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덕유.
거기에 누굴 두고 왔길래 다시 그리움으로 거기를 걷는가!
1년전 설천에서 곤도라를 타고 향적봉- 무룡산,
그리고 삿갓재 대피소를 왕복 한 일이 있었다.
세월은 빠르게 지나가 다시 추석을 맞이했고
귀한 휴가 기간을 헛되이 할 수 없어 거기를 걷는다.
너그러운 어머니 산 덕유산..
하룻밤 그 품에 안겨 별도 보고, 달도 보려한다.
다시간다. 그리운 계절에 그 길을...
이번에는 이른 바 '남덕유'쪽이라는 무룡산, 삿갓봉-남덕유- 서봉을 걸어 보려한다.
철은 아직 한 여름...
거기를 다시 걷는다.
▲거창군 북상면 월성리, 황점마을...
거창IC에서 30여분을 와야했다.
▲편안한 임도 길 1K여를 오르면
등산로 입구를 맞는다.
▲어느 겨울, 안성에서 동엽령으로 올라
무룡산을 거쳐 삿갓재 대피소,
그리고 여기로 내려왔다.
▲세월이 흘렀다 설천에서 곤도라를 타고 종주 하던 때,
어느 사람은 육십령까지 내 달리고
▲우리는 남덕유를 거쳐 영각사로 끝을 맺을 때
다리에 쥐가 난 일행 중 한 분은 여기로 탈출 했었다.
▲ 황점에서 대피소까지는 4.2K,
초입 편안한 길을 제외하면 3K여가 되지만
그 길은 계속 오르막.
▲ 이제 끝이 보인다.
저기 중간쯤에 대피소 샘터가 뵈지 않는가!.
샘터에서 60m가 까마득하다.
작년 여기를 내려다 보곤 그냥 생수를 사 먹기도 했다.
▲오랜 가믐으로 샘터는 물이 나오지 않았다.
아쉼..
▲그렇게 대피소에 닿는다.
여기서 남덕유는 4.3K
엄청 '빡셈'의 오르내림은 각오해야 한다.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일이 있어서 기쁘다/.
▲삿갓재 대피소
여기서 두어번 머문 적이 있다.
다른 대피소에 비하여 조용하고 2층 침대가 있어 좋다.
▲안도현 덕분에
구절초와 쑥부쟁이는 겨우 구별하겠는데
나에겐 야생화 이름 공부는 커다란 벽.
▲무룡산을 다녀오려고 길을 나선다.
삿갓재에서 향적봉은 10.5K.
▲대피소에서 무룡산은 2.1K.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동쪽 저 건너는 금원산,
그 넘어로 수망령-기백산 능선이 추억과 함께 다가온다.
▲무식한 놈/ 안도현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 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우측 고개는 남령, 거기서 가파르게 올라
칼날능선은 짜릿했었다.
▲무룡산을 오르는 길....
중봉에서 백암봉을 가는 길도 비슷하다.
이 평원이 그리워 다시 여기를 찾는다.
▲더 유유자적..
앉아 높은 하늘, 깊은 그리움으로
멍하니 촛점없이 보기도 했지.
▲6월의 원추리 덕유평전 길은
이제는 가도 가도 끝없는 구절초와 숙부쟁이의 길.
▲그렇게라도 달려온 세월이 감사하고
세월 빠르게 가는 거야
어쩔수 있으랴만.
▲백련사는 11K, 영각사는 9.2K.
여기를 지날 적마다 이 글을 새긴 손길이 궁금했다.
▲삼형제 바위....내가 붙인 이름,
최소한 외롭지 말라고 그리 불러 봤다.
▲ 소담스런 용담,
뜨거운 날도, 얼어붙는 계절도 용케 살아남아
꽃을 피운다 기어이.
▲이제 저기만 오르면 무룡산 정상...
그 시절 여기쯤을 지날 때
동행자들과 나눈 대화가 생각나 울컷 그리움.
▲무룡산! (1,492m)
향적봉에서 8.4K, 남덕유는 6.4K이지만
그 6.4k는 곱으로 힘들단 생각.
▲ 향적봉에서 여기를 보면 가운데 삼각뿔로 보인다.
무룡산이다.
▲구름이 잠깐 빗겨간 사이
향적봉이 저 멀리 나타났다.
백암봉-중봉-향적봉, 그리고 좌측 아래 기와집이 있는 곳이 설천봉이다.
▲여기 동엽령을 깃점으로 육십령까지를
'남덕유'로 부른다.
종줏군들에겐 '북덕유'에 비하여 엄청 힘든 오르내림이다.
▲다시 삿갓재로 내려간다.
좌우로 펼쳐진 녹색의 향연에 정신은 없고
시원한 바람은 그렇게 올라왔으니....
▲향적봉에서 보면 사자가 입을 벌린듯
남덕유- 서봉은 그리 보인다.
