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전라도

아! 덕유(안성탐방센터-칠연폭포-동엽령-무룡산-삿갓재대피소-황점주차장/16km5시간45분

산꾼 미시령 2016. 12. 19. 07:01

즘이야 강을 만나면 다리를 놓고, 산이 막으면 터널로 뚫고 그렇게 달리지만, 예로부터

백두대간은 뚜렷이 이 땅의 경계선 역할을 해왔다아마 백두대간에서 이 점을 가장 확연하게

볼 수 있는 곳이 덕유산(1614m)’이리라.

 

 백두대간 덕유산 구간의 산마루는 서편은 전라도의 무주. 장수 땅이 되고, 동편에는 경상도

거창. 함양 사람이 산다. 옛적에는 이 산마루를 사이에 두고 백제와 신라가 갈렸고 지금도

이 산마루를 경계로 말투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며, 심지여 정치적 투표성향도 확연히 다르다.

 

 백두대간을 넘나들 수 있는 고개로는 빼재(신풍령), 동엽령.‘육십령 등이 있다. 빼재와

육십령이라는 이름으로도 덕유산이 얼마나 깊고도 험했는지, 짐승도, 산 도둑들도

많았음을 알 수 있겠다

 

 ‘빼재’(신풍령)는 사냥꾼이나 도적들이 잡아먹은 짐승의 뼈가 수북이 쌓였으며(어느 사료는

전쟁의 와중의 사람 뼈가 그리 쌓였다는 설도 있고)

육십령은 산적들이나 맹수들로부터 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일행이 60명이 찰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고개를 넘어야 했다는 것에서 유래한다.

 

 빼재와 육십령은 현재 37번국도(무주~거창)26번국도(장수~함양)로 포장돼 있고,

대진고속도로는 터널로 육십령을 통과하여 옛 모습을 짐작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덕유산의 옛 고개 중 동엽령(冬葉嶺), 깊은 산중에 있는 덕에 지금도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 '겨울 잎'으로 해석되는 그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이 일대에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듣기가 어렵다.

 

 지난 5, 야상화가 천상의 정원 같던 설천봉, 향적봉과 중봉, 송계3거리를 거쳐 동엽령, 무룡산,

삿갓재대피소, 삿갓봉과 월성치, 남덕유, 영각사의 20K 종주를 했던 그 코스중 오늘은 안성에서

동엽령으로 올라 무룡산를 거쳐 황점으로 가고자 한다.

 

2016년도 끝자락이 코앞으로 뵈는 겨울날에,

정겨운 임들과 함께 거기를 간다,

백두대간 길, 덕유(德裕) 속으로.....

 

'덕유산 안성탐방지원센터'

전북 무주군 안성면 공정리이다.

한 해동안 같이했던 '장수'

올 마지막 산행이다  늘 정겹고 감사한 얼굴들이니..

 

▲눈의 기대는 '꽝'이다.

1년전 비가 오는 여기를 올랐으나

중반부터 눈보라로 바뀌고 눈 세상 속을 걸었었다.

황홀경으로..

 

▲그렇게 겨울은 깊히 잠들어 있고

산행의 발걸음은 계곡의 찬바람 속에 가볍다.

 

 

▲ 신작로같은 1.2K 오르면

 이제부터 산행은 시작되는데

늘 스치기만 한, 300m '칠연폭포'를  다녀오자

 오늘은 ..

 

 ▲'칠연폭포(七淵瀑布)'

울창한 수림사의의 비단결 같은 암사면을 타고

쏟아지는 물줄기에 패인 일곱 개의 못이

한 줄로 늘어서서 칠연을 만들었고,

 

 옥같이 맑은 물이 일곱의 못에 담겨

잠시 머물다가 미끄러지기도 하고 쏟아지기도 하면서

 일곱 폭의 아름다운 폭포를 만들어 간다 오늘도...

