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아이들을 돌보며 살아가는 교육자들에게 오는 ‘직업병’이라면.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줄 수 없는 한계에서 앓는 ‘무력감’,
여러 아이들의 상처를 가슴에 안다보면 본인이 그 아픔을 앓는 ‘대리외상’
그리고 ‘급소반응’이라는 게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이 ‘급소반응’이란 무엇인가?
예를들어
‘A라는 아이가 화장실에 뛰어가다가
B와 부딛쳤다 하자‘
이 때 A라는 아이가 가정이나 친구관계등 정서적으로 건강한 아이라면 자기나 B가 원하지 않은
우연한 사건임을 인지하고 B에게 미안한 마음과 다치지 않았나 살피는 공감적인 행동을 할
것이다
하지만 만일 A라는 아이가 폭력가정, 폭력친구 관계 속에서 자라는 아이라면 부딛힌 단순한
사건을 자기에게 누군가 공격 해 오는 것이라 판단하고 자기도 모르게 폭력적인 언어와 행동을
보일 것이다. 이른바 분노조절이 안되는 거다
만일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가정이나, 친구관계등에서 정서적으로 불편하고 짜증적인
환경이라면 아이들의 시끄러움이나 친구끼리 싸움등을 만나면 합리적인 판단을 잃어버리고
짜증과 폭력으로 학생을 대할 것이고 이 부정적인 ‘급소반응’은 그의 주변의 모든 이들 가슴에
다시 싹이 되어 점점 이 사회가 폭력적이고 짜증적인 ‘급소반응’이 ‘메리스 바이러스’처럼 퍼져
갈 것이다.
이런 면에서 점점 더 강력한 ‘급소반응’이 넘치는 파도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단한 삶 속에서
우리 山友들이 한 주 한번이라도 자연 속에 묻혀 산행을 하는 것은 자기 자신뿐 아니라 가정과
일터, 그리고 이 사회에 ‘급소반응’ 흙탕물을 작으나마 맑은 샘물이 되는 것이고 이는 나와 내 가정과 이웃을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 경탄스러운 일이겠는가!...
그러므로 오늘도 산행할 수 있는 건강과 여건은 복중의 복이리라...
오늘은
‘영남 알프스’ 막내둥이 상운산[上雲山] ·지룡산(池龍山·659.2m) 복호산(伏虎山·678m)
을 간다. ‘가지산’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가 상운산을 거쳐 북서쪽으로 갈라지면서 배넘이재를
따라 내달려 이어지는데....
초여름, 아침바람을 가른 버스는 언양 석남사입구에서 가파른 길을 꼬불꼬불 위험스럽게 올라
'운문령'에 내려 놓는다. 여러 버스들이 엉켜 복잡하다.
언양에서 운문산휴양림, 운문사쪽으로 몇번 넘었던 고개다.
울산광역시 언양과 경북 청도군의 경계이다.
반대쪽 운문령 좌측은 '문복산'코스,
청도와 경주의 경계를 이룬다. 언젠가 그 쪽도 가 보리라
주의사항을 듣고 이윽고 출발한다. 가지산 가는방향으로 간다.
바람이 시원하다.
급한 오르막으로 한참을 오르니 '귀바위'
석남사에서 올려다보면 귀처럼 보인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귀바위'에서 오늘도 '멘토'와 '멘티'는 같이 웃는다.
이대장님은 둘째와 넷째 주마다 25K이상씩 '한강기맥'을 종주중이다.
'귀바위'를 뒤로하고 다시 급격한 오르막을 다시 걷는다
시원한 바람이 행복하다.
'운문령'에서 1시간 가량을 숨가프게 오르니 상운산[上雲山] 정상!
사진사가 비석을 제외하고 사람만 찍었다.
'
'상운산! 오늘 산행중 최고봉이다.
주변 나무들로하여 조망이 안좋다.
가파르게 내려간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날머리 '신원3거리'까지
여러번을 완전히 내렸다가 오르는 힘든 코스이다
지나온 상운산을 올려다 본다.
중앙 솟은 봉이 영남 알프스의 중심 '가지산' 이다 우측봉은 '북릉'.
오래전 석남사 주차장에서부터 저 산을 올라 '쌀바위'로 그렇게 돌아
원점회귀 한적이 있다. 세월이 흘렀다 고인된 이도 있고 ..
'쌍두봉'을 내려서며 건너다 본 조망
우측봉이 '운문산', 운문산은 청도군의 군립공원이다.
좌측 가지산에서 저 봉으로 종주할 때면 끝없이 내려와 다시 올라야 한다.
그렇게 끝없이 내려오고도 더 내려가야 만나는 곳이 '배넘이 재'인데
그렇게 내려가 다시 올라야 하는 곳을 건너다 본다. 저 길을 올라야 하는거다
이윽고 내려선 '배넘이 재'
천지가 물바다가 되었을때 배가 넘나들었다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졌단다.
'노아홍수' 때였나? 웃는다.
