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충청도

충북영동.월류봉(月留峰·365m. 1-5봉, 4K. 3H)& 노근리평화공원/정지용(鄭芝溶)문학관, 생가(옥천군)

산꾼 미시령 2020. 11. 16. 19:49

내 고향 충북!

사면에 바다가 없는 내륙도이다.

바다가 멀어 고교시절 수학여행 때에야 바다를 처음 봤다.

 

나는 우리 고향 충북을 사랑한다. 모교 세광고교 선수들이 다 가있는 한화이글스’!,

늘 꼴찌를 하지만 그 팀을 오늘도 응원한다.

 

충북엔 역사적 인물이 많다. 정도전, 송시열, 신채호...

그 중엔 특히 예술인이 많은데 가야금의 천재 우륵, 세종을 만나 음악을 집대성한 박 연도

충북이요, 문인도 많다. 임꺽정의 홍명희, 시인 신경림, 도종환,소설가 이무영...

 

그런데 근세의 이념적 논쟁에 휘말린 아픈 문인 둘이 있는데

임꺽정의 홍명희와 정지용이다.

 

둘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아픈 역사를 살다가 끝까지 친일반역자의 길을 가지 않은 분들이지만

훗날 북한으로 납북, 행불이 되었다는 이유로 오히려 친일반민족 문학인들에 의하여 정죄되고

군사정부시절엔 그 이름조차 금기시 되어 교과서에서도 그 작품들이 다 빠지던 시절이 있었다.

 

정지용(鄭芝溶, 1902 ~ 1950)!

그는 충북 옥천 출생으로 섬세한 이미지와 세련된 시어를 특징으로 하는 1930년대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초기에는 이미지즘 계열의 작품을 썼으나, 후기에는 동양적 관조의 세계를 주로 형상화하였다.

 

대표작 향수”, “유리창” “고향등의 시는 읽기만 해도 고향 그리움의 눈물이 난다.

 

어느덧 코로나19로 시작되어 어느 해 보다도 고난의 한 해였던 2020년 끝자락으로 흘러간다.

 

옥천군의 정지용의 생가와 문학관을 답사하기 위해

인접 영동군의 월류봉(月留峰·365m)을 찾는다.

달도 머물다 간다는 그 곳을...

 

고향[鄭芝溶]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향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여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안해가

따가운 해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