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충청도

충북단양.경북영주 소백산(어의곡탐방지원센터-삼거리-비로봉정상-달밭골-비로사-삼가주차장(10.6k.5시간30분)

산꾼 미시령 2018. 1. 14. 21:56

 예로부터 추풍령과 죽령을 잇는 고개의 남쪽 땅을 영남지방이라 했고

그 영남지방을 다시 낙동강 동쪽를 서울서 봤을 때 좌측이라 하여 경상좌도,

서쪽을 경상우도라 했다

 

 지금부터 약500년전인, 1501년 같은 해, 이 영남 땅 우도와 좌도에는 걸출한 학자 두 명이

탄생했는데 안동출신 퇴계 이황(1501~1570)과 합천 출신 남명 조식(1501~1572)이다.

 

 두 사람은 분명 매우 뛰어난 성리학자 였지만 학문적 경향은 매우 달라서, 이황이 성리학 이론을

정교히 하여 개인 수양을 쌓는 공부를 중시한 반면 조식은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실천하는 삶에

더 비중을 두었다.

 

 이중 퇴계 이황은 소백산 이쪽 저쪽인 단양과 풍기의 군수를 지낸 인물이다.

단양강선대에 서린 가슴 저린 퇴계(退溪)와 두향(杜香)’의 사랑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48세에 단양군수로 부임한 퇴계는 부인과 아들을 잇달아 잃은 탓인지 18세 관기(官妓),

두향(杜香)과 사랑에 빠진다.

 9개월 후 풍기군수로 떠나는 퇴계는, 지역을 떠날 수 없는 관기의 신분인 두향과 결국

생이별을 하게 되고,

 

 그 밤 두향은 두보의 시, ’꿈에서 이백을 보다를 노래했다.

  [죽어 이별은 소리가 나지 않고(死別己呑聲)

    살아 이별은 슬프기 그지없네‘ (生別常惻測)]

 

 지금은 풍기와 단양이 터널 하나 거리인데 이후 둘은 21년 지나도록 영영 만나지 못했고

퇴계는 두향이 이별의 선물로 준 매화 화분을 고이 간직하다가 죽을 때 저 매화에 물 줘라

유언하고는 70에 세상을 떠난다.

 

 퇴계를 그리다가 초췌해진 얼굴로 인하여 관기에서도 빠진 두향은 퇴계와 추억이 서린

강선대에 움막을 짓고 오매불망 선생만 그리다가 퇴계의 사망 소식 얼마 후 강선대 아래

묻어 달라유언하고는 남한강에 몸을 던진다.

 

 강선대 아래 있던 두향의 묘는 충주댐 수몰로 조금 위로 이장, 조촐한 비가 세워졌고

지금도 퇴계 종가에서는 시월시묘가 끝나면 이 묘에 와서 제사를 드리고, 단양에서는

해마다 두향제가 열린다.

 

  ‘외로운 무덤하나 두향이라네. 點孤墳是杜香

   강선대 그 아래 강변에 있네. 降仙臺下楚江頭

   어여쁜 이 멋있게 살던 값으로/ 芳魂償得風流價

   경치도 좋은 곳에 묻어주었네‘/ 絶勝眞娘葬虎丘

                                    -(숙종 때 문인 임방의 시)

  동서고금 사랑이야기는 왜 그리 아픔 일색일까?

사랑은 원래 아픈 까닭일까?...

언제 한번 나도 두향의 묘를 찾아가 봤으면 싶다.

 ‘장회나루에서 유람선을 타고..

가슴시린 세월은 그렇게 간다........

 

▲ 43명이 달려왔지만

늘 단체 사진은 '벼룩을 모으는 일'보다 더 어렵습니다.

 

▲ 풍기를 지나 충북 단양의 어의곡까지 달려 왔습니다

벌써 11시가 넘었고

맘은 바쁘고 사람은 밀리는데....

 

▲ 늘 사진으로 봉사하시는 홍보부장. 광산 선생님.

'어의곡탐방지원센터' 앞 입니다.

 

▲ 백두대간을 넘나들던 역전의 용사

'장수 산악회' 핵심맴버입니다.

여기서 '장수'(長壽)는 노인을 이미하는게 아닙니다.

 

▲ '비로봉'까지의 5.1K는 참 걷기 좋습니다.

행여 '두향'을 만날지 누가 압니까?

 

▲ 시간이 멈춘 설국,

하얀 설렘이 내려 앉았습니다.

 

▲ 눈 내린 겨울 산은 어디든지

거대한 구름이 주저앉은듯 장관입니다.

 

▲ 눈...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아니고선

어찌 이 아름다움이 하늘에서 내릴 수 있겠습니까?

 

▲ 어린애 처럼 두근거림으로 걷는 뽀드득 길은

가슴마다 동심의 그 시절을 물들게 합니다.

 

▲이제 1.2K를 왔고

포근함은 한 겨울임을 잠시 잊게합니다.

