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전라도

아! 덕유...(황점- 삿갓재-무룡산-대피소-삿갓봉-남덕유-서봉 -월성재-황점마을)

산꾼 미시령 2024. 9. 19. 11:34

 아! 덕유.

거기에 누굴 두고 왔길래 다시 그리움으로 거기를 걷는가!

1년전 설천에서 곤도라를 타고 향적봉- 무룡산,

그리고 삿갓재 대피소를 왕복 한 일이 있었다. 

 

세월은 빠르게 지나가 다시 추석을 맞이했고 

귀한 휴가 기간을 헛되이 할 수 없어 거기를 걷는다.

 

너그러운 어머니 산 덕유산..

하룻밤 그 품에 안겨 별도 보고, 달도 보려한다.

 

다시간다. 그리운 계절에 그 길을...

이번에는 이른 바 '남덕유'쪽이라는 무룡산, 삿갓봉-남덕유- 서봉을 걸어 보려한다.

철은 아직 한 여름...

거기를 다시 걷는다.

▲거창군 북상면 월성리, 황점마을...

거창IC에서 30여분을 와야했다.

▲편안한 임도 길 1K여를 오르면

등산로 입구를 맞는.

▲어느 겨울, 안성에서 동엽령으로 올라

무룡산을 거쳐 삿갓재 대피소,

그리고 여기로 내려왔다.

▲세월이 흘렀다 설천에서 곤도라를 타고 종주 하던 때,

어느 사람은 육십령까지 내 달리고

우리는 남덕유를 거쳐 영각사로 끝을 맺을 때

다리에 쥐가 난 일행 중 한 분은 여기로 탈출 했었.

▲ 황점에서 대피소까지는 4.2K,

초입 편안한 길을 제외하면 3K여가 되지만

그 길은 계속 오르막.

▲ 이제 끝이 보인다.

저기 중간쯤에 대피소 샘터가 뵈지 않는가!.

 샘터에서 60m가 까마득하다.

작년 여기를 내려다 보곤 그냥 생수를 사 먹기도 했다.

▲오랜 가믐으로 샘터는 물이 나오지 않았다.

아쉼..

▲그렇게 대피소에 닿는다.

여기서 남덕유는 4.3K

엄청 '빡셈'의 오르내림은 각오해야 한다.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일이 있어서 기쁘다/.

▲삿갓재 대피소

여기서 두어번 머문 적이 있다.

다른 대피소에 비하여 조용하고 2층 침대가 있어 좋다.

안도현 덕분에

구절초와 쑥부쟁이는 겨우 구별하겠는데

나에겐 야생화 이름 공부는 커다란 벽.

▲무룡산을 다녀오려고 길을 나선다.

삿갓재에서 향적봉은 10.5K.

▲대피소에서 무룡산은 2.1K.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동쪽 저 건너는 금원산,

그 넘어로 수망령-기백산 능선이 추억과 함께 다가온.

무식한 놈/ 안도현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 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

▲우측 고개는 남령, 거기서 가파르게 올라

칼날능선은 짜릿했었다.

▲무룡산을 오르는 길....

중봉에서 백암봉을 가는 길도 비슷하다.

이 평원이 그리워 다시 여기를 찾는다.

더 유유자적..

앉아 높은 하늘, 깊은 그리움으로

멍하니 촛점없이 보기도 했지.

6월의 원추리 덕유평전 길은

이제는 가도 가도 끝없는 구절초와 숙부쟁이의 길.

 

그렇게라도 달려온 세월이 감사하고

세월 빠르게 가는 거야

어쩔수 있으랴만.

백련사는 11K, 영각사는 9.2K.

여기를 지날 적마다 이 글을 새긴 손길이 궁금했.

삼형제 바위....내가 붙인 이름,

최소한 외롭지 말라고 그리 불러 봤.

▲ 소담스런 용담,

뜨거운 날도, 얼어붙는 계절도 용케 살아남아

꽃을 피운다 기어이.

▲이제 저기만 오르면 무룡산 정상...

그 시절 여기쯤을 지날 때

동행자들과 나눈 대화가 생각나 울컷 그리움.

무룡산! (1,492m)

향적봉에서 8.4K, 남덕유는 6.4K이지만

그 6.4k는 곱으로 힘들단 생각.

▲ 향적봉에서 여기를 보면 가운데 삼각뿔로 보인다.

무룡산이다.

▲구름이 잠깐 빗겨간 사이

향적봉이 저 멀리 나타났다.

 백암봉-중봉-향적봉, 그리고 좌측 아래 기와집이 있는 곳이 설천봉이다.

여기 동엽령을 깃점으로 육십령까지를

'남덕유'로 부른다.

종줏군들에겐 '북덕유'에 비하여 엄청 힘든 오르내림이다.

▲다시 삿갓재로 내려간다.

좌우로 펼쳐진 녹색의 향연에 정신은 없고

시원한 바람은 그렇게 올라왔으니....

