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 천관산(天冠山,723m/ 주차장-장천재-선인봉-금강굴-환희대-연대봉-양근암-장안사-주차장. 8K) & 천관문학관.

 오래전 어느 가을, 일행들과 장흥의 '천관산'을 올랐는데 정상부근에서 강진에서

왔다는 평범한 아저씨 타입의 남정네을 만났다.

 

 강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그는 대뜸 수수께끼를 만춰보라면서 힌트를

'네덜란드', 그 다음은 '히딩크'을 내 주었다. 

 

 내가 바로 '아! 하멜을 이야기 하시려는 구려!' 대답했더니

지금까지 이걸 이리 쉽게 맞추는 이는 첨 본다면 놀라워했다.

 

 강진과 하멜, 무슨 연관이 있을까? 그 하멜 이야기를 해보자.

 

‘ 헨드리크 하멜’(Hendrick Hammel.1630~92)’이야기.

 하멜은 1630년생이니 우리보다 330여살 더 자신 분이다.

18세 때 네덜란드 연합 동인도회사에 취직해 스페르웨르호를 탔고. 8개월 뒤에 자바섬의

자카르타에 도착해 4년간 무역활동을 했다.

 

1653년 대만을 거쳐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던 중 태풍을 만나 표류하다 64명중 36명만 겨우

살아남아 8월 16일 제주도에 표착한다.

 

 이들이 표착한 곳은 남제주 산방산 아래 용머리 해안가로 생각,거기에 기념비가 세워졌고

'하멜상선전시관'도 여기에 있는데, 정확히 어디인가 의견이 분분하다

 

 이 배에는 많은 무역 상품이 실려 있었는데, 난파된 배에서 건진 이 물품들을

조선 정부는 모두 돌려주었고 그들은 이것을 팔아 살림에 보태기도 했다.

 

 이미 조정에선 26년전 같은 네덜란드인으로 조선에 표착, 귀화해 결혼도 하고 두 자녀를

두고 무과에 급제해 훈련도감에 근무하며 병자호란에도 참전한

박연(朴燕.벨테브레. 1595~?)이 있었다.

 

 박연을 통역관으로 보내 하멜을 조사하였고 제주도에 억류돼 있었는데 표착 10개월후

탈출하려다 붙잡혀 모두 서울로 압송된다.

 

 서울로 끌려와서는 효종의 신문을 받았고, 임금은 이들에게 호패를 내려주며

훈련도감의 박연 아래 배속시켰다. 표류된 외국인을 송환한 예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붙잡아두고 북벌정책에 쓸 요량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귀화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일행 중 2명이 청나라 사신에게 호소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외교문제로 번질 공산이 커지자 조정에선 청나라 사신에게 뇌물을 주어

입막음하고 모두 강진으로 유배시켰다.

 

 이리하여 1656년 3월, 이들은 강진 병영에서 유배생활을 시작하게 되어 각종 잡역에 동원됐고

하멜 일행은 병기개발에도, 가혹한 사역에 동원 되기했는데 훗날 하멜은 흉년과 질병이

유행할 때 동네사람. 승려에게 도움받은 고마움을 잊지 않고 기록하기도 했다.

 

 그렇게 7년을 보낸 후 흉년으로 이들은 여수.순천.남원으로 분산 수용됐는데 모진 고통의 삶을

이기지 못하고 탈출을 결심, 1666년 9월, 8명이 탈출했고 풍랑을 넘고 넘어 3일 뒤

일본 고도(五島)에 표착했다.  조선에 표착한 지 13년만에...

 

 하멜은 나가사키에 1년간 체류하면서 지난 13년 동안의 조선에서의 일을

아주 상세하게 기록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험금을 청구할 목적으로....

 

 오랜 형상 끝에 20년만애 조국 네덜란드로 돌아갔고, 그 보고서는

‘하멜표류기’란 책으로 출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하멜은 1692년 62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때까지 그는 독신이었다.

어떤 소설가는 조선에 두고 온 아내를 못 잊어 결혼하지 않은 것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억류기간에 혼기를 놓친 것이라고 하는데 '하멜 보고서'에는 그런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조선의 문명을 훨씬 일찍 받아드릴 수 있는 기회를 조선정부는 놓쳤고

세계 무역선이 오가던 시절에 조선은 그렇게 캄캄했다.

 

 제주, 강진 그리고 그가 탈출했던 여수엔 거대한 하멜 기념관과 범선, 그리고 동상,

기념공원, 기념등대등이 조성되었다.

 

 그의 고단한 자취가 남아있는 강진, 그리고 해남 장흥, 보성은 꿈같은

남도답사 1번지의 고장이다.