 

▲ 멀리서 날아와 불시착하듯 하얀 눈은

땅을 공평하게 덮어 깨끗함으로 만듦니다.

 

▲ 언제나 정겨운 '우리들..'팀.

그 산악회 덕분에 한 달에 한번 목욕을 합니다.

 

▲ 어릴적에는 여름이나 되어야 목욕을 했지요

연중행사처럼...

.

▲ 눈이 없다면 참 고독했을 길....

눈도 없고 찬바람만 정신없이 불었다면 어찌 되었을까요.

 

▲ 오면서 버스에서 5분 강의로

1501년 태어난 퇴계의 48세 단양군수 부임후 만난 관기 '두향'과의 

아픈 러브스토리를 소개했습니다.

 

▲ 그 가슴 저린 두향과 퇴계의 서정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그렇게 걷습니다.

 

▲ 한 발 한 발 내 디딜 때마다

하얀 설국의  향연속으로 빠져드는 듯....

 

▲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이들의 마음을

빼앗아 가기에 충분합니다.

 

▲ 일본 여행을 하다보면

친절한 일본인들은 '이랏샤이마세' 외칩니다.

 

외로운 손님의 그 외로움을 입구에서 털어주듯...

눈 속을 걸으며  그 소리를, 얼마나 외로웠냐의 위로를 듣습니다.

 

▲ 왕성 했던 여름의 초록을 한 순간에

다 떨구고, 나목되어 서 있는 겨울 나무들...

 

▲ 너도 외로우냐

나도 그렇다..

 

▲ 인산인해 속, 여인들은 두향되기에 충분합니다만

남정내들은 퇴계? 어림없는 듯합니다.

덜컹, 마음의 소란이 일렁입니다.

 

▲ 고대했던 상고대....

따뜻한 날씨에 흩날려 아쉽습니다.

 

▲ 순백색 산 길에 어울리는 차분한 사색과

고요함이 좋습니다.

 

▲ 소백산은 사계절 뚜렷한 명산이지만

막 북극곰이라도 수영하며 눈속에서 나올듯합니다.

 

▲ 평원속의 새하얀 눈...

눈보라는 양털같은 눈꽃을 흩날립니다.

 

▲ 세월은 그렇게 주름진 얼굴로 잔인하게 흐릅니다.

고교시절 빠진 어금이를 11개월 치료만에 이번 주

'임프란트'라는 걸 2개 시술합니다.

 

▲ 눈은 양털같은 눈 꽃을 골고루 뿌리고

긴 장대처럼 나무에도 붙었습니다.

 

▲ 능선에 가까워 올수록

더 환상적인 눈 세상 풍경입니다.

 

▲ 고개를 숙여 앞 사람의 뒷걸음만 따라

걷습니다.

내가 간 길이 누군가의 인생의 길이 되듯...

 

▲ 지난 한 해를 돌아보니

덧없이 보낸 시간들이 아쉽고...

 

▲ '시작'과 '처음'이라는 단어에도 동일한 감정이 존재하듯

성의 있게 쓰지 못한 시간들이 없도록

그렇게 살아보자고....

 

▲ 맑은 햇살이 흰 눈에 비쳐

눈이 부십니다.

 

▲ 두향의 서정 때문일까

그 글귀가 생각납니다.

 

'사랑이 0 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더해도 빼도/ 

항상 변하지 않고/ 

그대로 일수 있으니..

 

▲ 하늘높은 이 나무에 상고대까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욕심은 한이 없나 봅니다.

 

▲ 눈이 쌓여 있는 산 길과

눈이 쌓이고 있는 산 길은 다를 겁니다.

그 추위가...

▲ 나무야...

봄이 오지않는 겨울은 없는 것이니....잘 이겨 봄을 맞으렴....

 

▲ '나태주'의 '겨울나무' 시가 있습니다.

빈 손으로 하늘의 무게를 받들고 싶다/

빈 몸으로 하늘의 마음을 배우고 싶다....

.

▲........벗은 다리 벗은 허리로/

얼음 밭에서 울고 싶다"

.

▲ 어린아이 심성은 가슴에 가득하지만

토끼 같던 폼은 그 시절이 아닙니다.

 

▲ 가련하고 정직한 나무들은

자신의 가냘픈 팔뚝 위로

감당할 만큼의 눈을 얻고 살아갑니다.

 

▲ '잎새 다 떨구고 앙상해진 저 나무를

누가 헛 살았다 말하는가?'

.

▲ ...열매 다 빼앗기고 냉랭한 바람앞에 서 있는

나무를 보고 누가 잘못 살았다 하는가?'

 

▲ ...저 헐벗은 나무들이 산을지키고

숲을 이뤄내지 않았는가?....

도종환의 싯귀입니다.

 

▲ 이제 저렇게 비로봉이 우측으로 보입니다.

 

▲ 마지막 백두대간 능선은 위에 있습니다.