 

▲어느덧 1년이 넘었다

우연히 내 고향 충북의 '속리산 묘봉' 산행 시에 만났던

미소가 아름다운 님을 오늘 우연히 만났다

날쌔기가  산정을 넘나드는 꽃사슴이리라..

 

▲ 앞으로 2년간 '오솔길'(매주 둘째주 산행)의 회장을 맡은 나의 멘토 이성묵님..

그를 도와 난 산대장으로 100대 명산을 답사 해보려 하는데....

 

쇠무릎의 건강를 위해 신의 도우심을 바랄뿐이다.

 

▲해설이 간결하고 이해가 좋아

위에서 인용하였다...

 

▲ 아무리 아름답고 존경 해도 두 분만 올리면

심술이 난다

좀 인물은 떨어지지만 필자도 올려보는데...

 

▲  왕복 600m의 칠연폭포를 다녀오니

산행선수들인가 아무도 안보여

헉헉대며 따라 2.9K오르면

이제 동엽령은  1.3가 남았고..

 

▲ 그렇게 눈 세상였던 계곡엔

얼음만 덮여가고..

 

▲ 이 곳에 눈이 덮히고,

내년 봄날까지 이 얼음은 겨울 속에 있겠다.

 

▲여름날 식사하기 좋은 곳,

눈 덮힌 겨울엔 포토포인트가 될 구상나무 앞에

작은 '참샘'이 있었다.

 

▲그 참샘물은 시원하고

새 힘의 원천수가 되었으니...

동엽령을 넘나들던

보따리장수들은 이 물로 빈속을 채웠을 게다.

그리고 민가를 지날 때면 밥 한 끼를 구걸했겠다.

더러는 면박을 당하기도 했을 것이니...

 

그러니 산중에서 보따리 장수끼리 마주치면

'동업'(同業)을 만났다며 반가워했을 것 같다.

그래서 '동엽령'이 되었나?

 

▲ 마지막 1K의 끝없는 계단은

이제 저 곳에 동엽령(同業嶺)이 보인다.

지게를 지고 올랐을 민초들의 고단함이 한으로 남았겠다.

 

칠연계곡을 벗어나 동엽령(1320m)에 오르는 산길은

지게꾼 한 명이 겨우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비좁고 가파르다.

'국공'직원이 이정표를 정비하고 있었다.

필자가 처음 찍는거다 적어도 이 안내판은...

 

'동엽(冬葉嶺)'

 '경상도와 전라도 지방의 토산품을 교역하기 위해 넘나들던 재란다

여기로  오르는 병곡 대하골(현재 거창군 북상면 병곡리)에는

 옛날 동업이재를 넘나들던 나그네를 위해

술을 빚어 팔았다고 하는 주막 터가 있다.

 

▲ 눈없는 덕유의 서운함을

쾌청한 조망이 위로해 주는듯 한데..

 

▲ 방금 올랐던 칠연계곡의 4.2K

그 너머로 무주의 아름다움이 구름속에 보이고..

 

▲ 여기 백두대간길의 동엽령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여기를 깃점으로 좌측 백암봉,중봉. 향적봉등을 '북덕유'라 하고

우측으로, 무룡산,삿갓봉,남덕유산.. 을 '남덕유'로 칭한다.

 

▲ 멀리 거창의 산들이 운해 속에 있고

그 너머로 '지리'로 이어진다.

 

▲ 중앙 좌측으로 백암봉도 보이고...

거기 송계삼거리에서 신풍령, 삼봉산, 삼도봉 ..

그렇게 백두대간은 이어간다.

깊은 그리움으로..

 

▲ 북서쪽 무주 방향은 흡사

한라산에서 봤던 바다 모습이 그렇게 빛난다.

옆에서 누가 그런다 '저걸 두 글자로 줄이면 뭔지 압니까?'

뭘까??

'운해'(雲海)란다.

 

▲가야할 무룡산 방향은 여러 봉들이 저리 높이 있는데

앞서 간 일행은 아직도 보이지를 않는다.

