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아! 지리산

지리산천왕봉(백무동-참샘-장터목-제석봉-천왕봉-법계사-칼바위-중산리.13K. 7시간)

산꾼 미시령 2016. 1. 4. 09:33

  아! 지리산!

 그 이름 앞에 가슴 먹먹함으로 먼저 다가온다.

'설악'이 기골이 살아나는 남성적인 산이라면 지리는 모든 것을 포용하고 감싸 안는

여성적인 산이리라

 경남 함양, 산청, 하동과 전북 남원, 전남 구례에 걸쳐 백두대간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지리산(智異山)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백두대간의 맥에서 흘러왔다고 해서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불렸다.

천왕봉을 주봉으로 수 많은 봉우리가 있는 그 곳!

산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언제나 선망의 대상인 그 곳.

새 해를 맞이하여 정겨운 님들이 그 곳에 들어간다

겸손과  황홀한 마음으로....

 

*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 (1경 천왕일출(天王日出))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 (2: 노고운해(老姑雲海))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거든 / (3:반야낙조(盤惹落照))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7: 피아단풍(稷田丹楓))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시려 거든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6: 불일현폭(佛日顯瀑))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4:벽소명월(碧宵明月))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 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8:세석철쭉(細石철쭉))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9: 칠선계곡(七仙溪谷))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 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10: 섬진청류(蟾津淸流))

백사장의 모래알 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 (5: 연하선경(烟霞仙景))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이원규 / .노래.안치환]

 

오늘 산행은 '백무동'에서 시작한다.

안개가 자욱한 고속도로를 지나 생초IC,  그 곳을 빠져 나올 때도

안개 자욱하여 걱정했는데 백무동에 들자, 초가을 청명한 햇살 같으니..

아! 가슴이 뛴다.

산행 시작후 바로 갈림길에 선다

오른쪽은 한신계곡을 거쳐 세석으로 간다.

어느 해 여름 그리 올랐다. 세석을 넘어 거림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세석에서 천왕봉으로 가기도 한다.

벌써 눈 내린지도 여러 날이 지났다

그래도 많이 남아있다 녹지않고 남아있음에 감사하면서

아침, 시원한 바람을 쐬며 오른다 상쾌 하다

가끔은 가픈 호흡을 하지만

중산리서 오르는 코스에 비하면 편온한 길이다.

하동바위, 1.8K를 왔다

하동으로 가다 멈췄나?

하동바위 이야기를 하다가 '울산바위'가 금강산으로 가던 길이었나

금강산 모임을 마치고 울산으로 가던 길이었나? 

논쟁한다. 어느 것이 맞은들 어떠리.. .

 그 산위로 좋은  햇살은 떠 오르고

잠깐이지만 숨가픈 가파름이 이어진다...

그 중턱에 그 샘이 있었다 '참샘..

2.6K 온 거다 장터목은 3.2K 남았다

그 시원함이 가슴 속까지 파고 든다

지리산은 어디서나 물이 풍부함이 여기도 예외가 아니었다

다시 가파름은 이어지고

유명한 산악회 이름은 오늘 다 모인듯하다.

안부에 올라 과일 한 쪽을 나눈다

누군가 가져 온 아삭한 피망...

다시 힘을 내어 오르면 '소지봉'이다

3K를 온거구,  장터목은 2.8K가 남았는데

여기서 부터는 종주 길처럼 오르내림과 함께 평지도 있고..

아이젠을 차는 사람,

지리산 특유의 산죽 터널을 드나들 때면 아득한 그리움에

가슴 저리기도 했다

 아! '지리 종주'의 길이  생각나

마음은 황홀 해 지고...

미끄러지면서도 즐겁고

절로 휘파람를 분다...

 1월의 계절,  천하의 지리의 기후가

이렇게 온화 할 수 있을까 여러번 감탄도 하며..

오르고 내리고 그 즐거움은

지금도 가슴 떨리는데

아! 이제 보인다 지리종주의 길들과

저 멀리 어린아이 엉덩이 같이 생긴 반야봉!

2015년엔 반야봉을 두번 올랐었다... 