 

  먼 곳을 산행을 못한지 1년이 넘었다.

오랜만에 그 하멜을 기억하며 그 곳을 간다. 천상의 화원 천관산(天 冠 山) 723.1m

천자의 관을 닮은 산.... 거기를 걷는다.

 

하멜도 깊은 고향 그리움을 안고 거기를 올랐을까? 

▲천관산은  지리산.월출산. 내장산. 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의 하나.  

뒤로 그 면류관이 보인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멀리 제주도 한라산이 보인다고.  

1998년 10월 13일 도립 공원으로 지정을 받았다.

 

▲우측 금강굴 코스로 올라 

좌측 양근암 코스로 내려오려고.

▲봄엔 동백과 진달래..

가을엔 그 40만평, 엄청난 천상의 화원에 억새가 장관이었다.

 

▲호남제일의 ‘지제영산’ 직역하면 ‘지탱하고 끈다’는 의미지만

‘지제지’에 의하면 지제는 탑의 이름으로

‘이 산의 형상이 탑과 같이 생겨 세존의 복덕이 쌓여 있는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의미.

▲ 주차장에서 400m쯤 오르면 만나는 삼거리, 영월정.

양근암 코스는 하산 예정, 우측 금강굴 코스(3.9K)로 간다.

 

▲장흥의 관산읍 사람들과,

남서쪽 대덕읍 사람들의 긍지를 보는듯.

▲장천재(전남 유형문화재 72호)

천문과 지리학자 고려의 '위백규'를 기리는듯.

▲이 지방은 장흥 위씨(長興 魏氏)가 대단한듯.

 장흥군을 본관으로 하는 위씨는

 

대각간시중(大角干侍中) 위창주(魏菖珠)의 5세손 위계정(魏繼廷)이 1105년(고려 예종 1년)

문하시중(門下侍中)에 올랐다.

▲습도 많은 오늘 같은날,

뛰어 들고 싶은 충동

 

▲환희대까지는 3K...

환희대에서 정상인 연대봉까는 천상의 평원.

 

▲ 비교적 쉬운 길이지만

제법 가파른 계단들을 오르면 드디어

조망이 펼처지고

 

▲선인봉 아래의 이정표

환희대까지는 1.4K...여기서부터 엄청난 기암괴석에 넋이 나가

속도는 아무 의미가 없었으니

 

▲오늘 놀라운 기암들의 감동을 반감시키는 것은

 장흥군의 경고 문구들...

가급적 아름다운 표현으로 했으면 ..

 

▲드디어 대세봉...

천자의 관들이 나타나고

 

▲어느 코스로 오르든

기암들의 경탄스런 모습에 반하며

 

▲오르던 길을 되돌아보면 이정표 있던 선인봉.

또 다른 풍경을 본다.

 

▲돌 갖고 놀던 아이들이 해가 지면

돌들을 던져놓고 집으로 돌아가듯

누가 갖고 놀다 던져 놓고 간듯...

 

▲종봉 앞의 기암...

오를수록 놀라움

 

▲보면 볼수록 기묘하다는 경탄.

 

▲앉아도 보고, 누워도 보고, 서 보기도 하고...

처음 아파트를 장만하고 맞이했던 날도 이랬지.

 

▲그리고 만나는 금강굴...

설악의 금강굴을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

 

▲데크 부분을 오르면

대세봉이 나타나고

 

▲사람 같기도 하고...

무슨 이름을 안붙여야 온갖 상상의 나래...

 

▲우측으로 돌아 가야 만나는 종봉....

오늘 느끼는 것은 급하게 오르면 놓치고 말 기암들이 즐비.

 

▲내게 강같은 평화라는

찬미도 불러보고.

 

 

▲석선... '돌 배'라고 하면 더 좋을듯.

 

▲ 맨 뒤가 하산 할 1코스(양근암코스), 가운데 제 2코스..

다음번엔 2코스로 한번 올라 봐야겠다.

 

▲같은 바위라도 보는 방향에 따라

다시 놀라고

 

 

▲거기에도 금정산의 금정이 있었으니..

 

▲밀어봐도 고집센 황소처럼

꿈쩍도 안했다.

 

▲어쩌다 저런 모양으로 남았을까?

지질학적 이야기 말고

 

▲시간 가는줄 모르게 앉았다가,

누웠다가, 다시 올랐다가...

▲드디어 만나는 환희대.

그리고 그 40만평 천상의 평원.

 

▲환희대.... 기쁨이야 누구나 좋은 것.

 

▲ 저 멀리 연대봉이 보이고

천상의 초록 화원은 가을이면 빛나는 억새물결.

