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TV가 등장하던 60년대 말, 6학년 국어교과서에는 ‘방송국을 찾아서’란 단원이 있었다.
여기를 공부하면서 선생님은 물었다. ‘TV를 본적이 있는 사람 손들어!’ 두 명이 손들었다.
어디서 봤냐? ‘중앙공원’안에 있던 ‘청주방송국’에서 TV한대를 공원 쪽으로 설치했는데
거기서 봤다는 거다.
먹고 살기 힘들던 그 시절 국민들의 상처를 씻어주는 '영웅'이 있었다. 전설적인 '박치기 왕'
‘김일’선수다 반칙을 일삼는 일본의 야비한 레슬링 선수들이나 자이언트 바바와 같은 거구들을
주특기인 박치기로 장면이 흐릿한 흑백화면에 나오면 온 국민들은 환호했다.
갖고 놀던 딱지에도, 책받침 그림에도 온통 ‘김일’ 이나 복싱 ‘김기수’ 사진 일색이었고, 아이들과
싸움이라도 벌어지면 누구나 박치기로 상대방 코를 공격하여 코피가 나면 이긴거다. 난 코피를
흘린 적도, 나게 한 적도 없다 아예 겁쟁이였다.
세월이 흐르고 서울 성동구 능동에서 통학하던 시절 ‘장안평’을 지나 ‘신답역’ 부근이었던가
‘김일체육관’ 있었다.
섬사람으로 유명인이 많다. 지난 주 전 세계의 이목을 받은 ‘이세돌’은 목포앞 신안군의 돈이
날아다닌다는 부자섬 ‘비금도’이고 지난해 ‘오솔길’은 이세돌 고향마을 앞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김일’은 고흥군 금산면에서 태어났다. 180cm 장신으로 씨름판을 휘어잡다가 역도산(力道山)을
찾아 1956년 일본으로 밀항했다. 불법체류자로 잡혀 일본에서 1년간 형무소 생활을 하다가
1957년 도쿄의 역도산체육관 문하생 1기로 입문하였다.
역도산으로부터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는 사나이라는 뜻의 오오키 긴타로(大木 金太郞)라는
이름을 받았다. 1960년대부터 70년대 중반까지 박치기왕으로 전국민으로부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온 국민들에게 숱한 감동을 안겨줬던 김일 선수는 2006년 작고했다. 자신이 태어난 고향,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에 묘소가 있고 이 마을에는 그를 추모하는 체육관이 건립되었다
소설‘태백산맥’ 무대인 ‘벌교’에서 죽 아래로 내려뻗은 ‘고흥반도’!
그 제일 아랫쪽에 좌우로 큰 섬이 붙어 있는데 우측은 ‘나르도’이고, 좌측은 ‘거금도’이다
남녘의 들판에 그리움의 아지랑이가 아련한 날,
'장수'가 900회 산행을을 맞이했다.
파란하늘 위에 눈부신 햇살이 박수같이 쏟아져 내린다.
갑자기 외롭고 쓸쓸함의 눈물이 나려한다
인생의 한평생 삶이란 것도 지나고 나면 다 꿈 같은 것을..
우리의 어릴적 영웅 ‘김일’이 나고 묻힌 그의 고향
봄이 오는 길목, 거금도(居金島)! 거기를 간다.
선한, 그리고 정겹고 소중한 님들과 함께...
바다가 되려다 만 고흥반도, 한 때는 인구 20만을 헤아렸지만
지금은 7만이 채 안된다 2읍 14개면, 175개 섬이 있다
오늘 거금도의 ‘금산면’은 인구 5천의 섬이다
누군가의 눈물겨운 고향 '평지마을' 역사의 유구함을 증언하는
멋진나무, 거기에서 산행은 시작되고..
사진 찍기를 즐겨 안하는 분들은 이미 산을 오르고..
900회, 20년 금자탑을 쌓은 '장수'의 소중한 얼굴들이다.
적대봉의 안연한 기슭에 자리잡은 마을엔
짙은 봄의 색깔이 내려 앉았다.