상월봉, 국망봉으로 달려와

비로봉, 연화봉으로 달려가는 백두대간 길...

 

 

▲ 환상적인 풍경에 너도나도 목책을 넘어

사진 포즈를 취하고 넘어옵니다.

 

▲이윽고 삼거리. 백두대간 능선길....

비로봉은 우측으로 400m가 남았고.

 

▲ 좌측으로는 백두대간 길, 국망봉(1421m), 그리고 상월봉(1272m)...

거기서 더 가면 '늦은맥이재'로 이어집니다.

 

▲ 비로봉은 아고산 산지로 매서운 바람과 혹독한 기후로

나무, 풀들이 크게 성장을 못합니다.

드넓은 초원의 형성 까닭이지요.

 

▲ 아무런 말없이 가만히 절경 앞에

서 있는 침묵의 시간.

 늘 아름답습니다.

 

▲ 그 비로봉에서 연화봉 방향은

짙은 그리움으로 저렇게 이어지고.....

 

▲ 어느 여름, 천상의 화원, 저 길을 걸어

희방사 방향으로 갔었습니다.

 

▲ 소백산 비로봉(1440m).

소백산은 1987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 소백산은 전국 최고의 바람과, 상고대와, 5월의 연분홍 철쭉길과,

6월의 녹색평원이 유명합니다.

특히 주목군락은 천연기념물 244호로 절경을 이룹니다.

 

▲ 연화봉 너머로

천체관측소인 국립천문대도 선명합니다.

제2연화봉에는 하루 묵을수 있는 대피소도 있습니다

 

▲ 이제 서둘러 내려 가려합니다.

다시 바라본 국망봉, 상월봉,,,,

 

▲ 아쉽게 다시 올려다 보며,,,

봄 날, 철쭉의 붉은 파도가 넘실 댈 때

다시 오고 싶습니다.

 

▲ 산은 높고 험하지만

어느 등산로든 국립공원답게 등로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 '비로사'를 거쳐 '삼가주차장' 까지는

5.5K 이지만, 달밭골 부터 2.2K는 차량이 오가는 도로 길입니다.

 

▲ 아쉼으로 다시 비로봉을 올려다봅니다.

 

▲'양반바위'

좋은 풍채에 사람이 앉아있는 모습이라

양반바위랍니다.

 

▲ 옷 걸이모양 '등산물품 걸이대'가 인상적인

쉼터를 지나고...

 

▲ 영남 사람들은 주로

삼가주차장- 비로사로 하여 비로봉에 오르고

 

국망봉 방향으로 돌아 초암사 방향으로 하산하든지.

연화봉 방향으로 하여 죽령이나, 희방사 방향으로 하산합니다.

▲ 달밭골...

정겨운 마을에 펜션, 주막등이 들어서고

여기서  삼가주차장까지 택시를 이용해도 됩니다.

(1만원)

 

달밭골....

배추밭에서 배추를, 무밭에서 무를 뽑듯,

달을 가꾸어 뽑는 곳이랍니다.

희망을 그렇게 이룬다는 곳 이겠지요.

 

▲이제 스틱을 접고,

아이젠도 벗고,  2.2K의 길을 갑니다.

 

'비로사'

 보물916호인 아미타 및 석조 비로자나불 좌상이

 유명합니다,

 

▲ 그렇게 조금은 지루한 발걸음 끝에

삼가주차장이 있습니다.

 

▲ 단양 옥순봉 맞은편, 제비봉 기슭에는 기생 두향(杜香)의 묘가 있습니다.

강선대에 있던 두향의 묘는

충주댐 수몰로 위쪽으로 이장되고 '두향지묘(杜香之墓)라 새긴

묘비가 있습니다..

 

▲ 퇴계 종가에서는 시월시묘가 끝나면

여기에 와서 두향의 묘에 제사를 드려

그의 넋을 기리며, 단양에서는 해마다 '두향제'가 열립니다.

 

▲ 퇴계는 매화를 사랑하여 100편이상의 매화시를 남겼습니다.

그 중 91수를 직접 목판에 새긴 시첩이 지금도 전합니다.

 

▲ 하산 길에도 맑은 햇살이 비쳐

흰 눈이 반짝 거리며 배웅했습니다.

정겨운 님들과의 설산 산행을...

 

▲ 시간이 멈춘 설국...

오래오래 그 아름다운 눈속 산행 길의 설렘은

삶의 힘이 되고,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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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아프게/박춘석곡, 남진노래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

쓰라린 이별만은 없었을 것을

해저문 부두에서

떠나가는 연락선을

가슴 아프게 가슴 아프게

바라보지 않았으리

갈매기도 내 마음 같이

목메어 운다

 

당신과 나 사이에

연락선이 없었다면

날 두고 떠나지는 않았을 것을

아득히 바다 멀리

떠나가는 연락선을

가슴 아프게 가슴 아프게

바라보지 않았으리

갈매기도 내 마음 같이

목메어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