 

▲점심먹는 동안 젊은이들은

온갖 포즈로 사진을 찍는다.

 

▲만물상 같다고 할까?

기암의 전시장이라할까?

 

▲나중 보니

거북의 머리엔 앉은듯도 하고

 

▲평화가 이런 것일듯.

 

▲연대봉으로 가며 되돌아 보면

좌측이 환희대, 우측이 천주봉, 대세봉.

 

▲남서쪽으로는

이청준을 길러 낸 대덕읍이 시원하고

 

▲여름의 천상의 화원은

가을 억새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측으로는

감로천 샘물이 있고.

 

▲천관산 (天冠山, 723m) 연대봉.

첩첩이 쌓인 기암괴석이

天子의 면류관 형식을 이루고 있어 천관산이라..

 

▲거기엔 봉수대....

동서사방 거침이 없었다.

 

▲오늘 날씨는 아름다운 바다를 구별하지 못한다.

득량도의 아름다운 바다를...

 

▲걸어왔던 환희대 방향

 

▲하산 할 양근암 코스.

 

▲하산 하는 양근암 코스는 적당한 경사와

심심할 무렵마다 나타나는 기암들이 감동이었으니..

 

▲시원한 조망터가 즐비했다.

 

▲수수만년

세월의 흔적이겠다.

 

▲양근암...

남근석이라면 좀더 이해가 쉬울듯한데...

▲ 젊은 시절엔 책으로 보일테지만

지금은 샌드위치 빵으로 보이니..

 

▲우측 능선도

놀라운 기암들의 연속이고

 

▲좌측 골짜기도

올라보고 싶은 기암들이 즐비하다.

 

▲서로 하중을 주며 받으며

그래서 세월을 이겨 가는듯.

 

▲나도 돌을 던져 본다.

설마 아들 낳게 해 달라고야 했을까?

 

▲조금만 더 다리가 올라간다면

올림픽에 나가보겠지만

 

▲ 심심할 도리가 없다.

 

▲내 생각엔

이게 양근암 이라야 했다.

 

▲공깃돌 모양

누군가 갖고 놀다 잠시 자리를 떠난듯

 

▲설마 '나도 양기를 좀 받자' 했을까? 

그건 모를 일이지

 

▲그렇게 가파르게 장안사 방향으로 내려오면

삼거리를 만난다.

 

▲어머니의 일생을

아름답게 꾸며 놓은 테마 공원.

 

▲그렇게 다시 주차장으로 도착하고...

문닫기 전 10여K, '천관문학산'으로 향했다.

 

▲정남진을 지향하는 장흥은 천혜의 해안과 천관산,

제암-일림-사자산의 자연경관 때문일까?

기라성 같은 문학가들이 많이 나왔다.

 

▲옛인으로는 백광홍, 위백규,

현대인으로는 이청준/ 한승원/송기숙/ 김제현/ 김녹촌/ 이승우....

 

▲작가들의 생가와 흔적들을 찾는 것도

 

▲작품 내용들의 배경무대를 찾는 것도

보람있는 일이겠다.

 

▲한승원의 딸 '한 강' 작가도

자세히 설명했다.

 

▲'달콤한 슬픔' 같은 문학 고을 장흥...

오래오래 기억될 큰 자가들...

▲거기 천관문학관과 문학공원은 앞으로도

문학적 토양이 되기에 충분 할듯하다

 

 

▲그렇게 서둘러 문학공원을 둘러보고

다시 먼 길을 향했다.

 

▲ 찾을 때마다 경탄하는 보성, 장흥, 해남, 강진...

 꿈같은 남도답사 1번지의 고장.

 

오늘 천관산에서 함께한 기암괴석과

경탄한 장흥의 문학특구....

 

오래오래 꿈 속을 걷는듯 활홀할듯 할 터이니

그게 어디 뜨끈했던 짱둥어 탕 때문만 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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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산/위맹량 시인

 

봉우리마다 전설이 흐르는

호남의 명산 천관산

 

조국의 비상사태 마다

봉화불을 피워

한라산 지리산으로 연락하던

연대봉 봉화대

 

젓가락바위 책바위 금수골

말없이 조국의 역사를 기록하며

몇 천 년을 이어 오는가

 

한때는 아름드리 나무길러

왜침을 막던 대적선을 만들었으니

조국을 지키는 충성심을 어찌 잊을손가

 

춘하추동 고운 옷 갈아입고

계절마다 또 다른 물소리 산새들 소리

사랑에 넘친 동심은 철마다 오르 내렸지

 

천관산아 너는 알겠지

타향살이 늙고 지친 몸

찾아가지 못한 안타까움

 

내 고향 천관산아

영원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