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12월 3- 5일
필자는 '국민학교' 6학년으로 중학교 입학시험을 쳤다.
3일은 필기시험 200문제, 4일은 체력장 12점(턱걸이 6개, 던지기32m, 넓이뛰기183Cm, 달리기60m(10.2초),
그리고 국민교육헌장이 반포되던 5일은 면접이었다.
그 당신 명문으로 꼽히던 청주중학교 합격을 위해서는 체력장 12점을 다 받고, 필기시험 200문제중 7문제
이내로 틀려야 합격이었다. 청원군내 47개 국민학교는 청주중학교를 몇 명 합격 시키느냐 따라
순위가 졀정되었다.
지금과 달리 그 때는 필자도 수재라는 말을 들으며 우리 모교는 청주중학교에 5명이 합격하였고
나는 수석 졸업을 했다.
그 해부터 서울과 부산은 추첨제였고, 다음 해부터는 전국으로 무시험 전형제도가 시행되어
마지막 중학교입학시험 대상자가 되었다.
그 때 외웠던 여러가지는 지금도 외운다 예를 들어 '되새김질'하는 동물은 '양,사 낙,기 노,소'였다
즉, 양, 사슴, 낙타, 기린, 노루, 소....이런 식으로 외웠다.
그 때 외운 또 한가지는 '북마황창'이다. 북한산, 마운령, 황초령, 창녕....
'진흥왕 순수비'가 있는 곳을 그리 외웠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다.
창녕(昌寧),
대구와 마산을 잇던 '구마고속도로'는 현풍에서 갈리어 김천, 선산, 문경으로 하여 여주와 서울로 연결되는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되었고, 그 고속도로 마산에서 대구로 달리다보면 우측으로 높다랗게 솟은 산과
너른 평야를 만나게 되는데 그 곳이 창녕군과 화왕산이다.
유명한 우포늪과, 옛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던 부곡온천, 그리고 영산 줄다리기도 창녕이고 거기다가
옛 비화가야(非火加耶) 고대국가와, 비화가야가 멸망하고 신라로 편입되는 과정을 증명하는 문화유산중
진흥왕척경비(국보제33호)를 그 시절엔 달달 그렇게 외워야 했었다.
거기에 창녕의 진산, 화왕산(火旺山, 756m)..
정상의 억새밭이 유명한 화왕산에는 화왕산성(사적 제64호)이 있다.
여러번 여러 길로 오르던 그 곳에 '비들재'라는 고개에 새 도로가 개통되어 화왕지맥의 능선따라
거기를 걸을 수 있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네이게이션을 켜고 그 비들재를 찾았다.
홀로 걷는 발걸음으로....
▲ '비들재',
산의 긴 능선이 비들기가 날개를 펴고 있는 형상이라 비들재라는 설,
닭의 벼슬처럼 뽀족뽀족한 암릉이 솟아있어
벼슬-비슬-비들이 되었다는 설....
▲거기서 남쪽으로는 구현산이 1.2K솟아 있고
화왕산은 화왕지맥의 능선 마루금으로 4K를 넘나들지요.
▲구불구불하고, 가파르긴 해도
창녕읍 공설운동장 인근에서, 옥천리로 넘어가는 산악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었습니다.
▲새벽까지 장맛비가 내린 능선,,,
햇살에 생명력이 빛납니다.
▲늘씬한 '미인송'이라 이름을 붙여보지만
속으론 19금급 상상을 하기도 했지요.
▲정상까지 내내 좌우로 송이버섯 불법채위를 막는 '금줄'과
경고 현수막이 걸린 그 능선의 솔향,
그리고 포근한 마사토 길..
▲ 창녕공설운동장 인근
퇴천에서 여기로 오르기도 합니다.
▲능선길 따라 걷는 이 길은
넘나듦이 제법 힘드는 곳도 있지만
여름 산행지로 퍽 좋겠단 생각.
▲천연조각공원처럼
암릉의 기암괴석은 산행을 더욱 즐겁게 합니다.
▲그렇게 오르내리다들다 보면 만나는
너른 헬기장.