그 찰진 황토 흙 너른 밭엔 마늘, 양파가 틈실하게 알을 채워간다
그 뒤로 적대봉 산줄기가 안연한데
이 때만 해도 섬 산행의 '룰루랄라'만 기다리는 줄 알았다
허리를 펴면 바다가 드넓게 보이는 밭에서
우리의 '엄마'들은 세월을 그렇게 이어가셨다
긴 농로를 따라 산행 초입을 만나고
한 참을 힘겨운 숨소리를 품어 낼 즈음 멋진 조망은 시작된다
구부러진 활처럼 휘어진 '연홍도'
해안도 정겹고..
이윽고 첫 봉 '용두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른쪽으로 제법 큰 산이 온통 돌산인가보다
채석의 기계소리, 다이나마이트 떠지는 소리에
'조용한 섬'의 기대는 사라지고..
고흥의 어느 들녘이나 '내가 호남에 살게 된다면
고흥이었으면 좋겠다' 했던 그 생각이
작은섬 거금도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는다.
좌측으론 '거금대교'와 '녹동항'이, 우측으론 거대한 채석장이 조망되는 암릉 길..
흐린 조망이 좀 아쉽지만 시원한 봄 바람과 함께 꿈 길을 걷는다.
바다 건너 북쪽으로 천등산, 마복산, 서쪽으로는
천관산과 마주보고,. 산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 완도, 남쪽으로 거금도,
동쪽으로 여수시 부근 바다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날씨가 좋으면 멀리 제주도까지 보인다지만...
오늘은 흐린 날이다..
햇살좋은 우측 채석장 앞에는 거대한 태양광 설비가
장관을 이루고..
산 기슭에는 조선시대에 목장성(牧場城)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단다
거금도는 이웃한 소록도, 절제도, 시산도, 나로도와 함께 도양(道陽) 목장에
속한 속장(屬場)의 하나였으며 이 산을 중심으로 성을 쌓아 말 116마리를 키웠던
세납(稅納) 목장이 있었단다.
흐린 날, 바람에 머리칼은 흩날리고.
그탓에 미인의 아름다움은 좀 흔들렸지만 ..
정많은 분들이다.
오래오래 건강한 무릎으로 꽃사슴 모양 산마루를
질주하기를 빌어본다
이런 멋진 암릉길이 숨어 있으리라
상상을 못했다
이른바 '통천문'!
필자가 오늘 지은 이름이다.
남정네가 선 것보다 얼마나 더 아름다운가!
거기에 올라 '공주님'과 포즈를 취하니
얼마나 부러운 분들이 많겠는가!
주름진 얼굴이야 어찌 하겠느냐만
그래도 붉은 옷을 입고오길 잘한듯 하다.
거쳐 온, 그리고 힘겹게 오르고 있는 분들을
되돌아 보기도 하고..
그 통천문을 위에서 보면 이렇게
통과한다
'머리 받쳐'얼얼한 송산대장님이
'머리 조심 혀' 그러는 거다,
'옆지기'라 하던가?
'적대봉 종주 산행길' 생각했었던 것 보다는
훨씬 더 아름다운 풍광임을 감탄했으니..
오는 모습도, 가는 모습도
한폭의 그림이다. 포근한 봄바람 탓이리라...
조금씩 하늘이 파란색이 들어날 즈음
멋진 모습을 다시 만나고..
거기서 만난 소나무...
그 단어가 생각났다
'낙락장송(落落長松)'
'이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
백설이 만건곤(滿乾坤)할 제 독야청청(獨也靑靑)하리라'
변절의 시절에 다시 생각케 하는 '성삼문'의 시조 말이다.
흐린 날이지만 '금산면'이 평화롭게 보인다.
뒤로 거금대교가 보이고,
마을 중앙에 거대한 '김일선수기념 체육관'이 보인다.
고흥은 유명인이 많다. 축구선수 '김태영축구장'이 있었고
복싱선수 '유제두'의 고향이기도 하단다
그렇게 그림같은
그 길을 걷는다 정겨운 님들이..
그렇게 '용두봉' 올랐고..
어떤가? 영화 포스터에 나오는 분들 같지 않은가?
