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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봉화산.서북산(청암-봉화산-대부산- 감재-서북산-3거리-별천(5시간)

산꾼 미시령 2016. 4. 24. 20:34

  남정맥!

 지리산의 영신봉(靈神峰)에서 김해 분성산(盆城山)에 이르는 산줄기의 옛 이름을 말한다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이 인식하던 한반도의 산 줄기체계는 하나의 대간(大幹)과, 정간(正幹),

그리고 13개의 정맥(正脈)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산과 물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사상에서 비롯된 이들 맥은 10대강의 유역을 가름하는

분수산맥을 기본으로 삼고 있어 대부분의 정맥이름이 강 이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낙남정맥은 낙동강 남쪽 에 위치한 정맥으로,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白頭大幹)이 끝나는

지리산, 그 곳의  영신봉에서 동남쪽으로 흘러, 북쪽으로 남강의 진주와 남쪽의 하동·사천 사이로

이어져,  동쪽으로 함안,·창원 등지의 높이 300∼800m의 높고 낮은 산으로 연결되어 김해의

분성산(360m)에서 끝난다.

 

 서쪽에서는 섬진강 하류와 남강 상류를 가르고, 동쪽에서는 낙동강 남쪽의 분수령이 된다.

연결되는 주요산은 옥녀산(玉女山, 614m)·천금산(千金山)·무량산(無量山, 579m)

여항산(餘航山, 744m)·광로산(匡盧山, 720m)·구룡산(九龍山, 434m)·불모산(佛母山, 802m) 등으로

그 길이는 약 200㎞ 이다 (두산백과사전에서 전재)

 

  러나 이 가슴 떨리는 낙남정맥의 실상은 막막하다. 도로로 끊기고 공장지대와 과수원들

답사길은 이어지지를 못한다.

 이를 안타깝게 여겨 '낙남정맥 보존회' 가 결성되고 우선 답사길에 작은 리본이라도 붙여가며

걷자는 소박한 바램이 여러가지 사정으로 하여 중단되었다.

 

 하루바삐 다시 그 답사길의 여정이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몇몇의 회원들이 산행을 나선다. 

낙남정맥의 한 줄기를 따라 함안 봉화산,대부산,서북산을..

맑은 햇살에 '노랑섞인 연두'의 신록이 찬란한 날에...

그렇게 간다.  

 

 

 

햇살 좋은 봄날에 살아 온 시절도, 살아가는 길도 다르지만  

같은 꿈과 바램을 가진 소박하고 정겨운 님들과 같이..

 

들머리는 '여항면사무소'와 외암초등학교를 지나

1021지방도로를 타고 '미륵정사'옆으로

좀 더 올라오면 보인다

이정표 상으로는 '청암'이라고 했다.

 

정상 까지는 2.4K,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출발이다.

 

찬란한 진달래 꽃들이 지나간 자리엔

신록의 무리들이 경쟁적으로 피어나고..   

 

어쩌면 모든 꽃들과 초목들은 늦잠 꾸러기도, 게으름도 없이

무슨 신호를 받고 일제히 피어나는가!  

 

한참의 깊은 호흡을 하고나면

솔향 그윽한 좋은 숲길도 이어지고..

 

1K여를 올라 첫 안부에 도착하면

3거리를 만난다 여항산 입구의 봉성저수지에서 오르면 여기이다.

 

지난 겨울 눈과 고드름으로 무학산 소나무들이 넘어지던날

경남의 모든 산들은 그 '난리'를 피해 갈수 없었다.

 

그렇게 1K 여를 더 오르면

또 다른 이정표를 만나는데...

 

아직은 햇살을 완전히 가려줄 그늘은 마약하다

시원한 바람이 아니면 한 여름 탓을 했으리라

 

이제 '봉화산'도 저만치 보이고..

 

그러나 그 정상까지는

힘들다를 여러번 외쳐야 했다

 

그 햇살 좋은 날의 신록은

생명의 싱그러움이 잎맥을 타고 화려하고.. 

 

역시 '봉화산'이니 이 정도의 가파름이 없다면

어찌 '봉화대'가 설수 있었으리...

 

눈은 부시지만 이 초록의 잎새를 처음 보는 날

어찌 선그라스의 도움을 받으랴!

'션사인'이라 하는데...

 

이제 조망이 터지기 시작한다

뿌연 황사의 날씨지만 봄의 빛깔이다.

오른쪽 능선을 따라 올라 온거고 그 좌측으로은 '봉성 저수지'가 푸른 빛이다.

 

그리고 그 너머로는 '가야읍'이고 그 너머로

대구의 비슬산, 창녕 화왕산과 영남알프스 산군들이

구름바다 위로 정수리만 볼록볼록 내놓고 있다.

 

그렇게 정상이 가까이 올무렵

얼추 보아도 30넓이는 됨직한 너럭바위가 배를 뒤집고 누웠다.

