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덕유산 [德裕山]
드디어 간다. 나에게 덕유는 좀처럼 기회가 오지않는, 그래서 지리산
천왕봉에서, 백두대간 영취산에서, 그리고 금호남 정맥 장안산에서,
겹겹이 이어진 산마루금의 그리움처럼 그렇게 남아있었다.
꿈이 있으면 이뤄진다던가? 드디어 지난 겨울 안성에서 동엽령으로 올라 송계삼거리, 중봉,
그리고 꿈에도 그리던 향적봉에 올랐다 눈보라속 환상속에..
그러나 그 산행으로 덕유에 대한 목마름은 더해 갔던가? 주능선 긴 길을 걷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신청을 하였고, 꿈에도 그리던 그 길을 간다.
전북 무주와 장수, 그리고 경남 거창과 함양에 걸쳐있는 덕유산! 주봉인 향적봉(1614m)에서
덕유산(1507.4m)까지 주능선 길이만 17.5km인데다 양쪽 정상까지 오르는 산행 길이를
합치면 30km에 이른다.
그러므로 등산인들 사이에서 덕유의 남북종주는 지리 종주, 설악 서북릉 종주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대 능선종주 코스로 꼽히고 있다.
한 겨울에 더 장엄하고 아름다운 길이다
17.5km에 이르는 긴 능선상에 솟아 있는 산 봉은 물론, 고개들도 1,200m 이상의 해발 고도를
유지하고 있어 지리산과 가야산뿐만 아니라 거창, 함양, 장수, 진안등 전.남북와 경남 일원의
수많은 고산준령을 한 눈에 바라보며 산행할 수 있다
덕유산에서 발원한 북쪽의 무주로 흘러 금강의 지류인 남대천에 유입된다. 설천까지의 28㎞
계곡이 바로 「무주구천동」이다. 구천동계곡은 폭포, 담, 소, 기암절벽, 여울 등이 곳곳에
숨어 "구천동 33경"을 이룬다.
청량하기 그지없는 계곡과 장쾌한 능선, 전형적인 육산의 아름다움, 그리고 넓은 산자락과
만만치 않은 높이를 갖고 있다
너그러운 어머니산 덕유산.. 거기를 간다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雪川面)
무주 리조트에서 곤드라를 타고
설천봉까지 오른다. 낯설다 설천봉도 리조트도
하얀 눈세상 외에는 본 적이 없다
낯설기는 모두들 같으리라
같이 탄 시끄러운 아주머니 자꾸 '콘도라'라 우긴다.
인산인해 속에 잠깐
포즈를 취한다. 오늘 종주길이 성공되기를..
이렇게 보니 어디가서 밥 한술 얻어 먹을
'출중함'은 없다.
'곤도라'를 타고 10여분 지나면 '설천봉'에 닿는다
편리한 문경의 이기에 놀란다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설천봉을 오다니..
비 온 뒤의 덕유의 아침,
오른쪽으로 아침 풍경을 본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는 500m 이다 안연한 숲길이 좋다
마음은 바쁜데 공단 직원은 10시부터 열지만 일찍 열테니
설명을 듣고 현수막을 들고 사진을 찍으란다
자연보호...
그렇게 무주의 최고봉 '북덕유'라 불리는 '향적봉'香積峰/ 1,614m
남한에서는 네 번째로 높은 명산이다
지난 겨울 그 눈보라 광풍속 그 곳이다
가슴은 뛰고..
멀리 천왕봉까지, 서쪽으로는 대둔산까지 조망되지만
오늘은 기대하기 어렵다
방금 지나온 설천봉도 잠시 내려다 보고..
조선 명종 때 광주목사를 지냈던 임훈은
그의 저서 <등덕유산향적봉기>를 통해 덕유산의 주봉을 향적봉이라 했고,
이는 주목이 많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오늘 가야할 긴 종주길..
안개속에 장엄하다
동서사방 거침이 없다
장엄했던 겨울 눈 세상을 그려보기도하고..
저리로 내려가면 '백련사'였다
그 백련사부터 무주 구천동의 긴 계곡이 시작되었다.
남덕유까지는 14.8/ 동엽령까지는 4.9.
그리고 내려가는 백련사 까지는 가파른 2.5...
겨울의 모진 추위에 서 있던 이정표는
이 봄에 그렇게 서 있었다.
좀처럼 조망은 완전히 열리지 않고..
애를 태운다. 짝사랑하는 여인처럼
이제 서둘러 내려가자.. 동엽령까진 11시까지
도착해야 한다.
정말 낯설다 그 눈 세상속 향적봉대피소에
봄이 와 있다니....
향적봉의 상징 주목... 그러나 아픈 역사가 있다 1990년 개장한 후,
1995년부터 본격 공사를 시작한 스키슬로프로 인해 총 200만m²의 산림이 훼손되었다.
