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對馬島!
오늘은 원래 거기 있어야 했다.
4월 3일부터 1박 2일로, 다시 대마도를 가기로 계획 했고
한 주간 동안, 2년전 다녀 온 거기를 다시 열심히 공부했다.
면적은 제주도의 40%고, 거제도의 2배이며, 울릉도의 10배이라든지
부산에서 약 50㎞요, 일본 본토, 후쿠오카에서는 약 3배인 140㎞나 되며
인구는 약 3만5천이라든지....
히타카츠, 이즈하라, 덕혜공주, 에보시타게 전망대, 미우다 해수욕장, 와타즈마 신사...
그러나 사람은 한치 앞 날을 모르는 법...
토욜 새벽 출항 예정에 금요일 저녁 문자가 날아들었다.
‘여행사 사정으로 대마도 여행이 취소 되었습니다’....
필자야, 2년 전 갔던 곳들이라 덜 하지만, 맘 먹고 날짜를 맞추고, 비용을 맞추고,
환전을 하고, 가방을 챙기던 손 길에 얼마나 실망이 클까...
이석증을 앓던 필자는 혹 배멀미가 두려워, 벌써 오후에 약사 지시대로 '기미테'를 붙였다.
그랬다.
어쩌겠는가! 사람 사는 세상에 원치 않는 사건이 한,두가지랴!
시간를 두고
아쉽고, 아픔 마음이 치유되기를 바래야지...
그 마음을 가지고 아홉 명이 급히 가을 가야산을 찾았다.
오늘은 B코스로 잡아 와유(臥遊)의 마음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 보자고,,,
그렇게 길을 나섰다.
▲ '백운동팀방지원센터' 주차장을 지나면 식물원이 있다
백운동은 경상북도 성주군 관할이다.
▲ 처음엔 A코스는 칠불봉-상왕봉을 거쳐
해인사로 가기로 했으나
내가 그랬다. 오늘은 그냥 전원이 갈 수있게 B코스로 합시다.
▲ 벌써 여러 해 정이 든 '장수산악회'
연초에 필자도 회원으로 가입했고
▲ 오늘 리본 150개를 협찬했다.
힘있게 옛 명성을 찾는 산악회가 되시라고...
▲ 가야산, 1972년 국립공원 제 9호로 지정된 명산이다.
예로부터 해동(海東)의 10승지
또는 '조선 팔경'의 하나로 이름이 높았다.
▲ '만물상 코스'가 개방되고
처음 찾은 이래, 여러번 이 코스를 올랐다.
▲ 동양화에서 '산수화'라는 부류가 있다
5세기 남북조시대 '종병'이 늙어서 더 이상 산에 오르기 힘들어 지자...
▲ 산수화를 그려놓고 누워서 산를 보면서
즐거워 했다는 유래.
▲ 이것을 누워서 노닌다의 의미의
'와유(臥遊)'라 했다.
▲나는 이 '와유(臥遊)'를 좋아한다.
뭐를 하든지 누워서 즐기듯,
여유로운 마음, 여유로운 삶.
▲ 어느덧 출발지, 백운동이 조망되고..
▲ 다 왔나 했는데 겨우
600m왔다고 투덜대기도 했었지.
▲ 청량사에서 남산제일봉을 오르는 만큼은
아닐지라도 끝없는 오르내림.
▲ 이 바위틈을 통과하면
그래도 봐 줄만 한 몸매라고.
▲ 작은 솔이 처량하다
밤, 낮 불안 할듯.
▲ 건너 산들은 '만물상'되기에
손색이 없고.
▲ 저기를 올라야 하는건 아니다
우측으로 숨겨진 암릉이 기다리니...
▲ 경상, 전라 남부지방에서 온 이들은 복장이
여름 갓 지난 그런 차림인데
중부지방에서 온 분들은 두터운 바지에 심지어 패팅까지 입고 있었다
▲ 바위, 솔.. 인물이 조화를
이룬다.
▲ 어느 여인이 멋지게 찍혔다.
▲ 필자도 한 번 서보지만
어림없다.
바지를 좀 더 줄여볼까? 타이즈 처럼...
▲ 이 회장님도 세워 보지만
필자보다 조금 나을 뿐...
▲ '용기골' 건너 칠불봉 산 줄기.
▲ 다 세워 보아도 그 여인엔 어림없다
왜 거기들 서 보시라 했는지 아무도 모를거다.