 너럭바위에 올라서니 멀리 산릉들이 겹겹이 포개져 넘실거리고...

 

흡벽 땀이 옷을 적실무렵

'봉화산' 정상에 닿는다.

 

'봉화대'의 해설이다

한참을 읽어 본다.  이럴 때는 봉화 1개, 저럴 경우는 봉화 2개..

그렇게 표식이 한양까지 전달된다.

고려시대부터지만, 실제로는 그 이전 부터 시행했단다.

 

봉화산 봉수대는 조선 전기에 축조돼 조선 후기까지

 국가 기간 연락망 역할을 했다. 

진해의 봉수를 받아 의령의 가막산 봉수에 연결했다 

 

역시 봉화대가 있던 산 답게

조망에 거침이 없다

창원방향으로 아래가 함안과 진동을 있는  '한치고개'이고

그 위로 낙남정맥의 광려산, 대산, 무학산이 장엄하게 뻗어간다.

 

함안 방향으로는 오늘 가야할 왼쪽의 '서북산'과

오른쪽의 여항산이 선명한데 그 평온 해 뵈는 능선이

4.8K나 된다

 

이제 서북산을 향해 나갈 길이다

저 앞 봉우리가 '대부산'이다.

 

원래 이 산에는 5기의 봉수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2기의 흔적이 발굴됐고

그 중 1기만 다시 쌓았다.

 

거기에 모르는 한 산우가 땀복을 벗어 널고 앉아

노래하고 있었다

 조금 '분수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로하여  이렇게 다같이 '박는다' 

 

함안 파산봉수대는

경상남도기념물 제220호로

지정되어 있다.

'파수병'을 하긴엔 좀 늙은 병정들일까?

 

서둘러 깊에 내려올 즈음,

전망좋은 바위를 만난다

그 앞의 소나무는 기념비적이다..

 

서북산으로 향하는 능선 전망바위에서

 함안쪽으로 상별내, 하별내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여항산과 봉화산 줄기속에 길고 깊에

자리잡은 아늑한 마을들.. 입구 저수지 쪽은 '주서리'이고

깊에 들어온 '별천' 마을들은 '주동리'이다. 

 

시원한 바람과

푸르름이 넘실대는 조망이 끝없이 이어지는 곳에서

그렇게 서 보고 

 

시원 바람 속에

소박한 점심을 함께 나누고

뜨거운 커피로 다시 길을 나선다.

 

'대부산' 정상이다.

오늘 이정표는 두 가지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하나는, 이 곳과 저 곳에서 구간 거리가 다르다는 것과

이정표 서 있는 그 곳이 어디인가의 자기 표시가 없다..

 

대부산의 중요성은 낙남정맥 3거리 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좌측으로는 한치-광려산-대산-무학산으로 이어지고

 

서북산 대산 방향으로 낙남정맥은

이어지는거다.

낙남정맥 대부산 649.2m」소박한 나무판은

대구 김문암이 세웠다고 한다..

 

그렇게 다시

서북산을 향해 나아가는데..

 

오늘따라 정겨운 님들은

거기 '서 보시라!' 한마디에

순한 양이다.

자기들 끼리만 찍으려니

 '배!' 그래줄려다 그냥 찍는다.

 

나무 숲으로 그늘 되기전에

야생화들은 바쁘게 돋아 꽃을 피워야 한다..

 

깊게 내려왔다.

다시 오를 걱정에 내려감은 반갑지 않지만..

 

이어져 가는 낙남정맥길, 왼쪽이 서북산이고

오른쪽이 여항산이다.

함안군에 솟아있는 '여항산'(艅航山 770m)은 인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여항산 주변에서 발원한 하천이 사방으로 흐른다.

 

옛날 천지가 개벽할 때 물이 산꼭대기까지 차올라 정상에

 각() 하나를 놓을 자리 만큼만 남았다는 데서 각데미산(곽데미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 정상 부근에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 진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좌측, '진동 편백숲'의 광활함에서

진한 편백의 향이 시원하게 올라오고...

 

방금 다녀온 봉화산,

 대부산도 되돌아 보고

 

'감재'고개를 만난다.

여러번 여항산-서북산을 돌아 여기에서 우측 으로 내려갔었다.

 

'각시붓꽃'이다

그 시커면 땅 속에서

이슬만 받은 꽃들이 어디서 이런 모양과 빛깔을 낼까?

그 청초함이 신비롭다

 

'김춘수'가 그랬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야생화 공부를 더 많이 하여 '이름모를 꽃들'

이런 말대신 꼭 이름을 불러 줘야

내게 꽃이 될거다......

 

 

오후 2시가 넘은 시간에

감재에서 정상까지 900 m 가파름은

여러번 숨을 몰아쉬어야 한다.

 

그 힘든 오르막도 이제 막바지이다.

점점 발걸음은 빨라지고..