그렇게 5.8K의 '장터목'에 사뿐히 다다른다.

인산인해... 이런 곳에 장이 섰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올 때마다.. 

여기서 남쪽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바람 막을 곳에 앉아 점심을 나눈다

그 곳에서 바라보는 아득한 종주 길 파노라마

저 멀리 어린아이 엉덩이 같이 생긴 반야봉, 그 왼쪽으로 노고단,

그 오른쪽으로 만복대, 정령치,고리봉 그리고 바래봉이 조망된다.

 그리고 더 우측으로 이어진 '덕유능선'..

그렇게 장터목을 아쉼으로 출발하여

우린 천왕봉을 향한다. 1.7K를 가야 한다.

주목지대를 지나며

발걸음이 빨라진다.

오를수록 넓어지는 지리종주 길...

가슴 벅차다

남쪽으로 눈을 돌리기도 하고..

더 맑은 날은 남해 바다도 조망되는데..

 

 장터목 건너 앞의 '연하선경'

오른쪽 뽀쪽이 연하봉, 왼쪽이 연하선경 전망대이다.

더 멀리 가면 삼신봉도 촛대봉도 세석평전도 이어진다

아! 이름만 생각해도 감격이다.

그 감격으로 동행한 李 대장님께 운을 뗀다

올 5월, 다시 '지리종주를 합시다'

겁나는 이야기지만 나도 모른다 그렇게 말했다..

 

 중산리에서  출발하여 역으로 넘어오는 

회장님를 반갑게 만나고..

살아천년, 죽어천년 주목 지대이니

우리의 우정도 오래오래 이어가리..

그렇지 그 주목지대 끝은 '제석봉'이 있었지...

그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은 표현이 안된다.

가깝게 뵈는 천왕봉은 앞으로  1.1K

그러나 그 거리는 갈수록 더 밀려 멀어지는 듯하다.

 마음은 급하고 발걸음은 더디다

가슴 벅참은 더 가득하고..

 그렇게 간다 천왕봉이 눈앞이니..

 500m 를 앞두고 우측으로 한 바위를 본다

사람들은 '베트맨 바위'라고 한다

이 사진은 아래사진과 순서가 바뀐다.

천왕봉 사진을 필자걸로 바꾸려니 미안하여 하나

더 올린다 李대장님이니..

'통천문'이다  좌측 글자는 '허우천'님이 썼다는 설이 있지만

확인은 어렵고... 좁은 통로는 도로포장 공사 때처럼

'거기 서시오' '올라오시오'

그렇게 한 줄 이어야 한다. 

통천문을 지나고 보는 풍광은

더  공활하고 숨이 막힌다.

여기부터는 힘들다는 사람이 없다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기에...

기묘한 우측도 보고,,,

기독교 성경에 의하면 창조주도 천지를 '말씀'으로 창조하셨다 했다.

인간사 사건도 '말'로 시작된다.

'다시 지리종주 가자'

이 말도 이뤄지기를 ...

그 지리종주의 꿈은 천왕봉를 오르며  시작되었으니

다시 꼭 이뤄지리.. 다시금 그 종주 길을 가슴 벅참으로 되돌아 보고.. 

이제 저기만 오르면 정상 인거다

점검 가슴은 뛰고...

아! 그런데 여기서 내려오시는 '광산선생님'을 만난다.

다른 산악회 일원으로 오셨단다. 두 손 잡고 뛰었다. 아이들 처럼.

지나가는 이들이 그랬을 거다 이산가족인가?

 기묘한  바위들을 다시보며.. 

저 바위도 천왕봉을 오르는 중이었나?

 저 멀리 그리운 산 마루금들도

둘러본다

남쪽으로 이어진 광활한

 풍경도 보고

아! 이제 저기다

지리는 위대하다 이런 사람 ,저런 가슴을

 다 품어 안는다  

중봉, 하봉, 그리고 이어진 '덕유능선'도 바라보고

이번 겨울 걸어 볼 날을

기대 해 본다

여우있게 걸어 오른 길을

 되돌아 보기도 하며..

