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경상북도

경북구미.금오산(金烏山·976m/주차장-해운사-대혜폭포-할딱고개-오형돌탑-마애불-약사전-정상-폭포-도선굴-채미정-주차장.9K, 7H).

산꾼 미시령 2021. 4. 19. 15:41

리역사 어느 순간이든 고통과 변란의 아픔이 없으리오마는

그 중 가장 태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라 생각한 때는 고려시대이다.

 

918년 왕건이 나라를 세운 후, 1392년 조선 건국으로 멸망,

474년을 존속한 고려는 끝없는 전쟁과 무신들의 통치로 이어졌다.

 

특히 1392년 조선건국으로 고려가 멸망할 무렵, 많은 충신들도,

나왔는데 그 중 우리는 여말삼은(麗末三隱) 또는 고려삼은(高麗三隱)이라

불리는 세 충신을 기억한다.

 

그 삼은(三隱), 목은(牧隱) 이색, 포은(圃隱) 정몽주, 야은(冶隱) 길재

말한다.

이 세 충신들은 우리들에게 익숙한 시조들을 남겼는데

 

이색

백설(白雪)이 자아진 골에 구루미 머흐레라/

반가온 매화(梅花)는 어느 곳에 피엿는고/

석양(夕陽)에 홀로 셔 이셔 갈 곳 몰라 하노라/.‘

 

, 백설은 고려를 말하여 멸망해 가는 나라위에 구름같은

난신들이 험한 것을 한탄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정몽주의 단심가(丹心歌)

이방원의 이른바 하여가(何如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에 대한 대답으로 쓴 것으로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

그렇게 단호했다.

 

그리고 야은(冶隱) 길재가 남긴 시가 있으니,,,

이른바 회고가(懷古歌)’라는 시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멸망하고 만 고려의 아픔을 그렇게 회고했다.

그 길재가 낙향하여 머물면서 스스로 자신을 금오산인이라 칭하며

기거한 곳,

 

생전 고사리로 연명하며 후학을 양성한 것을 기리기 위해 후손들이

백이-숙제 관련 고사를 빌어 와 채미정을 세운 곳,

거기를 다시 간다.

 

발길 닿는 곳마다 '삼족오' 기상 불끈 느끼는

우리나라 제1호 도립공원, 경북 구미의 금오산(金烏山·976m)....

그 곳을...

금오산(金烏山·976m)

우리나라 제1호 도립공원.

▲구미 시민들이 얼마나 사랑하는 산인지

인산인해.

 

▲하산시 칼다봉이나 법성사 코스가 있으나

지금은 산불방지 통제기간.

 

▲들어가는 길에는 여유가 넘치고

봄은 싱그러웠지요.

 

▲탐방 안내소 지나면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 있지만

1.1K의 해운사까지만 갑니다.

 

▲인산인해의 시민들은 폭포나

할딱봉까지만 오르고.

 

▲금오산은 전체가 돌인듯..

 어디든지 탑이 많이 조성되었습니다.

▲금오산성 대혜문

고려시대에 자연 암벽을 이용해 축성된 내,외성...

임진왜란 때 왜적을 방어하는 요새였답니다.

 

▲해운사를 지납니다.

케이블카는 여기까지만.

 

대혜폭포(大惠瀑布)

 암벽에 명금폭(鳴金瀑)이라고도 새겨진

27m 높이의 폭포

 

폭포소리가 금오산을 울린다고 하여

명금폭포(鳴金瀑布) 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다고.

▲우측으로 200m, '도선굴'로 가는 길이 있으나

하산시 들려보기로.

정상까지는 3.4K 인건데

단 1m도 평길이 없는듯 계속 오름.

금오산의 원래 이름은 '대본산' 이었는데

중국의 오악 가운데 하나인 숭산(崇山)에 비해 손색이 없다 하여

남숭산(南崇山) 이라고도 하였다고

 

▲엄청난 데크계단을 오르면 '할딱고개'

그러나 여기까지는 1/3도

힘든 곳이 아니란 생각.

 

▲그 '할딱고개'는 

아름다운 조망터도 됩니다.

▲거기서 부터 정상은

그야말로 '더 할딱' 길.

▲거기엔 아직

초 봄의 풍경.

▲삼거리를 만납니다.

여기서 시계방향으로나,  반대방향으로 돌면 되지만

시계방향이 덜 힘들듯...

좌측 '오형돌탑'으로 가는 길을 힘겹게 오르면

그 길 끝은 허공에 돌출된 바위

 

그 위에 20기의 돌탑이  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탑 위나 주변에 부처, 삼족오, 거북, 우주로켓 등의 모습까지

형상화해 놓았는데..

먼저 세상을 등진 10살 손자

형석(亨錫)군의 명복과

그리움을 담아 10년을 오르내리며 쌓았다는 ..

 

 

 금오산의 ''와, 형석(亨錫)의 ''자를 붙여

'오형돌답'()이라.... 

 

 사람의 지극정성과 사랑이

어떻게 다른 사람과 공명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돌탑군..

돌에 담긴 공력과 정성이

가슴 아리도록 메아리되어

 큰 울림으로 금오산 골짜기를 울립니다.

10년만에 이렇게

한 번 오르기도 힘든 그 곳을

10년동안 하루같이 오르내린 그 정성..

