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내 고향 충북의 보배로운 산이다.
평생 ‘100리를 나가 보지 못하고 죽는’이 많았던 시절의 우리 부모님들은 관광이라는 것이
요즘 ‘발리’나, ‘하와이’ 다녀옴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
어쩌다 동네에서 하루 관광을 다녀오면 평소 7K, 청주시내 오감이 전부였던 어른들은 차 멀미로
여러 날 앓아야 했다.
그런 관광은 흔히 속리산 ‘법주사’였고, 다음날부터 동네아이들은 크고 작은 ‘목탁’을 가지고 놀았다.
모두들 그걸 장난감으로 사 왔기 때문이다. 부잣집 아이는 좀 컸고, 난 작았다.
‘국민학교’ 시절 ‘소풍은 종종 그 곳을 갔다. 청주에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수많은 재를 넘었고,
특히 그 유명한 ’말티고개(말 발굽을 닮아)‘는 큰 이야기 거리였는데 그 재를 넘으려면 모두 내려서
빈차로 가든지, 어느 경우는 차를 밀어야 했다. 사진으로만 봤던 ’정이품송‘을 처음 봤던 감격은 처음
서울 가서 ‘남대문’ 봤던 감격! 그 이상이었다.
‘얌전한 고양이’는 아닌데 종종 부뚜막에 먼저 오른 듯 싶다.
고교시절은 교회 예쁜 여자친구와 ‘오리숲’(법주사 가는 길 2K)을 걸어 법주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팔상전’ ‘추래암’ ‘쌍사자석등’ ‘석연지’등의 이름은 지금도 외운다. 대학시절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찬란한 절정의 단풍계절에 여자친구와 ‘문장대’, ‘입석대’, ‘천왕봉’을 돌아 왔다.
고교시절 그 여자가 아니다. 바뀌었다. 그런 수많은 추억이 서린 곳이다.
국립공원 속리산은 산속의 산이다. 오죽했으면 산의 이름까지 세속과 동떨어진 속리(俗離)라 불릴까.
실제로 문장대(1,054m)나 천황봉(1,058m)에 올라보면 첩첩이 둘러싸인 한 가운데임을 강하게
느끼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그것이 장엄한 파노라마이기도 하고 홀로 남겨진 짙은 외로움이 되기도 한다.
그런 속리산의 한 줄기 ‘묘봉(874m)’를 처음으로 간다.
덜 알려진 자연 그대로의 풋풋한 모습이 싱그럽고 큰바위와 노송의 멋진 조화도 곳곳에서
진풍경을 연출한다. 암릉구간이 다소 위험하기도 하지만 짧으면서도 다물어지지 않는 경탄의 산행을
할 수 있다
계절중 바람이 가장 좋은 날..
하늘도 바람도 가을냄새가 난다.
진한 그리움과 함께..
'충북알프스'란 이름으로 점차 알려지기 시작한 묘봉! 산행은 경북 상주의
화북면 ‘운흥 2리’를 출발점으로 ‘운흥 1리’로 내려오는 원점회귀형 코스다.
가을이 바람으로 먼저 온 9월!
정겨운 속리산 자락 그 품안에 든다.
산자락 들판을 걷는다
이 허수아비들에게서
"인생 뭐 별거 있나?.. 한 잔 하세! 캬!"
소리가 들린다.
아침 출발부터 내리던 비는 '상주'에 도착하니 개 였다
이제 산행시작이다. 나중 안 일이지만 '미타사'로 하여 오를 걸 그랬다.
급하게 오름 이지만 '북가치' 까지는 아주 좋은 숲속이다.
하나 하나의 추억이 그렇게 놓였고.
이윽고 올라선 '북가치' 좌측으로 '문장대' 길이 열리면
다시 오리라 다짐한다. 앗! 묘봉이 600M 라니...
오늘 우리는 셋이다.
나중 한 웃는 모습이 예쁘고 환한 여성 분이 동행 했지만..
아! 이렇게 쉽게 거너 '문장대'가 보인다. 그 꿈속의 문장대가..
좌측부터 관음봉, 문장대.문수봉,신선대.입석대.비로봉.천왕봉'
백두대간의 가슴 뜨거운 이름들이 그렇게 보인다.
그 좌측으로 그 백두대간은 이어지고 그 너머는
법주사 쪽, 우리 고향 충북지역이다.
오늘도 멘토와 함께 웃는 행복한 날이다.
아 여기에 '고상돈' 비가 있었다.
고상돈高相敦 ! 1948년 제주에서 태어나지만 청주에서 초,중를 나오고
청주상고 청주대학교를 나온 우리 청주사람들의 긍지이다.
1977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를 등정한 최초의 한국인이다. 세계에서 여덟 번째였다
그러나 1979년 북아메리카 최고봉인 알래스카 매킨리(6,191m)원정대 대장으로 참가하여,
우리나라 최초로 정상을 정복하였으나 하산하다 빙벽에서 추락,
이일교과 함께 현장에서 숨졌다 제주도의 한라산 해발 1,100m 고지에 묘소가 있다.
