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middle class,中産層)
선거철이 돌아오면 입후보자 모두가 중산층을 두텁게 할 거라고 야단이다.
그럼 나는 중산층일까?
이에 대하여 재미있는 글을 하나 발견하였다
우리나라의 직장인 대상으로 중산층의 기준을 물으니
1.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소유
2. 월 급여 500만 원 이상
3. 자동차는 2,000 CC급 중형차 소유
4. 예금액 잔고 1억 원 이상 보유
5. 해외여행 1년에 한 차례 이상 다니는 정도
이 정도는 되어야 중산층이란다. 아! 나는 현재도 전혀 해당되지 않지만
앞으로도 그럴 가망이 없는가 보다.
그런데 ‘프랑스의 중산층’ 정리가 재밌다
‘퐁피두 대통령’이 'Qualite de Vie'에서 정한 ‘프랑스 중산층의 기준’을 보면
1. 외국어를 하나 정도는 할 수 있어야
2.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어야
3. 다룰 줄 아는 악기가 하나쯤 있어야
4. 남들과는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자기만의 요리 래시피가 있어야
5. '사회적 공분' 에 분노하여 의연히 참여하는가?
6. 약자를 도우며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할 것 등이다
그런데 옛날의 우리 조상님들의 중산층 기준을 보자
1. 두어 칸 집에, 두어이랑의 전답이 있고, 겨울 솜옷과 여름 베옷이
각 두어 벌 있을 것
2. 서적 한 시렁, 거문고 한 벌, 햇빛 쬐일 마루 하나, 차 다릴 화로 하나,
늙은 몸 부축할 지팡이 하나, 봄 경치 찾아다닐 나귀 한 마리
3. 의리를 지키고 도의를 어기지 않으며 나라의 어려운 일에 바른말 하고
사는 것..등이다.
오늘날보다, 더 나아가 프랑스 기준보다도 더 멋지지 않은가!
중산층... 더나아가 상류층...
아득한, 필자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그러나 튼튼한 두 무릎을 가지고, 진하고 푸른 6월의 녹색 산 속을 걷고, 걸으며
소나무 향기와 풀잎 향에 가슴 벅찬 감성을 갖었으니...
그러면 되는거다
중산층이 아니면 어떠하리.....
'대전 통영고속도로' 단성 IC를 빠져나와
늘 가슴 설레는 지리산 중산리 가는 방향으로 가던
버스는 '남사예담촌'를 지나자 마자, 1001번 지방도로를 따라
우회전하여 몇 개의 수려한 마을을 지나면 '진자마을'에 도착한다.
장마비가 온다는 예보와 달리 새벽까지 비를 뿌린 후
점점 개일듯한 날씨에
단합대회를 예정한 산행은 가볍고
즐거운 소리가 시끄럽다.
겨우 사정 사정하여 앉혀 사진을 마치고
'진자마을 경로당' 옆으로 난 이정표 따라 오르는데
마을은 조용하고 정갈하다
누군가의 꿈 속 고향이리라...
어느 시인이 '관병식'이라 표현했던 일렬로 선 옥수수는
녹색으로 그렇게 자라가고...
어릴적 들로 산으로 '난닝구'가 까맣게 물들던 복분자 딸기
6월이 그렇게 익어간다...
정겨운 님들은 오솔길 따라
그렇게 걸어가고..
참 오랜만에 '살구나무'를 만나자
어릴적 그 시절 처럼 달라 붙는다
따먹은 사람들 이름을 다 적겠다고 소리쳤다
직업병이다..
습도많은 날씨에 짧은 오르막 길도 무척이나 힘들다
닭백숙 뒷풀이 생각이 아니면 갑절 더하리라...
그렇게 소나무 숲을 만나고...
그렇게 편온했던 숲 길은 얼마가지 않아
암릉 길이 나타나고..
오르고 또 오른다. 옷들은 흠뻑 젖고..
바람도 없다
임릉길은 제법 길고
가파르다.
가볍게 생각했던 것이 잘못이었다는 걸
깨닫는데...
언제나 산행을 나서는 자세는
겸손하자고 다짐하면서
소나무가 멋찌다
이재익 이라는 시인의 바위 소나무가 생각났다
"큰 바위틈에 선 소나무야,
넌 뭘 먹고 사느냐, 목도 마르겠구나.
손이 닿는 다면 내 물통의 물을 주고 싶다. ..
... 넌,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도
강물인 듯 침이 생기는 모양이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소나무와 바위와 오묘한 조화..
우리의 힘 무엇으로 이렇게 만들랴!
생각만 해도 마음이 꽃밭이 되고
눈썹이 날리는 그런 사랑을 그린다.'''.
손 한 번 잡으면
삼천 년 전 인연을 다시 만나는 그런 꿈.
