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전라도

아! 덕유德裕, 그 그리운 길에서(설천봉-향적봉-중봉-백암봉)

산꾼 미시령 2020. 6. 22. 21:30

덕유산德裕山!

우리나라의 대표하는 명산으로 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은산.

 

  이 이름은 조선 이성계가 이 산에서 수도할 때 맹수들의 해를 입히지 않았다고 해서

이 풍부한 산이라 이름 붙였다고 전한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도 덕유산은 충청, 전라, 경상 3도가 마주친 곳이라 기록되었으니

덕유산은 한반도에서 요충지에 위치하여 오늘도 행정적 경계를 결정짓는 분수령을 이룬다.

 

  덕유산 아래 마학동에서 태어나 광주 목사를 역임하고 여생을 덕유산에서 마친 학자

임훈林薰53세 때 덕유산을 올라 곳곳을 탐승했는데 그 감격을 <덕유산향적봉기>에 남겼다.

 

그는 덕유산은 청백하고 고결하여 웅장한 풍광이 지리산에 버금 간다고 감격해 했다..

 

 임훈의 감성을 갖었는가! 덕유의 그 시원한 바람과 구름, 그리고 풍요로운 녹색평원의 그리움은

여러번 종주의 길로 인도했고 상고대가 아름다운 겨울신록 물결이 넘실대는 봄,

여름의 시원한 바람, 그리고 가을의 서정...

 

 그 그리움을 잊지못해 오늘도 그리 달려갔다.

걸음걸음 쉬며쉬며 그렇게...

 

▲지난 해 추석,  종주했던 덕유!

다시 왔습니다.

그리움따라 바람처럼,

 

▲겨울의 하얀 세상,

인산인해 스키족들로 분주했던 곳.

 

▲곤도라는 편도 12,000,

왕복 16,000원입니다.

 

▲스키를 위한 리프트 요금은

시간제인 모양이고.

 

▲화사한 꽃들이 반기는 곳에서

탑승합니다.

 

▲설천봉에 내리면

상제루가 반기지요.

 

흐린 날이 많고
높은 고지대이기에

 


아무 때나
아무에게 함부로 열어주지 않는다는
설천봉 상제루...

 

▲때로는 왜 이런 곳에 저런 건물이 서 있는지
볼멘소리를 하지만...
.

 

▲매일 만보 걷기 탓인지

좀 배가 들어간 듯도 하고.

 

▲탐방예약제로 설천봉에서

600m오르면 향적봉.

 

▲거기서 바라보는

그리운 가슴 울렁이는 주능선...

 

▲ 겨울 덕유는

몽상적 꿈 속 세상.

 

▲덕유의 최고봉 '북덕유'라 불리는

'향적봉'香積峰/ 1,614m

남한에서는 네 번째로 높은 명산.

(한라산1,950m/ 지리 천왕봉1,915m/ 설악 대청봉1,708m)

 

▲엄밀히 따지면 지리산은 천왕봉(1,915m),

중봉(1,875m)제석봉(1,806m)반야봉(1,732m)이니...

 

▲맑은 하늘 아름다운 구름,

시원하기 그지없는 바람,

 

그리고 맑은 햇살...최고의 날씨,

감사한 마음으로 울렁이고.

 

▲종줏길 남덕유(1507m)까지는 15K.

꿈 같은 길이지요.

 

▲거기서 남쪽으로는 지리 주능선, 무룡산-삿갓봉-남덕유-서봉...

동쪽으로는 황매산, 비계산, 가야산

서쪽으로는 대둔산, 계룡산, 서대산등이 조망됩니다.

 

▲복쪽 아래로

 방금 올라온 설천봉.

 

▲ 능선 길 중봉이

눈 앞입니다.

 

▲향적봉을 걸어 오르려면

삼공탐방지원센터에서 무주구천동으로 하여,

백련사에서 2.5K 본격적인 오름을 각오해야 합니다.

 

▲ 인물은 말고, 풍경이 아까워

사진을 지울 수 없었답니다.

