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충청도

충북영동.백화산(白華山933.8m/ 반야교-주행봉-칼날능선-부들재-한성봉-반야교9K.5.5H)

산꾼 미시령 2019. 6. 2. 21:19

 우리고향 충북은 11개 시.군을 두고 있다.

그 중 가장 남쪽 경북의 김천과 전북의 무주와 맞닿은 지역으로

감과, 포도로 유명한 영동군이 있지.

 

  조선시대 궁중음악가 '박연'의 고향이기도하여, 매년 난계국악축제가

개최되고, 경부선 철도와 고속도로는 중간지점에 위치한다.

 

 60년대는 12만인구를 자랑했지만 지금은 5만으로 감소하였다 군 전체가 대체로 높고

험준한 산지로 이뤄져. 눌의산·황학산, 마니산·성주산,백하산, 민주지산, 천태산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 중 북부에 솟아있는 백화지맥의 백화산(白華山 933.8m)!

황간나들목 근처에 포효하는 맹수의 힘찬 등줄기를 연상시키는 굵직굵직한 산릉들이

곱게 빗어 내린 소년의 머리칼 마냥, 굴곡을 이루며 겹겹으로 늘어섰다.

 

그 아래로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흐르는 물줄기가 묘한 대비감을

이룬 그 산,

 

  그 산을 다시간다.

  정겨운 님들과 함께,

  유월의 서정을 안고....


▲다시 찾은 백화산,,,

4년전 가을은 참 고운 빛깔 이었습니다.


천년고'반야사'부근의 '반야교'

(충북 영동군 황간면 우매리).


▲ 찬란한 초여름,

'오솔길'도 동행하였지요.


▲ 아침마다 좋은 글, 정겨운 카드를 보내주는

 친구 전중호님.

예쁜 여인들이 많은 둘레길 팀으로 가신다니..조금은 샘나고.


▲ 바람없는 뜨거운 날...

주행봉까지 얼마나 힘든 오름인줄 아직 모릅니.


▲ 가다가 힘들어 쉬는 중.

언제나 사진 앞에는 안 힘든척 하지요.


▲ 계속되는 가풀막

힘 좋은 산꾼들입니.


▲ 초록, 혹은 그린

우리가 묘사하는 숲의 색깔이 얼마나 제한적인지...l..


▲ 여름 날, 숲에 가본 사람은 압니다

초록이나 그린으로는 담을수 없는

수 많은 빛깔이 숲에 있다는 것을...


▲ 저기가 주행봉일까?

나중에 안 사실은 저런 봉을 세 개를 더 넘어야 합니다.


▲ 쉼.. 숲에서의 쉼은

그 쉼의 가치를 새삼 느낍니다.


▲ 숨이 차고, 땀이 흐르고, 

심장 박동이 사점(死點)을 느낄 즈음, 

잠시 쉼은 다시 나서는 힘을 얻으니...


▲ 이윽고 열리는 조망,,

출발지 반야교 부근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로프에 의지하여 직벽 같은 바위를 타고 넘기를

여러번 해야 합니다. 오늘 코스는.


▲ 이윽고 주행봉이 코 앞,,,

2.7K의 그 길은 상상 이상으로 가불막 연속..


▲ 거기엔 봉분이 납작해진 묘소 하나가

'백두옹'이라 불리는 할미꽃을 벗삼아 그렇게 있었지.


주행봉 (舟行峰·874m)! 

 반야교에서 2.7K,  90여분이 걸린듯 합니다.

   

주행봉은 추풍령에서 황간으로 내려가며 올려다보면

마치 수십 개의 돛을 활짝 편 거대한 '범선'이 ...


▲ 하늘을 떠 다니는 모습을 하고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 남쪽으로 솟은 855봉,,,

그 해 가을엔 저기를 넘어 하산 하였지요.


▲ 가야 할  멀리 백화산의 주봉, 한성봉....

날카로운 겹겹의 기암 괴봉들이

마치 삼각 파도처럼 세차게 몰아칩니다.


한 고비 넘으면 또 다른 고비.

어디 올 테면 넘어 와 봐라겁박이라도 하는 듯

암봉의 바다는 겹겹의 파도가 되어 덤벼들고....


▲ 되돌아 보면 아찔한 내리막 길

주행봉은 거기 있고...


▲ 가야할 758봉, 그리고 까마득한 한성봉...

저기를 가야합니다..


좌측으로 빗은 어린아이 머리모양

평안히 내려진 긴 기슭에

골프장이 평화롭습니다. '뉴스프랑빌 CC'.


능선 길은 오르내림이

헤아리기 어렵고


멀리서 보면 무성한 숲이지만

막상 그 속에는 칼날처럼 모진 바위들이 빽빽이 길을 막아섭니다.


막아서는 바위를 타고 넘고

클라이밍 다운해서

어찌어찌 내려섰나 싶으면 또 다시 앙칼진 바위가 기다리고.


과연 저 암릉길을 지나갈 수 있을가?

두렵기도하고, 몸을 뒤로도, 앞으로도, 구부려도 봅니다.


되돌아 보면 주행봉은 저렇게 멀어지고

다른 산악회 어떤 회원은 차라리 되돌아 가기도 합니다.