▲화창한 날씨속 조망은 열리고
가슴은 뛰었죠.
▲남동방향으로는 영산 뒷산 영축산 능선,
좌측으로는 부곡온천 뒤 덕암-종암-함박산이 이어집니다.
▲가끔은 아! 저 곳을 걸어 올라야 하나
그렇게 보이는 능선도 나타나지요.
▲우측으로 창녕읍이 나타나고
저 멀리 낙동강도
구름 아래 그림이 됩니다.
▲창녕 최고의 문화재는
앞에서 언급한 진흥왕척경비(국보33호)입니다.
▲가로세로 175Cm에 두께 30Cm...
총643자 가운데 현재 400자 정도만 해독하지요.
신사년(561년) 2월 1일에 세웠다고 새겨놓았고...
▲그렇게 가다보면 옥천식당-수련원으로 올랐던 곳을 만납니다.
그 길은 호젓하고 군립공원 입장료을 내지않고
여러번 다녔었지요.
▲창녕의 그 비를 순수비라 않고 '척경비'라하는 것은
순수비는 왕이 유람같이 경계지역을 다녀가는것(순수관경)이지만
창녕의 비는 영토를 개척한 사실과 그 때의 일을
세밀하게 기록해 놓아 '척경비'라 부릅니다.
▲능선따라 걷는 길이지만
높, 낮이가 보통이 아닙니다.
▲아래로는 싱싱한 소나무,
생명력의 충만함이란 이런 모습이겠지요.
▲이제 기막힌
암릉 풍경이 이어집니다.
▲내려서다 되돌아본 바위
하늘을 향한 주먹바위라고 이름을 붙여봅니다.
▲벽바위라 할까?
임금의 의자바위라 할까?.
▲ '비알콜성 지방간'이 약간있으니
5K를 감량하시오!'
그래서 만보걷기 48일째... 4K감량하니
얼굴은 더 패이고...
▲유홍준은 창녕을
'불뫼아래 꽃핀 제 2의 경주'라
했습니다.
▲장마철 산들은
어디든 생명력이 넘실대고....
▲창녕 진흥왕척경비(국보33호)를 비롯, 술정리 東삼층석탑(국보34호),
西삼층석탑(보물520호)
탐금당치성문기비(보물227호), 화왕산성(사적64호), 목마산성(사적65호)....
▲ 용선대석조여래좌상(보물295호), 아름다운 산사 관룡사에는
석조여래좌상(보물519호), 대웅전(모물212호),
약사전(보물146호),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및 대좌(보물1730호)...
▲대웅전관음보살벽화(보물1816호)등이 있고
무형문화재로 영산줄다리기(26호) ,만년교(보물564호),
창녕석빙고(보물310호), 우리나라에서 가장오래된
초가집'하병수가옥(국가민속문화재10호)....
▲그 외에도 비화가야의 교동-송현동고분군 200여기...
제2의 경주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제 장군봉이 보이기 시작하니
너른 초원의 화왕산 정상이 가까이 온듯...
▲비화가야(非火加耶)
가야(加耶)는 BC 1세기~서기 6세기까지 경상도 지역의 고대 국가인데
삼국유사에서는 6개의 가야국인 금관가야(金官加耶), 아라가야(阿羅加耶), 성산가야(星山加耶),
비화가야(非火加耶), 대가야(大加耶), 소가야(小加耶)가 알려져 있지요.
▲창녕읍에서 오르는 3가지 코스중 제 1등산로는
여기서 만납니다.
▲장군봉에 앉아
지나가는 젊은 처자에게 사진을 부탁하였죠.
▲세월은 역사에만 있는게 아닌듯..
꿈 많던 청년은 어느덧 깊은 주름이 패이고.
▲위로는 헤아림이라는 땅 위에
피는 꽃이려니... 시원한 바람과 바위에 한참을 앉아
그것을 체험합니다.
▲누군가의 정겨운 고향 ....
너른 들판과 우측으로 달성군의 현풍, 구지의
신시가지로 이어지고
▲ 어느시절 어떤 아픔이
이렇게 갈라 놓았을까?.