가운데 볼록한 곳은 사자 혀처럼
▲내가 언제나 부르고 싶은 이름은/
언제나 들녘에서 너울거리는/
억새 같은 당신입니다./.
▲그리워 눈물 날 때는
어느 때에 멈춰야 하나?
온 몸의 수분이 말라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일까?.
▲향적봉에서 부터 이어진 덕유평전은
말없이 푸른 세상을 만들어 있는데....
방금 올라왔던 무룡산을 뒤로 하고..
▲도종환은 '가도록 그냥 두라'고 했지만
오늘 여기는 머물고 싶은, 언제까지나...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수 많은 발자국에도 다치지 않고
고고한 한 송이 꽃을 피어 낸다.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가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도종환 '바람이 오면' 시).
▲가장 조용한 자리, 거기를 배정 받았다.
부부가 오면 아래윗층으로 준다.
침대는 좋으나 삐걱거리는 '베니아판' 소리가 요란하다.
▲ 저녁이 되어도 산정의 바람은 시원하지가 않다.
저녁을 먹는다. 그리움을...
▲가을이 왔는데
아직 여름이 가지 않았을 뿐.
▲소박한 만찬, 홀로의 외로움은 없지만
짙은 그리움은 어쩔 수 없고.
▲서쪽 하늘, 짙은 구름에
석양은 기대하기 힘들었지.
▲예고 없이 비가 찾아오듯
너라는 비가 내린다.
늘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툭툭 조용한 산장에 비가 떨어지고
비가 어둠에 잠기듯
그리움도 보이지 않을 테니까.
▲만월을 기대하고 나온 새벽
짙은 안개로 별도 달도 보이지 않고.
외로운 풀벌레 소리가 요란했다.
▲ 간단한 조반을 허겁지겁 먹고
1K 삿갓봉 일출을 기적으로 기대하며.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계단 발판에 선명만 글씨가 보였다..
▲삿갓봉까지는 가파른 1K,
월성재는 2.9K다.
▲오가는 이 없는 가파른 길,
새벽공기가 안개와 함께 시원했다.
▲땀을 흠뻑 흔린 가파른 1K, 삿갓봉 (1,418m)
조망 좋은 거기에 닿는다.
▲안개, 구름이 가득한 아침...
바람은 불어도 일출은 안되나 보다.
▲그 즈음 기적 같이 나타난 일출의 조짐...
아! 한 달전 천왕봉 감격이 다시 오려나.
▲안개도 구름도 벗겨지는가 싶더니.
▲저 멀리 선명한 일출이 재현되었다.
감격, 또 감격.
▲아 찬란히 떠 오른다.
짙은 바다같은 구름 위에서...
▲ 크게 공헌한 적도 없는 제게
천왕봉과 삿갓봉,
한 달내 두 번이나 일출의 복을 받았다.
▲ 거기에 앉아
사무친 그리움의 이름을 불러본다.
믹스 커피는 따뜻함과 달콤함으로 넘어간다.
▲어디쯤에서라도 만나야 하는 그리움!
그리워 하는 모든 사람들과 만나야 하지.
그러나 현실은 아픈 것, 그리움은 그런 것..
▲다시 길을 간다.
여러번 오르내림이 이어졌다.
▲산뜻한 구절초가 반기고
시원한 바람이 지나간다 위로를 남기고.
▲ '어디서 출발했습니까?'
'육십령이요'
'몇 시에?' ' 새벽 2시에'....
대단합니다.
청년들에게 응원을 했다.
▲남덕유는 아직도 가마득,
진땀이 새벽부터 흘렀다.
▲저기를 가야한다.
좌측, 남덕유, 그리고 사자 혀같은 가운데..
그리고 우측 서 봉.
▲어젯밤 살짝 내린 비로 더욱 싱그럽고
새벽길은 고요했으니.
▲만남이 운명이라면 헤어짐도 운명이지
마음으로 이해되는데
머리로 이해 할수 없는게 사랑이고.
▲월성재에 닿는다,
지난 겨울 우측 양악호에서 눈 길 5.5K를 올라
여기로 왔었다.
▲남덕유 까지는 1.4K.
한신계곡에서 세석으로 마지막 치 닫는 1.3K와 비슷하다.
▲운무에 쌓였던 골골을
바람은 날리고 햇살은 말려서 이 풍광을 자아낸다.
▲당신에게 겨울이 오기전
당당히 계절을 뽐내야지.
▲이제 막바지
저기만 오르면 남덕유 세상일듯.
▲한 걸음 한 걸음 오르면 끝은 있는법.
이제 10m를 간다.
▲남덕유산(1,507m)
장엄하고 호쾌한 거기에 그렇게 섰으니....
▲사방으로 호쾌했다.
구름은 그림되어 모였다가 흘러갔다가...
▲ 지난 겨울 그렇게 인산인해로
인증삿도 남기기 어렸웠던 곳.
▲구름 위에 내가 선다.
구름이 흘러가는 지, 내가 흐르는지.
