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충청도

충북영동.백화산(반야교~편백숲~백화산(한성봉)~부들재~칼날능선~주행봉~반야교(10.4km.)

산꾼 미시령 2015. 10. 19. 08:31

치환(청마)..

 그는 통영출신으로 통영에는 그의 생가와 기념관과 연인에게 매일 편지 보냈던 우체국이 기념

되고 있다. 근래에 거제시는 둔덕면이 출생지라면서 거대한 생가, 기념관을 조성하였고 출생지에

대한 법적 논쟁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청마는 통영여중 교사로 함께 근무하며 알게 된 이영도에게 1947년부터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를 보냈다. 그러기를 3, 마침내 이영도의 마음도 움직여 이들의 사랑은 시작됐으나 21

결혼, 29세의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하고 딸 하나를 기르고 있던 이영도와는 달리, 청마는

기혼자여서 이들의 만남은 거북하고 안타깝기만 했다.

 

 청마는 1967년 부산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할 때까지 20년 동안 5000여통의 편지를 계속 보냈는데

이영도는 그 편지를 꼬박 꼬박 보관해 두웠고 6.25이전 것은 불타버리고 남은 편지로 "아프고도

애틋한 관계"[사랑 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라는 제목으로 출간하여 세상에 나오게 된다.

  청마사후 9년후인 1976년 이영도도 죽음을 맞이했는데 둘 다 59세로 그 애 닮은 연정은 끝이

난 것이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유치환

 

오면 민망하고 아니 오면 서글프고

행여나 그 음성 귀 기우려 기다리며

때로는 종일을 두고 바라기도 하니라

정작 마주 앉으면 말은 도로 없어지고

서로 야윈 가슴 먼 만 바라다가

그대로 일어서 가면 하염없이 보내니라 -이영도-

 

 시월이 깊어간다.

가을 탓인가휭한 가슴이 그리움의 서정에, 잊혔던 연인에게

戀書(연서) 하나가 오기를 기다려 보자.

 

 영백화산(白華山 933.8m)!

 내 고향의 충북의 제일 아래, ‘황간나들목 근처에 포효하는 맹수의 힘찬 등줄기를 연상시키는

굵직굵직한 산릉들이 곱게 빗어 내린 소년의 머리칼 마냥, 굴곡을 이루며 겹겹으로 늘어섰고,

 그 아래로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흐르는 물줄기가 묘한 대비감을 이룬 그 산, 그 산을 간다.

 

  정겨운 님들과 함께, 처연한 시월의 서정을 안고....

 

 

충북 영동군 황간면 우매리.. 천년고찰 '반야사'부근의

'반야교'..

  부지런히 준비한다. 지난 주와는 달리 늦여름 날씨이다.

 

이 지도판은 이리 간단한데...

우리는 오른쪽  편백숲 쪽으로 올라, 왼쪽 부들재-주행봉- 855봉 쪽으로 걷는다.  

들머리 '반야교'에서 백화산 정상까지는 3.7K..

이제 시작이다.

아! 가을의 산에 든다.

시원한 바람, 수려한 단풍,, 모두들 시끄럽다.

즐거움이 가득하니

팔각정을 지나 잘 조성된 '편백 숲'을 만난다. 

이 나무는 대마도,큐슈등 일본에 많은데 두 종류가 있다

측백나무 잎 모양은 '히노끼'라하고, 잎 뽀족한 '삼백나무''스기'라 한다.

사진 찍기 좋은 곳이라니 모여 본다

오늘 종일 같이 한 정겨운 분들이다.

뒤로 조망이 좋다. 천년고찰 '반야사'도

그 앞을 흐르는 '석천'도 ...

아득히 솟은 암봉과 기암절벽을 자애롭게 감싸듯 석천이 흐른다.

 산 봉우리 사이를 구불구불 흐르는 석천이 S라인으로로 크게 휘돌아 만들어진 땅에

'반야사'가 아늑하게  자리잡고 앉아 있다.

석천은 민주지산의 '송천'과 합류해 금강의 상류를 이루고

'대청댐'으로 흘러간다.

오늘은 무더위에 연무가 있어 수려한 조망터에도

사진이 '별루'다

그나마 인물이 받쳐주니 다행이리라

한 시간 가까이 지났다. 과일과 초코렛을 나눈다

한 조각 과일도, 나눔의 마음도 달다.  

시끄럽던 소리도 잦아들고, 모두들  황소같은  숨소리만 들린다.

낚엽은 지고 그 사이로 햇살이 뜨겁다 

길은 오를수록 경사가 심하고.. 

 

3.7K 오름에 평지는 이 곳 뿐이리라

한 숨을 돌린다. 헬기장에서.. 

