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아! 지리산

아! 지리, 바래봉(1,186m/ 용산주차장-삼거리-정상-용산주차장. 9.6K, 5H)

산꾼 미시령 2021. 1. 18. 19:45

아! 지리(智異)...

오늘도 그 이름 앞에 가슴이 설렌다.

새해 첫주 천왕봉에 이어 오늘 다시 지리의 한 자락을 달려 가기로

했다.

 

겨울 하늘은 높고 춥고, 바람은 차갑다.

덩어리진 구름들이 세찬 바람결에 흩어지고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다니다 문득 발아래 사람 사는 세상을 내려다보리라.

 

등뼈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며 길고 좁은 길이 나있는 지리산!

그 등뼈의 능선길이 우리가 지칠 때 찾아가 끝없이 걸었던 종주

100리 길.

 

성삼재에서 서북능으로 이어진 성삼재~작은고리봉~묘봉치~만복대~정령치~큰고리봉~

세걸산~세동치~부운치~팔랑치~바래봉~덕두산~구인월마을회관,

25K, 12시간 이상을 걸어야 한다.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지리서북능선 종주길이다.  

백두대간은 큰 고리봉에서 서북으로 꺾어 수정봉으로 내달린다.

 

그 서북종주길 끝자락 바래봉’..

바래봉을 운봉사람들은 산 모양새가 마치 '삿갓'처럼 보인다 하여 삿갓봉으로 부르기도하고.

스님들의 밥그릇 바리때를 엎어 놓은 모양이라는 의미의 바리봉인데

음이 변하여 바래봉으로 불리운단다.

 

여기에 서면 지리산 종주길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

나는 그래서 '바래봉'이다.

 

동쪽의 천왕봉에서 서쪽의 노고단까지 그렇게 내달리던 꿈 같은

주능선 종주길 전체가 파노라마처럼 전개되고 굽이친다.  

 

 철쭉이 만발했던 그 길을 걸었던 바래봉,

겨울 바래봉으로 달려간다.

 

양떼가 만든 산,

설레는 그리움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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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아 불어라 _ 悲歌(박 현)

바람타고 흘러가는 저 구름은 내 맘처럼
정처없이 떠돌다가 어느 기슭에 쉬어갈까.

보고싶은 얼굴들이 하나 둘씩 떠오르면
그 어느 날 헤메었던 그 거리찾아 나서야지.

*
바람아 불어라 길을 떠나자.
어차피 머물 곳은 없지 않더냐.

바람아 불어라 어서 떠나자.
저 구름이 흘러 가는 곳으로.

사랑했던 사람들을 다시 한번 안아 보자.
보고싶은 얼굴들을 다시 한번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