해발 1,000m 이상의 고지에서 자생하던 수령 300~400년 이상의 주목과 구상나무 256주와
70~80년 수령의 나무 113주 등 총 369주가 이식되었으나
이식 20년이 지난 현재 구상나무는 단 1그루도 생존하지 못했으며
주목도 50% 정도 생존되었으나 이마저도 더 지켜보아야 할 상황이다.
그렇게 기다려준 철쭉의 환한 모습에
모두들 즐겁다
내가 곁에 섰다면 '출품'해도 될 정도겠지만..
안연한 숲길은 연초록 녹음의 빛깔과
진한 향기, 시원한 바람에
녹는다 내가....
덕유산의 향적봉을 아고산대라고 부른다.
아고산대란 해발고도가 비교적 높은 지역(1500~2500m) 바람과 비가 많고
기온이 낮으며 맑은 날이 적어서 키가 큰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없는 곳이다
고산대는 여러 가지 야생화들이 바람과 추위를 견디며
자연과 균형을 이룬 지상의 낙원과 같은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대를 말한다.
아고산대는 확 트인 뛰어나 조망과 갖가지 야생화와 서늘한 기후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나
탐방객들에 의하여 훼손될 경우
자연적인 회복이 거의 불가능함으로 탐방객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중봉'을 오르는 길은
이렇게 황홀했다
어디를 둘러봐도 활홀하다
이증환의 <택리지>에는
"덕유산은 흙산인데 구천동이 있고 천석(泉石)이 깊숙하다"고 쓰여
있다.
.
겹겹이 둘러쳐진 산 마루금..
그리움이 그림이다
이제 나타난다 저멀리 무룡산, 삿갓봉, 그리고
그 뒤 왼쪽으로 오늘의 목적지 남덕유..
어떤가 꿈같은 길이 되지않겠는가
그렇게 갈거다. 저 긴 길을...
방금 내려온 향적봉도
다시 올려다 보기도하고..
그렇게 화려한 꽃속을 걷기도 한다.
정겨운 님과 함께 였으면 하는 아쉼은
나뿐이 아니리라....
지난 겨울 그리 센찬 눈보라 바람이 불었던 '중봉'이다.
여기서 '오수자굴'로하여 백련사로도 내려간다
자세히 둘러볼 겨를이 없다
부지런히 다시 길을 나선다
그래도 자꾸 셔터를 누르게 되는건
도리가 없다 오늘쪽 저멀리 삿갓봉이 선명하고...
'송계삼거리" '백암봉'이다.
여기가 중요한것은 삼도봉, 삼봉산, 신풍령으로 달려온 백두대간길을
여기서 만난다. 그러니까 향적봉은 백두대간길에서 약간 벗어난 것이고.
이제부터 백두대간길을 걷는거다...
감격, 또 감격이다.
백암봉..'흰바위봉'이란 뜻인데,
바위의 색이 엄격하게는 회색에 가깝다.
자 이제 다시 길을 나서자..
좌우로 펼쳐진 녹색의 향연에 정신은 없고
시원한 바람은 그렇게 올라왔다.
이제부터 오른발은 전라북도이고
왼 발은 경상남도를 밟는다...
이제 도착한 동엽령(冬葉嶺)
'겨울잎'? 이름이 예쁘단 생각을 한다.
경상도와 전라도 지방의 토산품을 교역하기 위해 넘나들던 재이다
그시절 산적도, 주막집도, 기생도 있었으리라..
지난 겨울 왼쪽의 '안성'에서 올라 향적봉으로 갔었다.
10:50, 서둘러야 한다.
다시 4.2K의 '무룡산'을 향하여....
여기 동엽령을 깃점으로 여기서 육십령까지를 남덕유로 불린다,
남덕유의 주봉은 1,507m다. 남덕유는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
장수덕유, 할미봉으로 구성된다.
뜨거운 햇살이 나는가 하면, 짙은 안개가 시야를 가리고
그렇게 넘고 내려서고 넘고 내려서고...
감격된 마음으로
지난 온 길을 다시 돌아보고..
경상남도 거창군의
골골도 내려다 보며..
사람의 작은 발걸음도 참 신기하다
한 걸음 한 걸음 저리 긴 길을 지나온다
골골마다 누군가의 고향이기도 하고
그리움이기도 하고,
설화와 전설도 깃들여 있겠다
제법 너른 정상에 서고보니
가림봉 이란다. 썩 잘 쓴 글쓰는 아닐지라도
매직을 가져와 저리 정성껏 쓴 마음이 고마웠다
오늘 처음 여인 부대가 앞에 나타났다.
졸졸 따라가니 절로 힘이 솟는다.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엉덩이가 예뻐서가 아니다...
무룡산! 1492m이다
여기서 적선하듯 세 여인이 같이 찍었는데
사진사의 시샘인가 흐리게 나와버려 그냥 버렸으니...