 

▲눈 세상였던 겨울,

꽃 천지였던 봄..

지금은 녹색 속에 파묻힌 '향적봉 대피소'.

 

▲봄 야생화는 졌고

가을의 풍성 야생화는 아니지만...

 

▲겨울이면 눈 세상 속,  라면 끓이는 이들로

온천단지 같던 대피소.

 

▲향적봉 대피소는 숙박이 안되고

'삿갓재 대피소'에서 가능합니다.

 

덕유산은 겨울이 가장 좋은 산이지만,

야생화 피는 봄과, 단풍 물드는 가을도

아름다운 곳입니다.

 

연분홍 철쭉꽃이 만발하는

덕유평전은

봄 꽃 산행지로 오랜 명성을 이어온 곳.

 

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구천동 계곡은

가을이면 화려한 단풍으로 치장하고

등산객을 맞습니다.

 

▲197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명산답게

어느 한 곳 부족함 없는 준수한 풍모를

지니고 있지요.

 

▲주목과 구상나무

그러나 실제로 구분하긴 어려움을 느낍니다.

 

▲사람은 누구나 가슴 속에

유토피아를 꿈꾸며 사는 거지

그 걸 꿈이라고 하면서.

 

▲만일 낙원이 있다면

덕유의 이 풍경 일거라고.

 

▲어디를 눌러도

그림이 됩니다.

 

▲ 금강애기나리, 자주솜대..

그 속의 '휘파람새' 소리는

환상적인 길을 만듭니다.

 

▲껍질이 붉어 '주목'이라고..

살아 천년, 죽어 천년.

마패의 재료도 되었다지요.

 

▲여기를 오면

눈과 상고대 천지였던 그 날이 그립고.

 

 

▲최고의 겨울산 덕유는 봄, 가을에 비해

여름 산꾼들에게는

평가가 덜하기도 합니다.

 

▲ 뜨거운 햇살을 직접 맞아야 하는 길이 많고

 주변에 샘터도 거의 없어

식수를 지고 다녀야 하지요.

 

날이 더워지면 힘든 능선 종주 산행..

 특히 남덕유산 오름 길과 백암봉에서 빼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가파르고 굴곡진 산 길은

상당히 고통스럽습니다. .

 

▲그러나 여름이 제겐

어느 곳에서도 맛보기 어려운

시원한 바람에 늘 반합니다.

 

▲아고산대는 여러 가지 야생화들이 바람과 추위를 견디며

자연과 균형을 이룬 지상의 낙원과 같은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대를 말합니다.

 

덕유산의 향적봉을 아고산대라고 부릅니다.

아고산대란 해발 고도가 비교적 높은 지역(1500~2500m)

 

바람과 비가 많고 기온이 낮으며 맑은 날이 적어서

키가 큰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없는 곳.

 

중봉 오르는 길...

언제나 거기 있었구나,

다하지 못한 외로움이 바람이 되려니.

 

▲6- 8월 사이의 덕유 평전이라는데

아직 원추리는 하나 둘 피기 시작.

 

▲중봉은 참 멋은

너머 백암봉으로 향해 내려서며

되돌아 봐야 진면목.

.

 

▲우측 서쪽 방향은

무주의 안성면.

 

▲변함없는 푸른 풍경처럼

이 나라의 재난도,

우리의 삶도 그랬으면.

 

▲거기서 바라보는 주 능선..

앞 백암봉, 동엽령을 건너 삼각뿔 무룡산,

그 뒤로 삿갓봉, 그리고 그 너머로 남덕유-서봉...

 

▲되돌아 본 향적봉,,,,

지난 길은 추억되고, 그것은 언제나 그리움.

 

▲넉넉한 덕유

우리의 마음도 그랬으면 싶습니다.

 

▲중봉, 여기서 좌측으로

오수자굴-백련사-무주구천동-삼공리..

때로는 지겨울 만큼 먼 길이지요.

 

▲다시봐도 시원한 능선 길,

앞 백암봉입니다.

