유치환의 시 '깃발'이 떠오른다.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 오르는 길목에 야외 밥상들이 정갈하다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듯 하지만
찬 바람에 앉아 볼 생각은 없다.
▲ 저기 어딘가에 박경리 기념관과 묘지가 있었다
통영이 낳은 위대한 작가 박경리는
하동과 강원도 원주에도 그를 기린다.
▲ 아름다운 섬 ‘미륵도’
통영해협을 사이에 두고 통영 시가지와 마주한, 해저터널 충무교,
통영대교로 각각 연결된 섬 아닌 섬,
그 미륵도에 우뚝 선 미륵산이 있는거다.
▲ '거기 서 계시라'
그래놓고 한참을 내려올라 촬영을 해보고..
▲ 해발 458m에 불과한 동네 뒷산 수준의 이 미륵산이지만
산림청이 선정한 한국의 100대 명산에 속한다
뛰어난 조망 때문 이었으리라.
▲ 통영에서 제일 높은 산은 벽방산(650.3m)이지만,
통영 사람들은 미륵산을 1등으로 치리라
산 높이보다도 산세가 품은 웅숭깊은 매력과 다도해와
'동양의 나폴리'인 통영항을 한눈에 담는 조망이 일품이니..
▲ 저 멀리 거제대교가 앙증 맞다
그러니 그 너머는 거제도 땅들인거다.
▲ 다시 올랐던 길들을 되돌아 보고
▲미륵산 [彌勒山/ 458m]
미륵산(彌勒山)은 용화산(龍華山)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산에 고찰 용화사가 있어
그렇게 부른다고도 하고, 또 이 산은 미륵존불(彌勒尊佛)이
당래(當來)에 강림하실 용화회상(龍華會上)이라 해서
미륵산과 용화산을 함께 쓴다고도 한다.
▲ 늘 무거운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그 걸 컬러로 프린트하여
배부하는 일을 수년째 해 오시는 '광산 김보이' 선생님,
몇년 후 나의 모습이 그랬으면 꿈꾸지만
그 인품과 선함 마음이 어디 라고
쫓을수 있으랴..
▲ 정상에 오르면 한려해상의 다도해 조망이 일품이다.
오늘 같이 청명한 날에는 일본 대마도와,
지리산까지 보인다.
▲여수 돌산도, 남해 미조, 금산도 보이고
오늘은 청명하여 안내판과 조망이 같이 보인다.
▲앞으로는 스포츠 파크도도 보이고,
추도,도미도,
우측으로는 사량도도 조망된다.
▲연대도, 연화도, 그 앞으로는 달아공원
달아공원 뒤로 고구마 같이 생긴 '만지도'
▲ 국내 최초 해상국립공원인 한려수도의 바다 물결이 춤을 춘다.
이 일대에 562개의 섬이 있다는데 ..
손가락으로 몇 개까지 헤아리다 그만둔다.
정중앙 작은 섬이 '만지도'다
몇년전 교직원 퇴수회때 지도를보고
뭘 만지라는거냐고 같이 웃었는데...
▲ 미륵산, 한려수도..
통영의 자랑이다
▲ 저 멀리 지난주 올랐던
거제지맥 노자산, 가라산, 망산이 선명하다.
그 앞으로 한산도와 장사도가
꿈결같이 나타나고...
▲국립공원 100경 중 최우수 경관으로
'미륵산에서 바라본 한려수도 조망'이
선정된 연유를 알 것 같다
▲내고향 충북사람 정지용도
"통영과 한산도 일대의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
라고 썼다.
▲ 그 정상아래 아늑한 자리에서
맑은 햇살아래 점심을 나누고...
▲다시 좌측으로 거제대교,
그 건너로
거제지맥 계룡산도 보이고..
▲통영 사람들은 이 산을
'색상·악상·시상·영상'을 불러일으키는
'한편의 교향곡 같은 산'이라 했는데
아름다운 여인들을 그렇게 추켜 세워볼까?
▲ 깊게 인상 남은 통영!,
1995년 충무시와 통영군이 통합되어 통영시가 되었고.
최근의 대전통영고속도로 개통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심부에 있어 한국 제1의 해상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통영의 피카소'인 전혁림은 산의 영기에서 색감을 깨쳤고,
작가 박경리는 어린 시절 산마루를 바라보며
문학도의 꿈을 키웠다.
▲청마 유치환이 '향수'의 시인 정지용과 함께
에메랄드 빛 다도해의 풍광을 보고 감탄했는가 하면,
시인 김춘수의 시심과 김상옥의 시흥도
미륵산의 웅혼한 기운에 빚진 바가 있다.
▲내고향 충북의 자랑 '정지용'
납북인지 월북인지 오랜세월 그의 시와 이름은 금지어가 되었다
1950년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하였다고
북한 기록은 전한다.
▲이제 우린 케이블카의 인파를 피해
'미래사'로 향한다.
▲ 미래사로 가는 길은
소나무, 편백숲으로 아연하다
▲ 미래사는 효봉 스님을 모시던 구산 스님이
1954년 토굴 두 칸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효봉의 제자인 '법정'과 일초 스님으로 불린 작가 고은이 이 절에서 공부했다.
