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경남.부산.울산

통영 벽방산.천개산(안정사→가섭암→의상암→의상봉→암릉전망대→정상→안정치→천개산 정자→갈림길→안정사 6km/3

산꾼 미시령 2016. 3. 27. 20:56

자가 ‘국민학교’를 다녔던 60년대는 ‘맹호’,‘청룡’,‘비들기’부대등의 월남전과 ‘보릿고개’의

서러움이 아련한 시절이었다.

 보리추수가 아직 먼 봄 날, 우리 엄마들은 들로 산으로 쑥. 냉이.달래 돋나물.씀바귀,원추리.

벌금자리등  나물 캐는 일이 일과였고, 멀건 ‘나물죽’ ‘쑥털털이’등을 먹어야 했다

 

 그 시절 들로 산으로 다니며 먹었던 기억은, 소나무 새줄기를 잘라 겉 껍질을 살작 벋겨내고

아이스케키 빨듯이 속살을 먹었고, 칡뿌리, 참꽃, 찔래, 그리고 할아버지 묘의 묘갈과 봉분에

달짝지근하게 배가 오른 ‘삘기’가 많아, 햇살 좋은 날이면 그 근처에서 종일 그걸 뽑아먹으며

놀곤 하였다.

 

 또 한 가지 기억은 '송화 가루(松花粉)'다.

 봄철에 소나무에서 나오는 꽃가루. 곤충을 이용한 꽃들과는 달리 바람을 이용해 수분하는

‘풍매화’인 소나무는 대량의 꽃가루를 만들어 내어 바람에 날려 보내 ‘수분’을 시도한다.

 

 송화 가루를 확대하면 두개의 큰 공기주머니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구조로 인해 바람에

잘 날 수 있는 노랗고 연두빛의 고운 가루였다. 노랗게 내려 앉은 가루를 모아 물에 침전시켜

송진과 독을 제거한 후 다식이나 면을 만들 때 섞어 쓴다..

 

 오늘날은 이 ‘송화다식’이 궁중음식으로 유명하고, 술이나 면에 섞어 먹기도 한다.

 이 송화 가루는 봄철에 코와 기관지로 들어와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비온 날 마당가에 노랑케 얼룩이 남는다 오늘도...

 

 

 

 그런데 소나무 줄기의 속살이나 송화가루을 많이 먹으면 요즘말로 ‘변비’가되었고 이 변비가

오래되면 돌처럼 되어 나올 때 ‘0구멍’이 상한다

그래서 가난을 설명할 땐 ‘0구멍이 찍어지게 가난했다’라고 말한다.

 

 오늘 벽방산 기슭 ‘안정사’ 주변에는 솔숲이 유명하다. 소나무가 겨울바람에 춤을 추는 듯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는데 사람들은 이를 ‘한산무송(寒山舞松)’이라고 이름지었다.

 

 이 솔숲이 얼마나 유명했던지 조선 광무 4년인 1900년 숲을 보호하기 위해 안정사에 금송패

(禁松牌/경남문화재 284호)를 내렸다.

  금송패는 소나무 벌목을 단속하고 감시하는 권한을 부여한 조선왕실의 신분증으로 안정사에만

3개가 남아 있다.

 

 동시에 ‘송화봉산(松花封山)’도 함께 내려졌는데 소나무만 보호한게 아니라 송홧가루도

보호했다는 의미다. 송홧가루는 왕실로 가져 갔다.

   

낙남정맥보존회’가 여러 가지 일들로 답사를 중단했단가 다시금 부활하자는 뜻을 모아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상처나고 잘린 ‘낙남정맥’을 찾아 답사하는 날을 기대하며  고성과 통영, 거제 일원에서 제일 높은 봉

벽방산(碧鉢山)’!

거기를 간다.

정겹고 뜨겁게 낙남을 사랑하는 가슴들이 .. 

 

 

 

 

벽방산은 고성군 거류면과 통영시 광도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벽발산이라고도 부른다.

 석가모니의 제자 가섭존자가 '벽발'(승려의 공양 그릇)를 받쳐들고 있는 모습같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란다.

 

 

'낙남정맥보존회’를  

다시금 부활하자는 뜻을 모아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벽방산에는 ‘안정사 팔경’이라는 대표적인 명소들이 숨어 있다.

만리창벽(萬里蒼壁), 옥지응암(玉池鷹岩), 은봉성석(隱鳳聖石), 인암망월(印岩望月),

가섭모종(迦葉暮鐘), 의상선대(義湘禪臺), 계족약수(鷄足藥水), 한산무송(寒山舞松)

등 산속 곳곳에 숨은 아름다운 경관이 장관이다.

