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경남.부산.울산

부산.금정산(金井山.801.5m/범어사-청련암-고당봉-북문-원효봉-의상봉-동문-산성고개(약10km/4H)

산꾼 미시령 2019. 2. 3. 19:31

월이 그렇게 흘렀습니다 어느덧...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하기 전 5명의 동료들은

부산, 경남의 근교산 답사를 했습니다.

 

 국제신문과, 부산일보의 산에 관한 기사를 프린트하여 들고

그렇게 다녔지요. 달음산, 천성산, 제약산, 금정산, 승학산

천주산, 신어산, 무학산, 여항산, 화왕산, 비슬산, 대산, 영축산등등...

 

 그렇게 세월은 무심히 흘러, 벌써 고인이 되신 분도 있고

대부분 은퇴의 시절을 맞아 그렇게 지냅니다.

 

 그 시절 답사했던 금정산,

그 후론 거기를 갈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세밑, 특별산행으로 거기를 가는 산악회가 있어

 

거기를 갑니다.

그 시절 추억과 그리움의 가슴으로...

 

 

己亥年이라는 2019.

설을 이틀 앞둔 날에 부산 범어사 주차장에서 도착을 하고.

 

 

▲ 포근한 겨울은 어느덧 매화가 피어났지요.

 

 

▲ 비는 내리고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금정산인데....

 

▲ 천 년 고찰 범어사(梵魚寺)

 신라 문무왕 18(678) 의상 대사에 창건되었고

오늘날 해인사, 통도사와 함께 영남 3대 사찰로 꼽힙니다.

 

 

절은 백년 노송들에 둘러싸여 있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며,

오랜 역사와 함께 수많은 고승들을 배출하였고

삼층 석탑, 대웅전, 조계문 등 많은 문화재도 보유하고 있습니.

 

 

▲ 청련암도 스쳐 지나갑니.

 

 

▲ 범어사에서 고당봉까지는 3.4K.

오르막도 있지만 걷기 좋은 길입니다.

 

 

▲ 300m 거리에

'가산리마애여래입상'이 있지만

그냥 스쳐갑니다.

 

 

▲ 고되다는 생각이 들 무렵

안부를 만나고.

 

 

▲ 거기는 장군봉에서 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였지요.

 

 

▲ 내리던 비가 그쳤지만

5m앞도 희미한 짙은 안개....

 

 

 

▲ 고당봉 입구는

제법 가파름의 연속입니다.

 

 

▲ 산행 내내 시야는 답답하고

아쉽습니다.

 

 

▲ 금샘을 찾아 좌측으로 내려갑니다.

 

 

▲ 기다림은 좋은 것

그 과정을 잘 견뎌 낼수만 있다면.

 

 

▲ 넌 할 수 있어, 주먹 불끈 쥔 격려보다는

힘들지?  토닥이는 따뜻한 품,

이 번 설에는 이것을 준비해 보려고.

 

 

▲ 설이나 추석이면

날아드는 문자, 카드..

고맙지만 사양하고 싶은.

 

 

▲ 그냥 애쓰지 않아도

이렇게 흘러간 준 세월이 고맙기도 하고.

 

 

 

▲ 모든 것이 그대로 인데

나만 늘어가는 세월 흔적이 자극자글하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이 산의 꼭대기에 가뭄이 와도 마르지 않는, 금빛을 띤 우물이 있는데

하늘에서 내려온 물고기가 그 물 안에서 놀았다고..

 

 

▲ 산 이름을 '금빛 우물'이라는 뜻의

금정산(金井山)으로

 

 

입구에는 사찰을 세워 '하늘에서 내려온 물고기' 라는 뜻의

범어사(梵魚寺)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 부산에는 금샘 초등학교도 있고, 금샘로도 있고

수 많은 상호, 단체 이름등이 얼마나 이 샘을 사랑하는지...

 

 

▲ 금샘은 한자말 '금정(金井)'이 되고

부산의 북부, 금정구도 있습니다.

 

 

 

▲ 풍화혈의 한 작용이라니

그 얼마 만큼의 세월이 흘러야  이런 샘이 되었을까?.

 

 

▲ 금샘 근처에 남근석이 있지만

5m도 안보이는 짙은 연무...

다시 고담봉을 향해 오릅니다.

 

 

▲ 좋았던 순간은 언제나

아픈 법.

 

 

쉽게 오르는 빙빙 계단이 편리하지만

영 안 어울리는 구조물이란 이율배반적인

 생각도 합니다.

 

 

▲ 이제 정상은 저리 보이고.

바람은 세찹니다.

 

 

▲ 그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고당봉(姑堂峰 801.5m))

우리나라 산에는 산신이 있고

 

 

고려 때까지 내려오는 모든 산신은

여신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할미 고()’집 당()’을 쓴 고당봉(姑堂峰).