지룡산은 3.3키로를 가야한다.
그렇게 내려온 배넘이재이니 다시 끝없이 오르다 숨이 막힐즈음 만난 쉼터!
그냥 주저 앉는다. 눕고 싶은 생각도 간절하다
그래도 절반쯤 안 왔을까? 희망을 가지고 오른다.
시원한 바람이 지친 몸과 마음을 기분 좋게한다.
여러봉들이 이름들이 있지만 이런 이름없는 봉들에 이름이 붙여지길
바라는 마음은 한결 같은가 보다. 간절함이 모이면 이뤄지지 않겠는가
'삼계봉'에 도착한다
여기서 점심을 먹는다.
건너다 뵈는 가지산. 운문산.범봉. 억산...
설악의 어느 한 가운데 있는듯 '영남 알프스'의 산들은 깊고 우람하다.
종일 '가지산 운문산'은 모습을 달리하여 건너다 뵈고.
'내원봉' 거기에 닿는다.
포근한 산길도 이어지고
좌우로 거대한 산줄기를 바라보며 걷는 바람좋은 길에
행복감에 젖는다.
우측으로 보이는 '용강산. '문복산'
그 아래 게곡따라 운문산 휴양림과 수많은 펜션,야영장들이 있다
좌측으로 내려다 보이는 곳에 그 유명한 '운문사'와 '내원암'
그리고 우측 산아래엔 '복대암'이다.
능선에서 바라보면 운문사는 아늑한 느낌에 빠져든다.
운문산, 억산, 범봉, 지룡산 등 유장한 산줄기에 감싸진 평지 가람..,
그 앉은 자태가 마치 연꽃의 꽃술처럼 아늑하다
그래도 저만큼 더 가야한다.
지룡산은 얕고, 중앙 거대한 암봉이
'복호산'이다.
좌우에 펼쳐진 산줄기의 거대함에 종일 행복하다.
내원봉(823m)과 삼계봉(807), 746봉
지룡산. 복호산 수많은 오르내림의 힘듦을 멀리서 지켜보며 응원하는듯 하다.
이제 힘들어봐야 얼마나 힘들까?
여유있는 맘으로 지나온 봉들을 되돌아 본다.
멀이왔다 저 봉들을 다 지나온 거다
어느 눈덮힌 날 한번 걷고 싶은 욕심이 난다.
그렇게 기다리면 '지룡산'
의외로 낮은 봉에 숲으로 가려있어 작은 실망을 한다.
하지만 후백제 '견훤'의 탄생설화에 기원을 둔 '지룡' 명칭이라니
이 산줄기가 예사롭지않다.
포근한 산길이 있고 견훤의 신라침공을 위한 성터를 지나는데
갑자기 거대한 오르막이 또 나타난다
복호산(伏虎山·678m)
20여분을 가파르게 오르니 나타난다. 마지막 쉼을 갖는다.
아직 가파른 길이 남아 있는건 꿈에도 모르면서...
내려가는 길에 운문사 주차장도 이제 눈앞에 보이고
여유있게 지난온 봉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너덜길이 시작된다 걱정했더니만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멀리 지나온 길을 다시 돌아보고
반대쪽 계곡도 내려다 보며
여유를 가져본다
누군가의 간절함은 다시 돌탑이 되어간다
마지막 내려가는 길은 경쾌하다
'클리프 행어' 신세가 이제 시작된다
여유를 즐길 만한 처지가 못 된다.
짧고 가느다란 로프가 원망스럽다.
바위턱을 부여잡고 끙끙. .
이런 직벽과 여러 차례 씨름해야 내려설 수 있다
'오금이 저린다'가 실감난다
직벽에 올라서 뒤를 돌아보면
아찔해서 현기증이 날 정도다
어디를 봐도 아찔하다.
할수없이 스틱을 접어 가방에 넣고 맘을 다잡는다
이제 슬슬 겁도나고.. '이거 장난이 아닌데'..
'살아 돌아갈수 있을까?' 겁도 난다.
좀더 착하게 살거를 그랬다
이런 줄들이 여러개다 한꺼번에 안보여 다행이지
한꺼번에 봤다면 못 왔을거다
다 내려와 올려다보니 저기서 내려 온 거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 낸 학생처럼 우쭐해진다.
설설 기었으면서...
너덜길을 뚫고, 칼날 능선으로 불리는 아슬아슬한 바윗길을 내려왔으니
이제 쉬었다 가자.
이윽고 도착한 '신원 3거리'
화려한 여운이 감돈다.
이 3거리에서 운문사로도 가고 운문땜으로도, 그리고 운문령으로 언양으로도 간다.,
7월의 여름날에
'가지산'서 뻗은 영남알프스 막둥이
'상운산-지룡산-복호산'
산행길 중간중간 마주친 직벽·암릉
정상에서 돌아보니 현기증 날 정도의 길들
능선서 내려다본 운문사 전경..
또다른 추억이 되고 그리움으로 가슴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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