▲우측은 전라도, 좌측은 경상도.
바람이 넘나들고,
구름도 그러하다.
▲저기는 서 봉,
그 너머로 장수 땅이다.
▲ 향적봉은 아직 구름 속에 있었다,
거기서 한번 더 커피를 마신다.
▲사랑할 때 이뻐진다는 건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누군가에세 인정 받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내가 누군가에게 쾐찮은 사람이라는 걸
누군가 증명해 주어서 일것이지.
▲서남쪽으로 백두대간의 할미봉-육십령 길도
흘러간다. 그리움 되어.
▲영각사에서 오르면 철계단을 넘나들어 여기로 꾸역꾸역
올라왔었다.
▲이제 다시 서봉을 향한다.
사자 입같은 이 코스는 완전히 내려갔다가 다시 오른다.
▲몇번의 바람,
얼마의 천둥소리가 지나가야
이런 모습으로 피어날까?.
▲그렇게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저기를 오르면 서봉에 닿는다.
▲ 산행대장을 맡고 첫 안내했던 눈 덮힌 그 시절
인산인해였던 그 곳.
어느덧 여러 해가 지났다.
▲드디어 덕유 주 능선이 나타난다.
앞은 삿갓봉, 그 뒤로 무룡산,
그렇게 흘러간다 향적봉까지.
▲건너로는 방금 내려온 남덕유,
여기 서봉보다 15m높다.
▲육십령으로 흐르는 백두대간 길...
아득한 그리움이다.
▲해설판이 덕유능선을 더 선명하게 한다.
길고 긴 길이었다.
▲서봉(1492m).
장수군에 속하여 '장수 덕유산' 이라 부른다.
백두대간 육십령은 서봉을 넘는다.
▲ 서쪽으로 장수군 들판에 노란 가을이 내려 앉았고,
진주- 대전 고속도로가 시원하다.
▲ 함양군 서상면 영각사 방향의 들판....
노랗게 익어간다.
▲저 멀리 남쪽으로 희미한
지리 주능선이 그리움으로 흐르고.
▲장수 방향에서 서봉으로
오르는 봉들도 아름답게 흐른다.
▲이제 사라져간 구름과 같이
거기를 떠나려 한다.
그 곳에서의 감흥을 간직하고...
▲ 그리움/ 나태주
가지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라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이제 여기를 내려서면
그리운 꿈 길은 가슴으로 남겠다.
▲봄이되면 육십령에서 거슬러 여기로 걸어봐야겠단
막연한 생각도 했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 김광석을 노래하며 한참을
내려서서 월성재에 닿았다.
▲월성재에서 누워 하늘을 보다가 길을 나선다
황점까지는 3.8K.
▲ 길을 만드는데 주변 돌을 이용하는 줄 알았더니
헬기로 이렇게 운반한다.
▲계단을 다닐적마다 힘들다 하지말고
이렇게 길을 내는 노고를 감사해야 하겠다.
▲한번 더 담아본다.
괜찮다고 이만하면 감사한 삶이라고..
▲이제 편안한 그 곳에서 쉼을 갖는다.
감사한 일정이었음을.
▲점점 멀어져간다......
향기나는 풍광도
이제는 닿을 수 없는 그 곳으로.....
▲반가운 계곡물을 만난다.
몸도 씻고, 마음도 씻고
아득한 그리움으로 한 참을 앉았다.
▲ 이제 2K여는 편안한 길...
휴양림 같은 초록 빛깔이 아름다웠다.
▲아직도 그 산 너머에 그리움을 남겨두고
가을같이 마음이 울적 할적엔
그 때는 여기도 잿빛바람으로 눈이 오겠다.
▲청량하기 그지 없는 계곡과
장쾌한 능선, 전형적인 육산의 아름다움, 그리고 넓은 산자락과
만만치 않은 높이를 갖고 있는 덕유!.
▲'덕유산국립공원 남덕유분소' 건물도 만났다.
▲이제 도로따라 200m를 가면
애마를 만난다.
▲조용한 월성리 황점마을...
삿갓재와 무룡산, 남덕유를 뒷 배경으로 둔 아름다운 마을.
▲ 그렇게 꿈에도 다시 그리던 남덕유종주
맑은 날씨와 적당한 기온과 안개와 구름의
신비스런 조화..
모든게 감사한 그런 날들이었으니
길은 아름다웠고
이 밤도 그 길은 그렇게 있으려니....
......................
너 보고픈 날은 / 나태주
너 보고픈 날은
바람이 불고
나뭇잎이 바람에 날린다
먼지가 바람에 날린다
너 보고픈 생각 때문에
바람은 불고
산은 푸르고
햇빛은 밝고
하늘 또한 끝없이
높다 해 두자
먼지 또한 날린다 해 두자
너 보고픈 날은
창문을 닫고
안으로 고리를 잠그기로 한다.
'山行..그리움따라 > 전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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