그 너른 동서사방의 풍광에
감동하는 것이야 한결같으리라..
거기도 있었다. '준.희'..
전국 어디고 그 발길이 없는 곳이 없다
특히 표지석이 없는 봉우리 마다..
부인은 작고 하셨지만 계속 이어 가신단다
거기서 잠시 이리 저리 '알바'도 하고
깊이 완전히 내려가 다시 올라야 함의 난감함에
웅성이기도 하고...
멋지게 찍고 싶지만
심술의 맘이야 어찌하랴..
이제 앏게 입는 웃옷은 사진 찍을 때 배를 조심해야한다
우린 '송광암'으로
급경사 길을 내려간다.
왼쪽 으로 완전히 내려 가
건너 보이는 적대봉을 가야하는데...
어쩌겠는가 내려선다.
'거금도 '..큰 금맥이 있어 거억금도라고 불렀다는 기록도 있단다
송광암(松廣庵),
거금도(居金島)의 용두봉(龍頭峰) 동쪽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절에서 근래에 정리한 '금산송광암연혁(錦山松廣庵沿革)'에 1200년(고려 신종 3)
보조국사가 창건하고, 1570년(선조 3) 선조국사가
다시 세웠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만난 아스팔트 둘레길...
차도따라 2K, '파성재'까지 걸어야 한다.
"태고의 전설 가슴에 안고
남해 푸른 바다 위에 우뚝 솟은 그대
힘차게 뻗은 줄기 굳센 기상 서려 있고
장엄한 그 모습 웅비가 숨어 있다
영겁의 숨은 사연 고이 간직한 채
거금을 지켜온 그대
무척 할 말이 많겠구나
보릿고개 부황 꽃 피던 그 시절
우리 함께 울었지
송광암 범종 소리 새벽을 열면
적대의 기운 여명이 밝아오고
차성재 남풍 불면 노란 개나리꽃
산허리를 감는다
그 옛날 말발굽 소리 들리던
목장성 보이지 않고
흰 구름 한가로이 봉화대를 넘는다"
금우회
금산면 초등학교 67년 졸업 동창생 일동 2006년 1월1일
(금산인들의 고향사랑과 긍지에 머리가 숙여졌다)
'보릿고개 부황 꽃 피던 그 시절
우리 함께 울었지' 이부분이 아팠다.
그렇게 2K를 아스팔트 '재미없는 길'을 걸어
'파성재에 도착, 다시 급격한 오름의
'적대봉'을 향한다.
그 부근에서 봄바람속 햇살아래
점심을 나누며, 뜨거운 커피에 행복을 느끼고
다시 파성재에서 적대봉 2.6K
그 길을 간다.
시원한 약수물에 감탄도 하고..
정성된 소원탑을 지날 즈음
여름 햇살 속에서는 걷기 힘들겠단 생각도 하고...
'마당목재'까지의 가파름은
포만감으로 힘들어진 발걸음에
'무릎 기어'가 말을 안듣는다' 말하기도 한다
끝없이 올라야 한다.
정오를 지난 시간, 배부른 자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고....
그렇게 바람 시원한 '마당목재'에 닿는다
여기서 적대봉은 정상은 1K..
많은 산우들이 여기서 오천마을로 하산한다.
'마당목재'에서 내려가는 분들은 우측 산줄기를 타는 것이고
정상을 다녀 내려온 분들은 좌측 산줄기를 타는 것이다.
오천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오천 저수지'도 아련하다...
그렇게 가야한 1K 정상길은
평온한데..
강성범의 ‘우린 연변에서는’ 뻥이 유행햇던 시절이 있었다
비슷하게 ‘히말리야’ 에서는’ 산을 산(Mountain), 봉우리(Peak), 언덕(Hill)로 구분하는데
산은 7천이상, 봉우리는 5천이상, 그리고 언덕은 3천은 되어야 그렇게 부른단다,
그럼 백두산(2744)도 언덕축에도 못 낀단말인가?
히말리안들의 뻥은 '강성범'보다 더 하단 생각도 하고...