▲향적봉에서 보면 사자가 입을 벌린듯

남덕유- 서봉은 그리 보인다.

가운데 볼록한 곳은 사자 혀처럼

내가 언제나 부르고 싶은 이름은/

언제나 들녘에서 너울거리는/

억새 같은 당신입니다./.

그리워 눈물 날 때는

어느 때에 멈춰야 하나?

온 몸의 수분이 말라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일까?.

향적봉에서 부터 이어진 덕유평전은

말없이 푸른 세상을 만들어 있는데....

방금 올라왔던 무룡산을 뒤로 하고..

도종환은 '가도록 그냥 두라'고 했지만

오늘 여기는 머물고 싶은, 언제까지나...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수 많은 발자국에도 다치지 않고

고고한 한 송이 꽃을 피어 낸다.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가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도종환  '바람이 오면' 시).

▲가장 조용한 자리, 거기를 배정 받았다.

부부가 오면 아래윗층으로 준다.

침대는 좋으나  삐걱거리는 '베니아판' 소리가 요란하다.

▲ 저녁이 되어도 산정의 바람은 시원하지가 않다.

저녁을 먹는다. 그리움을...

▲가을이 왔는데

아직 여름이 가지 않았을 뿐.

▲소박한 만찬, 홀로의 외로움은 없지만

짙은 그리움은 어쩔 수 없고.

▲서쪽 하늘, 짙은 구름에

석양은 기대하기 힘들었지.

▲예고 없이 비가 찾아오듯

너라는 비가 내린다.

늘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툭툭 조용한 산장에 비가 떨어지고

비가 어둠에 잠기듯

그리움도 보이지 않을 테니까.

▲만월을 기대하고 나온 새벽

짙은 안개로 별도 달도 보이지 않고.

외로운 풀벌레 소리가 요란했다.

▲ 간단한 조반을 허겁지겁 먹고

1K 삿갓봉 일출을 기적으로 기대하며.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계단 발판에 선명만 글씨가 보였다..

▲삿갓봉까지는 가파른 1K,

월성재는 2.9K.

▲오가는 이 없는 가파른 길,

새벽공기가 안개와 함께 시원했다.

땀을 흠뻑 흔린 가파른 1K, 삿갓봉 (1,418m)

조망 좋은 거기에 닿는다.

▲안개, 구름이 가득한 아침...

바람은 불어도 일출은 안되나 보다.

▲그 즈음 기적 같이 나타난 일출의 조짐...

아! 한 달전 천왕봉 감격이 다시 오려나.

▲안개도 구름도 벗겨지는가 싶더니.

▲저 멀리 선명한 일출이 재현되었다.

감격, 또 감격.

▲아 찬란히 떠 오른다.

짙은 바다같은 구름 위에서...

▲ 크게 공헌한 적도 없는 제게

천왕봉과 삿갓봉,

한 달내 두 번이나 일출의 복을 받았다.

▲ 거기에 앉아

사무친 그리움의 이름을 불러본다.

믹스 커피는 따뜻함과 달콤함으로  넘어간다.

어디쯤에서라도 만나야 하는 그리움!

그리워 하는 모든 사람들과 만나야 하지.

그러나 현실은 아픈 것, 그리움은 그런 것..

▲다시 길을 간다.

여러번 오르내림이 이어졌.

▲산뜻한 구절초가 반기고

시원한 바람이 지나간다 위로를 남기고.

'어디서 출발했습니까?'

'육십령이요'

'몇 시에?' ' 새벽 2시에'....

대단합니다.

청년들에게 응원을 했다.

▲남덕유는 아직도 가마득,

진땀이 새벽부터 흘렀다.

▲저기를 가야한다.

좌측, 남덕유, 그리고 사자 혀같은 가운데..

그리고 우측 서 봉.

▲어젯밤 살짝 내린 비로 더욱 싱그럽고

새벽길은 고요했으니.

▲만남이 운명이라면 헤어짐도 운명이지

마음으로 이해되는데

머리로 이해 할수 없는게 사랑이고.

▲월성재에 닿는다,

지난 겨울 우측 양악호에서 눈 길 5.5K를 올라

여기로 왔었다.

▲남덕유 까지는 1.4K.

한신계곡에서 세석으로 마지막 치 닫는 1.3K와 비슷하다.

운무에 쌓였던 골골을

바람은 날리고 햇살은 말려서 이 풍광을 자아낸.

▲당신에게 겨울이 오기전

당당히 계절을 뽐내야지.

▲이제 막바지

저기만 오르면 남덕유 세상일듯.

▲한 걸음 한 걸음 오르면 끝은 있는법.

이제 10m를 간다.

남덕유산(1,507m)

장엄하고 호쾌한 거기에 그렇게 섰으니....

▲사방으로 호쾌했다.

구름은 그림되어 모였다가 흘러갔다가...

▲ 지난 겨울 그렇게 인산인해로

인증삿도 남기기 어렸웠던 곳.

