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아! 지리산

[스크랩] 지리산 피아골(직전마을- 피아골대피소- 피아골3거리-임걸령-반야봉 왕복 17.4K / 7시간)

산꾼 미시령 2015. 7. 14. 13:38

독교 성경에 의하면 ‘사람이 자기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하나님

이라는 요절이 나온다.  세상 만사가 사람 뜻대로만 되는게 아니라는 교훈이리라.

 

 몇 명이라도 '번개산행'을 하자고 하였던 정겨운 오솔길’ 6명은 전북 완주의 기차산 장군봉

가자고 모 산악회에 몸을 실었고, 휴게소에서 아침식사후  기차산산행지도를 나눠준다.

 

 그리고 이어진 해설에 기차산은 인근의 군부대의 메르스로 인하여 통제되니

지리산 피아골을 간단다!

  ‘!’  기차산을 못간다니  ‘기가 찼다’.

 지리산 가기엔 준비가 부족하고 갑자기 그러는게 이해가 안되어 궁시렁 궁시렁’..

그래도 대세는 어쩔 수 없다.

 

  서두의 성경 교훈이 깊히 생각 되어지는 순간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하동의 섬진강 따라 여러번 드라이브를 하면서 (물론 동행자는 남자가 아니었지)

피아골 입구는 지나갔지만 들어 갈 생각을 못 했었는데 첨으로 피아골에 들었고..

그렇게 피아골을 따라,  3주전 종주했던 지리 종줏길의 피아골 3거리올라 서서는 2.7K

더 천왕봉 방향으로 하여 반야봉에 오른다!

 

 처음엔 ‘궁시렁 궁시령...’ 그랬지만

 그리운 지리산을 다시 들어 감격된 날이었다..

 그 단풍철 최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피아골을 들어간다.

 대부분의 동료들을 골짜기에 또랑조로 두고....

 

정겨운 '오솔길' 가족중 6명이 지리산 피아골에 들다.

언제봐도 존경스럽고 정 많은 분들이다. 추베린저 대장님 부부,송산대장님부부,

그리고 오늘도 홀아비들인 필자와 이성묵대장님..

이 분들로 하여 오늘도 감사한다. 

 

'직전마을'!  힘들었던 시절, 잡곡 '기장(피)를 재배한 밭'이란 뜻으로 직전마을은

 기장'직(稷)'자에 밭 전(田)을 써서 '직전마을'이란다.

  지리산 자락에 깃들어 살고 있는것만으로도

나의 부러움의 대상이기에 충분하다.

차에서 내려 산행 입구까지 1K 를 초여름 햇살에 행복하게 걷는다.

 

 '피아골'!

 난 오래토록 6.25를 즈음한 공산당과 군경의 '피아'에 관련한 '피'..그래서

'피아골'인줄 알았다.  입구 '연곡사'의 스님들의 '피(기장)'를 재배한 '피밭'에서

'피밭골, 피밭골'그러다가 피아골이 되었다 한다.  좀 논리가 아닌듯도 하다

   마을에서 1K, '표고막터'까지는 그렇게 차분하고 걷기에 좋다

좌측은 맑은 물의 골짜기.. 바람도 시원하고 행복하다.

산행 초입에서 '지리 종줏길' 정상까지는 6K..

 여기 '표고막터'부터 5키로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바람과 햇살과 맑은 물소리의 하모니...

꿈같이 그렇게 '지리'에 들다

6명중 3명이 '대장'이니... 내가 기가 죽는다.

막내 '추베린저 대장'님은 후미 담당이고

여기 '송산대장'님과 '이성묵 대장'님은 폼에서 부터 내가 많이 밀리고.

이것 봐 정말이지 않는가?

안 뵈는 인격은 모르지만 '감성'은  필자가 좀 나을지도 ㅎ 

지독한 가믐은 지난 주 설악의 계곡도 그렇더니 여기도 물이 많지않다.

역사의 풍상을 다 봤을 나무... 우리보다 어른이다. 

내려오면서 바로 세워 보려했지만 어림없다.

피아골 대피소까지는 비교적 무난한 길이다.

이런 너덜길을 걸을 때는 '사뿐사뿐' 걸으라는데...

송산대장의 멋진 폼...

이러니 아침마다 태클을 안 걸 수가 없는거다.

그 단어가 생각났다 '섬섬옥수'..

가을이면 이 골짝은 어떻겠는가?

'피아골 대피소' ...입구에서 부터  3K 지점에 있다.

지리종줏길 대피소들과는 달리 여기와 '뱀사골 대피소'는 비교적 한산하다.

여기서 부터 종줏 길 정상까지 2K는 많이 가파른 길이다.

그러나 쉬엄쉬엄 가면 크게 어렵지는 않다.

참  잘 표현한 안내판이다.

'노고단'으로도 '천왕봉'으로 그렇게 갈 수있다

그렇게 계단도, 가파른 돌 길도 오른다. 

어느 정성된 사람의 손길로  같이 웃는다

.힘듦을 쉬며... 

역시 지리산이다. 산죽의 길들...