 

 

▲ 그러나 바람은 어찌나 심하든지

눈을 뜰 수가 없을 정도.

 

▲ 석양 노을이 그리 좋다던 이 곳...

맑은 날이면 해운대, 장산, 영도, 그리고 김해평야와 신어산,,,

양산방향으로 천성산등...거침이 없는 조망이 좋은 곳인데...

 

 

▲ 바람을 피해 급히 내려갑니다.

산은 언제나 자만을 허락하지 않으니...

 

 

고모당(姑母堂)

450여 년 전에 혼자된 밀양 박씨 성을 가진 여인이

불가에 귀의해서 범어사 화주보살로 봉사하며 살았고

 

 

이 보살이 범어사 주지에게 죽을 때 유언으로

저 높은 고당봉에 고모영신(姑母靈神) 을 모시는 산신각을 지어

고당제(姑堂祭)를 지내준다면 수호신이 되어 범어사를 돕겠다고.

 

 

유언대로 범어사가 고당봉에 작은 산신각을 지어

해마다 정월 보름날과 단오날 두 차례 제사를 지내 준 것이

지금에 이르는 고모당(姑母堂).

 

 

 

▲ 이제 우리는 원효봉- 의상봉을 향하여

갑니다.

 

 

▲ '소나무야. 나도 철저히 혼자가 될 때가있다

친구도, 애인도 필요없고

하늘아래 나 혼자인 듯 외로울 때가 허다하단다.

 

 

▲ 누군가의 손이 눈을 가려서 아무것도 뵈지 않듯

철저히 혼자일 때가 있는 법이니....

 

 

▲ 그 아래 고당샘,,,

여기서 흘러 북문에서 두 갈래로 내려가니

 

 

부산의 온천천과 대천천의

발원인 샘입니다

 

 

▲ 길은 질퍽이고

운무는 답답한 길.

 

 

▲ 괜찮아

인생은 그렇게 흘러가는 거니까.

 

 

▲ 새를 구분하고, 물고기를 구분하고

나무와 초록 식물등을 구분하는 전문가들...

늘 존경스럽습니다.

 

 

금정산성

국내 산성 중에서 가장 큰 규모랍니다(길이 18,845m, 성벽 높이가 1.5m~3m)

 

 

▲  축조 양식으로  신라 시대 때 축성된 것으로 보이며

지금의 산성은 숙종 29(1703)에 축성.

(197129일 사전 215호로 지정)

.

 

 

▲ 조망이 없으니

지도가 더 요긴 합니다.

 

 

 

세심정(洗心井)

. 예로부터 부산의 물 좋은 곳을 일러 일 금정, 이 초읍, 삼 연지라고 했습니다

 

 

▲ 그 옆에는

금정산 탐방지원센터가 우람합니다.

 

 

▲ 이제 우리는 북문에 도착하였습니다.

금정산은 여러 방향에서 오르니

길은 넓지만 길 찾기를 주의해야 합니다.

 

 

▲ 종일 느끼는 것은

금정산성을 볼수록 남한산성이 얼마나 잘 쌓은 성인가

다시 느낍니다.

 

 

▲ 성의 구모, 장대, 망루등의 조형미,

그리고 가파르게 오르내리는 '남한산성'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 삶이란 애초부터

상처 받지 않고 살아감이 불가능 하듯,

동서고금 역사라는 건.

 

 

▲ 성을 쌓을 때의 민초등의 고단한 삶을 이야기 나누며

남한산성, 한양도성, 전국 각처의 산성들..

그리고 만리장성...

 

 

▲  인류의 문명이 ‘도전과 응전의 역사’를 이어왔다는 

토인비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 나라도 개인도  안으로든 밖으로든

어려움을 겪을 때에 사회 구성한 사람들이

지혜를 발휘하고 응집력을 형성하여 대처해 왔다는 것...

 

 

▲ 그러니 이 시대 ..

어려움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대처하는 국민의 마음이 보혁, 지역, 빈부. 세대...

그렇게 갈등이니 그게 안타까울 따름...

 

 

▲ 코앞의 풍경도 보이지 않으니

동서남북의 짐작조차 않되는 안타까움,

날씨도 이 시절도.

 

 

▲ 거기 병풍 같은 바위옆에

쉘터를 치고 점심을 나눕니다.

 

 

▲ 설을 앞둔 마음들은 같은 것일까

 

'해가 가고 봄이 온 걸 도통 몰랐는데/
하루가 다른 새소리 이상하다 싶었지 /


 

 

▲ ..비 내리면 고향 생각 덩굴같이 자라나고/
겨우네 야윈 몰골은 대나무 같네 /

 

다산의 시는 가슴을 울립니다.