잠시 '고상돈'을 추념하고 이제 내려간다. '상학봉'을 향하여!
여러번 오르내려야 했다. 새 시설들에게서 '보은군'의 노력이 보인다.
아기자기한 바위들이 놀랍다.
"충청북도" 이 글자만 봐도
고향을 만난듯 반갑다.
산행 내내 동서사방 거침이 없는 조망에
어디를 눌러도 경탄이다.
이거다! 이거인거다!
'속리산'의 특색이 고스라히 바위에 소나무에 마사땅에 그대로 있었다.
'관음봉' '문장대'도 당겨본다.
그 풍광은 방금 다녀온 '묘봉'과 어우려져
거기 있었다
상학봉 밑에서 점심을 먹고,
기기한 바위들을 둘러본다. '스핑크스'바위란다.
아름다운 풍광들이다.
좁은 '바위 틈'을 통과도 하고, 네 발로 기어 오르기도 하며
'상학봉'에 닿는다
방금 다녀온 '묘봉'도 보며
그 메마르고 뜨거운 바위틈에
어찌 뿌리를 내리고 이렇게 살아갈까...
'어우러짐' 그것이
이런 풍경을 만들어낸다
너와 나의 인생도 그러하리라
그너머 문장대는 그래로 이고..
오늘 내내 필자보다 덜 '날씬한' 멘토는 하는 수 없이
옆으로 걷는 '게'를 따라해야 통과한다.
그랬다 그 어둠을 통과 할 때는
갑자기 양쪽 바위가 서로 붙으면 어찌될까?
'844봉'이다.
한참을 내려와야 한다.
그리고 다시 이렇게 오른다. 비싼 바지도 없지만
오늘은 군복 바지가 제격이란 생각을 했다.
어디를 봐도 그 너른 풍광은 그리움이 되고..
이제 가야할 '상모봉.'첩탑바위' '토끼봉"이다.
비법정 탐방길이라 한참을 알바 후 되돌아와 올랐다.
경탄은 이어지고
이러니 '가로로 넓은'분이나, 엉덩이가 무거운 분들은
'칼 잠'자는 자세로 올라야 한다.
위험스런 길을 여러번 오르내려 드디어 건너편 쪽을 본다
뒷 봉이 '상모봉'이고 '첨탑바위'란다.
이 소나무에 놀란다. 긴 뿌리를 수 미터 바위틈으로 뻗어 가
저렇게 서있다.
묘봉,상학봉은 곳곳에 여러명이
야영을 해도 되는 바위밑, 굴들이 산재한다.
다시본다. 중앙의 '관음봉', 그 옆 '문장대' 앞으로는 방금 다녀온
'묘봉' '상학봉''상모봉'등이다.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정겹고
이런 풍경이니 제한 된 길이지만
'죽자사자' 올라야 했다.
'토끼봉'오르는 마지막 난 코스! 여기까지 오는 길도
위험스런곳곳이지만 여기가 최대이다.
베낭도 내려놓고 줄잡고 올라 굴속으로 머리숙여 들어 '기어야' 한다
포기할까도 잠시 생각한다. 헬맷이 필요했다
그렇게 그 굴을 기어 통과하고
웃는 모습이 참, 환하신 동행자 분을 올려본다.
그리고는 팔 힘도, 신발 바닥도 살피고
올라야한다.
그러고 올라선 '토끼봉'에서 만킥한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백두대간의 길을...
거쳐온 산들도 여유있게 보며
둘러보는 곳곳마다 놀람이다.
'윤흥리' 는 토끼봉에서 바로 내려가지만 우린 되돌아 와
또 다른 봉을 오른다. 저 사다리는 어떻게 메고 왔을까?
나무로 만들었으면 더 정겨울뻔 했다.
'상학봉'부터 만난 웃는 모습이 예쁜 동행 분이다.
빠르고 경력이 화려한 '산 여전사'이다.
아슬아슬... 무섭게 다녀온 토끼봉도 건너다 보며,..
여유있는 자세도 취해본다
이 속에 나도 들어가야 하는데 샘이 난다.
여성분만 찍으려 했는데 '불청객'들이 붙는다.
그렇게 두부마을 윤흥리1구로 내려온다.
거기에 표지판이 있었다.
이 지도의 역으로 우린 걸은거다.
그렇게 1년중 바람이 가장좋은 날에
행복한 산행을 한다.
바람에서 가을 냄새가 난다..
가을이 좋다 /류경희
바람이 불어도
비가 내려도
누군가 기다릴 수 있는
가을이 좋다
할 수 있다면
사랑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다면
이별하는 계절도 좋다
사랑은
사계절 또 다른 향기
또 다른 색으로 나를 안아 준다
당신이 떠난다해도
당신이 내게 온다고 해도
행복 할 수 있는
가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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