오래오래 할아버지가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찔한 가파른 길을 돌아

힘들게 오르면 만나는 거대한 암벽..

거기에 신비스런 마애불이 있습니다.

높이 5.5m의 '금오산 마애여래입상'(보물 제490호)

암벽 모서리에 조성되어 입체감이 선명하고

그 세밀한 조각이 신비롭지요.

어디 방향에서나 얼굴이 보이게끔

바위 모서리에 돋을새김한 마애불을 보면서

역시 정성의 공력을 새깁니다.

약사암으로 가는 길..

열여섯 쌍둥이 형제 나무도 보고.

미끄러운 비탈길에 정성으로 놓은 돌 계단

197계단...

중간에 석수약수가 없다면 더 힘들듯..

뿌리가 뒤집히고도

다시 힘을 내어 거목되어 자라는 나무.

▲ 197계단이 끝나면

약사암은 한 고개 넘어.

드디어

약사암(藥師庵)을 만납니다.

 

종각으로 가는 출렁다리는

닫혀있고.

 

우측 현월봉 정상이고

좌측 아래로 여기를 환상적으로 볼 수 있는

또 다른 돌탑군이 있지요.

깎아지른 바위 품에

오도커니 앉은 약사암

 

그 아름다움,

이 큰 바위밑에 어떻게 기도처를 처음 만들었을까...

정상으로 향하며 ...

약사암에서 받은

경탄과 감동을 오래 간직할 수 있기를.

아래 정상석.

1953년 주한미군이 정상을 포함한 22585부지에

통신기지를 세웠고 1991년 무인기지로 바뀌었지만,

등산객들이 정상을 밟을 수는 없었다니.

 

'현월봉'(懸月峯)

'달이 걸린다' ...이름처럼 동서사방 그 광활한 조망이

아름답습니다.

 

무려 60년 만에 개방돼

2014년 시민들 품으로 돌아왔으니...

일망무제의 조망과

그 정상터의 넓음에 다시 놀랍니다.

새마을 운동 시절의 폼을

좀 바꿔 보려고

거기서 아찔하게 내려다 뵈는

약사암

어디를 봐도

경탄의 풍경입니다.

▲정상에서 보는 구미시내.

출발지 금오저수지.

건너 중앙 바위가 마애불이 있는 곳입니다.

그 정상에서 따뜻한 햇살아래 점심을 먹고

다시 약사전 방향으로 내려옵니다.

약사전은

저 우람한 바위 넘어

아래에 있는 거지요.

이렇게도 해보고

이 랏!

말도 달려보고

좌측 으로 칼다봉(715m)능선이 흐르지만

산불방지통제구역.

 

다시 삼거리를 만나고

길고 가파른 길을 내려갑니다.

▲오후 햇살에 빛나는

할딱봉 조망은 더 맑아지고.

짙어가는 늦봄의 풍경은

감탄스런 색감.

 

다시 깊은 계단을내려서면

다혜폭포.

200m위에 거대한 동굴 '도선굴'

신라의 도선국사가 득도 했다하여 그 이름이 붙었지요.

피난시절엔 칡 덩굴을 붙잡고

거기에 100여명이 피난하기도 했다죠?

▲수백명이 살수 있겠다...

천연요새다...

모두 놀랍니다.

 

거기서 내려다 보는

아름 다운 풍경

불안한 피난민이나.

외로운 수도자나

큰 위로가 되었을 풍경.

다시 길게 내려서면

금오산성.

▲오를 때 몰랐던

명품 소나무들의 놀라운 풍광.

 

 

 

▲인생도 산책하듯

그냥 걷는것도 나쁘지 않을듯.

 

▲'금오산을 바라보는 두 젊은 남녀'.

그 조형물이랍니다.

 

 

계곡 끝 무렵 고려 말기의 충신

길재(吉再)를 추모하기 위해 지은 채미정이 있습니다.

 

고려 말의 충신이고 성리학자인 길재(吉再).

그의 충절과 유덕을 추모하기 위하여

1768(영조44)에 세운 채미정(採薇亭).

 

일명 금오서원(金烏書院) 이라고도 하는

곳의 정갈암과

모란 꽃의 아름다움에 한참을 서성입니다.

회고가(懷古歌)’.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10여년만에 다시 찾은 금오산...

태양에서 산다는 '삼족오(三足烏·세 발 달린 까마귀)'

금빛을 띠고 있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한 '금오(金烏)...

산 아래의 섬세한 아름다운 봄 풍경과

뜨거운 기운을 온 몸으로 충전되어 내려온 금오의 기백...

 

오래오래 잊지못할 다시 찾은 금오산에서

하루가 저물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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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산 아리랑/ 주경란

 

금오산을 바라보니
뭉게구름 두리둥실
꽃과 나비 너울너울
춤추며 노래하네
깊은산 골짜기에
물소리만 들려오고
금오산 호수에서
뱃노래 어기어차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가 났네
얼씨구 절씨구 절씨구
금오산 아리랑

채미정을 둘러보니
서슬바람 불어오고
정자 마루 걸터앉아
지난날 그려보네
폭포수 바위길에
새소리만 들려오고
금오산 호수에서
뱃노래 어기어차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가 났네
얼씨구 절씨구 절씨구
금오산 아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