▲구름 위에 내가 선다.

구름이 흘러가는 지, 내가 흐르는지.

우측은 전라도, 좌측은 경상도.

바람이 넘나들고,

구름도 그러하.

▲저기는 서 봉,

그 너머로 장수 땅이.

▲ 향적봉은 아직 구름 속에 있었다,

거기서 한번 더 커피를 마신다.

▲사랑할 때 이뻐진다는 건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누군가에세 인정 받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내가 누군가에게 쾐찮은 사람이라는 걸

누군가 증명해 주어서 일것이지.

서남쪽으로 백두대간의 할미봉-육십령 길도

흘러간다. 그리움 되어.

▲영각사에서 오르면 철계단을 넘나들어 여기로 꾸역꾸역

올라왔었다.

▲이제 다시 서봉을 향한다.

사자 입같은 이 코스는 완전히 내려갔다가 다시 오른다.

몇번의 바람,

얼마의 천둥소리가 지나가야

이런 모습으로 피어날까?.

▲그렇게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저기를 오르면 서봉에 닿는.

 산행대장을 맡고 첫 안내했던 눈 덮힌 그 시절

인산인해였던 그 곳.

어느덧 여러 해가 지났.

▲드디어 덕유 주 능선이 나타난다.

앞은 삿갓봉, 그 뒤로 무룡산,

그렇게 흘러간다 향적봉까지.

▲건너로는 방금 내려온 남덕유,

여기 서봉보다 15m높다.

▲육십령으로 흐르는 백두대간 길...

아득한 그리움이다.

 

▲해설판이 덕유능선을 더 선명하게 한다.

길고 긴 길이었다.

서봉(1492m).

장수군에 속하여 '장수 덕유산' 이라 부른다.

백두대간 육십령은 서봉을 넘는.

▲ 서쪽으로 장수군 들판에 노란 가을이 내려 앉았고,

 진주- 대전 고속도로가 시원하.

함양군 서상면 영각사 방향의 들판....

노랗게 익어간.

▲저 멀리 남쪽으로 희미한

지리 주능선이 그리움으로 흐르고.

▲장수 방향에서 서봉으로

오르는 봉들도 아름답게 흐른다.

이제 사라져간 구름과 같이

거기를 떠나려 한다.

그 곳에서의 감흥을 간직하고...

 

그리움/ 나태주

 

가지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라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이제 여기를 내려서면

그리운 꿈 길은 가슴으로 남겠.

▲봄이되면 육십령에서 거슬러 여기로 걸어봐야겠단

막연한 생각도 했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 김광석을 노래하며 한참을

내려서서 월성재에 닿았다.

▲월성재에서 누워 하늘을 보다가 길을 나선다

황점까지는 3.8K.

▲ 길을 만드는데 주변 돌을 이용하는 줄 알았더니

헬기로 이렇게 운반한다.

▲계단을 다닐적마다 힘들다 하지말고

이렇게 길을 내는 노고를 감사해야 하겠다.

한번 더 담아본다.

괜찮다고 이만하면 감사한 삶이라고..

 

▲이제 편안한 그 곳에서 쉼을 갖는다.

감사한 일정이었음을.

▲점점 멀어져간다......

향기나는 풍광도

이제는 닿을 수 없는 그 곳으로.....

 

▲반가운 계곡물을 만난다.

몸도 씻고, 마음도 씻고

아득한 그리움으로 한 참을 앉았다.

▲ 이제 2K여는 편안한 길...

휴양림 같은 초록 빛깔이 아름다웠다.

아직도 그 산 너머에 그리움을 남겨두고

가을같이 마음이 울적 할적엔

그 때는 여기도 잿빛바람으로 눈이 오겠다.

청량하기 그지 없는 계곡과

장쾌한 능선, 전형적인 육산의 아름다움, 그리고 넓은 산자락과

만만치 않은 높이를 갖고 있는 덕유!.

▲'덕유산국립공원 남덕유분소' 건물도 만났.

▲이제 도로따라 200m를 가면

애마를 만난.

▲조용한 월성리 황점마을...

삿갓재와 무룡산, 남덕유를 뒷 배경으로 둔 아름다운 마을.

▲ 그렇게 꿈에도 다시 그리던 남덕유종주

맑은 날씨와 적당한 기온과 안개와 구름의

신비스런 조화..

모든게 감사한 그런 날들이었으니

 

길은 아름다웠고

이 밤도 그 길은 그렇게 있으려니....

......................

너 보고픈 날은 / 나태주

너 보고픈 날은
바람이 불고
나뭇잎이 바람에 날린다
먼지가 바람에 날린다

너 보고픈 생각 때문에
바람은 불고
산은 푸르고
햇빛은 밝고
하늘 또한 끝없이
높다 해 두자
먼지 또한 날린다 해 두자

너 보고픈 날은
창문을 닫고
안으로 고리를 잠그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