 

 

슬픔을 만날때마다/

버릇처럼 웃지/

그리움이 날 찾아올때/

차라리 눈을 감아/

 

가슴이 갈라질 때에/

슬픔 껴안았지...

 

눈물로 날 변장을해도/

아픔을 뱉어야했어/

얼음처럼 차가워야해/

 

너이기에 웃지못한나/

행복은 날 기다리지 않을꺼야 나울어도 ..

 

▲앞 백암봉에서 좌측 능선이 백두대간 길..

횡경재로하여 빼재-삼봉산-삼도봉으로 백두대간은 이어지고

송계계곡으로도 갑니다.

 

덕유산은 농민항쟁과 항일독립운동의

주 무대이기도 했지요.

농민항쟁으로는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167111월 금산의 이광성李光星 등이

덕유산에 진을 치고 웅거했다고 ....

 

 독립운동으로는  1906년부터 북상면 월성에서

시작한 것으로,

 

북상면 출신 40여 명이 월성서당에 모여서

항일 의거를 결의하고

산중에 막사를 마련하고 활동해 전과를 올렸습니다.

 

1908711일 일본 헌병대의 보고서에도

덕유산에 약 40명의 독립군이 있었다는

내용이 남아 있습니다.

 

▲ 푸름과 하늘 그리고 구름의 어우러짐이

너무 환상적이어

자꾸자꾸 되돌아 봅니다.

 

▲여러번 넘나들었지만

중봉이 그리 아름다웠나?.

 

▲릴케던가요?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다고..

그 가슴을 조금 알겠습니다.

 

▲계단을 내려오는데

그렇게 여러번 서고 되돌아 보고...

 

▲되돌아 오는 길은

구름이 사라질거 같아서

그래서...

 

▲종주를 하다보면

동엽령을 기준으로 남덕유 방향과

 

북덕유 방향으로 나누는데

남덕유 방향이 훨씬 힘들다는걸 느낍니다.

 

널 처음 사진으로 본 그날/

구십구년 일월 삼십일일/

그날 이후 지금 이 순간까지/

나 하나만 기다려준 너를/

 

오늘도 습관 같은 내 전화/

따스히 받아 주는 너에게/

세상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 너를 너무 사랑해/.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우리 처음 만난 그날에/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사랑에/

그대가 흔들린대도/

 

그땐 내가 잡을게요 그대처럼/

너무 편한 사이가 싫어서/

너무 오랜 사랑 힘들어서/

아픈 눈물 흘리는 널 돌아선/

못된 내 마음도 기다려준 너를/.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우리 처음 만난 그날에/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사랑에/

그대가 흔들린대도/

 

그땐 내가 잡을게요 그대처럼/

얼마나 힘들었을까 못난 내 눈물도/

따스히 감싸준 너를/.

 

 

오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우리 처음 만난 그날에/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사랑에/

 

그대가 흔들린대도 내가 잡을게요/

아무 걱정 마요 내 손을 잡아요/

처음 그날처럼 우리/.

 

▲어디론가 떠나려는 욕망은 인간의 본능,

우리의 유전자 안에

각인되어 있나 봅니다.

 

▲인류역사는 이동의 역사이고

각박한 현실 탓에 욕구는 더 하겠지요

여행의 욕구.

 

▲삶의 터전을 잠시라도 떠난다는 거

낯선 길에서 걸음을 뗄 때마다 새로운 풍경도

바람도 그리고.. .

 

▲그 과정에서 '새로운 나'를

마주하는 기쁨도 있느니.

 

▲백밀러를 보면서 운전하듯

여행의 거울로 지나온 길을

슬그머니 뒤집어 보는거니까.

 

 

▲가을의 이 평원은 얼마나

야생화 천지일지.

 

▲아득한 그리움이 구름처럼 밀려오고

 삶의 마지막 때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려니...

 

▲그러다가 그 꿈결 같은 길을 걷다보면 백암봉.

동엽령 까지라도 다녀올까..

 

그러다가 그냥 햇살에

넉 놓고 앉아있기로 했지요.