상처 난 참나무 한 그루를 발견한다. 수 많은 사람들의

밟힘으로 인함인가? 그래도 묵묵히 견뎌감이 경이롭다

오래 오래 거기 있기를 기원 해본다

이제 정상, '한성봉'이 시야에 들어온

 이 한성봉에서 동쪽으로 1km쯤 더 가면 신라와 백제의 격전지이자,

고려 때 몽골 침입군을 격파한 '금돌산성'이 있다.

 

큰 성이 있던 곳이라 하여 예부터 한성봉으로 불리던 것을,

일제가 우리 국운을 꺾을 요량으로 정상 아래 금돌성을 포획한다는 의미에서

포성봉으로 고쳐 불렸다고 한다. 2007년 한성봉은 다시 제 이름을 찾았다.

오늘아침 산대장님은 버스에서 해박하게 설명한다.

 

다시한번 쉬며 물을 한 모금 마신다.

오늘따라 날샌돌이 이 대장님은 종일 날 버리고 달려간다.

이윽고 올라선 정상! 정상석이 3개다.

데크 위에 큰 백화산  '한성봉(漢城峰)은 상주시에서 세웠고

 좌측에 검은 오석 한성봉은 영동군에서, 그리고 더 좌측으로 밀려 난 당초 정상석이다.

  백화산의 주봉인 한성봉은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도계 상에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 고향은 충북인 것을...영동군에 앉아본다.

백화산(白華山 933.8m)

이 산은 겨울철이면 눈 덮인 봉우리가 하얀 천을 씌운 것 같다고 하여

백화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한다

백산 산줄기의 중앙부를 이루며 국토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언제나 정겨운 산우들이다.

그 정상에서 가을 햇살을 쬐며 점심을 나눈다.

그리고 다시 주행봉 방향으로 나선다 건너다 뵈는

 '주행봉'(舟行峰874m)

 다시 3.7를 가야한다.

가파르게 내려간다 가을 단풍이 수려하다.

그렇게 가을은 깊어간다. 

 

능선에서 우측으로 어린아이 빗은 머리모양 평안히 내려진 긴 기슭에

골프장이 평화롭다. '뉴스프랑빌CC' 란다.

그 능선 길은 오르내림이 헤아리기 어렵다.

숲은 긴 겨울준비를 한다

 깎아지른 벼랑이 펼쳐지는 바위 등성이가 시작된다.

멀리서 보면 무성한 숲이지만 막상 그 속에는

 칼날처럼 모진 바위들이 빽빽이 길을 막아선다.

 

막아서는 바위를 타고 넘고 클라이밍 다운해서 어찌어찌 내려섰나 싶으면

또 다시 앙칼진 바위가 기다린다.

 과연 지나갈 수 있을가? 두렵다

몸을 뒤로도, 앞으로도, 구부려도 본다

 

까마득한 벼랑 길

그래도 가까이 가보면 바위 사이로 위태롭게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있다.

참으로 인간은 대단하다는 생각..

 

구브리고 오모리고, 몸을 접기도 하고,

 매달리고, 구겨 넣으며 암릉을 통과한다

참 인체의 신비는 현대과학의 어떤 장비보다 오묘하단 생각을 한다.

그렇게 벗어나고 나면 응원이라도 하듯 아늑한 단풍 길도 있다

그렇게 오르내린다 3.7K

한성봉을 떠난지 40여분만에 '부들재'에 닿는다.

오늘 이정표의 특징은 그냥 방향만 알려주고 거리가 표시되어 있지않다.

여기서 하산하기도 하고..하산길은 2.6K 이다.

다시 힘내어 나서 보자

그래도 끝이 있지 않겠는가!

고단함은 한 바탕 실없는 유머로 날려보내기도 하고

기막힌 조망과 재미를 주는 암릉길은 주행봉 정상까지 계속되는데

 755봉이 어딘지 그냥 오름내림이 계속된다.

 길은 급경사로 오르내리고

기막힌 조망과 재미를 주는 암릉길은 주행봉 정상까지 계속된다

 출발지 반야교도, 석천도, 반야사도 종일 본다

아! 아직도 주행봉은 아득하다.

좌우로 펼쳐진 멋진 풍광이 아니면 어찌 가리.. 

조망은 뿌옇지만 간간히 가을의 정경도 놀랍고

멀리보며 사진을 찍자니 좋아들 한다.

당겨본 거다

사진사가 앞 뒤로 달려 나가기도 하며 그래야 하는데

오늘따라 뒤 따르기도 힘겹다.

발 디딜 곳, 손 잡을 틈바구니를 재차 확인해 보고 나아간다.

 왼쪽은 깎아 지른 낭떠러지.. .