▲ 그래도 여성분들은 조금 나은 편이고.
▲ 거기 앉아 족발을 먹었다
종이 컵에 생수병의 물을 한 잔 하시던데
왜 안주를 자시는지는 모를 일이다.
▲ 음주 운전을 안하듯,
음주 산행이 금지되었으니....
▲ 먹고, 쉬고, 웃고,,,
오늘은 B코스의 재미를 알아간다.
▲'가을' 그러면 단풍과 더불어
따라오는 단어는 '그리움'이다
.
▲ '그리 욺.
당신 모습을 그리다가 울었다
▲ 당신을 그리워 하다 울었다.
▲ '그리다'라는 단어는
태어날 때부터
눈물을 품고 태어난다.
▲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눈물 흘리는 것은
어쩌면 숙명이다.'
(이애경, '너라는 숲'에서)
▲ 멀리 가야산의 정상.
우측이 칠불봉(1,433m)경북 성주군 소속이고,
좌측이 주봉 상왕봉(1,430m) 경남 합천군 구역이다.
▲ 소의 머리를 닮았다 해서 우두봉(牛頭峯)으로 불리기도 한다,
가야산에는 화강암으로 이뤄진 산악과
역시 화강암으로 이뤄진 하천 경관이 공존한다.
▲ 저기를 올라야 한다.
단풍은 지고..
▲'예이츠'라고 아일랜드 시인 말이다
사랑의 시작을 '느탓없이 당하는 일격'이라 했다.
▲ 제우스도 백조로 변신해 '레다'에게
가지 않던가!
▲ 그처럼 사랑은 날카로운 통증으로
티없는 몸과 마음을 급습하는 법이지.
▲ '느탓없이 당하는 일격'으로,,,.
▲ 그에게서 마음을 가져오고
그에게로 내 마음을 가져 가는 것...
그게 가을 사랑일까?
▲ 그런 일격이 다시 한번 어느 순간에
날아들까? ...가을인가 보다.
▲ 어제 작고 하셨다던
신성일 이야기로 시끄럽다.
▲ 좀 덜 윤리적이면 어떤가?
가셨다는데....
▲ 그냥 최백호의 선율이
그리워 졌다.
▲ 거너 서성재에서 칠불봉-상왕봉 오르는 길,,,
저리 평온 해 보이는데
그 1.2K는 철 계단의 연속이다.
▲ 시인에게 나이에 관계없이 천진난만을 보듯,
그리운 님들 보면 그 천진난만함을 본다.
▲ 사실은 후들거려
더 끝으로 가지 못했다.
▲ 불교의 성지인 가야산
좌측 아래 해인사와 팔만대장경, 홍류동 계곡 등의
명승고적과 자연경관으로 뛰어난 지덕을 갖춘 산이다.
▲ 아직도 만물산 코스는 멀다.
▲ 어느 신화적 조화일까
지리과학적 연유일까? 기기오묘하다.
▲ 오묘한 암봉들의 전시장 답다.
▲ 거기서 여유로운 성찬을 나눴지.
조금은 시끄러워도 괜찮아.
▲ 덜컹이는 계단을 오르며
문득, 누군가 '잘 지내요?'
그 말에 마음이 덜컹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 오르다 되돌아 본 지나온 길....
여기도 ,거기도, 만물상이다.
▲ 나무가 위대한 것은
싹의 시절부터 흙으로 돌아 갈 때까지.
▲ 불가능에 대하여는
전혀 생각하지 않기 때문일듯.
▲ 늘 나무처럼 듬직한
이성묵 회장님도.
▲ 대마도가 취소되어 마음 고생 많은
하 회장님도.
▲ 여성분들께 인기 많은 우리 동갑,
전중호 님도.
▲ 마음까지 예쁜 효연 여사님도.
▲ 언제나 여성분들 이름을 죄다 외우시는
몸 가벼우신 이봉락 회장님도
▲ 오늘 멋진 K7 새 차로 내외분이
동행한 재웅 여사님도
▲ 필자가 늘 '나도 저 연세까지 저리 걸을 수 있을까?
지향점이 되시는 나의 맨토, 조대호 대선배님도
▲ 그렇게 한 분 한 분
앉혀보았다, B코스의 여유로움 덕분이다.
▲ 사진을 찍고나니
옆에 붙여 계신 한 분이 보였다.
그늘 탓이다.
▲ 그리고 다시 되돌아 보면
짙은 그리움.
