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 해가 흐르고
2018년 새해가 되었다.
게으른 탓일까?
새해 일출을 쫓아 바삐 다니던 시절이 어느세월인가 싶다.
그렇게 며칠이 흐르고, 예정했던 첫주 산행이 취소되고..
1월 6일(토),
새벽에 눈을 떠, 갑자기 부랴부랴 짐을 꾸렸다.
천왕봉을 다녀오자!
첫 산행이니.....
▲ 도착한 곳은 중산리 주차장
6시50분쯤 되었다.
▲ 중산리에서 출발 하려니
평일엔 9시 시작하는 셔틀버스가 막 출발한다.
주말은 7시 부터 운행이란다
2,000원 요금에 '순두류'에 내려준다.
▲ 순두류에서 법계사는 2.7K.
천왕봉을 가장 쉽게 접근하는 방법이다.
.
▲ 바람이 세차다
동녘엔 해가 떠오르고.
▲ 칼바위 코스에 비하여
이 코스 길은 참 편안하다.
▲ 토요일이라 그런지 오가는 산꾼들이
조용한 편이다.
▲ 극심한 가뭄은
올 겨울, 눈이 별로 없었나 보다.
▲ 엇! 벌써야?
수훨하게 로터리산장에 도착하고.
▲ 작년 2월, 우리학교 고교생과 교사등 80명과
여기까지 올랐었다 벌써 추억이 되었다.
▲ 여기서 천왕봉은 2.1K,
칼바위 코스로 올라오면 3.3K...
순두류에서는 2.7K였다.
▲ 해발 1,400m의 법계사
아담하고 조용하여 늘 좋다.
우리나라 최고 높이이 사찰이다.
설악의 봉정암보다 200m가 높은 곳이다
▲ 지난 해 눈 덮힌 이 곳을 학교 녀석들과 걸었던 추억이
생각나 스쳐지나지 못하고 올랐다.
▲ 맑은 조망은 삼천포 앞바다까지
햇살에 빛나고.
▲ 보물 473호, 3층 석탑도
여전히 아름답다.
▲ 지난 해 그 녀석들이 이제 고 3이 된다
결코 인생이 쉽지는 않지만
감당 못할 것도 없으니... 모두 건승을 빌었다.
▲ 이제 천왕봉을 향하여
설레는 맘으로 길을 간다.
▲ 가파른 길엔 심장 돌연사
예방 쉼터가 설치 되어있다.
▲ 골든타임은 4분이다.
상태를 살피고- 신고를 지시하고(00에게 구체적으로)-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요즘은 인공호흡은 권장하지 않는다.
▲ 어차피 의식을 잃으면 소생활 확률은 기적에 가깝다
숨이 너무 가쁘거나 미식거리기 전에 자주 쉬어야 한다.
▲ 여러번의 깔닥고개를 오르면
개선문에 닿는다
▲ 바람은 점점 잦아들고
정상이 저렇게 맑게 보이는 건 참 드문 일이다.
▲ 고성, 삼천포 방향의 바다가
아름답게 빛나고.
▲ 혼자는 외로워 둘이였던가
나는 혼자 오른다...
▲ 지리 종주시마다 배낭털이를 했던 요긴한 그늘, 주목.
건강하게 그렇게 여전하고.
▲ 아! 저 멀리 노고단, 반야봉
앞으로 촛대봉이 선명하다 가슴은 뛰고.
▲ 이제 천왕봉은 500여m
발걸음이 빨라진다
▲ 천왕샘에 닿는다.
▲ 남강의 시원이란 안내판은 사라지고
물은 꽁꽁 얼었다.
▲ 한 여인이 호흡곤란으로 누워있다
동행이 있어 회복을 빌며 지나쳤지만
나중 헬기가 떴다.
▲ 마지막 계단을 오른다
햇살은 좋으나 바람이 세차다.
▲ 출발지 중산리 방향..
내 차량이 보일 정도이다.
▲ 법계사에서 2K, 중산리까지는 5.4K이다
여기서 우측으로 -써리봉으로 하여 치밭목산장- 유평- 대원사 방향으로
길게 가기도 했었지.
▲ 정상석엔 사람이 한 둘 뿐이다
설렘으로 오른다.
▲눈물이 났다 다시찾은 천왕봉..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네나 첫 마음이니
행겨 견딜만 하면 제발 오지 마시라..'
▲ 찬바람 된서리의 그 추운 곳에서
언제나 거기있어 반긴다.
▲ 앞 좌측으로 촛대봉, 저 멀리 삼각 고깔모양의 노고단
어린아이 엉덩이 반야봉.... 그 종주 길이 그리워서 울었다.
▲ 중산리 방향...저 멀리 삼천포 화력발전소
굴뚝연기가 보인다.
▲ 아! 몰려드는 감격....
금년에도 허락하는 한 구석구석 지리를 찾을거다.
▲ 가까이 중봉,,,
저 멀리 덕유종주 길도 선명하게 이어지고.
▲ 아쉬움으로 뒤를 보며
제석봉을 향한다.
▲ 힘겹게 올라오는 이들...
그리움의 가슴은 같을 거고...
▲ 다시 지리종주을 생각 해 본다
걸어야 한다면 걷게 되겠지....