 

▲ 거창의 월성계곡이 앞으로 보이고

그 너머로 여러 봉들이 구름속에 있으니..

 

▲ 겨울 덕유의 산징인 눈과 상고대는

이렇게 아주 조금 그렇게 남아있고..

 

▲ 지난 오월,

덕유종주길의 오르내림은

지리종주길보다 훨씬더 힘든듯 하였다.

 

▲ 그렇게 여러봉을 넘나들면 '가림봉'이라고

누가 매직으로 써 놨는데

산행지도에는 1433봉, 또는 '칠이남쪽대기봉'

이라고 표시한다.

 

▲거기서의 조망은

'무룡산'에서의 조망을 능가한다

우측 무룡산, 좌측 기백산.금원산. 거망산..산산..

 

▲'황지우'시인은 겨울산을

이렇게 노래했다

 

'너도 견디고 있구나

  어차피 우리도 이 세상에 세들어 살고 있으므로

고통은 말하자면 월세 같은 것인데....

 

▲.....

사실은 이 세상에 기회주의자들이 더 많이 괴로워하지

사색이 많으니까

 

빨리 집으로 가야겠다'

(황지우·시인, 1952-)..

 

▲ 덕유의 겨울산에 눈이없다.

중앙의 백암봉,중봉 너머로 덕유의 최고봉

 '향적봉'(香積峰, 1,614m)'이 보이고

향적봉 아래 작은 탐 모양의 건물 있는 곳이

 곤도라를 타고 오르는 '설천봉'이다.

 

▲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남덕유 좌측 거창의 봉.봉들...

 

▲좌측봉이 무룡산이고 그 가운데 삿갓봉,

그 뒤로 남덕유와 서봉으로 이어진다...

 

▲ 우측이 무룡산

그 너머로 ..

 

▲우측으로 거창의 금원산.기백산 중앙으로

월봉산. 거망산. 황석산...

 

▲ 무룡산은 2.1k 더 가야하고

동엽령에서 2.0K 온거다.

 

▲ 그 조망 좋은 곳에서 맛있는

점심을 나누고

실없는 유머로 많이 웃었으니

이제 가야지...

 

'빨리 집으로 가야겠다''

황지우시인의 맘이 이랬나 보다.

 

▲ 인물은 '별루'다 심술이 난다

필자의 사진실력과 조망 덕이다 순전히...

 정많은 분들이다. 그래도..

 

▲ 이 계절의 산죽은

눈속에 있어야 그 싱싱함이 빛났는데..

 

▲ 점심을 하고, 한 잔 얻어 마신 봉숭주가 

천근만근이다.

 

▲그렇게 여러 봉을 넘나들면

무룡산이 눈앞이고..

 

▲ 눈 속의 길은 이 곳이 마지막인듯하다

지난 오월 그 천상의 화원같던

야생화 천지의 길..

 

▲ 바람에 서 있기에 힘이 들었나?

무룡산 정산이다.

종주시에는 향적봉에서 8.4K를

완 발은 경상도 거창땅을. 오른 발은  전라의 무주땅을

딛고 

그렇게 백두대간 길을 달려왔었다.

 

무룡산(舞龍山, 1,492m)

경상남도 거창군의 북상면 산수리와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 죽천리 사이에  있다.

 

    조선시대에 불영봉(佛影峰), 불영산(佛影山)이라고 불렀다

'무룡산'은 '용이 춤추는 산'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으며,

옛 지명인 불영산은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무룡산은 7월 하순경 원추리 꽃이 장관이다.

이 사진에 아름다운 여인이 없다면

어찌 되었을까?

 

▲ 중앙 봉이 삿갓봉이고 좌측이  남덕유산(1,507m), 그 우측이 '서봉'이다.

다음 달 첫 산행지로

'오솔길산악회'는 저기 두 봉을 오르려 한다.

