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새 해가 되었고
온 나라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실감하며
새 해의 희망과 들뜸과는 거리가 먼, 차분한 겨울을 보내는 즈음,
그런 탓일까?
까닭모를 아픔도 우울감도 여기저기 하소연 하는 시절,
이리 저리 미루던 새 해 첫 산행을 어디로 나설까?
한 밤중 잠이 달아났고
자력에 끌린 쇠붙이 모양
불가항력 용수철 처럼 일어나 산행준비를 했지
두터운 옷도 준비하고, 전등도 준비하고,
무엇보다 '아이젠'이 있어야 하겠지...
그렇게 채비히고 나서 'IC'입구 환하게 불 밝힌 편의점에서
이 것, 저 것 요깃 거리를 챙긴다.
그리움으로 저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가 없었지.
그렇게 중산리로 달렸다.
탐방센터 2K 전, 공영주차장에서 대여섯 안내요원들이 통제한다.
그렇게 2K를 걸어올랐고 입산을 위해서 7시까지 기다려야했다.
그렇게 그리운 지리,
하늘은 울어도 울지않는 천왕봉으로 간다.
정상엔 홀로다
태풍급 바람에 정상석을 끌어안고
어렵게 어렵게 인증샷을 시도했다.
그리고 바위밑 거기 앉아서 하염없이 그리운 그 곳을 본다
지리종주 길....
내게 묻는다 혼자가는 산 길이 쓸쓸하지 않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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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길에서 /이해인
추억의 껍질 흩어진 겨울 산길에
촘촘히 들어앉은 은빛 바람이
피리 불고 있었네
새 소리 묻은 솔잎 향기 사이로
수없이 듣고 싶은 그대의 음성
얼굴은 아직 보이지 않았네
시린 두 손으로 햇볕을 끌어내려
새 봄의 속옷을 짜는
겨울의 지혜
찢어진 나목(裸木)의 가슴 한켠을
살짝 엿보다
무심코 잃어버린
오래 전의 나를 찾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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