 

이윽고 '서북산' 정상이다.

봉화산에서는 여기까지 3.5K라 했는데

여기서는 2.8K이란다. 

 

정상 헬기장에서 만난 '할미꽃' 한자로는 백두옹(白頭翁)이라 한다

아픈 전설을 갖고 있는 이 꽃을 보면 배고픈 시절 엄마가 생각난다

 

꽃으로 족두리를 만들어 놀이하던 시절이 아프기도 하고.

'슬픈 추억'의 꽃말 때문인가? 

내겐 아련한 그리움을 부르는 꽃이다 

 

'19508월 낙동강 방어 전투가 한창일 때 서북산에는 미 제25사단 제5연대가 주둔했다.

미군과 인민군은 19번이나 고지를 빼앗고 뺏기는 격전을 치렀다.

 

결국 5연대는 마산을 거쳐 부산으로 가려던 인민군 6사단을 격퇴했다.

이 과정에서 5연대 예하 중대장 로버트 티몬스 대위와 장병 100여 명이 산화했다.'

이런 내용으로  전적비가 세워졌다.

 

서북산지구 전투는 1950.8.7~9.3 까지 이루어졌던

연합군에 의한 최초의 대규모 반격작전이었고,

19회나 주인이 바뀌는 처절한 전투였다 

 

서북산은 여항산에서 뻗어 내린 남릉이 진북면과

진전면의 경계선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이룬 산봉으로

  진동면의 서북쪽에 위치한 산이라 '서북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전사한 미군 중대장 티몬스 대위 외 100여명의 넋을 기리기 위해

  그 아들 미8군 사령관 리챠드 티몬스 중장과 제39사단장 하채평 소장을 비롯한

 사단장병 및 지역주민들이 뜻을 모아 이 비를 세웁니다'

 

아버지가 전사한 나라에 사령관되어 아들이 찾아 와

전적비를 세운다.... 감동적이다.

그 시절 산화한 젊은이들은

아직도 이 봉 골골에 묻혀있다

제39사단 노력으로 매년 발굴 작업은 이어진다.

 

 진달래, 철쭉.영산홍은 어떻게 구별되는가?

어제 올라온 흥미로운 기사는

1. 진달래는 잎이 나기전에 꽃이 피는, 먹을수 있는 '참꽃'이고

2. 철쭉은 끈적이는 잎 후에 꽃이 피고,  색이 진하며 반점이 있고 꽃술이 8-10개이다

3. 영산홍도 잎 후에  꽃이 피지만  반점이 없고 꽃술이 5-6개란다. 

 

철쭉과 영산홍은 독성이 있어 못먹는 '개꽃'이고...

 

지나온 능선들을 건너다 본다

 

생각같아선 4.8K의 여항산으로 내달리고 싶지만

아래에서 일행 두 분이 오래 기다리고 있으니..

여기서 우측 '별천'방향으로 하산해야 한다.

 

그 급격한 내리막길은

오후 좋은 햇살을 받아 그 신록은 감탄할 지경이고

 

내게 초등학교 '첫 사랑' 김영환 선생님이 입으셨던

쉐이터의 색, '노랑섞인 연두'가

활홀하다.. 

 

어떤가!

그 싱그러움이 햇살에 빛나고...

 

이런 색이 바람속에 부르니

어찌 이 계절 산을 찾지 않을 수 있으랴..

 

여항산 입구에서 시작되는 둘레길,

4개구간에 14K로 이어진다. 

그 길도 걸어보고 싶지만

함께 할 정겨운 그 님이 생길까 모르겠다..

 

방금 내려온 '서북산' 정상도

다시 올려다 보고..

 

오늘 종일 지나 온 건너편

봉화산,대부산 줄기.. 저리 평 길이 아닌데...

그렇게 아쉽게 마치려 한다...

 

이제 내려선 산장마당

빛좋은 햇살아래

웃음이 선한

'내 나이가 어때서' 노래를 좋아할듯한   늦소녀들이

'공기놀이'를 한다.

함께 빙그레 추억을 웃었다.

 

내려오며 차안에서 바라본 모습

왼쪽이 봉화산이고 오른쪽이 서북산 이었으니....

 

그렇게 땀흘린 낙남의 답사길은

작은 밀알되어 이어지리라...

 

오늘 우리의 코스와는 좀 다르지만 ...

그렇게 마주보고 있어 '작대기'를  걸쳐 놓을수 있을 듯한

여항산과 봉화산 그 정겨운 골 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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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며 흘얼거린다

'내부자'에서 이병헌이 불렀던 

봄 비.. 이은하 노래다.

봄비 속에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왔네
그때 그날은 그때 그날은
웃으면서 헤어졌는데

오늘 이 시간 오늘 이 시간
너무나 아쉬워
서로가 울면서 창 밖을 보네
봄비가 되어 돌아온 사람
비가 되어 가슴 적시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