 

 

산행길 곳곳엔 진달래등

봄의 전령사들이 가득했으니..

 

 

그렇게 햇살 좋은 날

포근한 봄 기운 속에 '안정사' 주차장을 떠나

산, 그 속으로 들어간다,

 

 

명산에는 '대찰'이 있다던가? 벽방산은 안정사를 비롯,

가섭암, 의상암,은봉암,천개암등 여러 암자가 있다

봄꽃 속 거너다 뵈는 '기섭암'이 보이고

 

 

경남유형문화재 471호 가섭암..

봄 햇살아래 편온하고 아지랭이 가몰거림 아래

노 스님의 가지치기 작업이 정겨웟으니... 

 

가섭암을 뒤로 하고 올라서면 자연의 소리가 화음을 맞춘다.

작은 계곡, 암반위를 구르는 물소리,

나뭇 가지를 흔드는 바람소리, 물과 나무 바람을 이어주는 청량한 새소리

돌아보면 초록의 바다, 그야말로 천상의 길이다.

 

산행을 하노라면 곳곳에서 이런 V 자 모양의 나무를 본다

엄마의 콩나물 시루 받치는 시루받침, 막걸리 거를때 쓰시던 '체터리'

아니면, 마당 평편을 고르는 '끙개'..

난 고무줄을 매어 샛총 만들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아련한 추억과 함께

 

한참을 숨을 헐떡이는 즈음

'어서 오시게'...

큰 위로의 말이다

웃는 얼굴속에 약간은 '날 놀리나?'

 그런 생각도 든다.

 

그렇게 '의상암'에 닿는다.

여기까지 구불구불 차량이 올라온다

 

그 의상암에 올라 내려다본다

과연 '겨울산 춤추는 소나무(寒山舞松)를 실감한다

 

임도 교차지 위 아늑한 곳에 '의상암' 이 있었다.

 665년 문무왕 5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신라고찰이란다.

 

주변 산봉우리와 조화를 이뤄 뛰어난 승경을 자랑한다.

의상대사가  참선하며 하늘의 공을 받았다는 의상선대가 있다.

 

'의상암'

보호수 같은 나무들로 역사의 무게를 알게되지만

퇴락한 지붕등... 보수가 시급하다

 

거기서 가야 할 우측의 벽방산, 

건너다뵈는 천개산마루금을 본다 

 

의상암 안쪽,

작은 약수가 시원하였다

 

주능선에 닿는다

가파른 길을 잘 올라 온 산우들... 모두들 좌측 정상으로 가지만

 

우린 배낭을 벗어놓고 통제구역인

우측 '의상봉'을 가보기로 했다.

'당동만'이 보일까 하고..

 

 

작은 바위 틈을 통과 하기도한다

작은 몸집이 감사했다

 

'의상봉'에 올라

가야할 정상을 바라보기도한다

 

점점 따뜻해 지는 계절,

사진 찍을 때 배를 조심해야 하는데...

폼 잡느라 여념이 없다.

'배'! 그려려다 그만뒀다 

 

조망도 안되는 숲속 '의상봉'

거창 '우두산'의 그 의상봉이 여기서 그리움 속에

생각났으니...

 

다시 주능선에 돌아오고..

곳곳마다 안내판과 체육시설과 평상 등 휴식공간이

잘 설치되었다

 

숲 사이로 남쪽바다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바위 곳곳에 기이한 소나무

. 돌틈 속에서 끈질긴 생명력이 경이롭다

황금색이라 아름답다 하지만,

행여 영양실조는 아닐지 애처롭다

 

오늘 종일 보게되는  한국가스공사의

'가스 저장탱크'

통영시 광도면 '안정공단'이다.

 

정상 우측너머로는 고성군이다.

1월 올랐던 '거류산'과 '통영 대전 고속도로'.

좌측으로 고성읍이 보인다

 

그리고 중앙 '엄홍길기념관 너머로

거류면과 '당동만'이  보이는데..

 

벽방산 정상 너머 바위지대에서

바다 조망을 본다. 우측 너머로 통영 앞바다 ..

'통영'! 그리운 생각이 몰려오는데..

 

그 안정공단 너머로 진해만, 거제도등이 보이는데

연무의 흐릿함이 답답하다.

 

만리암터 절벽과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벽방 8경의 으뜸인

 제1경 만리창벽(萬里蒼壁)으로 불린다.

