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을 여행 하다보면 두륜산과 대둔산의 명산아래 대둔사라고도
불리는 천년고찰 ‘대흥사’가 자리한다.
이 대흥사하면 떠오르는 역사인물, 둘이 있는데 한 분은 강진의 ‘다산’를 찾아 가서
차와 학문을 교류한 ‘초의선사(草衣禪師)’이고,
또 한 분은 이 사찰에 ‘대웅보전’이라는 독특한 필체의 현판등 여섯 개의 현액을 남긴
원교.이광사(李匡師,1705∼1777)라는 사람이다.
추사가 제주도로 귀양 가면서 대흥사에 들렸을 때 이광사의 글씨를 보고 ‘당장 떼라’하고
자기가 대신 써 준걸로 달게 했지만 9년 후, 유배를 마치고 63세 나이에 다시 대흥사에 와서는
그 현판을 찾아오게 해서 자기가 잘못보았다며 다시 달게 했고, 지금까지
그 이광사의 현판이 달려 있다.
이광사는 조선 영조 때 사람으로 부인 문화 유씨와 아주 금슬 좋은 사랑을 나누지만
1755년, ‘을해옥사’에 연루되어 옥에 갇히게 되고, 당시 3년이나 폐병을 앓던 부인은
남편이 죽게 된다는 잘못된 소문을 듣게 되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광사의 부인에 대한 진한 그리움은 여러 시와 제문에 남아 있는데 그 후에도 이광사는
함경도와, 진도의 ‘신지도’등으로 30년 유배생활을 하다 거기서 생을 마쳤다.
그의 글씨는 대흥사, 구례 천은사등 전라도 일대의 사찰 현판에 많이
남아 있다.
이광사의 애잔한 사랑이야기가 아픈 전라도,
그가 완도로 유배가면서 지났던 남원,
그 남원의 지리산 자락 ‘운봉’에 있는 ‘바래봉’을 간다.
양떼가 만든 천상의 화원이라던가!
그 그리운 곳을 걷는다.
▲ 정겨운 '오솔길,,,'
길을 나섭니다.
(전북 남원.운봉읍 공안리130-3)
▲ 주차장에서 세동치까지의
1.8K의 길, 계속 오르막 입니다.
▲ 학생자연교육원에서 바래봉까지는 7.6K.
▲ 남원 백두대간 생태 교육장입니다.
체험시설도, 멋진 방갈로 같은 시설도 있습니다.
▲ 비가 오더라도 오전만 왔으면
새벽까지 그리 가슴 졸였던 날...
이렇게 화창합니다.
▲ 버스에서 5분 강의를 했습니다.
원교. 이광사에 대하여....
▲ 그리고 이광사가 죽은지 9년후 태어난
추사 김정희에 대하여....
▲ 진달래는 먹을수 있는 참꽃,
'철쭉은 먹으면 죽는' 개꽃,,,
그 독성 이름이 '그라야노톡신'이라는데
그걸 제가 우야 외우겠습니까? 약사도 아닌데..
▲ 세상에 남자만 있었다면
얼마나 재미 없는 세상 이겠습니까? 냄새만 나지...
▲ 어마어마한 인파가 모두 용산마을로 갔는지.
정령치에서 시작하는지... 이 코스는 호젓해서 좋습니다.
▲ 중반까지의 꽃은
이미 다 지고... 세월도 그리 갔겠지요.
▲ 그렇게 정령치에서 이어진 능선 '세동치'를 만납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세걸산(왕복1K)를 다녀올 수 있지만
인파로 포기했습니다.
▲아 ! 저 멀리 뽀족하게 바래봉이 보입니다.
▲ 돌아보면 멀리 반야봉, 그 우측으로 노고단이 희미합니다.
앞 우측으로는 세걸산이 아름답습니다. .
▲ 아 ! 저 멀리 천왕봉...
그 우측으로 그리운 지리능선 ..
5월 1일 산불통제에서 해제되었고, 5월중 지리종주를 꿈꾸고 있지만
5월이 속절없이 그렇게 갑니다.
▲ 아래로는 '달궁'마을..
'달궁'은 2천년의 신비를 간직한 마한의 도피성입니다.
최초로 사람이 들어와 살았다는 개산역사의 시발점이지요.
▲ 천연적 요새로 에워싸인 달궁은
2천년전 효왕의 별궁으로 알려졌습니다.
▲ 세걸산,,,그 너머로 노고단...
그리운 길입니다.
▲ 푸른 빛..가슴이 울렁입니다.
산빛의 아름다움.
▲ 1140봉에서 본, 가야 할 바래봉의 길들...
천상의 화원답습니다.
▲ 산을 좋아하는 이들은
이 계절이 되면 더 자주 산행을 못해 몸살이 납니다.