바람센 날이나 눈 덮힌 겨울은 갈 수 없겠다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한 고비 넘으면 또 다른 고비다

 햇살 때문에 숨이 막혀 힘은 들고, 걸음은 지체되지만,

스릴과 성취감으로 버텨본다

뒤돌아 본다. 한성봉에서 80여분을 왔다.

저렇게 평온 해 뵈는 길인데..

기막힌 조망터.. 여기가 755봉인가?

돌아온 한성봉도, 가야할 주행봉도, 아래로 반야사도 멋지다 

시진 찍는다면 모두들 웃는다 그래도

과일도 나누고, 곤함도 나누고

그렇게 힘을 비축한다.

건너편으로 '한성봉' 오르던 길을 내려다 본다.

출발할 때 저 능선길을 올라야 할 줄 알았으면 여러사람 포기 했을거다

그러나 사진을 보니 평온한 길 같이 나왔다.

이제부터 사진사는 앞으로 치고 나갔다.

앞에서 찍어 보련다

힘겹게 내려서고 다시 올라야 하는 골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그 사이로 멋진 단풍도 조망된다.

시원한 골바람 덕택인가?

언제나 선한 소년같은 우리 회장님 웃음은 천진스럽다..

다시 오르고, 다시 내려서고 ..

한 고비 넘으면 또 다른 고비다.

어디 올 테면 넘어 와 봐라!

 겁박이라도 하는 듯

암봉의 바다는 겹겹의 파도가 되어 덤벼든다

그 칼날 같은 길을 넘어들 온다 정겨운 님들이..

주행봉 (舟行峰·874m)!  한성봉에서 두 시간이 걸렸다

주행봉은 추풍령에서 황간으로 내려가며 올려다보면

마치 수십 개의 돛을 활짝 편 거대한 '범선'이

하늘을 떠 다니는 모습을 하고 있어 이름 붙여졌다한다.

 조망이 놀랍다. 북동쪽으로 백화산의 주봉격인 한성봉을 바라보니

 날카로운 겹겹의 기암 괴봉들이 마치 삼각 파도처럼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지장산과 멀리 황악산, 민주지산, 덕유산 등이 조망된다.

                                        출발지 반야사와 석천도 발밑으로 보이고...

그 정상은 아늑한 둔덕에 무덤이 하나 있었다.

한성봉을 뒤로보며 하산들 하지만  좀 더 855봉을 올랐다가 가자고 의견을 모은다

저 855봉을 넘어 내려 가 잖다.

여기서부터 2.8K  이다.

다시 급격히 내려선다

그래도 조금만 가면 된다는 맘으로 가벽게 간다

주행봉을 올랐으니 이제 암능길을 없는 줄 알았는데...

누가 이리로 가자햇느냐 소리쳐 본다

그래도 종일 든든한 대장님이  뒤에 계시니..

좀 '까불어도' 되리라..

벌써 우리 이대장님은 저 멀리 도달 해 있다

나는 언제 저기까지 가나?

한 참을 밧줄 타고 내려간다.

이대로 내려가는 건가?

낚엽쌓인 길은 미끄럽고..

다시 오른다 거대한 오름이다.

밧줄을 잡고, 몸은 모로 세워 그렇게 간다

그래도 잘들 가신다

선수들이다

모로 세워야 사람 하나 겨우 지나 갈 정도의 바위도 지나고

 로프에 의지해 직벽 같은 바위를 타고 넘었더니 다시 가풀막이다.

로프를 잡고 넘으며

 뒤돌아 온  길들도 다시본다

855봉에 올라 다시 급경사 내려간다.

위험 스럽기는 해도 정말 멋진 풍광이다.

저 봉에 다시 오르는 건 아니겠지?

암벽 길은 내려가는 곳에도 곳곳이다

주행봉에서 그렇게 1K를 넘나들다 이제

좌측으로 꺾는다. 1.8K 길을 내려가야 한다

메 마른 낚엽 소리가 유난하고

마지막 노래일까 매미소리도 들리고

된 비알의 내리막은

가을 단풍으로 수려하고

지그자그로 내려선 길에

 이제 포근한 평지 길이 기다린다

그렇게 영동 황간의 백화산- 주행봉 산행을

 5시간 30여분 만에 끝이 나고  

이제야 들 콧 노래가 나온다.

 

 

발알간 감나무 곁에서 한 상을 차려 하산 주를 나눈다.

소중한 님들과 함께

 

 

그렇게

하루 해가 저물고

그 해 가을의 추억은 가슴에 남는다.

이 귀절이 아프다 '애모는 사리로 맺혀 푸른 돌로 굳어라'..

 

탑(塔)/이영도

너는 저만치 가고

나는 여기 섰는데
손 한 번 흔들지 못한 채

돌아선 하늘과 땅
애모는 사리로 맺혀

푸른 돌로 굳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