소나무야 너는 누구를 그리워하느냐"
(이재익/바위 소나무)
건너 '달뜨기 능선'은 아직 구름속에 있고
습한 날씨에 가픈 숨 몰아쉬던 님들은 그렇게 휴식을 취하는데..
그게 생각났다
'일월오봉도'
임금의 보좌뒤에 있는 그림으로 태양은 왕을 상징하며 달은 왕비
그리고 다섯개의 봉우리는 조선의 영토 ,소나무는 왕의 장수와 발전과
폭포는 왕에게로 귀의 충성을 나타낸다
사진 주인공도
임금의 자태로 손색이 없다.(좀 너무 띄웠나?)
멋진 소나무 아래서 좋은 약주 한 잔을 필자에게 따라주신다
백두대간과 정맥을 모두 섭렵하신 분이다.
웬만한 산은 검정 고무신으로 거뜬하시다.
천 길 낭떨어지를 내려다본다
바로 서서는 못 본다
'오금이 저린다'는 말은 이럴 때 말이다.
여기저기 소나무
예찬은 끝이난게 아니다..
어느 시인이 그랬다
'나이테를 보지 않고
눈어림으로 알 수 있는 버젓한 어깨
튼튼한 다리가
보기 좋다'.
꽃보다 더 나은
푸른 솔이 좋다.
이런 거구나
이래야 하는구나.
냄새도 빛깔도
이름과 닮은
의젓한 나무.
네 모습을 보면서
소나무야
꿈까지 푸르게 꾸고 싶다.
(아동문학가인 정두리·시인의 시다)
석대산[石岱山/534m]
석대산(石岱山)의 대(岱)자는 태산 대를 쓰는 것을 보아
태산같이 큰 바위가 많을 듯 생각되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짜임새 있는 기암괴석이 태산같이 버티고 서있다.
기암괴석과 홍송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암릉길의 풍광은 이른바 명산에 필적할 만큼 아름다운산이다.
산의 높이라야 고작 534.5m,
더구나 지리산의 변방에 위치해 근교의 정수산(841m)과 둔철산(823m)에도
훨씬 못 미치는 높이다.
그러나 전형적인 한국적 길지의 조건에 이상형의 지세를 갖춘 산이다.
즐겁게 나누는 점심식사..
거기서 사람 "人" 의
상형문자 그림을 본다
오늘 최고의 복을 받은 선배님의 흡족한 표정...
필자도 그 옆에 앉아볼 걸 그랬다
앉는다고 되겠냐마는..
산의 높이에 비해 거대한 정상석이 다소 부담스럽다
입석초등학교 동창회가 세운 제단이 살짝 분위기를 다운시키지만
그런대로 봐줄만하다.고향사랑이니...
저 멀리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해
지리산 자락의 지맥들이 웅성거리는 것도 보이고.
습도 높은 날씨에 얼마나 땀을 흘렸던지
약속이라도 한듯 점심을 먹는다..
먹고나서 시계를 보니 10시30분이다.
삼각점이 있는 480m봉.
여기서부터는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능선길이다.
저 멀리 수리봉도 보이고..
석천원 가는 안부 네거리를 지난다
우리는 정상에서 3.5K를 온거다.
평탄한 길, 넓은 등산로, 바람이 제법 불어온다..
고압선 철탑를 지나고 535봉을 향하여
오르는데
안동 권씨 가족묘를 지난다
현감을 지냈다 오늘의 군수급이다.
'세월의 텃없음'이 생각났다.
후손들의 건승을 빌고...
청계마을 산야초농원으로 탈출하는 이정표...
거리표시가 없음이 흠이다.
아까 소나무 바위에서 임금 이던 분이다.
그렇게 길게 걸어 도착한 '수리봉'(568m)
석대산 정상보다 34m 더 높은 최고봉이다.
전에 남가람산악회가 '남가람봉'빗돌을 세워 '남가람봉'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정상석에는 세로로 ‘석대산 수리봉’이라 적혀 있다.
거기서 우측을 본다 '경호강'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남강이 지리산(달궁계곡, 뱀사골, 백무동 등)에서
흘러오는 임천이 산청 생초에서 만나
산청군으로 흘러들면서
거울같이 맑고 호수같이 깨끗해 '경호강'이라 부른다.
강 옆으로 '대전통영고속도로', 강 건너는 3번 국도가 시원하고
'안봉리'마을도 아름답다.
'털중나리'란다
산과 들의 야생화 이름을 잘 아는 이들은
얼마나 좋을까?
좌측건너로 '달뜨기 능선'이 선명하다
지리산 1억3천만평의 마지막 봉,'웅석봉'에서 그렇게
뻗어내려온다.
여기서는 '달넘이 능선'이겠다.
문득 지리산의 그리움에 먹먹하다
다음주 천왕봉- 대원사, 20K를 신청했는데
희망자가 적어 취소될듯하다
수리봉에서 보는 조망보다는 상투바위 주변이 훨씬 빼어나다.