▲ 그래도 겨울 풍경이 남아 있어
반가웠다.
▲ 지리의 상징 고사목.
여전히 거기 있었다.
▲ 올려다 본다
외로움이 충돌한다.
▲ 통천문 지붕.
나는 나의 삶 어디쯤 와 있는걸까?
2018년이라는 것이..
▲ 그냥 그 자리에 서서
당당한 모습으로 자신이 사랑했던 그리움으로...
부러웠다.
▲ 고사목이 안 생기면 좋겠지만
기왕 고사목이 되었으니 오래 오래, 아주 오래
다시 보기를 ..
▲ 허우천 선생이 썼다는 '통천문'
▲ 통천문, 당신은 내게로 걸어왔고
나는 당신에게 머물렀고
우리는 스쳐 지나갔다.서로...
▲ 그렇게 다시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되었지.
▲ 그렇게 남았다
아픈 흔적들이....
▲ 세석으로, 거림으로 더 걸을까?
시간은 될듯한데... 갈등이 생긴다.
▲ 지난 가을 야생화 지천이던
이 곳.. 그리움을 남기고.
▲언제나 그리운 길...
그러니 익숙한 길을 걷다 멈출수 있는것도 용기 이려니...
▲ 언제나 명물로 남아 반기는 주목,,
.
▲ 제석봉 막바지에 난 꼭 이나무를 찾는다.
지난 해도 잘 이겨 고맙다 너도, 그리고 나도...
▲ 천왕봉에서 1.1K를 내려오면 제석봉이다.
주목단지가 펼져진다.
▲ 선인들의 지리산 길. 기록으로 남아있다
홀연히 사라져 신령이 된 고운, 그리고 김종직
지리가 좋아 가야산아래 고향을 떠나 아예 산청'시천'에 자리잡은 조식선생.
▲ 되돌아보면 천왕봉은 거기 있고.
▲ 거기서의 지리종주길도 변함이 없다.
▲ 천왕봉을 바라보며 제사했던 '제석봉'
그 위치가 실감난다.
▲ 언제나 광활하고 시원한 고사목단지....
새 생명으로 날로 푸르러 간다.
▲ 설렘 가득한 삶을 살고 싶은
2018. 소망해 본다.
▲ 막바지 깊게 내려서면
장터목 산장이다.
▲ 지난 설 때 여기서 1박을 했다
천왕봉 일출을 보려 일어나니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 그리고 지난 6월
지리종주시, 천왕봉을 올라 다시 내려와 여기서
백무동으로 갔었지,
그 날도 비가 쏟아졌다.
▲ 바람이 세차다. 사람으로 가득한 취사장에서
떡라면으로 배 불린 후 다시 길을 나선다....
▲ 조망을 마지막 담고....
내 다시 오리니...
▲ 우측 중산리로 향한다.
5.4K..지루한 길이다.
▲ 응달의 그 길은 아이젠이 없으면 불가하다.
▲ 겨울 지리의 한파가 실감난다.
가뭄으로 장터목 임시식수장도 50m 더 아래로 옮겨졌다.
▲ 외로운 겨울 산행은
누군가 반갑게 나를 놀라게 맞는 것을 막연히 기대하지만 ....
▲ 간간히 오르는 이들은 장터목에서 1박을 할 모양이다.
▲ 밧줄 하나를 의지하여 더듬거렸지...
.
▲ 이정표가 '환영'이라고
마치 나를 향한 것처럼
그 다정함이 그리웠기에....
▲ 내가 하는 일, 내가 먹는것, 내가 가는 곳
늘 정해져 있지만
이를 깰 수 있는 건 오직 산행 길이다.
▲ 어릴적 설매를 타고 이런 계곡을 오르 내렸었다.
▲ 유암 폭포....
같은 거리라도 이 코스가 지겨운 것은
오직 유암폭포밖에 중간 지점이 없기 때문이리라.
▲ 이제 따뜻한 바람과 길을 만나고.
▲ 마른듯 겨울 계곳은 그 속으로
세차게 흐른다.
▲ 해가 낮게 떠올랐다 낮게 지는
겨울일수록
그림자는 더 길게 자라지 않던가...
▲ 그렇게 내려오면
법계사 방향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 그리고 만나는 칼바위....
이제 1K, 편안한 길이 남았다.
▲ 양 쪽 길에서 내려온 산객들은
여러 개울이 만난 강물처럼 북적이고....
▲ 오늘 시작전 통전길 입구...
내려오는 이들은 결승선 답다.
▲ 이제 감격한 오늘의 산행길은 끝이 나고.
▲지리의 신령이 된
'우천 허만수'선생의 추모비는 여전히 거기에 있다.
▲ 외로움이 곁곁히 쌓여가던 새해 첫 산행.
세상의 모든 이가 동시에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다는건
퍽 다행한 일이다.
외로운 그 길,,, 행복한 걸음 걸음 이었으니....
▲ 중산리 산행이면 꼭 들려 8,000원 산채비빔밥을
먹는집에 시장기를 느껴 앉았다.
식당 마당에 뒤로 사진막을 걸고 정상석을 앙증맞게 세웠다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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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작정하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서
마주 잡은 손 하나 오고 있거니.
'山行..그리움따라 > 아! 지리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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