▲ 이제 저 너머 좌측으로 화왕산 정상이 보이고
중앙 앞으로 거대한 '배바위'가 들어옵니다.
▲좌측은 관룡사 뒷산 관룡산(740m),
그 뒤로 구절양장의 암릉능선.
▲ 정상만큼이나 인기 있는 '배바위'
여러 개의 커다란 바위가 모인 봉우리.
▲ 우측 어렵게 오르려는 사람이 필자,
앞 예쁜 청년이 아니였으면
못 올랐을 위험한 바위.
▲배바위의 '배'는 무슨 의미일까?
船일까?, 腹인지, 梨인지, 倍인지...
아마 여러 바위가 붙어 나룻배모양이라 그렇게 부르겠지...
▲하여간 저 바위는 손잡이나,
발 디딜 곳이라도 하나 설치하면 좋겠단 생각.
▲거기서 건너다 보면
드라마 허준센트장도 보이고.
▲넓고 푸른 산 줄기는 부곡의 덕암-종암,
영산의 영취산, 함박산으로 이어집니다.
▲ 저 위로 좌측 정상과 우측으로 1-2-3봉으로 이어지고
진달래 피는 봄철이나, 가을의 억새..
일망무제의 경관이 통쾌합니다.
▲5만여평의 산상에 억새밭의 풍광의 가을이 오면
갈대냐 억새냐를 놓고 설전을 버리기도 하지요.
▲ 화왕산성(사적제64호)
성을 쌓은 것이 언제일까? 비화가야 시절로 올라가지만 기록으로는
조선태종10년(1410년) 경상도, 전라도에 산성을 수축했다는 기록과 함께
화왕산성이 나옵니다.
▲이 산성은 임진왜란-정유재란때 주요역활을 했고
경상좌방어사 곽재우는 밀양-영산-창녕-현풍등
네 고을의 군사를 거느리고
이 성에서 왜군을 대파합니다.
▲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화왕산성은 둘레가 1127보, 그 안에 샘이 아홉, 못이 3, 군창도 있다'
기록합니다.
▲서문이 있고, 옥천골짜기로 오르는 동문,
그리고 5만평의 화산지형....
▲되돌아보면 위 배바위에서 저렇게 성곽따라 내려와
다시 정상으로 오릅니다.
▲ 정상으로 넘어가면
제 3등산로 그리고 목마산성(사적65호)으로도 내려갑니다.
▲가운데로는
제2등산로 자하곡입니다.
▲화왕산(火旺山.756m)
1984년 1월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 밀양의 재약산 사자평,
장흥의 천관산등과 함께 가을 억새가 유명하지요..
▲정상 너머로는 위험한 낭떠러지...
봄 날의 진달래- 철쭉의 계절에 영롱한 햇살에 빛날 때면
혼미하기 그지없고.
▲어느덧 10여년, 2009년 2월 큰 사고가 있었지요
큰 불뫼 화왕산의 축제...
정월 대보름에 모인 3만의 군중....
▲갑자기 불어닥친 돌풍으로 4명이 숨지고 64명이 화상을 입은 사건..
그 후 영원히 억새태우기 축제는
중단 선언이 되었습니다.
▲ 화왕산에 기댄 창녕군은 북쪽으로 대구광역시 달성군과,
서로는 합천군, 남으로는 의령, 함안군,
그리고 창원시과 동쪽으르는 밀양, 청도군과 접합니다.
▲고운 꽃 처럼, 영원히 풍요와
안연한 고장으로 발전하기를 빌어봅니다.
▲차량을 비들재에 놨으니
오던 길을 되돌아 가야합니다
.
▲커다란 말 안장 같은 평원
한 가운데 연지못 셋이 있는데
'창녕조씨(曺) 득성설화지'라는 1897년에 세운 비가 있습니다.
▲산성에 기대앉아 요기를 하며
평화로운 창녕읍내를 내려다 보았지요.
▲바람을 질투하는 햇살이 아름답고
눈을 간질이는 바람...
▲떠나긴 싫은 마음으로 하늘을 보고,
푸른 풀밭을 보고
바람에 그리움을 실어도 보고.