 

▲여기부터 백두대간 길..

동엽령-무룡산-삿갓봉-남덕유-서봉-할미봉-육십령...

그렇게 흘러갑니다.

 

▲아! 날아 오르고 싶은 길..

얼마나 아득한 그리움인지.

 

▲ 백암봉에서 백두대간길은

횡경재-빼재(신풍령)-삼도봉으로 갑니다.

 

▲다시 되돌아 오는 길은

아쉼의  연속.

 

 

▲그래도 먼저 피어나

반겨주는 원추리의 고마움.

 

▲그렇게 중봉을 다시 오르고.

 

▲변형된 구름이지만

여전한 그림은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난 충분히 잘 살고 있어

걱정하지 마'.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

 

다들 꿈을 잃어버렸다고

자조하기 분주한 세상이지만

 

그 친구만큼은 본인이 내 뱉은 말을

실행에 옮기며

살아가고 있는듯 하다고.....

 

 

▲봄날이 오면은 뭐하노 그자/
우리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

꽃잎이 피면은 뭐하노 그자/
우리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

 

▲그래도 우리맘이 하나가 되어/
암만 날이가도 변하지 않으면 /

조금은 외로워도 괜찮다 그자/

 

▲우리는 너무너무 사랑 하니까/
우리는 너무너무 사랑 하니까
./

 

▲최백호 노래를

휘파람으로 날려봅니다.

 

▲바람불면 흩어질 씨앗처럼

 흩어진 그리움을 날리며...

 

▲때로는 느낌이나 깨닫는 일까지

내려 놓은 채

최대한 햇살에 앉아 바람을 맞는 시간...

 

▲되돌아 다시 선 향적봉에서 설천봉을 건너다 보며

삶의 밝음이 사라지고

다시금 깊은 그리움으로 잠겨가는 것을...

 

▲'향적봉'

건너 '적상사고(史庫)'의 적상산을 바라보고

있다하여 이 이름이 붙었다지요.

 

곤도라 마감시간이 4시30분,

너무 이르다는 아쉼으로

그 꿈 같은 길을 마지막 되돌아봅니다.

 

▲다시 올 날을 기약하며

그 곳을 떠났습니다.

 

▲한가하게 설천봉 상제루도

올라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올라보는 휴게소 옥상

바람도, 조망도, 시원한 곳이랍니다.

 

▲다시 곤도라를 타고

내려선 승강장

 

 

▲화사한 꽃들이 위로를 합니다

 

▲바람과 햇살과 푸름이 진하게 감동으로

몰려왔던 하루...

 

▲거기서 10여K,

한국의 아름다운 길을 달려오면 만나는 '나제통문'.

 

여기서 백련사까지 무주구천동

33경이 이어집니다.

 

덕유산은 아주 오래전부터 지정학적 중요성을 지닌 곳,

신라와 가야 그리고

백제의 접경지이기도 했지요.

 

 

그 대표적인 역사경관이

 백제와 신라의 관문인 나제통문羅濟通門.

 

그렇게 홀연이 떠나 그리움으로 걸은 덕유.

느끼는 것과 깨닫는 것을 내려놓은채

 

최대한 느리게 겉었던 길...

진한 그리움으로 가슴에 남았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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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별곡/ 정지윤

산허리 휘어 감고

구름도 쉬어 가는 곳

향적봉 난간머리

갈길 잃은 저 나그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고사목에 한 서린 그 사연을

그 누가 아랴

 

천년사랑 빌어보는 달빛아래

고운 손 귓전에 울어대는

바람소리 매정코나

아 아아아 무심한 내 님아

백설이 이불 되어 달빛도

잠이 드는 밤 발아래

 

아스라이 끝이 없는 지평선아

살아 천년 죽어 천년 고사목에

한 서린 그 사연을 느누가 아랴

천년사랑 빌어보는 달빛아래

하얀 얼굴 아지랑이

손짓하면 그 님도 오시려나

아 아아아 무심한 저 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