▲ 사락,
잎들은 떨어지고 겨울 채비를 한다.
▲ 돌아보면 만물상의 최고 조망.
▲ 어디를 가면 이런 아름다움을
다시 볼 수 있으랴.
▲ 갉아 먹는 벌레가 두렵고
뜨거운 날 목마름이 두렵고
북풍 한설의 날에 그 추위가 두려웠다면
▲ 어찌 이 자리에서 싹을 틔웠겠는가?
▲ 그 아래에는 저런 바위가 있었다.
▲ 서성재를 중심으로 있었던 '가야산성'
대가야 시대이 것이라 하니 아득하다.
▲'만물상'
지나봉 봉들의 종합 조망터이었다.
▲우리, 태어나서 한번 쯤은
누군가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받을 이유도
충분하지 않는가.
▲ 디시 봐도 놀라운
지나온 길들...
▲ 아래 서성재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도 건너다 보았지.
▲'상아덤'
난 코끼리 상아처럼 생긴 바위라고
이 이름이 붙었나 했다.
▲'상아'는 미인의 이름이고, '덤'은 바위를 말하는데
가야산 여신 '정견모주'와 하늘의 신 '이비가지'가 노닐던 전설이란다
▲ 자연의 오묘 앞에
정신이 없다.
▲ 떠난 줄을 모른다,
마지막 만물상의 모습에.
▲ 그래서 조병화가 그리 시를 썼을까?
'푸른 바람이고 싶었다
푸른 강이고 싶었다
푸른 초원이고 싶었다...
▲ 그렇게 도착한 '서성재'
▲ 빠져 나온 만물상 코스.
▲ 여기서 칠불봉은 1.2K,
상왕봉은 좌측 평온한 길로 200m를 더 간다
▲ 성주와 합천을 이어주던 고개 서성재,
가야산성의 서문이 있던 자리.
점(岾)이라 쓰고 고개재로 읽는다.
▲ 이젠 아쉼을 안고 하산한다
용기골을 거켜 '백운동'으로.
▲ '백운암'이 있던 자리도 지나고.
▲ 가을 단풍은 벌써 저 아래로 내려간지
오래 된듯.
▲ 머지 않아 눈도 내리고
계곡마다 빙판도 지겠다.
▲ 치열했던 여름 날의
그 소란스러움도 깊은 침묵 속으로 잠기겠지.
▲ 어디 자연 뿐이랴
인생도 그렇게 겨울이 오는 거지.
▲'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낙엽지면 서러움이 더해요.'.
▲ 짙은 가을의 서정 속에 앉아보시라
필자도 끼고 싶다만.
지나가는 카메란 맨이 없다.
▲ 다시 얼마 남지 않은 길을 떠난다
하얀 겨울에 다시 걷고 싶다.
▲ '포곡식 산성' 즉 산세 지형을 이용하여 쌓은 성,
가야산성이 그랬단다.
▲ 양희은 이던가?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 그 편지는 읽지 않아도 안다
그리움, 외로움이겠다.
▲ 어느 시절, 릴켈을 읽고 즐거워 했던 그런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점 점 시 한 소절이 외워지지가 않는다.
▲ 그렇게 화려한 산행은 끝이 나고...
▲ 가을 속에서
그 짙은 색으로 인하여 '대마도'의 아쉼을 달랬다.
▲ 석양의 빛은 봉, 봉마다 걸리고
그리움의 하루 길이 마감 될 무렵.
▲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은 더렵혀지지 않았을까? ...
▲ ...내 너무 하늘을 쳐다보아
하늘은 더렵혀지지 않았을까?.
산의 시인 이성선 시 처럼
▲ 짙은 그리움의 하루,
이제 마감되어져 간다.
▲ 돌고 돌아 합천 삼가면에서
쇠고기 성찬은 이어지고.
▲ 달콤한 '비비빅'으로 마무리 했으니
감사한 하루, 고마운 님들 이었으니.
▲ 짙은 가을 서정, 그리고 반가운 님들,
오래오래 건강 하시라
오래오래 행복하시라.
▲ 괜찮아
삶도 인생도 그렇게 흘러 가는 거니까.
감사한 님들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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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단풍이다 /신현정 시인
지나가는 누구들이
무수히 입을 맞추고 가지 않은 다음에야
저리 황홀해 할 수가 있겠는가
숨이 막히도록 퍼붓는
입맞춤에 입맞춤에
혼절, 혼절, 또 혼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