▲ 지리산 서북능선은
노고단-성삼재-만복대-정령치-고리봉-세걸산-부운치
-팔랑치-바래봉-덕두봉-운봉으로 이어지는 19.4K를 말합니다.
▲ 이 서북능선중 백두대간은 큰 고리봉에서 북쪽으로 꺾여
수정봉으로..덕유산으로 그렇게 뻗어갑니다.
▲ 성춘향과 이몽룡의 정염의 고장이어서 일까?
남원 땅을 걷는 님들은 '정열의 무희', 철쭉을 닮았습니다.
▲ '부운치'..부운마을에서 여기로 오르기도 합니다.
세동치에서 2.1K를 왔고,
팔랑치까지는 1.5K입니다.
▲ 거기 헬기장은 인산인해...
조금 더 올라 우리는 점심을 나눕니다.
▲ 인파는 점점 더 많아지고..
▲ 1123봉에서 바라 본. 아! 하늘정원...
그렇게 이어집니다.
▲ 남원 운봉읍...
뒤로 수정봉으로 고남산으로... 백두대간은 그렇게 이어지고.
더 우측으로 장안산, 백운산 그리고
남덕유의 그리운 산 마루금이 희미합니다.
▲ '창 열고 푸른 산과 /마주 앉아라/
들어도 싫지 않은 물소리에/ 날마다 바라도 그리운 산아...
조치훈의 '파초우' 일부가 생각 납니다.
▲ 냉해를 입은 탓일까?
성춘향과 이몽룡의 정염을 너무 짙게 상상 한 걸까...
철쭉은 '못 다 핀 꽃' 인듯합니다.
▲ 산덕임도 갈림길...
여기서 팔랑치는 800m 남았습니다.
▲ 조금 더 서툴게, 조금 더 뻔하지 않게
그렇게 피어도 괜찮아...나도 그러니.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안치환은 거짓이 아닌가 봅니다.
▲ 지나온 길을 되돌아 봅니다
1123봉, 1140봉, 세걸산,, 우측으로 큰 고리봉...
그 너머로 만복대...
▲ 철쭉 잔치의 여운은 이어지고
▲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염매맺는 / 가을을 향하여...
이형기의 낙화 시 일부입니다.
▲ 사랑을 쓸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체로 꼼꼼하게 써 주길....
잘못 읽거나 못 알아보지 않도록.
▲ 천상의 화원은
시적인 감흥 속에 계속 이어집니다.
▲ 바래봉 철쭉 군락은
1968년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도 면양을 길러 농가소득을 올려보자고 시작합니다.
▲ 지난 온 그리운 길...세걸산, 큰 고리봉
그 뒤로 만복대...
▲ 1972년 운봉에 한, 호주 면양시범농장이 설치되고
바래봉 일대에 3,000-4,000마리의 양떼가 방목됩니다.
▲ 5월부터 10월까지 양들은 바래봉 일대로 방목되는데
다른 초목은 모조리 뜯어먹지만 독성이 있는 철쭉은 먹지않아
철쭉 군락지가 됩니다.
▲ 그렇게 시원한 봉에 오르고.
▲ 거기서 다시 지나 온 길을 되돌아 봅니다.
우리의 생도 저리 푸르겠지요.
▲ 바래봉은 이제 요 만치 가까이 보이고.
▲ 길게 내려서면 '팔랑치'입니다.
▲ 방금 내려온 시원했던 봉.
▲ 광활한 운봉읍.
▲ 사람에 지쳐 영혼이 힘들 때에
산에서 우린 바람 같은 세상 한 번 펼쳐봅니다.
▲ 찬란한 꽃과
신록으로 온 산은 터질듯 부풀어 가고.
▲ 이 산, 저 산, 가릴 것도 없이
봄 산은 다 생명이 넘실 댑니다.
▲ 그렇게 이어진 발길들...
인생도 가슴두근거리는 것을 찾을 때까지
계속 나아가는것...
뛰는 심장을 잘 다스리며 각자의 페이스대로 꾸준하게.
.
▲ 팔랑치(989m)
팔랑마을은 우측으로 2K입니다.
▲ 올해는 온 산이 붉음을
기대하기 어렵겠습니다.
▲ 이제 점점 더 인파는 많아 지지만
길이 넓어 다행입니다.
▲ 팔랑치에서 바래봉 삼거리는
900m를 더 넘나들어야 합니다.
▲ 구상나무가 시원합니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 고유 수종으로 한라산, 지리산. 그리고
덕유산이 북방 한계선입니다.
▲ 인파 속에 잊어버렸던
가족들을 만나고..
▲ 꽃 잔치가 이렇게 이어지니
마음이 동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 이제 바래봉 삼거리를 만납니다. 바래봉은 우측으로 600m...