▲일제강점기에 판사를 지내다 늦은 나이인 38세에
출가한 효봉은 선정에 빠지면
미동조차 하지 않아 '절구통 수좌'로 불렸다
▲ 효봉은 통합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냈고
그의 통영땅에 선종의 뿌리를 내린 미래사이다.
▲내려오는 길 아래로
아름다운 풍경이 여전하고..
▲한때 환경훼손 논란을 일으켰던 케이블카의 곤돌라들이
파란 하늘 가운데로 획을 그으며 분주히 움직인다
전국의 지자체는 이 케이블카 설치에 경쟁하는데..
지리산, 설악만은 그대로 뒀으면 좋겠다.
아니,꼭 그래야 한다.
▲산중 너른 터인 띠밭등을 지나
10분쯤 걸으면 효봉스님 석상이 있는 용화사에 닿고
▲ 천년 고찰 '용화사'에 닿는다.
템플스테이 전수관이 거대하고. 절 뒤 언덕에는
두개의 인싱깊은 소나무 옆으로 효봉 스님 석조 좌상이 있었다.
▲마지막 아름다운 단풍이
맑은 햇살에 빛나고...
용화사 광장까지는 5분 정도 걸린다
▲시간이 남아 추억의 장소를 가자고
졸랐다. 통영항으로...
몇년전 한강을 따라 내려온 거북선,
그 너머로 남망산공원이 보이는데..
▲ 그 남망산에는 조각공원, 여러 시비,
그리고 시민회관이 있다.
▲ 즐비한 꿀빵 거리를 지나
우린 '동피랑'마을로 오른다.
▲거기서 김춘수 '꽃'도
만나고..
▲ 사찰의 글도,
여기의 영어도 해석에 떠듬거린다.
그냥 좋은 말씀들 이겠지..
▲ 모두가 공감하는 '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그 많큼 누구나 함지막만한 걱정을 이고
살아 가나보다.
▲ 추억의 뽑기과자
참 달콤했는데....
▲저 멀리 미륵산..
아직도 케이블카는 바쁘다.
▲ 그 정상너머로
충렬사도, 세병관도 보였으니...
▲ 휴일의 인파는 엄청나
관광지 통영을 실감한다.
▲ 이름 하나하나가 정겹고 추억이
가득하다
부지런히 내려가 건너 남망산도 가보자
▲ 남망산 조각 공원엔
역사의 아픔, 위안부님들을 기리는 조형물도
서럽게 서 있고..
▲ 그 조각 공원엔 세게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이 있었다.
▲ 천천히 한 바퀴를 돌자
여기는 '초정 김상옥' 시비.
그 정성이 아름다음으로 빛난다.
▲ 너머로 여러번 연수갔던 마리나 콘도가 보이고
그 옆으로 '윤이상음악당'이라고 이름을 못 붙인
'통영국제음악당'
이데오르기를 넘어 통영의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이름으로 붙여지기를
희망해 본다.
▲ 초정 김상옥 시비
입구 안내판
▲ 통영統營/백석
'옛날 통제사가 있었다는 낡은 항구의 처녀들에겐
아직 옛날이 가지 않은 천희千姬라는 이름이 많다
미역오리같이 말라서 굴껍지처럼 말없이 사랑하다 죽는다는
이 천희의 하나를 나는 어느 오랜 객주집의 생선 가시가 있는 마루방에서 만났다
저문 유월의 바닷가에선 조개도 울을 저녁 소라방등이
불그레한 마당에 김냄새 나는 비가 나렸다'
▲서울 살던 백석이 난이란 여자를 만나러 통영까지 왔다가
못 만나고 그녀가 살던 집과 동네만 하릴없이 기웃거리다
충렬사 입구 돌계단에 쪼그려 앉아 서글픈 심사로 쓴 거란다.
결국 둘은 만나지 못했다.
그 가슴저림을 조금 알듯하다.
▲ 나더러 통영에 살라면
가슴 저려 못 살겠단 생각을 하며
석양에 총회장소 당항포로 왔다.
▲ 그 바닷가에
오솔길의 김미경님의 '경상가든 '이 있다
오리고기와 오리탕이 일품이고
정성의 손길로 음식마다 달았다.
2층엔 노래방도 바다를 보며 아름다웠다.
늘 만객의 만석을 축원하면서...
▲ 한해를 결산하고
새로운 임원진을 선출한다.
미력이나마 필자는 재무을 맡아 한해 봉사했다.
권정두 회장님을 비롯, 임원진들의 헌신을
오래 기억하고자 한다.
▲ 새로 2년간 오솔길 회장님으로 봉사하실 '이성묵'님.
오랜 필자의 멘토이자 백두대간과 9정맥, 그리고
여러 기맥을 설렵한 베테랑이다.
그의 넓은 품과 지도력이 크게 기대된다.
▲ 아름다운 조망이 있고
시인이 있고, 문학이 있던
그리고 추억의 장소를 밟아봤던 행복한 하루...
그렇게 '오솔길'의 정겨운 님들의
행복을 빌며 그렇게 잠이든다...
......
그리움 1/유치환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그리워
긴 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디메 꽃같이 숨었느뇨.
그리움 2/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딹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山行..그리움따라 > 경남.부산.울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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