 

남쪽으로는 오늘 나아 갈 '

안정치'와 '천개산'이 건너다 보이고

 

벽방산(碧芳山·650.5m)

통영시와 고성군의 경계를 이루는 650.3m 높이다

 360도 거칠 것 없는 '남도제일의 파노라마'라 할 만하다. .

 

남쪽으로는 통영 시내와 한산도 미륵산,

거제도의 계룡산 선자산 옥녀봉 망산 등이 보이고

 

.  어째서 벽방산을 한려수도 제1전망대라고 일컫는지

 실감하게 된다

 

고성만이다  좌측으로  '사량도' ..

 멀리  사천 와룡산, 남해와

우측위로은 하일면,하이면,

그리고 우측으로 고성읍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동쪽으로는 가덕도와 멀리 부산 앞바다,

그 뒤로 연화산과 철마산이 희미하다

 

하산길은 '안정치' 방향이다

좋은 햇살아래 정겨운님들의 즐거운  소리가

정겹고

 

방금 다녀온 정상부 '만리창벽'을

다시 올려다본다.

 

천년송..

천년이 안되었으면 어떻랴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채

수백 년 풍상을 겪고도 말없이 서 있는  의연한 자태에 숙연해진다.

'촐삭'거린 생이 부끄러웠으니....

 

벼랑을 내려가는 나무계단.

 계단 중간쯤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고성만과 인근 다도해 섬들이

그림처럼 다가오며 '일망무제'를

가슴으로 알려준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 자리잡은 산죽숲에

20여 평 남짓한 평평한 공터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만리암터.

흔적을 찾기 힘들다.

너머 고성만 좌측으로 '사량도'가 선명하다

저녁석양이 통영의 '달아공원'일몰을 능가한단다.

 

절벽 아래 산죽숲

묘한 조화를 이루고... 어디서나 산죽 숲을 만나면

뜻모를 그리움에 젖는다

 

돌탑 몇 개가 외롭게 서 있다

 뒤로 바위벽인 만리창벽이 병풍처럼 도열해 있고..

이곳에 절이 있었더면 참 멋진 풍경이었으리라

 

푸른 소나무와 어우러진 내려가는 길

 

 

'안정치'(재)다.

 일종의 사거리 역할을 한다 여기서 점심을 나누고

우리는

좌측 천개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를 탄다.

 

이 고개는 예전에 동쪽 안정리와 서쪽 완산리 주민들이 넘어 다니던 고개다.

이곳에서 몇분은  임도를 따라 내려가고

우린 '천개산' 정상에 오른 다음 동쪽 사면길을 따라 내려간다.

 

천개산(天開山·524.5m)

                                                안정치에서 1키로 정도 오르면 된다

그 정상에는 정상석은 없고

작은 리본이 전부다..

 

천개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거대한 암봉의

다녀온 벽방산을 다시보고  

 

도로 헬기장을 돌아

내려가는 안부

원추리, 쑥. 얼레지등이 지천으로 올라온다

 

 

그렇게 몇 봉을 오르내려

우린 본격적인 하산길에 오른다

한 주먹씩 '참꽃'을  먹었다

추억을 먹었다.

 

깊은 내리막길을 내려가고

 

여름이면 참 좋은 숲 길

이리라.

 

어렵게 농사 지었을

흔적이 아프고 

 

지천인 쑥..

가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벽방산과 천개산에 둘러싸인 1000년 고찰 안정사

 일주문에 '벽발산안정사(碧鉢山安靜寺)'라고 적혀 있다.

 

불가(佛家)에서는 벽방산이 아니라 '벽발산'이라고 부른다.

안정사는 해탈교 건너 위치해 있다.

 

 654년 신라 태종무열왕 원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단다

한산무송(寒山舞松)

춤추는 소나무를 실감한다.

그렇게 다시 '안정사 주차장'에 닿는다

우측으로 벽방산, 좌측으로  천개산

그렇게 돌아온거다

 

 

 

그리운 '통영'에서의 하루가 저물고

 

 

 

 

 

 

낙남정맥!

 '지리산 영신봉'에서 김해의 '신어산'아래

매리2교 낙동강하구까지의 산줄기..  209km...

산줄기가 잘려 공장이 되고, 도로가 되고, 감나무 밭이 되고

철조망이 그어지고...

그렇게 아픈 상처가 안타까운 길이다..

 그 길을  리본 하나라도 붙여가며 답사하면 

누군가의 길이되고 안내자가 되는거니...

그렇게 되어 가자고, 다시 힘을 내보자고 그렇게  다짐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