▲다시 배바위 방향을 오르며
홀로 걷는 외로움도 몰려왔지요.
▲인산인해였던 가을 날,
이 서문 앞에는
즐비한 파전장사, 막걸리 장사....
▲어느시절, 동문 옆에서 산상음악회를 보면서
억새의 으스러짐에
안타까웠던 적도 있습니다.
▲방금 내려온 건너 정상....
여전히 그림같은 풍경은 이어지고.
▲뜨거운 햇살만 덜하다면
한 바퀴를 돌았겠지만 ....
▲이제 되돌아 넘어오며
좌측 정상, 우측 배바위....
▲다시보는 제 2등산로 자하곡 계곡..
그 시절 함께 했던 이들은 어디선가 잘 살겠지요.
처자들이 많았지만..
▲크고작은 바위들을
옆으로 지나가고.
▲그 멋진 모습에 한참을 앉아
올려보기도 했지요.
▲너를 만난
날부터
그리움이 생겼다....
▲외로움뿐이던 삶에
사랑이란 이름이
따뜻한 시선이
찾아 들어와
마음에 둥지를 틀었다.
▲바람 좋은 자리에 앉아
용해원 시도 중얼거려보고...
▲753봉도 마지막
작별인사를 합니다.
▲영축산 넘어로는 칠원의 청룡산,
창원의 천주산, 무학산도 흐르고.
▲아! 관룡산 아래
'용선대석조여래좌상(보물295호)'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당겨 보기도 했지요.
타이타닉 주인공을 닮은 부처님.
8세기초, 경주의 석굴암 이전에 조성 되었습니다.
▲용의 등줄기 같은 관룡산의 화강암 줄기..
마치 용 모양의 뱃머리 같습니다.
▲벼랑바위의 능선이
무시무시합니다.
▲비들재 능선의 칼날봉들은
크고작은 오르내림의 묘미를 더하게 하고.
▲ 아득한 세월이 그리 흘렀고
세월은 이 좋은 풍광을 빚어냈지요.
▲흰바지 입은 젊은 처자가
올라가는 걸 보고
나도 따라 해 봤지만 후들거림은 어쩔 수 없고.
▲거기서 창녕의 너른 들판과
저 멀리 낙동강물의
반짝거림까지 봅니다.
▲ 비들재를 앞두고 솔향은 더욱 짙어지고
그림같은 온화함....
▲산을 가다 이 풀을 보면
이렇게 앉아 땋고 싶은데
풀에게는 미안함이지요.
▲비들기 날개일까? 닭은 벼슬 때문일까?
비들재의 이름은 참 평화롭습니다.
▲앞에는 1.2K의 구현산이지만
오전 생각과는 달리 다녀 올 엄두가 나지않아
포기합니다.
▲ 그래도 한 낮의 햇살은 뜨거워
바람좋은 그 곳에서 쉬기도 하고
어디선가 요란한 장마철 계곡 물소리가 시원합니다.
▲그렇게 창녕읍에서 올려다 보면
화왕산 마루금의 우측 능선의 4K.
포근한 솔향과 암릉길의 요란함이 혼재한....
▲그 곳에서의 하루는 다시금 추억이 되고
옥천계곡 방향으로 돌고 돌아 내려온 길,
이 나라의 일상의 삶이 평온해 지기를
간절히 빌어보며,
다시금 창녕을 고향으로 둔 이들,
거기에 터잡아 사는 그리운 님들이
다복하시기를... 훠 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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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산/ 이자연
화왕산 산마루에
꽃구름이 피어나면
산새들도 짝을 지어
이리저리 날아드네
진달래가 곱게필 때
떠나버린 내사랑은
어이해 소식없고
애만 태우나
무정한 내님아
화왕산 산마루에
꽃구름이 피어나면
산새들도 짝을 지어
이리저리 날아드네
진달래가 곱게필 때
떠나버린 내사랑은
어이해 소식없고
애만 태우나
무정한 내님아
화왕산 꽃도피고
새도 우는데
내님은 왜 안오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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