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세월은 흘러 만추.
서리가 하얗게 내린 아침. 언제가 맘먹으면 쉽게 나선다는 생각이
오히려 멀리한 까닭일까? 벌써 몇 해가 지났다 자주 찾던 근교산들이...
불의 기억 때문일까. 화왕산(火旺山·758m) 정상부의 억새는 특이했다.
다른 지역의 억새가 은빛이라면 화왕산의 억새는 노을 같은 핏빛을 띤 은빛이다.
말안장 같이 생긴 18만5000여㎡에 달하는 광대한 화왕산 정상부의 고원은
화산의 유산이다. 산은 아직도 용암을 분출하듯 핏빛 억새를 피워 올리고 있다.
아! 화왕산 우람하구나 저 몸매....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면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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