왕복해야 입니다.
▲ 그 삼거리에서 용산 주차장은 4.2K.
▲ 거기서 이산가족을 다시 만납니다.
▲ 인생은 먼저 찾은 사람을 부러워 말고
아직도 못 찾은 이들을 한심해 말고,
나의 두근거림을 찾아 나의 길을 가는것..
▲ 이제 편안한 길은 끝나고
200m의 가파른 길이 남았습니다.
▲ 이제는 양떼가 아닌
'사람 떼'가 복원을 시급하게 합니다.
▲ 뜨거운 햇살과 무거운 걸음...
▲ 거기서 지리종주 길을 한 눈에 봅니다
아! 그 그리운 길을..
▲ 바람도 시원하고
감사한 시절, 즐거운 삶이 보입니다.
.
▲ 정상석에서의 인증샷은 포기하고
그렇게 섰습니다.
▲ 인증샷 행열...어느 시간에 끝날지 모릅니다
그 긴 줄은...
▲ '바래봉'(1,165m)
본래 발산(鉢山)이라 하였으며, 바래란 나무로 만든
승려들의 밥그릇인 '바리'란 뜻으로
봉우리 모양이 비슷하게 생긴데서 유래 합니다.
속칭 삿갓봉이라고도 하는데,
삿갓봉은 승려들이 쓰고 다니던 삿갓 모양과 같은데서 유래합니다.
▲ 이제 내려가려 합니다 중앙으로 반야봉, 우측으로 노고단
앞으로 만복대, 고리봉, 세걸산...
▲ 바래봉 너머로 가면 덕두봉으로 하여 인월로
종주 길은 이어집니다.
▲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의 눈으로 그리 봅니다.
▲ 저 멀리 천왕봉.
그 좌측으로 중봉, 하봉, 독바위...
▲ 그렇게 지리의 동부능선은
좌측으로 흐리고...
▲ 늘 열정적인 홍부부장, 광산 선생님...
필자의 오랜 멘토입니다.
▲ 양들이 가꾼 하늘 정원...
점점 더 인파는 많아지고....
▲ 이제 가파르게 올랐던 그 길을
다시 내려갑니다.
▲ 거기서 이제 오르는 일행도
불러봅니다.
▲ 정채봉이 그랬습니다.
'소녀가 나무에게 물었다 사랑이 뭐냐고,
꽃 피는 봄을 보았니?, 잎 무성한 여름은? 잎 지는 가을도 보았니
나목으로 기도하는 겨울도 보았겠지....
그렇다면 사랑에 대한 나의 대답도 끝났다'
▲ 다시 언제 올건가?
하얀 겨울이면 될까? 그리운 바래봉.
▲ '진실한가? 모두에게 공평한가?
신의와 우정을 더하게 하는가?
모두에게 유익한가?'
샘터에 새긴 글 입니다.
▲ 용산 주차장 까지
4륜구동차가 오를 수 있는 돌판 길, 4.2K...
걷기엔 재미없는 길입니다.
▲ 사소한 일에도 파르르 떠는 일이 줄어들고
불쑥 화가 올라오다가도 또 쉽게 가라앉는 이즈음...
세월 탓일까? 도인이 되어갈리 만무하고.
▲ 올려다 보면
바래봉은 그 너머로 숨었습니다. 벌써.
▲ 그렇게 인내의 돌 길도 점점
평온해 지고.
▲ 너른 운봉의 들판이 아름다울 무렵
우측으르는 '지리산 허브벨리'가 아름답습니다.
▲ 산기슭에는 아담한 사찰,
구름운(雲)과 알지(知)자를 쓰는 '운지사'가 있습니다.
▲ 어디서나 축제장은 비슷한
임시 야시장이 즐비하고
▲ 구성진 각설이 음담패설에
같이 웃습니다.
▲ 그렇게 아름다운 산행은 끝이 나고
그리운 님들이 함께 즐거움을 나눕니다.
▲ 버스에서 5분 강의로 소개했던
원교.이광사의 글씨, 해남 대흥사의 현액입니다.
가로는 현액, 숭례문처럼 세로는 횡액이라 합니다.
▲ 그렇게 그리운 님들과의 멋진 하루는 저물어 가고
또 다시 그리움의 추억이 됩니다. 붉은 정염의 철쭉과, 싱그런 신록과 그리운 임들과 함께한 하루.
어느 시절, 성삼재에서 길게 걸어 볼 것입니다.
연주가 끝나고 힘찬 박수를 쳐 주듯,
앞으로 우리 삶의 무대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
무대 뒤에서 눈물을 흘려야 할지 모르지만
산이 있고, 걷는 힘이 있고,
그리운 님들이 함께 있을거니...
그래서 감사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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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길/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山行..그리움따라 > 아! 지리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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