덕유종주 길은 주봉인 향적봉(香積峰, 1,614m)에서 

 남서쪽에 위치한 저 남덕유산(1,507m)과 쌍봉을 걷는 거다

 

▲ 그렇게 내려서서 바람쎈

야생화 천지의 길을 내려가면 삿갓재였다

 

 

▲저 앞 삿갓봉, 아래 깊은 곳에

삿갓재대피소가 있다.

 

▲ 좌측으로 눈을 돌이면 영각사에서 너머오는

 '남령'이 뵈고

지난 달, 저기 남령에서 월봉산과 거망산 등으로 걸었다..

 

▲ 종일 보이는

기백산, 금원산, 거망산...

 

▲ 방금 내려온 무룡산도 되돌아 본다.

여름날은 야생화 천지였는데...

 

▲삿갓봉은 깊이 내려가

다시 올라야한다.

 

▲내려선 '삿갓재 대피소'

 

▲ 우린 거기서 좌측으로 4.2K 삿갓골로 내려

'황점마을'로 간다.

 

▲ 대피소에서 삿갓봉 1K는 급격한 오르막이다

종주시 고갈된 체력에 최고 힘든 길이었다.

 

▲ 대피소에서 마지막 그리움으로

누군가의 고향일 무주 방향을

넘겨다 보고..

 

▲ 바람없는 맑은 햇살에

한참을 여유롭게 앉아본다.

 

▲''대피소에서의 하룻밤'

오랜꿈은

지난 추석 세석에서의 불편함으로

멀리 달아났지만

다시 그 기회를 꿈꾸어 본다.

 

▲ 대피소에서 파는 품목들이다.

눈 푹 덮힌 겨울날

하룻밤 자고 싶다.

 

▲이제 내려가자

시인이 집에 가자고 하지 않던가?..

겨울 시를 한편 더 보자

 

겨울산

 

겨울 되면 산들은

옷을 벗는다

울퉁불퉁한 알몸 근육만으로 앉아

말없이 바람을 견딘다

... 

......사람이 죽으면

무성한

말들만 남는다

입다문 망자(亡者)들 겨울산 되고싶어

추워도 산으로 간다

(장승진·시인)

 

▲그렇게 앉아 본 정겨운 님들..

한해동안의 건강과 평안을 감사하고

새해도 오래오래 '동무'되어 걷게 되시기를 빌며...

 

▲몸상태. 장비.그리고 비상식량...

항상 겸손하게 챙겨야 하겠다.

 

▲그렇게 4.2K의 길들을 내려오면

황점마을이다.

거창군 북상면 울성리의 '황점마을'은

삿갓재골과 월성재골 그리고 영각사재골 등

 세 곳의 지류가 모이는 곳으로

세 계곡의 물이 '월성천'을 따라 흐르다가

 '합천호'를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 그 마을에서 마지막 남덕유를 볼수 있음이 감사하고

웃통을 벗고 얼음속 물로 머리를 감으니

상쾌하기 그지없는데.

아름다운 여인이 응원했다면 알탕도 했으리라..

 

▲그렇다 보름달에 이 마을에 오면 남덕유 산위에 걸린

그 장관을 볼 수 있겠다.

 

그렇게 정겨운 임들과 함께한 감사한 하루

그 길마다 이 밤은 어둠이 찾아들었겠다

그립고 가슴 저린 산야들....

 

포근한 눈이 올거구. 다시 봄이오겠지

그렇게 나도 나이들어 가겠다

그립고 아픈 세월과 같이....

...............................

 

+ 겨울산에서

 

죽어서야

다시 사는 법을

여기 와서 배웁니다.

모든 것을 잃었지만

모든 것을 갖고 있다고

모든 이와 헤어졌지만

모든 이를 다 새롭게 만난다고

 

하얗게 눈이 쌓인 겨울 산길에서

산새가 되어 불러보는

당신의 이름

눈 속에 노을 속에

사라지면서

다시 시작되는

 

나의 사랑이여.

(이해인·수녀 시인,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