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온다 어느덧..
그 시절, 난방원료로 집에서는 ‘솔개비’, ‘솔가지’, 잘해야 장작이 전부였던 것과는 달리
학교에는 신기한 게 있었다. 그것은 ‘죽처럼 물에 갠 석탄’으로 난롯불을 피우는 거다.
주둥이가 ‘알라딘 램프’ 같기도 하고 지금의 ‘카레 담는 그릇’ 비슷하게 생긴 양동이를 가지고
학교 석탄 창고에 가면 ‘박 주사’ 아저씨가 석탄을 퍼 담아 주었다. 더 많이 훔쳐가지 못하게...
거기에 물을 적당히 붓고 삽으로 질척하게 반죽을 했다.
교실의 시커먼 난로에는 솔방울과 윷가락처럼 잘게 쪼갠 장작 나부랭이 몇 개를 난로 속
석쇠 같은 철판 위에 얼기설기 올려넣고, 종이 몇 장을 화장실 갈 때처럼 배배 비벼 꼬아
불을 붙여 철판 밑으로 넣으면 솔방울등 나무에 활활 불이 붙었다..
그 위에 수제비 반죽처럼 질척한 석탄 반죽을 ‘보리밥솥’에 개떡 올리듯 손바닥 크기만큼
뚝뚝 떠서 얹으면 곧 맹렬한 불꽃을 튀기면서 이글이글 장밋빛으로 타 올랐다.
가끔 쇠고챙이로 구멍도 내 줘야 했고...
이상한 일이다. ‘수화상극(水火相剋)’ 이치이거늘 물과 불이 열광적으로 화합하는게
감동스러웠고 그 분탄의 화력은 바닥이 갈라져 황소바람이 밀려드는 나무판자 교실을
후끈후끈하게 뎁혔고 그 난로 위에 얹은 부잣집 아이들의 ‘변또’는 아무리 상하를
뒤집어도 누룽지 되어 나왔다.
그 곁에는 노란 ‘양은 주전자’의 물을 금방 설설 끓게도 했고, 하교 후 조용한 교실에서
선생님의 ‘꼬불국수’ ‘왈순마’(라면)를 끓이기도 했다.
늘 콧물을 달고 다녀 별명이 ‘11번’였던 친구, 이발하다 머리에 동전만한 ‘기계독’을 옮아
섬처럼 몇 개 남긴 머리로 다녔던 친구들, ‘항아리 손님’앓는다고 볼떼기에 퍼런 잉크을
바르고 온 친구,,,
쉬는 시간 둘러 서서 재잘거리던 그 친구들은 이제는 벌써 손주손녀들을 ‘카카오톡’
메인화면에 올려 자랑한다. 난 아직 청년이지만...
국민소득 65달러(북한100, 필립핀200)였던 60년대 후반 시절이다.
세월이 그렇게 흐르고 올 乙未年(을미년)도 떠날 준비를 한다..
이 계절에 그 난로 분탄처럼 ‘감동스런 화합물’ 되어 뜨겁게 타오르는 헌신과 봉사의
정겨운 ‘장수’산우님들과 그렇게 간다.
늦가을 100대 명산,백두대간 중간지점, 황장산[黃腸山/1077m]속으로...
경북 문경시 동로면 생달리..
월악산국립공원의 동남단을 이루는 훌륭한 산행대상지이지만
어쩌랴! '비탐방지역'이다...
가슴을 졸이며 도착했으나 아니다 다를까 '국공" 직원들이 지키고 있다
'국공"이라하여 장개석, 모택동이 생각났으니...
할수없이 조금 더 올라 몰래 '각개전투'로
숲을 헤매며 들어간다
오르다 되돌아 와, 다시 길을 찾기도 하고
의견을 모으고 ..
죄 짓는 일이 참 어려운 일이다.
30여명은 그냥 능선으로 오르고
13명은 골짜기로 오르내린다 촛대바위를 향하여...
길없는 곳을 찾아가니 얼굴을 긁히고
바위는 설설 긴다.
대장님의 '자일'이 아니면 불가능 했으리...
나도 '자일'을 좀 갖고 다녀야겠다
위급시 요긴하다. 폼도 나고..
넘고나면 또 바위가 기다리고..
월악의 자락이니 오죽하랴....
그렇게 기어 오르고, 또 내려가고...