향적봉에서 8.4K를 온 것이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힘든 코스라는데...
우리도 여성 몇분을 멤버로 같이하자
그렇게 대장에게 조른다.
멋지게 생기면 좋겠지만..
그건 바라지말자 '우리'를 알자
이제 다시 '삿갓골재' 대피소로 향한다.
가야할 삿갓봉, 남덕유는 저렇게 아직도 멀다
향적봉에서 부터 이어진 덕유평전은
말없이 푸른 세상을 만들어 있는데....
방금 내려온 무룡산을 뒤로 다시 보고.
다시 길게 계단을 타고 내려선다
바람은 시원하고... 꿈 같은 길이다
저렇게 길게 내려왔으니
다시 얼마나 올라야 할건가?
이제 한결 가까워 졌다 삿갓봉, 그리고 남덕유이다..
길은 저렇게 편안해 보이는데...
내려선 '삿갓재'대피소
여기서 '황점'으로 탈출을 하기도 한다.
아늑한 삿갓재대피소..
우린 봉에 올라 요기를 하기로 하고 서둘러 오른다
한 여인이 사진 찍는 걸 봤는지 순간 고개를 숙인다
인기가 없다 어디가나 필자는..
아! 그 대피소에서 오르는 1K 삿갓봉!
가파른 그 길은 한걸음 떼기가 천근만근이었다.
삿갓봉 1418m
지나온 '무룡산'(1492)보다는 약간 낮지만
조망이 참 좋다
육십령으로 내 달리는 백두대간 산꾼들은
그냥 옆으로 지나가기도한다
이제 저렇게 '남덕유' 한 봉이 남았다.
4.3K를 가야한다.
좌측으로 거창군 '황점'이다 거기서 올라
무룡산,삿갓봉,남덕유를 돌기도한다
'월성재' 까지는 길게 내려 가야한다
숲길이 참 좋다
저 앞 왼쪽이 남덕유이고, 오른쪽이 서봉이다.
백두대간 육십령은 서봉을 넘는다
서봉은 옛 이름은 봉황산이라하여 신성시했다
<산경표>에는 "백두대간은 대덕산을 경유,
덕유삼봉-백암봉-봉황산을 거처 육십령으로 간다"
저 아래 보이는 곳이 '월성재'이다
한참을 내려가 그렇게 다시 올라야 한다
'월성재'
여기서 마지막 3.8K 황점으로 탈출하기도 하고
우린 남덕유로 향한다.
1.4K는 급격한 넘나듦의 난코스이다
난생 처음 '쥐'가 나기도 한다
아! 많은 날들 산을 올라야 하는데...
걱정도 몰려오고..
왼쪽 봉들이 지나온
삿갓봉 무룡산....
3거리라 할까? 남덕유를 오르지 않고
백두대간길은 서봉 그리고 육십령으로 향한다
남덕유산(1,507m)
장엄하고 호쾌하다.
그렇게 섰다. 오후 3:30... 7시간여를 내 달린거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서봉..
서봉을 넘어 육십령으로 달리는 분들이 있지만
오늘 우리는 무리인듯하다.
이제 내려가자 방금 내려와 남덕유 정상도
올려다 보고...
멀리본다 저 멀리 향적봉이 희미하고
그렇게 파노라마로 백두대간은 위대하게 뻗어왔다..
'영각사'매표소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한참을 그렇게 철계단을 넘고 내려야 했다,
거기 넘나든 철 계단이
굉장했으니. 겨울 설경이 아름답겠다
그렇게 3.6K 코스는 철계단의 연속이고
그 다음엔 너덜길 같은 돌계단이 끝이없다.
그래도 그 숲은 길고 아름다웠다
이렇게 힘든 산에서 전투하던 시절의 빨찌산,군경들은 어찌 오갔을까도
잠시 생각도 해보고..
끝이 나올거 같지않던 긴 코스는 그렇게 끝이나고
'영각사탐방센터'를 반가움으로 만난다.
그렇게 정겨운 님들과의 꿈같은 하루는 저물고
돌아오는 길에 '안의할미순대'
오래오래 잊지못하겠다.
그렇게 꿈에도 그리던 덕유종주를 마치고,,,
언젠가 신풍령에서 올라 육십령까지
걷고 싶다.
..............................
산의 눈물
-김은영
아버지랑 산에 가서
두릅을 따고
다래순도 따고
취도 뜯었다
비빔밥 해 먹으려고
어머니가 산나물을 데치는데
냄비 속 물빛이 푸르다
산 빛깔이 우러나왔다
산나물이 냄비 속에서
푸른 눈물을 흘렸구나!
푸른 피를 쏟아냈구나!
산에게 미안해서
슬그머니 산을 쳐다보니
산은 꿈쩍 않고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