아 이제 600M 남았다. 

 바람이 점점 시원해 진다.

아 초여름의 '연두' ..

어찌 가슴 설레지 않겠는가!

이윽고 올라선 지리종줏길 능선...

좌측으로는 노고단2.8K, 우측으로 '임걸령' 샘터는 코앞이며,

반야봉,삼도봉은 2.7K쯤 된다.

3주전 5월 16일, 지리종주의 꿈같은 길을 걸었던 그 종줏길이다.

그 길을 다시 온거다 가슴이 뛴다.

 도착한 '임걸령' 샘터...

수량이 많고 시원하기가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물보다 더 차다.

지리 종줏길은 이렇게 물이 풍부하다. 설악은 물 5통 이상을 지고 가야하지만

 지리는 두통이면 충분하다.

많은 종주길 산객들의 쉼터이다  천왕봉에서 오는 이들은 노고단이 가까워 즐겁고

 천왕봉 쪽으로 가는 분들은 설렘이 가득한 곳 '임걸령'

3주전 막 순들를 틔웠던 숲은 이제 초여름 신록으로 그늘이 되었고.

 작은 넘나듦 끝에 반야봉 갈림길 '노루목'에 선다.

여기서 삼도봉은 비교적 수월한 산허리 길이고, 반야봉은 가파르게 올라야 하는데 각 1K 거리이다

수 많은 종주길 산꾼들은 반야봉을 오르지 못하고 여기서 삼도봉으로 간다.

우리는 오늘 반야봉으로 향한다..

그 1K는 많이 힘들다.

그러나 점점 지리의 동서사방이 조망되는데...

찬란한 연둣빛 신록의 옷을 입고 정상이 나타난다.

그 맑은 햇살 받은 '연두'의 초록에 숨이 멎는듯하다..

맑은 햇살과 높다란 구름, 그리고 시원한 바람...

그래서 산을 오른다 날개가 있다면 저 먼 마루금으로 날아 오르고 싶으니..

 

  반야봉(般若峰)!  지리산 제2봉으로 반야봉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아름답다고 하여

 반야낙조(般若落照)는 지리십경의 하나로 꼽힌다.

 지리산에 있는 대부분의 봉우리가 주릉에 있는 것과 달리 주릉에서 벗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다.

 

아! 아...저 멀리! 저기에 '천왕봉'이 보이지 않는가!

'천왕봉'!  거기서 이 쪽을 보면 어린아이 엉덩이 처럼 보이는 곳이 이 곳 '반야봉'이다.

아련한 그리움이 몰려온다.

 

동서사방 거침이 없다... 아! 어머니 품속 같은  지리산...

'성삼재'에서 여기까지 와서는  되돌아가는 산행코스도 멋진 길이 되리라

어느 세월일지는 모르지만 단 열흘이라도 반드시 지리 자락에 주민등록을 옮기고

그렇게 그렇게 살아보리라...단 열흘이라도

어디를 둘러봐도 아련한 그리움이 몰려들고...

저 먼..먼.. 산 마루금이 눈이 시리게 조망된다.

세월의 아픔과 계절의 풍상을 안고...

이렇게 초여름의 지리는 풍성하게 채워지는데...

어느 겨울 눈덮힌 지리도 꼭 봐야하지 않겟는가!

이제 서둘러 내려가야 한다.

모두들 골짜기에 남아있으니...

노고단 고갯쪽도 선명하고

내러가는 길은 오름만큼 가파르다...

그 빛깔에 넋을 잃는다

노랑섞인 '연두'

다시 종줏길 그 길을 걷는다.

수많은 산객들이 각자의 사연을 안고 노고단 방향으로 ..

우리가 내려갈 '피아골'이다.

끝없는 계단은 역순으로 남아있고

한참을 내려 다시 맑은 계곡으로 들어간다.

앉아 발을 담그고 싶지만 뛰다싶히 내려간다.

다들 우리만 기다리니...

아, 이 빛깔!

단풍보다 못한게 뭐가 있으랴

이윽고 '직전마을' 에 내려선다.

역사의 그 시절엔 얼마나 목숨거는 세월이었을까?

차는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출발한다.

자꾸자꾸 올려다 본다 멀어져가는 그리운 지리산을..

  지난 겨울 불탔던 화개장터는 말끔히 새로 건축하여 성황이다.

그렇게 행복한 지리산에서의 하루가 저물어 가고

고속도로 창밖으로 아련한 지리의 멀어짐에 석양은 빛났던 하루였으니... 

 

창녕 영산 '영취산'에 오르면 이 산에서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한 의사 출신 산우의 비석이 있다.

"고 김한출 영전에!

'산이 좋아 산의 품에 안긴 당신이여!

당신의 메아리만 귓전에 맴돕니다.

구름,산새,들꽃 벗삼아 산사람되어

편히 잠드소서

1991년 ...

당신의 아내 여옥이가.

갈 때마다 가슴 짠함으로 읽는다. 

출처 : 마창 오솔길 산악회
글쓴이 : 미시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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