살아 돌아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려가는 것도 앞사람 'F.M' 따라해야 한다.
내 한 몸도 이렇게 건사하기 힘드는데 우리 대장님은 회원들 걱정에 오죽하랴!
그러나 끝은 있는 법...
오르다 보니 등대처럼 인도했던 '촛대바위'를 만난다. 감격으로!
우측은 '작은 촛대바위'인데 자세히 살필 겨를이 없다.
'장수'의 '마스코트' '보라돌이님'과 날렵한 우리 대장님..
어찌된 일인지 이 귀한 사진이 이렇게 나왔으니...
오늘 따라 암릉길에 여기저기 추모비가 많다
더 겁이난다...명복을 빌어본다.
64년생인데 2001년 사고가 났나보다 40세 전이다..
올라서 보니 '촛대바위'
그 아름다움이 빛난다.
풍경이 너무 아까워 담아보지만
후들거리는 위치에 사진 찍어달라는 것도 송구하고
나도 겁난다..
저 곳에 소나무가 없다면 무슨 의미일까
정말 '화룡점정' 이다...
저기 있어 저 나무는 본인도 바위도 빛나게 한다.
인생도 그러리라 "있어야 할 자리"
저 위에 오른 사람이 '보라돌이'를 찍는다
그 위험한 곳에 왜 올라갔냐 했더니 사진찍어 주러 갔단다.
난 거기까지는 못한다. '보라돌이님'이 아무리 좋아도..
이것이 뭐로 보이는가?
난 '햄'을 잘라놓은 걸로 보인다.
젖가락만 있으면 짚을 수 있겠다.
여기가 문제였다.
아득하다 화강암도 부스러져 모래로 미끌어 지고..
중간쯤엔 죽는 줄 알았다.
기도했다 다시는 '이런 모험 안할테니 이번만 살려달라'고...
나중 점심 먹으면서 한 '산우'분은
'30년 산행에서 제일 겁났다'고 ..
오지 못한 이들에게 좀 '뻥'도 보태서 한참을 말한다....
이게 '낙타바위'인데...
어디가 낙타같은가??
여성분인줄 알고 찍고 보니 남성분이다.
그래도 멋진걸...
할수 없다 부럽고..
정상에 앉아 '낙타바위'쪽을 본다
방향을 틀어 보니 낙타가 나타난다
거대한 낙타..
여기까지 오를동안 10년 감수한 얼굴...
아직도 후들거린다.
그래도 한 주 앞당겨 어제 '이발'을 하고 왔다.
저 멀리 두 달전 올랐던 '천주봉'과
'공덕산'도 바라보고
저 고개는 '여우고개'란다.거길 넘으면 문경읍이고...
오른쪽은 '대미산' ..
날씨가 흐려 선명한 풍경이 아니다..
다시 낙타 잔등을 본다.
자일타고 오른 이들이다...
그리고 수리봉을 향하여 끝없는
가파른 길을 오른다...
바위 위로 오르는 줄이 있어
몇 명이 그 길로 올라 본다
바위와 소나무의 조화로운 풍경은
너무도 아름답다
그러나 넘어가는 길이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도로 내려가자.
이런 곳에서의 소나무!
힘들게 살아가는 나무지만 그렇게 아름답다.
인생도 그러리라 고난을 이겨 가는 삶이..
저렇게도 살아가는데
우리학교 화단의 소나무는 자꾸 죽는다 다시 갈아 심어도..
호강스럽기 때문이리라
막바지 '수리봉'을 향하여 오르고 오른다
거기서 조망되는 아름다운 마루금들...
여우고개 좌측 넘어로 '운달산'과 '주흘산'이 빼꼽이...
그리고 올라왔던 알릉 길을 되돌아 본다.
저리보면 별거 아닌듯 한데...
그리고 가야할 '감투봉' ' 황장산' 도 올려본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보이는 마루금..
그 곳 나무들은 겨울엔 무척 춥겠단 걱정도 하고
오른쪽으로 돌려보지만...
'문수봉' '월악 영봉'도 보인다는데 오늘은 희미하다.
많이 올라 와 다시 본다
가야 할 정상 방향을...
멀리 '낚엽송 단풍'을 보면서
그 곳만 햇볕이 비친듯하기도 하고
곱슬머리 '밥로스' 그림도 회상 해본다.
그가 칠한듯 한 그림색..