섬에 솟은 산이면서도 고흥에서 팔영산(608.6m) 다음으로 높아 펑퍼짐한
산세와 달리 전망이 매우 뛰어나다.
이런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정상에는 봉수대가 있었다.
고흥반도의 끝자락 '거금도' 한가운데 솟아있는 적대봉(積台峰 592.2m)
마치 바다에 떠 있는 고래등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산이다
그 봉수대 안의 정상석에서
멋지고 정겨운 님들이 선다
멀리 '거금대교'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제주도 가는 카페리가 다니는'녹동항'도 조망되는데..
그 너머에 석달전 올랏던 '천등산' 안개속에 흐미하다
서둘러 300미터를 내려서, 좌측으로 오천마을로 향한다.
5.1K라는데 여러 봉의 오르내림으로
'정맥길'종주 같이 힘겨운 하산길이었다.
가야 할 길이 저리 평온 해 보이는데
오르내림이 여러번 반복된다.
멋진 숲길도 길게 이어지고..
튼튼하고 멋진 남성미를 닮은 소각나무, 소사나무에
감탄도 하며..
그렇게 다녀온 적대봉도 올려다 본다.
우측 봉이 적대봉이다.
여러 봉들을 넘나들다
갈증들을 느끼기도 하고
이정표가 '제멋대로'임을 불평도 한다.
이제 오천마을이 눈앞이다 좌측섬이 '대취도, 작은섬이 '소취도..
'마우스'같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나 내려오는 그 길은
엄청 무릎에 무리가 갈 정도이다.
그래도 진달래는 반기는데..
그 마을 앞에는 몽돌 해변이 있었다
‘오천’은 국도27번의 시작점이다. 고흥 보성 순천 곡성 전주 익산을 거쳐
군산까지 170K를 간다,
.그 거대한 빗돌이 있었는데 우린 '서촌마을'에서 산행을 마감하니
볼수가 없었다...
정성껏 담아온 '회'를 두분 헌신자들의 손 길은
정겨운 님들의 즐거움의 원초가 되는데.
900회!
감사한 산행은 '위하여!'를 외치고
늘 헌신하시는 운영진들로
앞으로도 요원할 것이리라...
그렇게 중앙의 '적대봉'을 그리움으로 마지막 다시
올려다 보고..
오늘길에 휴게소에 드른다
좌측 섬이 녹동항에서 500미터 정도 떨어진
어린 사슴을 닮았다고 해서 소록도다
한센병 환자들이 격리 수용돼 왔던 소록도 병원이 올해로 설립 100년을 맞았다.
100년 맞은 아픔의 섬 '소록도', 세월은 흘렀지만..
치료제 개발로 더이상 격리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환자들은 여전히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다.
편견과 차별로 점철된 인권 유린의 역사는 말이없고..
치유의 섬으로 다시 태어나기 기도한다.
2002- 2011년 개통한 거금대교는 총연장 2,028m다
해상교량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1층은 자전거 및 보행도로이며, 2층은 차량이 통행한다.
녹동항과 소록도를 연결하는 1,160m의 소록대교는 2009년 개통해
소록도 체험견학과 나로우주센타와 함께 관광 축을 이었다.
900회의 금자탑을 쌓은 '장수'
영원한 발전을 기원하며..
육지가 된 섬 '거금도'
거기서 나눈 정겨운님들과의 종주길은 다시 그리움이 되고..
그렇게 ..
그리움의 끝은
그리움의 끝은
위대한 꿈의 시작이어야 한다
저 하늘 푸르게 푸르게 빛나거늘
허한 마음으로 돌아설 수 없지 않는가
하늘 닮은 어머니
내게 바라는 작은 소망
가슴에 품고
떨쳐버릴 것 떨쳐버리면
위대한 꿈 이제 그대의 것이다
- 홍광일의〈가슴에 핀 꽃〉중에서
"내가 새라면 너에게 하늘을 주고
내가 꽃이라면 너에게 향기를 주겠지만
나는 인간이기에 너에게 사랑을 준다"
‘너에게 띄우는 글’에서(이해인)
'山行..그리움따라 > 전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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