건너편으로 '현대미술전시관'도 줌으로 당겨보고..
'청계 저수지'와 마을이 아름답고
웅석봉 아래로 '청계계곡'이 시원하다.
암릉길을 조금만 더 진행하면 아슬아슬한 바위봉인 상투바위가 나타난다.
전망이 가장 빼어나고 스릴이 있는 바위능선으로 넘어도 되고
우측으로 우회해도 된다.
오른쪽 잘룩한 부분이 '한재'이고
그 뒤로는 웅석봉이 펼쳐진다
다리가 조금 후들거리지만 통과하는 데 별 어려움은 없다.
상투바위를 넘기전 한참을 조망을 즐기기도 하지만
바람이 세찰 때는 필히 조심해야 겠다.
.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보였던 모든 조망들이
한꺼번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니 정신이 없다.
'조-기, 저 아래에 산장 보이지?
거기에 백숙 12마리를 주문해 놨어! 빨리가서
'뜯어먹자'
깨소금에 찍어서...
그리 말하는 중이리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제는 외우게 된 김춘수의 '꽃' 한 줄을 말하니
'꽃'보다 '연인'으로 해줄 수 없냐한다.
아! 그건 필자에게 너무 염치없고 황공한 일이다...
우측으로 경호강, '어천교'와 '성심교'도 보이고..
우측으론 둔철산이다.
기이한 바위들이 자웅을 겨루는
암석지대를 통과하면 내림길이다.
'세상이 야속하고
사람이 섭섭해도
해님은 마냥 눈부시고
꽃들은 그저 웃기만 하는데...'
이채라는 시인이 그리 말했다.
다소 가팔라 조심해서 내려야 한다
로프가 매여져 있다.
20분이면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내려가며 구성진 '동백아가씨'를 불러 제낀다.
역시 6월의 산은
풍요 그 자체이다.
그 뒤로는 산청의 자랑 '둔철산'과
'대성산'도 운무속에 희미하고
수리봉을 다녀온 사람마다 이 사진이 있었다
돼지머리 같다 ..
평소 너무 식탐의 결과로 그리 보일까?
안부에 내려서면 3거리를 만난다 오름길을 계속 직진하면
528m봉을 지나 한재까지 연결되는데,
우린 좌측으로 내려선다 15분 뒤 도로와 만난다.
어느 코스를 선택하던 좌측 청계저수지 밑
청계약수터까지 내려서야 한다.
'한재'에서 내려온 도로를 만난다
200m 내려서면 산장이다.
거기엔 아름다운 산장이 있었다.
거기엔 맛좋은 백숙이 기다린다
그런데 닭의 수명을 생각했다 개와 고양이 수명이 15년이고
닭은 30년!이란다..
하지만 삼계탕으로는 생후 45일 된 어린 닭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고작 45일이다!
그래도 맛있는데 어쪄랴....
배는 부르고 샤워까지 하니 시원하다
하늘도 말끔이 개어
우측 수리봉과 구름의 조화가 아름답다
거기서 족구를 했다
'학교'서 그리 '쿠사리'를 먹은 덕분에
우리편이 이겼고 '
아직 쓸만하데요? 놀랬어요'
예쁜 여인이 그리 말하니
어찌 우쭐하지 않으랴...
'진자마을'을 출발해 석대산, 수리봉, 상투바위를 거쳐
한재까지 진입한 후,
청계저수지 위 산장까지는 약 8㎞ 거리로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일억삼천만평이나 된다는 거대 지리산의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
물줄기는 흘러 크게 섬진강과 남강으로 나뉘고
산줄기는 겹겹히 아련한 그리움처럼 펼쳐진다.
그렇게 정겨운 님들과 함께한 하룻 길...
이 밤도 그 곳엔 어둠이 내려 앉았겠다.
그리움처럼....
중년의 가슴에 6월이 오면
/ 이채
나이들수록
홀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가슴을 지닌 사람이 그리워지네
사람은 많아도
사람이 없는 세상에서
내가 알던 사람들은
지천에 꽃잎으로 흩날리는데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쉬이 작별을 하며 살아가는가
너와 내가
어느 날의 비에 젖어
채 마르지 않은 몸이라 할지라도
다시 피는 꽃이 되어
향기를 나누고 싶은 간절함이여!
다시 서는 나무가 되여
지나는 바람편에 안부라도 전해 볼까
피고 지는 일만이 일생은 안니거늘
내가 알지 못하는 동안
꽃들도 서글픈 이야기를 하는가
꽃만 두고 가는 세월이여!
중년의 가슴에 6월이 오면
인생의 오솔길에 꽃잎만 쌓여가네
'山行..그리움따라 > 경남.부산.울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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