그림과, 노래, 춤에 문외한인 난 그를 몹시 부러워 했는데
너무 일찍 새상을 떠났다...
당겨서도 본다
왼쪽이 정상 '황장산' 오른쪽이 '감투봉'이다.
늘 정겨운 탑승지 친구 '대영"님... 여기서 만난다
사실 그를 사진 찍자 한 곳은 여기가 '백두대간길 '황장재'인데
이정표가 없으니 기념비 이다ㅎ
늘 날렵한 몸놀림과 헌신적인 봉사에 늘 감동한다.
아! 이제부터 '백두대간길'이다 '작은 차갓재 ''까지...
가슴이 뜨겁다.
역시 '대간'길은 다르다
오르고 오르고 .. 수많은 '대간'의 '岳友' 들이 오갔을 이 길...
가슴 벅차다.
그리고 올라 선 "감투봉'
알지 않으면 그냥 지나친다. 누군가 매직으로 써 놨다
그리고 오늘 정상을 갔다가 되돌아 와
갈 예정이던 '감투봉 릿지' 길...
그러나 대부분의 분들이 저 길로 올라왔다.
사방 조망이 아름답고
이것 봐라!
길이 헛갈려 헤어진 님들이 릿지로 하여 이리로 올라온다.
이산가족 만난듯 반갑고...
'주흘산' '운달산' 방향이 더 선명하고...
넘어 고사가 된 소나무.. '아이고 아이고' 곡을 해 본다
참 힘들게 살았을 일생이 아팠다.
존경하는 회장님과
님들을 만나 행복한 정상.
어제 이발하길 잘했다. 봐 주는 이는 없지만..
예로부터 왕실에서 대궐이나 임금의 관, 배 등을 만드는데 사용하던 '황장목'
이 이름이 유래했단다.
목질이 단단하기가 으뜸이고 결이 고운 것으로도 최고의 가치를 지닌 소나무가
많이 생산되어 이러한 나무의 관리를 위해 벌목을 금지한다는 봉산(封山)이었으리라
식사를 마친 후 사진을 불러보지만
몇 분 밖에...
늘 정겨운 분들이다.
건너다 뵈는 '도락산'... 그 이름이 아름답다.
그리고 그 우편의 "황정산" 그 겨울
눈 길에 무척 고생을 하였다.
백두대간 길을 따라 내려간다.
이제 정비하려고 많은 자재를 곳곳에 실어다 놨는데..
내려가는 길은 그래도 편온하고..
여유 있는 웃음도 웃어보며..
'도락산' 우측 방향도 둘러본다.
다시봐도 "도락산"은 이름도 산세도 아름답다
곳곳에 줄 잡고 내려감도 감수해야 하고.
작은 바윗 길도 넘어들지만
오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윽고 내려서는 아늑한 길...
숲은 긴 겨울 채비한다.
조용히 걷는다 힘들어 잊었지만
내려가면 과태료가 기다릴지 모르니..
이윽고 내려선 "작은 차갓재" 여기서 직진은 백두대간 길은 계속이고
'차갓재'-'새목재'- '대미산' '포함산' -'하늘재'로 이어지리...
한참을 서서 '과태료'부분을 의논하지만 '미인계?' "어깨?"
그러다가 그냥 포기하고 가본다 '생달 2리로...
내려 선 '동굴카페'
영락없이 "공단직원"들이 지키고 동굴 속으로 우린 피해본다.
동굴에 와인이 가득하다....
과태로가 걱정되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결국 과태로도 물고 힘든 산행이었지만
정겨운 님들의 잘 준비된 '김장김치'와 '수육'으로 즐거움을 나눈다
감사한 하루, 행복한 하루는 그렇게 간다.
가을이 깊어간다. 그래도 인생에서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말자
끝났다는 그 순간 얼마나 삶이 시시해 지며, 어찌 산행를 하며,
다시 글도 쓸 수 없으리라.
‘나를 위해 빛나던 모든 것들은 그 빛을 잃어버려’ 라는 노랫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사랑이란 예측 불가능이고,
이유 없이 매력적으로 끌리는 것이니,
석양의 붉음처럼 순수한 사랑의 불꽃이 탁탁 튀는
그 날이 다시 올지도 모르는 거니...
꿈도 야무지다? ㅎ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양희은 작사 이병우 작곡)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세상도 끝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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