 

 

눈에 덮여도

풀들은 싹트고

얼음에 깔려서도

벌레들은 숨쉰다

 

바람에 날리면서

아이들은 뛰놀고

진눈깨비에 눈 못 떠도

새들은 지저귄다..(중략)

 

신경림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지.

 

 

▲ 인생은 가슴 두근 거리는 것을 찾아

찾을 때까지 나가는 것 계속해서.

 

 

▲ 뛰는 심장을 잘 다스리며

나의 페이스 대로

꾸준히...

 

 

▲ 같은 일행을 만나

한 젖가락 얻어 먹기도 하였습니다.

 

 

▲ 원효봉.. 원래 오늘 금정산은

장군봉(727m), 남쪽으로 상계봉(638m)을 거쳐 백양산(642m)까지 산세가 이어져 있고

 

 

그 사이로 원효봉· 의상봉 ·미륵봉· 대륙봉·

 파리봉·동제봉 등의 준봉이 이어지는데 조망이 없으니...

 

 

▲ 흔히 쓰이지는 않지만 원효봉의 효(曉) 자가 새벽효를 쓰는데

으뜸의 의미가 있겠지요.

 

 

▲ 원효봉은 김유신이 화랑들을 훈련시킬 때

이른바 노상방뇨의 일화가 전해지니...

 

 

경주의 단석산등 김유신의 활약상을

짐작할 수 있기도 합니다.

 

 

▲ 김유신의 솔바위

해설판도 보며.

 

 

▲ 오늘은 운무 속에 갇혔지만 금정산의 매력은

호쾌한 조망과 걷기 좋은 길이라는 것.

 

 

▲ 두근 거리는 것을 찾는 게 인생이라면

먼저 찾은 사람을 부러워도 말고

아직 헤메는 이들을 한심해 하지도 말고.

 

 

 

▲ 오직 나의 두근 거림을 찾아

나이 길만을 가자고 세밑 이 시절에 다짐도 합니다.

 

 

▲ 전국에 의상봉이 많습니다

우두산 의상봉, 북한산 의상봉...

 

 

▲ 신라의 고승 원효와 의상의 의미 일까?

불교의 원리를 더 깊이 배우고 깨닫기 위해 둘은

당나라로 유학 길을 떠났는데....

 

 

▲ 가는 도중 길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고. 
밤중에 목이 너무 말라

마침 머리맡에 있던 해골의 물을 마셨다는.

 

 

▲ 되돌아 온 원효의

일체 유심조(一切唯心)이야기.

 

 

▲ 제4망루를 지납니다.

 

 

▲ 낙동강 하구와 동래 지방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하여  바다로 침입하는 왜적을 막기 위해 쌓은 성

 

 

동문, 서문, 남문, 북문 이렇게 4곳의 성문과

수구문, 암문 등이 있습니다.

 

 

▲ 동자바위. 부채바위가 길게 이어지지만

오늘은 분간이 어렵습니다.

 

 

 

▲ 가까이 놀라운 풍경들도

자세히 보아야 존재를 알 정도이고...

 

 

▲ 이런 류의 산수화를 수묵화라 했던가

답답함 중에도 몽상적인 풍경을 보기도 합니다.

 

 

▲ 나무와 운무..

어우러짐의 아름다움을

나타 내기도 하지요.

 

 

 

▲ 눈을 감고 손을 휘휘 저으면

 잡을 수 없는 바람이 잡히고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들릴  그 숲 속에서의 하루...

 

 

▲ 갈맷길..

부산의 지형에 맞게 해안길, 숲길, 강변길, 도심길로 구분하여

총 21개의 302.5km..

 

 

▲ 이제는 연무가 걷힌 것을 보니

많이 내려왔나 봅니다.

 

 

▲ 여기저기서 지저귀는 새들과

숲 길이 들려주는 겨울 환상곡을 음미하면서

 

 

▲ 동문에 도착합니다.

 

 

1703(숙종 29), 금정산성을 축조하면서

함께 설치되었답니다.

 

 

 

 

▲ 그렇게 동문에서의 추억을 담고

'산성고개'를 향하여 다시 길을 갑니다.

 

 

▲ 900m의 길을 오르내리면

맞이하게 되는 고개.

 

 

 

▲ 산성고개. 여기서 우린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시내버스등이 다니는 이 고개는 공해마을도 가고,...

 

여기서 부터 성곽을 따라 대륙봉-망미봉-상계봉-파리봉등으로 가기도 하지요.

 

 

 

▲ 20여년만에 다시 찾은 금정산,

짙은 연무와 세찬 바람으로 아쉼이 많은 하루 길

 

언제 맑은 가을날,, 다시 걸어보고 싶습니다.

높은 뭉게구름이 함께 한다면 더 감사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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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정희성

어느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 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