 저 멀리 골골에 사무친 역사의

2만여 아픈 영혼들께

묵념도 잠시 드린다

 30여분을 기다려야 하는 긴 행렬은

뒷면으로 찍어야 하게 한다.  

북쪽으로 장안산 백운산 영취산 줄기도 들어오고

덕유의 능선들과  삼도봉 대덕산으로 이어진 민주지산 줄기도 선명하다.

사진은 못 찍어도 보기는 해야 되지 않는가 정상석을!

분수 아줌마의 다리는 치워지지 않는다 아무리 기다려도 ..

아 그렇게 그리움은 이제 가슴에 담자

내려 갈 마음의 채비를 하자

 

그렇게 내려서서

아쉼과 아련함으로 다시 올려다 보고..

 이제 가파른 중산리 하산길 5.4K 가 기다린다

법계사까지는 2K 다.

아쉼움에 중봉, 하봉 그리고 아련한 덕유능선에

서보지만...

세월은 다시 한 살을 먹었다. 

까마득히 내려간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뒤로하고 .. 

 아이젠을 벗어야 하나 더 가야하나?

여러번 망설림은 번번히 좀 더 가자하고..

200m를 내려 와  남강의 발원지 '천왕샘'에 닿는다

다시금 시원함에 감격하고..

이 샘물은 덕천강으로 흐르고,  남덕유의 참샘을 발원으로 하는 경호강과

남강땜에서 합류하면서 남강을 이루고, 낙동강으로 간다. 

 이제 마지막으로 반야봉이 보이는가 싶다

그 그리운 능선길도...

그립게 올려다 보며 늘 종주길에

여기서 배낭털이를 하던 곳에서 뜨거운 차를 마신다.

 '개선문'

중산리서 오르면 여기서 부터  조망이 시작되는데

이젠 우린 내려간다...

버릇되어 사진을 찍을때 '하나, 둘,...그 걸 안 한다고

종일 '쿠사리'다

 그 급파른 5.4k

 참 힘든 내리막 길이다.

마지막으로 가을 하늘 같은 풍경을 아쉽게

둘러보고

 법계사와 이웃한 로터리 산장에 닿는다

법계사는 신라 진흥왕때 세운 시절이다.

 여기서 2.7K 비교적 평온 길로 내려가면

순두류에서 셔틀버스가 있다.

우린 우측 칼바위 뱡향으로 간다. 3.3K.. 

 이제 정말 올려다 봄도 마지막이다.

아쉼과 그리움이니..

 '망바위'

빙하시절 빙하의 흐름에 떠밀려 올려졌다는 과학적 설명은

'지난 여름 내가 지고 올라와  얹었다 . 힘들었다'

이 말보다 재미없다

 겨울 산길은 벌써

어둠을  준비하는듯하고.. 

 이윽고 3거리에 닿는다

장터목에서 4K 내려오면 여기서 만난다.

여기서 중산리는 1.3K이고 길은 많이 편온해 진다

'칼바위'

날카로운 석기시대 유물처럼 서 있다

지리종주길에 여기에 서면 '다왔다'는 안도감이 몰려온다

그렇게 여유있게 걸은 7시간, 13K길..

길을 허락해 주신 지리산에 감사하고 ..

 여러번 '알탕'을 그리워 한 계곡도 본다. 

 뜨거운 우정으로 식사를 하고 7시가 다 되어도

한 분이 조난직전이다. 헤드렌터를 켜고

구조대 되어 뛰어 오른다. 다행히 30여분만에 만나 부축하여 모신다.

그 선물일까  못 보고 지나쳤던 '우천 허만수' 선생의 비를 감격으로 만난다.

 '우천 허만수'  30여년간 지리산에서 '원초적 동물' 같은 삶을 살다가

올연히 1976년 사라졌다. 구석구석 그의 자취를 찾았지만  지금은 '지리산 신령'이

되었다고 추모한다.  초창기 세석의 그의 거소였던 사진..

 

 

그렇게 2016년 첫 산행은 감사와 감격으로 마무리한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등산아닌 입산하는 마음으로 오라던

이원규 시인의 시를 음미하면서...

감사와 행복했던 하루 산행은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