거기 바람 좋은 곳을 골라

점심을 같이 나눕니다. 늠름한 오늘 배테랑님들...


그렇게 내려선 '부들재' 

주행봉과 한성봉 사이의 깊이 내려온 고개.

여기서 반야사 방향으로 내려 갈 수 있습니다.


부들재에서 한성봉 1.6K는

까마득한 가파른 길....


발 디딜 곳, 손 잡을 틈바구니를

재차 확인해 보고 나아갑니다. 왼쪽은 깎아 지른 낭떠러지.. .


햇살 때문에 숨이 막혀 힘은 들고,

걸음은 지체되지만,

스릴과 성취감으로 버텨봅니.


참으로 인간은 대단하다는 생각..

구브리고 오모리고, 몸을 접기도 하고, 매달리고, 구겨 넣으며

암릉을 통과하지요.


참 인체의 신비는

현대과학의 어떤 장비보다 오묘하단 생각을 합니다.

.

▲ 막바지 길은

급경사로 오르고


백화산 한성봉(白華山,漢城峰 933.8m)

이윽고 올라선 정상! 정상석이 3개 입니다.


데크 위에 큰 백화산 '한성봉(漢城峰)

상주시에서 세웠고


좌측에 검은 오석 한성봉은

영동군에서,

 그리고 더 좌측으로 밀려 난 당초 정상석.


이 산은 겨울철이면

눈 덮인 봉우리가 하얀 천을 씌운 것 같다고 하여

백화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이 한성봉에서 동쪽으로 1km쯤 더 가면

신라와 백제의 격전지,

고려 때 몽골 침입군을 격파한 '금돌산성'이 있습니다.




큰 성이 있던 곳이라 하여 예부터 한성봉으로 불리던 것을,

일제가 우리 국운을 꺾을 요량으로 정상 아래 금돌성을 포획한다는 의미에서

포성봉으로 고쳐 불렸던 것을 

 2007년 한성봉은 다시 제 이름을 찾았습니다.



이제 내려가는 길...

그 3.8K는 무릎이 시큰 할 정도로 가파름의 연속...


멀리 주행봉...저렇게 오르고 

그 긴 암릉길을 왔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저리 편안해 뵈는 하산길...

그러나...


조망바위에서

그 너른 산야를 둘러봅니.


올려다 보면 아득한

방금 내려온 한성봉.


마음이 늘어지기 쉬운 주말마다

산을 찾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 것은 축복.


숲 사이로 스며든 햇살아래 반짝이는 짙푸른 잎들..

찬란해 뵈는 우리의 삶도 그러리라고....


헬기장...

3.7K 가파른 하산 길에 평지는 이 곳 뿐일듯.


건너 뵈는 주행봉 오르던 길...

아득합니다.


아득히 솟은 암봉과 기암절벽을 자애롭게 감싸듯

석천이 흐르고.


'석천'은 민주지산의 '송천'과 합류해

금강의 상류를 이루고 '대청댐'으로 흘러갑니다.


산 봉우리 사이를 구불구불 흐르는 석천이

S인으로 크게 휘돌아 만들어진 땅에

'반야사'가 아늑하게 자리잡고.


'편백 숲'을 지납니다

이 나무는 대마도, 큐슈등 일본에 많은데 두 종류가 있었지..


측백나무 잎 모양은 '히노끼'라하고,

 잎 뽀족한 '삼백나무''스기'라 합니다.



▲ C자를 거꾸로 놓은 듯한

오늘의 산행 코스를 뒤로 하고.


가믐에 시원찮은 계곡물이지만

실례를 무릅쓰고 올 첫 '알탕'을 하였지요.


그렇게 하루 산행은 끝이나고

한 상을 차려 하산 주를 나눕니다.


60여년간 지속되어 온 화곡 초등학교는

2002년 폐교되고..

누군가에겐  마음 속의 그리움 이겠지요.


그 시절, 그 나무들은 우람한 자태를 자랑하고

전국에 흩어진 그 졸업생들은

여기를 가슴 저리게 그리워 하겠지요.


예쁘고 멋진님들이 가득한 둘레길 팀...

필자도 5년만 젊었으면 끼워 달라고

말이라도 해 볼 테지만....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닳고,  낡아지고,

가끔은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는 세월이니.....




▲ 구름도 자고가는 ,

 바람도 쉬어가는

추풍령 언저리에서 정겨운 님들과 함께 한 하루!


그렇게

하루 해가 저물고

그 해 여름 추억은 가슴에 남았지....


이 귀절이 아팠지요 ..

'흘러간 그 세월을 뒤돌아 보는

주름진 그 얼굴에 이슬이 맺혀

그 모습 그립구나 추풍령 고개'

.


추풍령/노래 배호

 

     구름도 자고 가는 바람도 쉬어 가는

추풍령 굽이마다 한 많은 사연

 

흘러간 그 세월을 뒤돌아 보는

주름진 그 얼굴에 이슬이 맺혀

그 모습 그립구나 추풍령 고개

 

       기적도 숨이 차서 목메어 울고 가는

추풍령 굽이마다 싸늘한 철길

 

떠나간 아쉬움이 뼈에 사무쳐

거칠은 두뺨 위에 눈물이 어려

그 모습 흐렸구나 추풍령 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